고려대학교 1학기 수시전형 모의문제 7회

※논제
제시문과 관련하여, 철수는 "공유지의 비극은 기본적으로 각 농가의 시민의식이 미흡하기 때문에 발생하는 것이며, 따라서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시민의식의 개선이 필요하다."라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영희는 "공유지의 비극은 기본적으로 개인간의 관계를 적절히 조율할 수 있는 제도가 미흡하기 때문에 발생하는 것이며, 따라서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제도의 마련이 필요하다."라고 주장하고 있다. 두 사람의 상반된 주장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논술하라.(1,300자)

제시문
어떤 마을에 일정한 크기의 목초지가 있고, 이 목초지는 마을의 모든 농가에게 가축을 방목할 수 있도록 개방되어 있는 공유지라고 가정하자. 이때 각 농가는 자신의 가축을 이 공유지에서 가능한 한 많이 키우려 할 것이다. 각 농가의 이러한 시도는 공유지가 가축들로 붐비기 이전까지는 크게 문제시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공유지가 각 농가의 가축들로 붐비기 시작할 때 각 농가는 공유지의 목초가 자신과 다른 농가의 모든 가축들을 기르기에 충분한가에 대하여 걱정해야만 한다. 그렇지만 실제로 개인이익의 극대화를 추구하는 각 농가는 공유지의 가축 수용능력을 걱정하기보다는 공유지에서 방목하는 자신의 가축 수를 늘리는 일에 골몰하게 되고 이에 따라 마을의 모든 농가가 손해를 보게 되는 현상이 발생하게 된다.  
왜 각 농가는 이러한 문제상황에 이르기까지 자신의 가축을 공유지에  추가적으로 투입하는 일을 그치지 않게 되는가? 이 마을의 각 농가가 공유지에서 자신의 가축을 추가적으로 방목할 것인가의 여부를 고려하고 있다고 가정하자. 합리적으로 생각한다면 각 농가는 공유지에 자신의 가축을 추가적으로 방목하는 데 따라 생기는 기대수익과 기대비용을 비교하여 수익이 비용보다 많을 것으로 판단되면 추가적으로 방목할 것을 결정할 것이고, 반대로 기대비용이 기대수익을 초과할 것으로 판단되면 추가적인 방목을 포기할 것이다. 이 경우, 각 농가의 기대수익은 각 농가가 추가적으로 공유지에 투입한 가축을 길러 팔거나 그로부터 생산되는 우유를 판매한 대금이 될 것이며 그 크기는 100만원이라고 가정하자. 한편 각 농가의 기대비용은 가축의 추가방목 이후 목초의 부족으로 인하여 비롯되는 가축의 발육부전 등을 금액으로 환산한 것이 될 것이며 이의 크기를 수익의 크기와 같은 100만원으로 보자. 만일 각 농가가 부담하는 비용의 크기가 100만원 이상이면 각 농가는 공유지에서의 추가적인 방목을 포기하게 될 것이다. 그러나 추가방목에 따른 수익은 각 농가가 혼자 차지하지만 비용은 다른 농가와 함께 부담하게 되므로 각 농가가 실제로 부담해야하는 비용은 기대수익의 크기인 100만원에 훨씬 못 미치게 될 것이다. 즉, 각 농가의 기대수익이 기대비용을 초과하게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각 농가는 이러한 판단에 기초하여 추가적인 방목을 시도하게 될 것이며 이에 따라 유한한 공유지에서 각 농가의 추가방목 경쟁이 벌어지게 된다. 그리고 이러한 현상이 계속될 때, 공유지는 필연적으로 어느 농가의 가축도 기를 수 없는 황무지로 변하고 만다. 개인이익만의 추구가 모두의 이익을 저해하게 되는 것이다. 우리는 이러한 현상을 가리켜 "공유지의 비극(tragedy of commons)"이라고 부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