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의 답글 잘 보았습니다.
사실 제가 기대한 답변이 아니어서 당황했습니다.

물론  선생님의 말씀 잘 이해합니다.
하지만 제가 더욱 놀랐던 것은 선생님께서 제가 갈등하고 있는 이유를 꼭찝어 얘기해 주셨기 때문입니다.

많은 사람들의 조언들을 대략 3가지로 압축할 수 있었습니다.
우선 연대가 저에게 적합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의 의견은 이렇습니다.
제가 하고 싶은 학문을 바로 할 수 있고, 제가 마음으로  끌리는 곳이기도 하며,
무엇보다 중요한 건 제가 원하던 곳이기에 대학 생황을 즐길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는 것입니다. 이미 전 연대  쪽으로 마음을 굳히고 있던 터라 이런 의견들이 무척이나 타당성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두번째는 서울대를 가라는 사람들의 의견입니다.
여기서는 실망을 좀처럼 감출 수 없었습니다. 서울대의 간판을 보고 고르라는 것이 이유였기 때문입니다. 물론 이런 의견도 무시할 수 없는 것이 사실이지만, 어쨌든 이것은 정말 의미없는 것이라 생각했기 떄문에 저의 마음에는 별로 큰 영향을 미치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세  번째 의견은 무시하지  못할 만한 것이었습니다.
하루 종일 많은 사람들의 의견을 듣고 집에 돌아온 저는 내심 선생님의 의견을 기대했습니다.
왜냐하면 선생님은 제가 무척이나 존경하는 분이시고, 저에 대해 잘 아시는 분이기 때문에 저에게 많은 영향을 끼칠 수 았으시기 떄문입니다.

서울대를 간판 떄문에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정말 제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헤아려 폭넓은 지식 혹은 지혜를 배울 수 있는 밑바탕인 학문이 인문학이기  때문에 선택하라는 선생님의 말씀은 충분히 설득력이 있는 것이었기 떄문입니다.

사실  제가 자기 소개서에 제 장래 희망이 외교관이나 유엔 대사 임에도 불구하고 인문학부에 지원한 이유로 선생님께 한 것과 같은 이야기를 했습니다.또한 미국의 아이비 리그 대학에서의 교육 방침 또한 학부에서 폭넓은 학문 공부를 통해 대학원 과정에서 보다 심도 있는 공부를 하고자 하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머리로는 참 이상적이라고 생각했던 공부방식이지만, 사실 제 가슴으로는 그런것들을 생각할 여유가 없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혼란스러웠습니다.
아마 제가 공부하려는 자세가 안 되어 있기 떄문인 것 같습니다.
하긴 공부를 즐기려고만 한 것은 저의 큰 잘못입니다.
다만 저는 지금까지 현재를 즐기지 못하며 살아온 것헤 대한 후회로 대학 생활 만큼은 제가 공부하고 싶은 학문을 공부하고 싶은 곳에서 하고 싶었던 것 같습니다.
미래를 위해 현재를 사는 것도 중요하지만, 현재 또한 그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했기 떄문입니다.

또 하나의 문제는 서울대에서는 전공과목이 2학년 떄 정해진다는 사실 입니다.
현대인들이 인문학적 지식을 소홀히 하며 그 중요성을 망각하고 있다는 것은 논술 지문에서 익히 봐 알고 있습니다. 중요성의 측면에서 사학과 철학 분야는 어는 정도 수긍이 가지만 고고학과 미학 분야는 다소 세부적이고 전문적인 것이 아닌가 합니다.

세상은 점점 살기 힘들어져 가고 사람들은 아무것도 모르는채 앞만 보고 달려가고 자기에게 단기간에 이익이 될 수 있는 것만 찾는 것같습니다.

순간 제 자신이 그 중 한명인 것 같아 부끄러워집니다.
인생을 너무 만만하게 본 것도....

저의 긴 하소연 끝까지 들어주신 선생님께 감사드립니다.
하지만 저의 이러한 생각 꼭 말씀드려야 할 것 같았습니다.

..........

마지막으로 결정하기 전 선생님께 한 가지 더 질문드리고 싶습니다.
인문학적 지식이라는 것이 어떠한 측면에서 인간의 사고를 풍부하게 해주는지,
또 제가 심도 있게 공부해야 할 학문은 어떤 것이며,
그것이 제가 꿈 꾸는 미래와 어떻게 연결 될 수 있을지에 대해 말입니다.

선생님의 답변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