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ame   이연희  첨부파일

Subject  서산에서 멋진 솟대를 만들어 왔습니다. 없음


--------------------------------------------------------------------------------
며칠째 내린 비가 잠시 멈춘 날 서산에 갔습니다.
감기에 걸려 아파서 못 온 친구들도 있고 집안 사정이 있어 몇몇이 빠졌습니다. 미리 연락을 주었더라면 꼭 가고 싶어하는 아이들이 갈 수 있었을텐데 아쉬웠습니다.

신청을 했지만 못 갈 것 같으면 미리 연락을 드려 달라고 했는데 이번에도 아침에야 연락을 받았습니다. 다음에는 좀...

좀 헐렁한 듯한 차를 타고 아이들과 이야기도 나누고 노래도 부르면서 갔습니다. 내 마음을 담아 정성스럽게 만들 솟대를 위해 모든 액을 없애는 "액맥이 타령"을 부르고 "평화는" 노래도 불렀습니다. 많이 불러서 이젠 익숙해진 "딱지치기"도 부르고...

서산에 도착해서 박형필 선생님께서 미리 준비해 주신 나무가지들을 가지고 솟대를 만들었습니다. 처음에는 그 조그만 나무가지들이 뭐가 될까 싶었는데 다 만들고 나니 오리 모양을 갖추고 멋진 솟대가 되었습니다.

칼로 나무를 다듬어야 되는거라 좀 위험하고 조심스러웠는데 그래도 차분히 잘 만들었습니다. 1학년들은 좀 어려워해서 선생님들이 많이 도와주셨는데도 한 명이 손을 베었습니다. 그래도 많이 다치지는 않아 다행이었습니다.
칼로 많은 작업을 하는 게 아닌데도 한 번도 칼을 잡아 본 적이 없는 아이들이라 잠깐 사이에 일이 벌어졌습니다.

예전에는 솟대에 쓸 나무를 10년 동안이나 잘 가꾸었다고 합니다. 또 솟대를 만드는 사람들은 몸가짐도 단정하게 하고 정성스럽게 만들었다고 하지요. 이렇게 만든 솟대를 정월 대보름에 농사가 잘 되고 마을이 잘 되기를 기원하며 세웠다고 합니다.

우리는 나무를 가꾸지는 못했지만 선생님이 산에 가서 주워 온 나무가지로 했는데 제 각기 다 다른 모양의 멋진 솟대가 되었습니다.

점심을 먹고 간월도에 선생님이 만드신 솟대를 보러 갔는데 마침 "천수만 철새기행전" 이 열리고 있어서 30만 마리정도가 되는 철새를 눈으로 보고 왔습니다.
30만 마리라!
많으면 50만 마리가 되기도 한다고 합니다.
망원경으로 까만 가창오리떼가 한꺼번에 나는 모습을 보고 놀라 한 번 보고 또 보고.
그 덕에 조금 늦게 출발을 했는데 철새 본 값을 톡톡히 치렀습니다. 밤 늦게 도착하게 됐지요.

모두들 철새처럼 날아갈 수만 있다면...
엄마가 공부하란 말을 안 했으면 좋겠고 실컷 놀고 싶다는 아이들의 바람이 이루어지는 날이 오면 좋겠습니다.
"솟대 만들기" 들공부에 참여한 아이들과 선생님들 모두 수고하셨습니다.

"솟대 만들기" 들공부로 짧은 가을학기 들공부를 마칩니다.
해오름 살림학교 회원 여러분!
겨울학교에서 만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