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주일 동안의 살림학교 생활이 끝나고 다시 서울로 돌아왔다.

첫 날 비가 와서 계곡물이 불어나는 바람에 아이들은 해뜨면 계곡에서 뒹굴고

해지면 나오는 생활을 반복하여 즐겁게 보냈다.

뜨거운 뙤약볕 아래서 황토염색을 하고

감자밭에 가득 숨어있는 감자를 캐고

감자를 캐다가 뱀을 만나 서로 놀라서 한참동안이나 서로의 얼굴을 물끄러미 바라보기도 했다.

결국 뱀이 먼저 꼬리를 내리고 저 만치 사라져 주는 바람에

오그라든 가슴을 겨우 펼 수 있었다.

혹시 아이들이 뱀을 보고 놀라서 문제가 생기지 않을까 했는데

오히려 내가 더 놀라서 밤새 헛소리를 하고 야단이었다.

그렇게 꿈결처럼 한 주일이 지나고 다시 돌아 온 서울은 여전히 후덥지근하고

회색빛 하늘로 우울한 것 같다.

그래도 힘내어 열심히 살아야지.


강원도 횡성에 가 있는 동안 이화여대 수시에 붙은 녀석들 전화와 문자가 요동쳤다.

다덜 합격한 것 축하하고 나도 무척 기쁘다는 것을 전하고 싶다.

특히 얼굴이 뽀샤시한 혜정이는 내년 여름학교에 꼭 도우미로 오겠다고 선언하였는데

잘 지켜질 지 두고 볼 일이다.


일주일이 한 시간처럼 금방 지나간다.

그 빠른 시간 틈틈이 나를 돌아보고 내가 하고 있는 일을 생각해 보는

이 시간이 나에겐 참 좋다.

여름이 가기 전에

서늘한 찬바람이 불기 전에 해야 할 일을 잊지 않고 다 챙겨야겠다.

내가 횡성에 가 있는 동안 여로모로 걱정해 준 도반들과

격려를 보내 준 학부형님들께 깊은 고마움을 전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