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니샘 나눔터
8월18일부터19일까지 이틀동안 강원도 깊은 산골에서
고1도반들과 함께 여름 모꼬지를 열고자 계획하였습니다.
참여 의사가 있는 도반들은 자신이 속한 모둠에 답글을 올려 주셔요.
그리고 졸업한 선배 도반들 중 함께 가실 여유가 있는 분은 아래에 답글을 올려 주셔요.
2004년 여름’ 마음 갈닦기 모꼬지 (MT)
- 나를 찾아 떠나는 여행
ꂎ 여는 날 : 2004년 8월 18일 (물날)이른07시- 19일(나무날) 늦은 8시까지
ꂎ 여는 곳 : 강원도 인제군 기린면 진동2리 풀꽃세상(팬션 033-463-2321)
ꂎ 함께 하는 이 : 고1 논술 수업하는 도반들
ꂎ 여는 이 : 현덕학원 마니샘 논술 배움의 숲 (박형만 011-231-3492)
우리는 가서 무엇을 할 것인가?
- 여행을 통해 얻으려는 것
나를 돌아보기
우리는 거대도시 서울에서 산다. 눈뜨면 책가방 을러매고 공부하러 간다. 잿빛 하늘아래서 숨쉬고 밥먹고 부대끼며 공부하다가 밤하늘 흐린 별빛이 침대로 이끌어 갈 때서야 지친 몸을 누인다. 이런 일상을 반복하면서 맹렬하게 혹은 치열하게 내 자신과의 싸움을 벌여나간다. 내가 이루어야 할 꿈이 있기에 이러한 삶이 고되기는 하지만 포기할 수 없는 이유이기 때문이다. 혹독한 경쟁의 틈바구니에서 내 자신을 지키고 살아가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다들 나보다 더 열심히 살아가기 때문에 자칫 방심하다간 금방 낙오되기 일쑤라는 사실은 나를 늘 책상머리에 붙들어 매어 두게 하는 것이다.
그러다가 잠시 하늘을 보면 하늘은 내게 위안을 주고 무더운 기온 속에서도 살랑 불어오는 바람은 내게 지친 일상의 위로를 보내온다. 우리는 우리가 이루어야 할 꿈을 위해 지금의 시간을 저당잡고 열정적인 삶을 살아가는 것이다.
이런 바쁜 일상에서도 우리는 가끔씩 나를 돌아보는 일을 게을리 해서는 안 된다. 공부도 중요하지만 내 자신이 지치지 않도록, 그리고 내 스스로 내가 가야 할 길을 다시금 다져가기 위해선 잠시의 여유를 가지고 성찰하는 일은 참으로 중요한 일이다.
대자연의 품에서 자연인이 되는 것
우리는 잠시 바쁜 일상을 접고 나를 찾아보는 성찰의 여행을 떠나기로 한다. 이 여행은 한순간의 일탈을 꿈꾸어 왔던 우리에게 진정한 일탈의 기쁨과 의미를 가져다 줄 것이다. 진정성이 담긴 일탈이야말로 내 밖에서 내 안을 깊이 응시하는 기회가 될 것이다. 반복되는 일상의 순환고리를 끊고 전혀 생경한 공간과 시간을 맞아들이는 것은 내게는 혁명적인 정서획득의 과정일 수도 있다.
우리가 머물고자 하는 곳
우리 나라의 수려한 자연 공간을 온 몸으로 접해 본 적이 있던가? 예컨대 아름다운 설경이 한 눈에 가득 들어오는 스키장이나 잘 다듬어진 리조트 경험은 그 곳에서의 놀이와 함께 몸도 마음도 깊은 쉼을 줄 수 있다.
그러나 우리가 가는 곳은 아직 많은 이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고 꽁꽁 숨어서 자연의 순수한 아름다움을 고스란히 간직한 오지 중에서도 오지이다. 왜냐하면 강원도 깊은 산골짜기이기 때문이다. 맑은 계곡물과 자연이 살아있다는 강원도 인제 ‘내린천’ 의 최상류 지역에 진동계곡이라 불리는 순백의 자연이 있단다. 그 곳에서는 아직도 1급수에서만 사는 산천어와 어른 팔뚝처럼 굵고 화려한 몸빛을 가진 열목어, 버들치와 영화로 유명해진 쉬리 등 좀처럼 직접 고기 힘든 수서생물이 자신들의 보금자리를 지키고 있어 투명하도록 잘 드러나는 바닥으로 흐르는 계곡물이 그들을 살찌우고 있다.
하루 종일 있어도 그 어떤 소음도 들리지 않는 그 곳에는 가끔씩 산에 오르는 이들이 눈에 뜨일 뿐 인적조차 드문 곳이다.
진동계곡 최상류를 따라 올라가면 남한에서 가장 아름다운 산등성이인 ‘곰배령’이 있다. 점봉산 8부 능선쯤에 자리잡고 있는 곰배령을 오르면 약 10만평 정도의 넓은 평원이 아득하게 펼쳐지고 그 평원에 가득한 들꽃들은 숨막힐 듯 아름다운 자태로 서로 뽐내고 있다.
우리는 그 곳에 오르려 한다.
곰배령에 오르는 순간 아~!, 신선이 있다면 바로 여기에 머물렀으리라~! 는 감탄이 절로 나올 것이므로. 그 가슴 확트이는 곳에서 겹겹이 둘러싼 백두대간 험한 준령들 어깨를 맞이할 수 있을 것이다. 그 곳에서 내가 느낄 수 있는 감정은 무엇일 것인가?
팬션 - 풀꽃세상
우리가 하룻밤 묵을 곳은 ‘풀꽃세상’이다. 전통적 방식으로 지은 귀틀집과 아름다운 통나무집, 그리고 황토로 세운 아늑한 집이 오밀조밀 둥지를 틀고 있는 그림 같은 곳이다. 그 집을 세운 주인은 초등 6학년 댕기는 세쌍둥이 나래, 다래, 도희를 키우고 있고 하얀 백구랑 이쁜 토종닭을 기르며 지나는 과객에게 편안한 휴식을 주는 마음씨 넉넉한 강원도 사람이다. 주인장이 점봉산에서 직접 채취한 온갖 산나물과 약초들로 반찬을 내어 오는데 그 맛이 또한 일품이어서 과식을 하게 만든다.
타자 이해하기, 그리고 친구 만들기
우리는 늘 외롭다. 따뜻한 가족과 다정스런 칭구가 늘 곁에 있고 내가 해야 할 일들이 언제나 산적해 있지만 우리는 늘 외롭다. 이 여행은 타자를 얼마나 깊이 이해할 수 있는가를 스스로 실험해 보는 여행이기도 하다. 내 안에 깊이 또아리를 틀고 있는 어색함과 경계심, 자만심을 버리고 여유롭고 허허로이 다른 이들을 내 안에 맞아들일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보자. 어저면 이 하나만으로도 이 여행 목적은 충분할 지도 모른다.
❇우리가 서로의 지혜를 빚어 만들어 내는 일
1. 황토 염색
집에서 입는 면 티셔츠나 런닝셔츠를 한 두벌씩 가져와서 황토를 걸러 옷에 황토물들이기를 한단다. 황토에 물든 옷은 여름 날 우리 몸을 시원하게 해 주고 많은 땀을 흘려도 땀냄새를 발설하지 않아 참 좋다. 만약 침대 시트에 황토물을 들이면 시원한 촉감과 벌레가 꼬이지 않아 건강에도 무척 도움이 된다. 가서 열심히 해 보자. 황토물을 들이기 위해서는
염색할 옷 - 면으로 된 옷 ( 티셔츠나 런닝셔츠, 수건, 혹은 빤스도 좋지요)
그리고 염색 작업할 때 막 입을 수 있는 허드레 옷도 꼭 필요합니다.
2. 천렵
진동계곡 맑은 물에서 아무생각 없이 놀고 있는 산천어와 열목어, 버들치를 만나보자. 그리고 가재도 많이 만나보자. 족대나 통발을 가지고 모둠 별로 천렵을 해 보자. 물론 많이 잡게 되면 어리고 이쁜 녀석들은 놓아주고 늙은이들은 맛나는 매운탕을 우리에게 제공해 줄 것이다.
3. 주먹밥 만들기
둘째 날 산행을 위해 모둠별로 주먹밥을 만든다. 오곡밥에 김을 부셔넣고 참깨를 풀어서 조물조물 주먹밥을 만들어 본다. 내가 먹을 만큼 한 두덩이만 만들어 바랑에 넣고 길을 떠난다. 꿀을 살짝 섞은 따뜻한 보리차도 함께 바랑에 넣는다. 그래서 집에서 올 때 보온물병을 꼭 지참해서 오셔야 한다. 곰배령에 올라 먹는 주먹밥은 이 세상 그 어떤 식사보다도 우리를 황홀하게 할 것이다.
4. 곰배령 오르기 - 묵언수행과 걷기수행의 오묘한 이치를 터득하기
둘째 날 이른 아침, 아침을 먹고 주먹밥을 만들고 나면 신들매 단단히 고쳐매고 우리는 곰배령으로 간다. 사진작가들이 일생에 한번은 꼭 들르는 그 곳에 어떤 들꽃들이 우리를 반길 것인지 지금부터 가슴이 설렌다. 곰배령 오르는 길은 그지없이 완만하고 넉넉하다. 그래서 우리는 산 길을 오르는 순간부터 묵언수행과 걷기수행의 오묘함을 경험해 보기로 한다. 아무리 계곡물이 아름답고 지나치면서 만나는 폭포수가 우리를 유혹한다고 하더라도 좀체 흔들리지 않고 곰배령까지 느긋하게 오른다. 목이 마르면 바랑에 꿍쳐 둔 오이를 꺼내먹고, 기운이 흐트러지면 알사탕을 먹으면서 쉬엄쉬엄 오른다. 묵언을 통한 걷기 수행은 우리에게 진정한 나를 맞아들이는 귀중한 경험이 될 것이다.
5. 아름다운 들꽃, 들풀 채집하기
산을 오르면서 내 눈에 가득 들어오는 들꽃이나 들풀을 조금만 채집한다. 평소 내가 쓰는 날적이(일기장)에다 조심조심 말려서 두면 우리는 신성한 곰배령 산신령을 내 안에 모셔두게 되는 것이다. 한 사람당 한 두 점만 채집하는 원칙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6. 여섯 개의 시선
진동으로 가는 버스에서 우리는 의미 있는 영화 한 편을 감상한다. ‘여섯 개의 시선’이다.
이 작품은 여섯 명의 감독이 인권을 주제로 만든 옴니버스영화인데
‘2003 전주 국제 영화제 개막작
‘2003 부산 국제 영화제 초청작
‘2003 밴쿠버 국제 영화제 초청작으로 무척 화제가 된 우수한 작품으로 알려지고 있다.
간단한 내용은
취업을 앞두고 성형수술을 받거나 단식원에 들어가야 하는 여상 3학년 학생들, 도심 대로를 걸어서 횡단하려는 뇌성마비 청년, 성범죄자 신상공개 때문에 신분이 노출된 아파트 주민, 예쁜 여자에게 얼굴값 하느냐며 비아냥거리는 남자, 영어의 R 발음을 잘하도록 아이를 수술대에 눕히는 부모, 한국말을 몰라 행려병자로 오인 받은 외국인노동자가 각각의 에피소드의 주인공들이다. 이들의 삶을 여섯 명의 감독이 여섯 개의 시선으로 들여다본 작품이다.
우리는 이 작품을 보고나서 별이 뜨는 시각에 소리 없이 모여들어 이 작품에서 빚어 낸 주제의식을 가지고 진지한 토론을 생산하기로 한다. 이 토론을 위해 집에서 미리 작품을 보고 오는 것도 무척 반가운 일이다.
7. 심야 숲속 음악회
집을 나서기 전 우리는 자신이 평소 즐기며 연주했던 곡의 악보와 악기를 하나씩 챙겨 온다. 물론 피아노 같은 덩치가 어마어마한 것을 가져갈 생각을 아예 말 것. 단소나 리코더, 플룻, 바이올린, 클라리넷, 섹스폰 등 소지하고 다닐 수 있는 악기여야 좋겠다. 첫 날 모든 일정이 끝나고 나면 우리는 하늘에서 쏟아지는 별빛을 받으며 우리가 공부하느라 잊고 지냈던 무한한 감성의 세계를 슬며시 열어 보려고 한다. 밤 하늘 별빛과 우리가 연주하는 음악이 한바탕 어우러지면 그 것만으로도 우리는 무척 행복해 질 수 있을 테니까. 연주에 대한 부담감은 싸그리 버리고 얼기설기 연주할 수 있더라도 한번 용기를 내어 시도해 보자.
우리가 스스로 만들어 내는 이런 심야 숲속 음악회는 내 일생에 있어서 잊을 수 없는 깊은 감동을 줄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
8. 대학 선배 도우미들
이번 우리들 여행을 위해 마니샘 제자 중 대학 다니는 선배도반들이 많이 참여한다. 모둠별 두 셋 정도 함께 우리 도반들과 전과정을 함께 할 예정이다. 깊은 밤 선배들이 들려주는 삶의 이야기들도 우리들에게는 피가 되고 살이 되는 금과옥조金科玉條일 것이다.
인문대, 법대, 의대, 경영대를 다니고 있는 선배들은 지금부터 여러분 만날 생각에 잠을 뒤척이고 있단다.
❋❋ 우리가 이틀 동안 함께 지내면서 보낼 수 많은 이야기들
8월 18일 (물날)
07:00 현덕학원 앞에서 출발
10:00 강원도 현장 도착. 짐 풀고 주변 돌아보기. 서로 인사나누기
함께 가는 대학선배들과 모둠별 마음열기
11:00 황토염색 1 - 준비 한 옷에(면 티셔츠나 면으로 된 속옷) 콩즙 먹이기
황토염색 2 - 황토로 염액 만들어 가라앉히기
12:00 점심 나누기, 주변 숲 속 거닐기
13:30 황토염색하기
14:30 천렵 - 계곡물에서 놀면서. 산천어, 열목어, 어름치 등 1급수에서 사는 수서생물 잡아서 관찰하기
19:00 저녁 나누기, 산책하기.
20:30 주제 토론 (나를 찾아가는 여행- 내 이미지 찾기를 통해 내면 들여다보기)
23:00 밤 하늘 마음껏 누리기. 숲 속 음악회 ( 작은 악기 준비)
01:00 잠들기
19일 (나무날)
07:00 아침 햇살 맞이하기
08:00 아침 밥 나누기
09:00 점봉산 곰배령 자락 오르기
11:00 곰배령에서 들꽃 관찰하기. 주먹밥으로 점심 나누기
15:00 서울로 출발하기
18:30 대치동 학원도착
함께 하는 우리들!!!
❋❋ 준비물 :
자신이 연주할 악기 (하모니카, 리코더, 단소, 플롯, 바이올린 등등)
긴팔 옷, 돗자리, 여벌 옷, 세면도구, 등산에 필요한 운동화, 샌들, 크레용,
염색할 흰 옷 상의, 필기도구, 내가 좋아하는 음악 CD 한 장
고1도반들과 함께 여름 모꼬지를 열고자 계획하였습니다.
참여 의사가 있는 도반들은 자신이 속한 모둠에 답글을 올려 주셔요.
그리고 졸업한 선배 도반들 중 함께 가실 여유가 있는 분은 아래에 답글을 올려 주셔요.
2004년 여름’ 마음 갈닦기 모꼬지 (MT)
- 나를 찾아 떠나는 여행
ꂎ 여는 날 : 2004년 8월 18일 (물날)이른07시- 19일(나무날) 늦은 8시까지
ꂎ 여는 곳 : 강원도 인제군 기린면 진동2리 풀꽃세상(팬션 033-463-2321)
ꂎ 함께 하는 이 : 고1 논술 수업하는 도반들
ꂎ 여는 이 : 현덕학원 마니샘 논술 배움의 숲 (박형만 011-231-3492)
우리는 가서 무엇을 할 것인가?
- 여행을 통해 얻으려는 것
나를 돌아보기
우리는 거대도시 서울에서 산다. 눈뜨면 책가방 을러매고 공부하러 간다. 잿빛 하늘아래서 숨쉬고 밥먹고 부대끼며 공부하다가 밤하늘 흐린 별빛이 침대로 이끌어 갈 때서야 지친 몸을 누인다. 이런 일상을 반복하면서 맹렬하게 혹은 치열하게 내 자신과의 싸움을 벌여나간다. 내가 이루어야 할 꿈이 있기에 이러한 삶이 고되기는 하지만 포기할 수 없는 이유이기 때문이다. 혹독한 경쟁의 틈바구니에서 내 자신을 지키고 살아가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다들 나보다 더 열심히 살아가기 때문에 자칫 방심하다간 금방 낙오되기 일쑤라는 사실은 나를 늘 책상머리에 붙들어 매어 두게 하는 것이다.
그러다가 잠시 하늘을 보면 하늘은 내게 위안을 주고 무더운 기온 속에서도 살랑 불어오는 바람은 내게 지친 일상의 위로를 보내온다. 우리는 우리가 이루어야 할 꿈을 위해 지금의 시간을 저당잡고 열정적인 삶을 살아가는 것이다.
이런 바쁜 일상에서도 우리는 가끔씩 나를 돌아보는 일을 게을리 해서는 안 된다. 공부도 중요하지만 내 자신이 지치지 않도록, 그리고 내 스스로 내가 가야 할 길을 다시금 다져가기 위해선 잠시의 여유를 가지고 성찰하는 일은 참으로 중요한 일이다.
대자연의 품에서 자연인이 되는 것
우리는 잠시 바쁜 일상을 접고 나를 찾아보는 성찰의 여행을 떠나기로 한다. 이 여행은 한순간의 일탈을 꿈꾸어 왔던 우리에게 진정한 일탈의 기쁨과 의미를 가져다 줄 것이다. 진정성이 담긴 일탈이야말로 내 밖에서 내 안을 깊이 응시하는 기회가 될 것이다. 반복되는 일상의 순환고리를 끊고 전혀 생경한 공간과 시간을 맞아들이는 것은 내게는 혁명적인 정서획득의 과정일 수도 있다.
우리가 머물고자 하는 곳
우리 나라의 수려한 자연 공간을 온 몸으로 접해 본 적이 있던가? 예컨대 아름다운 설경이 한 눈에 가득 들어오는 스키장이나 잘 다듬어진 리조트 경험은 그 곳에서의 놀이와 함께 몸도 마음도 깊은 쉼을 줄 수 있다.
그러나 우리가 가는 곳은 아직 많은 이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고 꽁꽁 숨어서 자연의 순수한 아름다움을 고스란히 간직한 오지 중에서도 오지이다. 왜냐하면 강원도 깊은 산골짜기이기 때문이다. 맑은 계곡물과 자연이 살아있다는 강원도 인제 ‘내린천’ 의 최상류 지역에 진동계곡이라 불리는 순백의 자연이 있단다. 그 곳에서는 아직도 1급수에서만 사는 산천어와 어른 팔뚝처럼 굵고 화려한 몸빛을 가진 열목어, 버들치와 영화로 유명해진 쉬리 등 좀처럼 직접 고기 힘든 수서생물이 자신들의 보금자리를 지키고 있어 투명하도록 잘 드러나는 바닥으로 흐르는 계곡물이 그들을 살찌우고 있다.
하루 종일 있어도 그 어떤 소음도 들리지 않는 그 곳에는 가끔씩 산에 오르는 이들이 눈에 뜨일 뿐 인적조차 드문 곳이다.
진동계곡 최상류를 따라 올라가면 남한에서 가장 아름다운 산등성이인 ‘곰배령’이 있다. 점봉산 8부 능선쯤에 자리잡고 있는 곰배령을 오르면 약 10만평 정도의 넓은 평원이 아득하게 펼쳐지고 그 평원에 가득한 들꽃들은 숨막힐 듯 아름다운 자태로 서로 뽐내고 있다.
우리는 그 곳에 오르려 한다.
곰배령에 오르는 순간 아~!, 신선이 있다면 바로 여기에 머물렀으리라~! 는 감탄이 절로 나올 것이므로. 그 가슴 확트이는 곳에서 겹겹이 둘러싼 백두대간 험한 준령들 어깨를 맞이할 수 있을 것이다. 그 곳에서 내가 느낄 수 있는 감정은 무엇일 것인가?
팬션 - 풀꽃세상
우리가 하룻밤 묵을 곳은 ‘풀꽃세상’이다. 전통적 방식으로 지은 귀틀집과 아름다운 통나무집, 그리고 황토로 세운 아늑한 집이 오밀조밀 둥지를 틀고 있는 그림 같은 곳이다. 그 집을 세운 주인은 초등 6학년 댕기는 세쌍둥이 나래, 다래, 도희를 키우고 있고 하얀 백구랑 이쁜 토종닭을 기르며 지나는 과객에게 편안한 휴식을 주는 마음씨 넉넉한 강원도 사람이다. 주인장이 점봉산에서 직접 채취한 온갖 산나물과 약초들로 반찬을 내어 오는데 그 맛이 또한 일품이어서 과식을 하게 만든다.
타자 이해하기, 그리고 친구 만들기
우리는 늘 외롭다. 따뜻한 가족과 다정스런 칭구가 늘 곁에 있고 내가 해야 할 일들이 언제나 산적해 있지만 우리는 늘 외롭다. 이 여행은 타자를 얼마나 깊이 이해할 수 있는가를 스스로 실험해 보는 여행이기도 하다. 내 안에 깊이 또아리를 틀고 있는 어색함과 경계심, 자만심을 버리고 여유롭고 허허로이 다른 이들을 내 안에 맞아들일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보자. 어저면 이 하나만으로도 이 여행 목적은 충분할 지도 모른다.
❇우리가 서로의 지혜를 빚어 만들어 내는 일
1. 황토 염색
집에서 입는 면 티셔츠나 런닝셔츠를 한 두벌씩 가져와서 황토를 걸러 옷에 황토물들이기를 한단다. 황토에 물든 옷은 여름 날 우리 몸을 시원하게 해 주고 많은 땀을 흘려도 땀냄새를 발설하지 않아 참 좋다. 만약 침대 시트에 황토물을 들이면 시원한 촉감과 벌레가 꼬이지 않아 건강에도 무척 도움이 된다. 가서 열심히 해 보자. 황토물을 들이기 위해서는
염색할 옷 - 면으로 된 옷 ( 티셔츠나 런닝셔츠, 수건, 혹은 빤스도 좋지요)
그리고 염색 작업할 때 막 입을 수 있는 허드레 옷도 꼭 필요합니다.
2. 천렵
진동계곡 맑은 물에서 아무생각 없이 놀고 있는 산천어와 열목어, 버들치를 만나보자. 그리고 가재도 많이 만나보자. 족대나 통발을 가지고 모둠 별로 천렵을 해 보자. 물론 많이 잡게 되면 어리고 이쁜 녀석들은 놓아주고 늙은이들은 맛나는 매운탕을 우리에게 제공해 줄 것이다.
3. 주먹밥 만들기
둘째 날 산행을 위해 모둠별로 주먹밥을 만든다. 오곡밥에 김을 부셔넣고 참깨를 풀어서 조물조물 주먹밥을 만들어 본다. 내가 먹을 만큼 한 두덩이만 만들어 바랑에 넣고 길을 떠난다. 꿀을 살짝 섞은 따뜻한 보리차도 함께 바랑에 넣는다. 그래서 집에서 올 때 보온물병을 꼭 지참해서 오셔야 한다. 곰배령에 올라 먹는 주먹밥은 이 세상 그 어떤 식사보다도 우리를 황홀하게 할 것이다.
4. 곰배령 오르기 - 묵언수행과 걷기수행의 오묘한 이치를 터득하기
둘째 날 이른 아침, 아침을 먹고 주먹밥을 만들고 나면 신들매 단단히 고쳐매고 우리는 곰배령으로 간다. 사진작가들이 일생에 한번은 꼭 들르는 그 곳에 어떤 들꽃들이 우리를 반길 것인지 지금부터 가슴이 설렌다. 곰배령 오르는 길은 그지없이 완만하고 넉넉하다. 그래서 우리는 산 길을 오르는 순간부터 묵언수행과 걷기수행의 오묘함을 경험해 보기로 한다. 아무리 계곡물이 아름답고 지나치면서 만나는 폭포수가 우리를 유혹한다고 하더라도 좀체 흔들리지 않고 곰배령까지 느긋하게 오른다. 목이 마르면 바랑에 꿍쳐 둔 오이를 꺼내먹고, 기운이 흐트러지면 알사탕을 먹으면서 쉬엄쉬엄 오른다. 묵언을 통한 걷기 수행은 우리에게 진정한 나를 맞아들이는 귀중한 경험이 될 것이다.
5. 아름다운 들꽃, 들풀 채집하기
산을 오르면서 내 눈에 가득 들어오는 들꽃이나 들풀을 조금만 채집한다. 평소 내가 쓰는 날적이(일기장)에다 조심조심 말려서 두면 우리는 신성한 곰배령 산신령을 내 안에 모셔두게 되는 것이다. 한 사람당 한 두 점만 채집하는 원칙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6. 여섯 개의 시선
진동으로 가는 버스에서 우리는 의미 있는 영화 한 편을 감상한다. ‘여섯 개의 시선’이다.
이 작품은 여섯 명의 감독이 인권을 주제로 만든 옴니버스영화인데
‘2003 전주 국제 영화제 개막작
‘2003 부산 국제 영화제 초청작
‘2003 밴쿠버 국제 영화제 초청작으로 무척 화제가 된 우수한 작품으로 알려지고 있다.
간단한 내용은
취업을 앞두고 성형수술을 받거나 단식원에 들어가야 하는 여상 3학년 학생들, 도심 대로를 걸어서 횡단하려는 뇌성마비 청년, 성범죄자 신상공개 때문에 신분이 노출된 아파트 주민, 예쁜 여자에게 얼굴값 하느냐며 비아냥거리는 남자, 영어의 R 발음을 잘하도록 아이를 수술대에 눕히는 부모, 한국말을 몰라 행려병자로 오인 받은 외국인노동자가 각각의 에피소드의 주인공들이다. 이들의 삶을 여섯 명의 감독이 여섯 개의 시선으로 들여다본 작품이다.
우리는 이 작품을 보고나서 별이 뜨는 시각에 소리 없이 모여들어 이 작품에서 빚어 낸 주제의식을 가지고 진지한 토론을 생산하기로 한다. 이 토론을 위해 집에서 미리 작품을 보고 오는 것도 무척 반가운 일이다.
7. 심야 숲속 음악회
집을 나서기 전 우리는 자신이 평소 즐기며 연주했던 곡의 악보와 악기를 하나씩 챙겨 온다. 물론 피아노 같은 덩치가 어마어마한 것을 가져갈 생각을 아예 말 것. 단소나 리코더, 플룻, 바이올린, 클라리넷, 섹스폰 등 소지하고 다닐 수 있는 악기여야 좋겠다. 첫 날 모든 일정이 끝나고 나면 우리는 하늘에서 쏟아지는 별빛을 받으며 우리가 공부하느라 잊고 지냈던 무한한 감성의 세계를 슬며시 열어 보려고 한다. 밤 하늘 별빛과 우리가 연주하는 음악이 한바탕 어우러지면 그 것만으로도 우리는 무척 행복해 질 수 있을 테니까. 연주에 대한 부담감은 싸그리 버리고 얼기설기 연주할 수 있더라도 한번 용기를 내어 시도해 보자.
우리가 스스로 만들어 내는 이런 심야 숲속 음악회는 내 일생에 있어서 잊을 수 없는 깊은 감동을 줄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
8. 대학 선배 도우미들
이번 우리들 여행을 위해 마니샘 제자 중 대학 다니는 선배도반들이 많이 참여한다. 모둠별 두 셋 정도 함께 우리 도반들과 전과정을 함께 할 예정이다. 깊은 밤 선배들이 들려주는 삶의 이야기들도 우리들에게는 피가 되고 살이 되는 금과옥조金科玉條일 것이다.
인문대, 법대, 의대, 경영대를 다니고 있는 선배들은 지금부터 여러분 만날 생각에 잠을 뒤척이고 있단다.
❋❋ 우리가 이틀 동안 함께 지내면서 보낼 수 많은 이야기들
8월 18일 (물날)
07:00 현덕학원 앞에서 출발
10:00 강원도 현장 도착. 짐 풀고 주변 돌아보기. 서로 인사나누기
함께 가는 대학선배들과 모둠별 마음열기
11:00 황토염색 1 - 준비 한 옷에(면 티셔츠나 면으로 된 속옷) 콩즙 먹이기
황토염색 2 - 황토로 염액 만들어 가라앉히기
12:00 점심 나누기, 주변 숲 속 거닐기
13:30 황토염색하기
14:30 천렵 - 계곡물에서 놀면서. 산천어, 열목어, 어름치 등 1급수에서 사는 수서생물 잡아서 관찰하기
19:00 저녁 나누기, 산책하기.
20:30 주제 토론 (나를 찾아가는 여행- 내 이미지 찾기를 통해 내면 들여다보기)
23:00 밤 하늘 마음껏 누리기. 숲 속 음악회 ( 작은 악기 준비)
01:00 잠들기
19일 (나무날)
07:00 아침 햇살 맞이하기
08:00 아침 밥 나누기
09:00 점봉산 곰배령 자락 오르기
11:00 곰배령에서 들꽃 관찰하기. 주먹밥으로 점심 나누기
15:00 서울로 출발하기
18:30 대치동 학원도착
함께 하는 우리들!!!
❋❋ 준비물 :
자신이 연주할 악기 (하모니카, 리코더, 단소, 플롯, 바이올린 등등)
긴팔 옷, 돗자리, 여벌 옷, 세면도구, 등산에 필요한 운동화, 샌들, 크레용,
염색할 흰 옷 상의, 필기도구, 내가 좋아하는 음악 CD 한 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