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바람 불어 하늘은 높지만

서울 대기에 가득한 짙은 안개는 낭만을 불러일으키기에는 좀 잔인한 빛깔이어라.

흐린 대기에 가득 머금은 비릿한 냄새로 온 종일 머리가 지끈거리고

무척이나 약한 심장이 더 힘겨워 하는 것을 느끼면서

시월의 마지막 날을 맞이합니다.

수능을 앞 둔 도반들에게는 이제 더 긴박한 시간들로 다가오고

그 긴박감이 눈빛으로부터 느껴집니다.

다들 힘내십시오.

그래도 이 가을은 우리를 행복하게 하기 위해

높이높이 하늘을 올려두고 바라보게 합니다.

그 하늘을 보면서

내 안에 고갈된 여유를 조금씩 채워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가만히 앉아서 여유롭게 바라보는 세상일 때

보이지 않았던 것들이 선명하게 드러나는 신비를 맘껏 체험하는 시간이 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