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방 무박이틀 꼭 스물네시간을 함께 보내고 온 도반들을
집으로 보내고 현덕 내 방에 왔습니다.

텅빈 방에 들어와 노트북을 열고 앉으니
하루가 꿈결처럼 지나간 것 같고
만감이 교차하는 듯 합니다.

꼬박 밤을 새웠으면서도 헤어질 때까지 눈망울이 초롱초롱했던
은솔이 모습이랑 밤이 되면 더욱 씩씩해지는
경혜랑 태은이의 활기찬 모습,
또 창원으로 먼 길을 떠나는 종원이 깊은 눈빛과
내게 편지를 썼다며 쑥쓰러운 표정으로 편지봉투를 건네고
돌아서던 종훈이
이제서야 제 정신을 되찾아 온 정현이랑 정희ㅋㅋ,
두 사람이 왕성하게 먹어치운 고기들 아우성이 들립니다.

예쁘게 머리를 웨이브로 퍼머한 원진이랑
눈꺼플을 아름답게 수정 중인 미선이,
박피에 가까운 개혁을 하고 있는 재영이의 분투~!!!
새로운 변신을 시도하는 이들에게 박수를 보냅니다.

두터운 안경을 벗고 렌즈를 착용한 현화의 두 눈이
무척 크고 똘망똘망해 보여서
도수 높은 안경이 어린 숙녀들 미모를 상하게 한다는 속설이
진실이었다는 것도 확인해 두었습니다.

늘 조용하게 잔잔한 웃음으로만 이야기 하는 우영이와 일아,상준이와 선명이
멋진 표정을 지닌 상훈이와 상목이,
항상 진지하게 다른 이들 이야기를 주의깊게 들으며 가끔씩 웃음을 짓는 준혁이,
게슴츠레한 눈빛으로 떠돌다가 어느 새 반짝 빛나는 한 칼을 던지는 찬우형님,
엄청난 거구임에도 날렵한 몸짓으로 열정적으로 피아노를 연주하여
우리 모두를 깜딱 놀라게 했던 득혀니...
득혀니의 연주에 놀라 엄청난 내공을 발휘한 정희왕비~!!!
정희의 화려하고 정교한 연주는 거의 프로급인 것 같았습니다.
한 명 한 명 떠올려 보니
참 정겹고 내 안에 가득한 꽃처럼 피어오르는 것 같아요.


어제 저녁 늦은 9시30분 살을 에이는 듯한 칼바람이 불어 무척 걱정했습니다.
너무 추워서 바깥 나들이에 문제가 있지나 않을까 염려될 만큼
더구나 강원도 횡성은 서울보다 무려 4-5도 정도 더 추울터인데
우찌 할거나 했지요.

늦은 12시 쯤에 학교에 도착하였을 때
겨울 밤하늘 가득 수 놓은 별빛이 선연하게 보였지요.
밤하늘이 아름답다고 하는 말을
이런 경우에 두고 하는 것이겠지요.

다행이 오늘 아침 따사로운 햇살이 교정에 가득하여
이런저런 프로그램을 진행할 수 있어서 참 좋았습니다.
도반들이 날 밤을 꼬박 새우는 바람에
모두들 힘든 몸상태였는데도
아무런 불평을 하지 않고 잘 따라주어 참 고마왔습니다.

특히 기범 선배랑 상민 선배가 그림자처럼 일을 도와주고
후배 도반들을 잘 챙겨주어 무사히 모꼬지를 잘 이루고 돌아오게 된 것 같아요.

다시 서울에 돌아와 이명원샘이랑 고은영샘이
미리 준비해 주신 식탁에 둘러앉아 맛있게 음식을 먹고
도반들과 악수를 나누었습니다.

이제 한 걸음 지나 온 시간을 돌아보며
도반들과 함께 했던 이틀을 마음 속에 간직하고자 합니다.
그리고
앞으로 06학번 대학 새내기로서의 삶을
힘있게 지혜롭게 그러면서도 치열하게 살아갈 것을 기대합니다.
내게 주어진 시간이 얼마나 고마운지
내게 주어진 공부할 수 있는 기회가 얼마나 값진 것인지를
하루하루 정성들여 맞이하고
아름답게 이루어 가시길 기대합니다.

새 해에는 모두들 건강하시고
오늘 만든 밀랍초처럼
늘 향기로운 삶, 빛을 감추지 않는 삶이 되기실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