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먼 보고서 (J.Coleman Report).

- 교육 기회의 균등, Equality of Educational Opportunity

 

2차 세계대전 이후, 특히 1960년대에 이르러 불평등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크게 확산되었다. 미국의 경우 1960년대에 사회운동이 활발히 일어나면서 인권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확산되고 불평등과 빈곤을 퇴치하기 위한 전쟁이 선언되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교육불평등이 뜨거운 사회적 이슈가 되었고 교육불평등 해소가 빈곤과 불평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정책의 주목표가 되었다. 콜먼 보고서도 빈곤 문제를 교육을 통해 해결해보려는 미국의회와 행정부 의지에 의해 수행된 연구이다.

 

학업성취 그 자체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은 무수히 많다. 지능, 노력, 환경뿐만 아니라 사회경제적 배경, 문화적 배경에 심지어 아버지의 이전 직업과 현재 직업도 영향을 미치는 원인중 하나이다. 무엇이 절대적 요인인가를 논하기 전에, 간과해서는 안 되는 사실이 하나 있다.

1960년대 미국은 성별, 인구, 인종, 교육 등 사회전반의 영역에서 발생하고 있는 불평등 문제로 인한 격차를 줄이기 위해 다각도로 노력했다. 당시 존스홉킨스 대학 콜먼 교수는 도대체 어떠한 것이 교육의 불평등을 야기하는가?” 라는 물음에서 시작해서 단순히 '학교''학업성취'의 인과관계를 이끌어내기 위해 무려 4천여개 학교 60여만 학생들을 대상으로 연구를 시작했다. 이 연구에는 미국의회가 연구비를 지원했는데 미국사회가 사회불평등이 빈곤을 더 심화시키고 있다는 문제의식을 공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우리사회와는 상당히 다른 점을 발견할 수 있다.

연구에서 얻고자 하는 목표는 학업성취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결정적 요인이 무엇인지를 찾기 위해, 그리고 그것을 통해 학교 효과라는 것, 즉 학교에 더 많은 투자를 하면 할수록 학생들의 학업성취와 과업수행은 향상되는가를 판별하기 위한 연구였다.

이 연구 결과는 1966년 발표된 소위 '콜먼 보고서(교육 기회의 균등, Equality of Educational Opportunity)'를 통해 밝혀진다. 당초 학교효과와 학업성취의 인과관계를 알아내기 위해 시작된 연구의 보고서에는 많은 예상들과는 달리 매우 충격적인 결과가 담겨져 있었다.

"학교의 시설, 설비, 교육과정, 교사의 유능성 등과 같은 학교 내적 요인보다 부모의 양육방법, 부모의 사회문화적 자본, 가정배경, 사회경제적 지위(SES, Social Economic Status) 등과 같은 학교 외적 요인이 학생의 학업성취에 매우 큰 영향을 미친다" 는 것이었다. 즉 학업적 성취가 나오지 않는 학생의 경우의 대다수 그 원인이 학생의 가정배경에 있다는 것이다.

콜먼은 학생들의 학업에 대한 열의와 성취도에 학교가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탐구했다. 미국에서는 처음으로 공공교육 시스템을 종합적으로 분석한 것이다. 60만명의 학생, 6만명의 교사, 4천개 학교를 대상으로 방대한 연구작업을 진행했다.

이 연구 전에는 정책을 만드는 사람들, 교사, 학교행정가, 학부모들조차도 학급당 학생 수, 학교도서관이나 연구시설에 대한 예산규모, 교사의 보수수준, 교과과정의 품질 등이 학업성과를 결정짓는다고 믿었다. 이런 요소들은 모두 학교 효과. 그러나 정밀한 과학적 조사, 분석 방법으로 연구한 결과는 앞에서 말한 것들과는 상관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콜먼의 연구 결과 학생들의 학업성취도에 의미있는 영향을 미치는 것은 학생의 가정환경친한 급우의 가정환경두 요소뿐이었다.

연구방법에 있어 많은 논란이 일었지만 이 연구결과는 미국사회를 충분히 뜨겁게 달구었고, 그 이후 교육계에서는 교육의 기회균등에 있어 학교는 어려운 가정배경으로 인해 학업성취가 부족한 학생의 결손을 보상적으로 제공해주는 장이 되고, 그렇게 함으로써 학교가 각 사회집단간 교육격차를 해소하는 장이 되어야 한다는 여론이 생겨났다.부시 행정부에서 채택된 이른바 'No Child Left Behind(부실학생 낙제 방지)'법안도 이러한 맥락의 산물인 셈이다.

교육은 투입대비 산출이 가장 불확실하고 그 효과도 가장 예측하기 어려운 분야임이 틀림없다. 학업성취와 지능 관계도 일정 부분에 있어서 불분명하다. 콜먼의 보고서도 마찬가지로 학업성취와 가정배경의 구체적 관계를 끌어낸 연구임에 틀림이 없지만 연구방법에 있어 많은 논란이 있었다.

학업성취와 개인, 사회적 지위 획득, 사회 이동, 사회와 계층간의 상관 관계에 대해서는 앞으로도 수많은 연구가 필요할 것이다. 따라서 학업성취를 개인 노력의 산물이다, 재능의 산물이다, 재능 또한 노력이다,”고 따져보기 전에그 학생 개개인을 둘러싼 사회와 환경 또한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결국 콜먼은 어떤 정책을 내놓은 것이 아니라 단지 학교 효과보다는 가정환경이 학업성취도를 좌우한다는 인과관계를 설명했을 뿐이다. 하지만 콜먼의 연구 결과로 미국의 공공교육정책은 많은 영향을 받았다. 예컨대 미국인권위원회는 상대적으로 학업성취도가 높은 중상류층 백인 학생들과, 상대적으로 학업성취도가 낮은 하층 흑인 학생들을 같은 학급에서 공부할 수 있도록 했다. 통학버스도 흑인들이 거주하는 지역과 백인 거주지역을 함께 운행하도록 정책을 바꾸었다.

당시 미국인권위원회 의사결정자들이 바탕을 둔 인과관계는 바로 급우의 가정환경이 학업성취도를 좌우한다는 콜먼의 보고서였다. 그렇다면 결과는 어떠했을까? 예상하지 못했던 부작용이 나타났다. 흑인 저소득층 지역과 중산층 백인 거주지역을 통학버스를 통해 인위적으로 통합해 흑백 학생들을 한 학급으로 편성하자 백인 중산층 가정들이 다른 지역으로 전학한 것이다. 이른바 백인 가정들의 탈출현상이 나타났다. 당시 미국인권위원회 의사결정자들은 이 점을 간과한 것이다.

그렇다면 진정 학생들의 학업성취도를 높이려면 어떤 정책을 채택해야 했을까. 해답은 바로 가정환경 요소를 정확하게 이해하는 데서 출발해야 했다. 콜먼 이후 많은 후속 연구들이 밝혀낸 것은 바로 학교와 가정, 즉 부모들의 상호관계의 중요성이었다.

첫째 학부모, 교사, 학생들의 높은 기대수준이 학업성취도를 좌우했다.

두번째로 학부모, 교사, 학교행정 당국자 사이에 학습목표와 훈육방침에 대한 합의가 높을수록 학업성취도가 높았다.

셋째 기본학습능력에 대한 강조,

넷째 학부모와 교사들의 학업진도에 대한 진지한 모니터링,

다섯째 학부모, 교사, 교장 사이의 원활한 의사소통 등이 학업성취도를 높여주는 것으로 밝혀졌다.

그러므로 단순하게 학생과 급우의 가정환경이 학업성취도를 좌우한다는 개념으로 흑백 인종 학생을 한반에 섞는다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이 아니었다.

그렇다면 학업성취도를 높이기 위한 방안은 무엇인가? 우리나라처럼 특목고, 자사고, 자율고, 국제고, 혁신고 등 다양한 학교를 통해 국제적 경쟁력을 갖추면서도 질 높은 교육상품을 구매하려는 교육소비자 욕구에 부응하기 위한 교육정책은 우리 사회 뿌리 깊은 불평등을 해소하는 데 어떤 기여를 하는 것인가? 특히 경쟁력을 제고하기 위한 교육정책에 어떤 사회적 가치, 공동선이 개입하고 있다는 것인가?

우리나라 교육문제에 관한한 시민 모두가 전문가인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암울한 현실에 서로 죽이고 죽은 살인적인 경쟁만 강요하고 있는 현실을 부정할 수 없다.

 

우리나라 전국 고등학교 수

종류

일반고

1500여개

특목고

137

외국어고

31

국제고

7

과학고

20

예체능고

44

마이스터고

35

특성화고

493

직업형

470

대안형

23

자율고

116

자사고

49

자공고

116

기타/방통고 등

50

비인가 대안학교 (//)

48

합계

2400여개

일반고는 전체 고등학교의 60%를 상회하지만 국가는 이들에게 관심을 두지 않는다.

학생들에게 유체이탈 능력 세계 최고수를 만들고 있는 일반고 교실,

어디에서도 환영받지 못하는 일반고생들. 과연 무엇이 문제인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