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영이에요^^
새해인사라는 말이 민망할 정도로, 이제 2005년이라는 숫자도 낯설지 않을 만큼 시간이 지나버렸네요. 요새 부쩍 날씨가 매서워진 것 같은데 건강하시죠?

저는 요즘 학교에서 '동양 고전의 이해'라는 과목을 듣고 있어요. 대학 수업에 적응하려는 생각으로 가볍게 들으려고 했는데 만족하면서 공부하고 있어요. 두시간 정도는 수업을 진행하고 한시간 정도 토론을 하는데 아직 서로 낯설어서 활발하게 진행되지는 않지만 이런식으로 학교에서 토론을 하며 수업한다는 사실 자체로 신선한 충격을 받았어요. 제가 하고 싶은 공부를 한다는 것은 고등학교 꿈꾸던 것 이상으로 좋은 것이더군요.

그러나 또 한편 요즘 너무 편하게 하루하루를 살고 있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서 마음이 편하지가 않네요. 2004년의 마지막 날 이제는 스무살이라는 사뭇 비장한 마음으로 한해를 맞이하였는데 요즘 제가 보내는 하루 하루는 한달전의 그것과 별반 다를 것이 없어 부끄럽기도 하고요. 읽어야 할 책, 해야할 일들의 목록들은 점점 늘어만 가는데 자꾸 이 편한 일상에 안주하려는 제 자신이 야속하네요. 그래서 종강 한 후에는 산을 다녀올 생각이에요. 가서 버릴 것은 버리면서 더 늦기전에 제가 보낼 일년을, 그리고 십년을 생각하려 합니다. 그리고 나면 머리속에 복잡하게 얽혀있는 생각들도 풀어낼 수 있을 것 같아요.

또 한참 푸념만 들어놓았습니다. 그래도 역시 시작이라는 것은 언제나 기대가 있기 때문에 아름다운 것 같습니다. 선생님께서 지금 계획하신 일들이 모두 풍성한 결실을 맺는 한해가 되길 기도할게요. 그럼 다시 뵐 때까지 건강 조심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