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 논술 강의 나눔터
· 주제 : 어떻게 인식할 것인가?
1. 배움에 앞서 나누는 시
질투는 나의 힘
기형도
아주 오랜 세월이 흐른 뒤에
힘없는 책갈피는 이 종이를 떨어뜨리리
그때 내 마음은 너무나 많은 공장을 세웠으니
어리석게도 그토록 기록할 것이 많았구나
구름 밑을 천천히 쏘다니는 개처럼
지칠 줄 모르고 공중에서 머뭇거렸구나
나 가진 것 탄식밖에 없어
저녁 거리마다 물끄러미 청춘을 세워두고
살아온 날들을 신기하게 세어보았으니
그 누구도 나를 두려워하지 않았으니
내 희망의 내용은 질투뿐이었구나
그리하여 나는 우선 여기에 짧은 글을 남겨둔다.
나의 생은 미친 듯이 사랑을 찾아 헤메었으나
단 한번도 스스로를 사랑하지 않았노라.
'어떻게 인식할 것인가?'라는 주제에 접근하기 전에 자기 인식의 단계로서 기형도 시인의 '질투는 나의 힘'이란 시를 함께 나누었습니다. 기형도 시인은 "자동화', '대량 생산', '비인간성', '복제품'으로 대치될 수 있는 공장을 내세워 독자에게 감동을 강요하며 썼던 자신의 시작 활동에 대한 회한과 자신의 삶의 원동력은 질투였음을 고백하고 있는게 아닌가 생각을 공유하였습니다. 그리고 기형도에게 있어 질투가 사르트르에게는 불안감으로 나타나, 결국 사르트르가 생각한 삶을 살아가는 원동력은 그 불안감으로부터 벗어나려는 노력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겠냐는 결론을 도출하였습니다. 마지막으로 자신에게 돌아가 나에게 있어 삶을 살아가게 하는 원동력은 무엇인지에 대해 진지한 이야기를 나누며 자기 인식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2. 수업 과정 안내와 방향 논의
전체 12강에 걸친 수업 과정 내용을 주제와 텍스트, 수업 내용과 함께 검토하였습니다. 그리고 추천하고 싶은 텍스트에 대한 제안과 수업 방향에 대해 자유로운 논의를 가졌습니다. 1강이 1차시에 끝나는 것이 아니라, 2차시나 3차시에 걸쳐서 진행될 수 있습니다. 1강에서 4강까지는 수업안대로 갈 예정이나, 5강부터 12강까지는 진행과정에 따라 변동될 수 있습니다. (※ 박형만 선생님께서 수업안 외에 제안하신 추가 텍스트로는 <사회를 보는 논리>/문학과 지성사, 황석영 작 <강남몽>이 있습니다.)
3. 서로를 알아가기
간단한 자기 소개와 함께 하는 일을 이야기하며 서로에 대해 알아가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4. 토론 수업 - '인간의 사회적 행위에 대한 탐구 방법에 대한 논의'
제시문은 성균관대 2009년 수시 2-2 논제였는데, 요지는 다음과 같습니다.
제시문 1 - 실험 경제학은 경제 이론을 실험을 통해 객관적으로 증명할 수 있다.
제시문 2 - 인간의 사회적 행위에 대한 탐구 방법은 주관적인 이해를 따르는 경향이 있다.
제시문 3 - 인간의 사회적 행위에 대한 탐구 방법은 내면의 해석을 이해해야 한다.
제시문 4 - 인간의 사회적 행위에 대한 탐구 방법은 경험의 관찰을 통해 증명 가능해야 한다.
제시문 1과 4는 실험과 관찰을 통해 검증할 수 있는 객관적 연구를 강조하고 있고, 제시문 2와 3은 주관적 이해와 내면의 해석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제시문 1, 2, 3, 4를 읽고 두 팀을 나눈 후, 팀 별로 제시문 1, 4와 2,3을 바탕으로 인간의 사회적 행위에 대한 탐구 방법에 대한 서로 다른 태도에 대해 팀 토론을 하였습니다. 30분 간의 팀 토론 후, 서로 다른 입장에 대한 전체 토론이 이루어졌습니다.
◆ ‘ 실험과 관찰을 통해 검증할 수 있는 객관적 연구를 강조해야 한다.’ 입장
- 지금까지 인간의 사회적 행위에 대한 탐구 방법에 있어 통계학은 이미 일반화되어 있다.
- ‘4대강 사업’, ‘청소년들의 자살율’, ‘대통령 지지율’등은 대부분 설문 조사라는 통계 자료를 통해 이루어지고 있고, 이러한 데이터는 다른 지역군과 비교하며 객관적 자료로서 설득력을 지니고 있다.
- 주관적 이해와 내면을 해석하는 개별적 탐구의 경우, 일부 몇 사람의 의견이 마치 대부분의 사람들의 생각을 대변하는 것처럼 언론에 일반화되어 나타나 오류를 범한다.
- 각자 주관적 해석을 하는 경우, 어떤 사람의 해석이 맞다고 해야 하는지 그 기준을 정하는 것이 모호하다.
- 실험과 관찰을 통한 객관적 자료가 사회를 효율적으로 관리하는데 편리하다.
◆ ‘주관적 이해와 내면의 해석을 강조해야 한다.’ 입장
- 주관적 이해와 내면을 해석하지 않고 인간의 사회적 행위를 정확하게 판단할 수 없다.
- 설문 조사와 같은 통계 자료 역시, 일부 사람들이 선별한 질문지에 의한 조사이기 때문에 완전히 객관적이라고 볼 수 없다.
- 내면을 해석하는 주관적 이해를 일반화시킬 수 있다는 오류에 대해 지적했는데, 통계 자료 역시 일반화시키고자 하는 것이다.
- 인간의 사회적 행위를 탐구하는 것은 그 원인을 찾고자 하는 것인데, 통계 자료는 그냥 결과로서 끝나는 것이지, 그 원인을 도출하지는 못한다.
※ 토론을 통해 실험과 관찰이 객관성을 가진다는 측면에서 필요하기는 하나, 그 한계가 있고, 주관적 이해와 내면의 해석 없이는 인간의 사회적 행위에 대해 정확하게 이해하는 것은 어렵다는 결론에 도달했습니다. 또한 역사 탐구 과정의 전단계로서, 그렇다면 역사 탐구에 있어 있었던 사실 그 자체만 가지고 탐구하는 것과, 그 사건 사건에 대한 주관적 이해와 내면의 해석을 가지고 탐구하는 것 중 어느 것이 더 바람직한 지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 5. 준비 및 과제
․ 1분 발언 : 나를 살아가게 만드는 힘과 질투의 대상은 무엇인가? 나를 지배하는 두려움과 불안감은 무엇인가? 그것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가?
․ 프린트물 25p까지 해오기
․ USB 준비 - 3차시 영상 수업 다운받는 용도 (*소장하고 있거나 구할 수 있는 부분은 지참할 필요 없음.)
․ ‘역사란 무엇인가’ 읽기
아~!! 양경화선생님께서 거의 복기 하시듯 수업내용을 정리해 주셨군요.
다시 수업현장에 있는 것 같습니다.
잘 정리해주셔서 고맙습니다.
앞으로 수업이 많이 기대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