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 안녕하세요- 영입니다.^^

정말 오랜만에 들리네요. 3월 한달 내내 학교다닌답시고 정신 없다가, 이제 숨돌릴만 하니 중간고사가 시작되네요. 대학에 들어가면 책도 많이 읽고 공부도 열심히 하리라 다짐했건만 공부는 커녕 매일 하루하루 벅차게 삽니다.

저는 3월 중순에 '고대문화'라는 교지편집위원회에 들어갔습니다. '세계를 변혁하는 대항언론'이라는 기치를 걸고 있지요.^^; 실천으로서의 언론의 가능성과 한계를 느껴보고 싶기도 했고, 일단 뭐라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이대로 그냥 사람들 사귀고 가끔씩 놀러다니고 그런 대학생활도 즐거울 수는 있겠지만, 제가 애초에 꿈꾸던 대학생활은 그게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서요. 그래서 들어간 고대문화인데 그걸로 인해 얻은 것도, 잃은 것도 있는 것 같아요. 일단 고대문화라는 '타이틀' 을 얻고 보니 (어떤 사람들은 고대문화를 빨갱이 집단으로 부르기도 합니다.;;) 가까워 질 수 있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이 나뉘었습니다. 어떤 선배들은 절 부담스러워하지만, 어떤 선배들은 기특히(?) 여기면서 이 사람 저 사람 소개시켜주고 그러더라구요. 그렇지만 그렇게 만난 사람들하고는 소위 말하는 '거대담론' 또는 '정치, 사회적 문제' 부터 시작해 이런 저런 고민들도 자연스럽게 나눌 수 있기도 합니다. 그러다보니 선배들하고 집회도 참가해보고, 교육투쟁도 해보게 되었는데 결과적으로 고민만 더 생겼습니다. 덕분에 치열하게 고민하며 살자는 저의 바람에 어느정도 가까워진 것 같기도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답을 찾을 수 없고, 답을 찾았다 하더라도 문제를 해결하기까지는 갈 길이 너무 먼 것 같아 지레 포기하게됩니다. '내공'이 부족해서 그렇겠지요.

아무튼 저는 이렇게 살고 있습니다. 대학에 들어오니 어떤것이 옳은 것인지 아무도 가르쳐 주지 않고, 서로 자신이 옳다고 얘기합니다. 그래서 이게 맞는 것 같기도 하고, 저게 맞는 것 같기도 하다가 어쩔때는 아예 답이 없는 문제 같아 막막하기도 하고요. 그럴때 마다 정말 더 많이 공부하고 더 많이 생각하고, 더 많이 행동해야겠다고 느낍니다. 앞으로 나아가야할 길은 여전히 불투명하지만 지금 하는 고민들이 모여 언젠가는 제가 가야할 길 정도는 보이게 되겠지요.

맑은 날이 계속 되고 있네요. '행복' 이란 것을 느끼기에 더 없이 좋은 날들 같습니다. 행복이란 언제 어디에나 있다고들 하지만, 그걸 깨닫기에 전 아직 너무 부족하니까요. 시험 끝나고 한번 찾아 뵐게요. 모쪼록 그때까지 건강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