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다운 여름입니다.

학원에 있으면 서늘한 냉방에 오싹오싹 몸을 떨다가도

문만 나서면 복더위입니다.

지난 주 물날부터 한 모둠씩 개강을 하면서 드디어

오늘 불패도반들까지 재학생 도반들을 모두 만났습니다.

기말고사 관계로 한 달여를 쉬었다가 다시 공부를 시작하면서

그 사이 훌쩍 자란 도반들 모습이 새롭습니다.



오늘은 비가 억수로 왔습니다.

하루 종일 하늘에 구멍이 뚫린 듯

그 동안 참았던 울음을 한꺼번에 토해내듯 하는 비를 가슴 서늘하게 적셔보았습니다.

방학이라서 그런지 모두들 얼굴에 생기가 넘치고

활기차 보여서 나도 덩달아 기분이 좋아집니다.


이번 여름방학기간 동안

책, 책, 책을 마니마니 읽읍시다.

비가 오면 빗소리에 장단을 맞춰 책을 읽고

날 더우면 선풍기 바람에 몸을 맡겨놓고 느긋하게 여유를 잡아가며

삼매경에 폭 빠져 봅시다.

지나보면 너무나 짧은 방학이므로

하루하루를 즐겁게 책향기 속에 나를 던져 봅시다.


청포도가 말갛게 익을 쯤엔 우리 마음도 그렇게 말갛게 투명해 지도록

사과들이 붉은 홍조를 띠며 과일 가게를 누비고 다닐 즈음엔

우리 가슴도 그렇게 붉게 가득차 오르면 좋겠습니다.


아침 저녁에 선선한 바람이 느껴질 즈음엔

그 땐 내 몸도 신선함으로 가득하면 좋겠습니다.


이 여름에

곧 다가 올 가을을 생각하며

눈시리게 푸른 하늘을 그려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