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다란 태풍이 비껴나간 사이로 다시 하늘엔 맑은 얼굴이 쏘옥 나왔습니다.

네 살된 딸 예림이가 아침 잠자리에서 눈을 뜰 때처럼

눈부신 세상을 대하듯 신비롭게 하늘을 맞이합니다.

큰 바람 불고 난 후 세계는 다시 평온합니다.

겉으론 그렇습니다.

아, 정말 가을이구나 하는 생각을 가지게 할 만큼 멋진 가을 하늘은

괜히 마음을 설레게 합니다.

이 때쯤이면 깊은 산골을 찾아 조용하고 아담한 산사에 머물면서

못다읽은 책들을 뒤적이며 나를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을 한없이 가지고 싶습니다.

문득 '스콧 니어링' 선생님 생각이 나서

선생님이 마음을 가다듬기 위해 늘 되새기던 생각을 떠올려 보았습니다.

저도 이러한 삶이 되기를 소망하면서.


***************** 스콧 니어링 생각 **********************

"간소하고 질서있는 생활을 할 것.

미리 계획을 세울 것.

일관성을 유지할 것.

꼭 필요하지 않은 일은 멀리할 것.

되도록 마음이 흐트러지지 않도록 할 것.

그 날 그 날 자연과 사람 사이의 가치있는 만남을 이루어가고,

노동으로 생계를 세울 것.

자료를 모으고 체계를 세울 것.

쓰고 강연하며 가르칠 것.

원초적이고 우주적인 힘에 대한 이해를 넓힐 것.

계속해서 배우고 익혀 점차 통일되고 원만하며, 균형잡힌 인격체를 완성할 것..."



                            -1911년, 스콧 니어링이 28살 되던 해의 좌우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