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계절학교 나눔터
-2005년 여름 해오름 살림학교를 다녀와서-
강원도 횡성군 청일면 춘당리 (구) 금평분교가 해오름 살림학교입니다. 오래도록 아이들의 소리가 사라졌던 곳입니다. 그 곳에 올 여름, 와글와글 생명의 소리가 울려 퍼져 새들도 벌레들도, 뱀들조차 아마 놀랐을 겁니다.
해는 눈부시게 빛났습니다. 그 뜨거운 한낮에 풀이 숭숭난 운동장에서 공을 찼습니다. 마음놓고 뻥뻥 찼습니다. 잠자리를 잡느라 뛰어다녔습니다. 소리소리 질러도 괜찮았습니다. 길옆으로 흐르는 개울에서 소금쟁이를 보았습니다. 송사리도 보았습니다.
매미소리 요란한 나무밑 평상에서 콩주머니 놀이를 했습니다. ‘콩심어라’놀이도, 도깨비 씨름놀이도 했습니다. 소리지르며 노느라 목이 다 쉬었습니다. 등에인지 벌인지 하루살이인지 자꾸만 날아드는 벌레를 잡느라, 쫓느라 야단 법석을 떨었습니다. 냄새나는 변소에서 코를 막고 엉덩이를 들고 오줌을 누었습니다. 밥먹느라 줄을 길게 섰습니다. 감자를 캐는 건지 도로 파묻는 건지 밭이랑을 다 파헤쳐놓았습니다.
리코더를 불었습니다. 혼자 내는 소리보다 여럿이 함께 내는 소리가 아름다웠습니다. 리코더를 불면서 선생님이 들려주시는 이야기도 들었습니다. 내가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 그래서 스스로 잘 보살펴야 한다는 것도 들었습니다. 리코더 집에 그림도 그렸습니다. 천에다 그림을 그리니 참 예뻤습니다. 공책도 만들었습니다. 바느질로 공책을 만들다니 세상에서 하나뿐인 공책이라 좋았습니다.
밤에는 찐 감자를 먹었습니다. 감자먹고 수박먹으니 더 맛났습니다. 아침에는 저쪽 먼 산을 가로지르는 아침 안개를 보았습니다. 보랏빛 도라지꽃이 지천으로 피어었는 것도 보았습니다.
노래도 참 많이 불렀습니다. 갈 때 차에서부터 사흘동안 짬만 나면 노래를 불렀습니다. 물감으로 그림도 그렸습니다. 빛그림이라고 했습니다. 그게 뭔지 잘 몰라도 그저 내가 그리고 싶은 대로 마음가는 대로 그리니 좋았습니다.
트럭을 탔습니다. 트럭위에서 햇빛과 바람을 맞았습니다. 강에서 놀았습니다. 선생님들과 물싸움도 했습니다. 처음 만난 친구들도 금방 친해졌습니다. 물가에서 먹는 옥수수는 말할 수 없을 정도로 맛났습니다. 물 한 바가지로 몸을 다 씼었습니다. 그래도 끄떡없었습니다.
세 마리 강아지들이 피곤하도록 못살게 예뻐했습니다. 온 몸을 놀려 노느라 밤이 되면 골아 떨어졌습니다. 해가 뜨면 일어나고 해가 지면 잠자는 자연의 리듬에 금방 익숙해졌습니다. 시간을 생각하지 않아 마음이 편안했습니다. 그래서 행복했습니다.
사흘, 아주 길게 느껴지기도 하고 또 아주 짧은 시간으로 기억되기도 합니다. 잘 다듬어진 공간에 익숙한 아이들이라 불편하고 힘들었던 기억도 있을 테지만 아마도 즐겁고 행복했던 기억이 더 많으리라 생각합니다.
이제 조용해진 금평에 아이들의 소리가 다시 울려 퍼질 겨울을 , 내년 여름을 기다려 봅니다.
강원도 횡성군 청일면 춘당리 (구) 금평분교가 해오름 살림학교입니다. 오래도록 아이들의 소리가 사라졌던 곳입니다. 그 곳에 올 여름, 와글와글 생명의 소리가 울려 퍼져 새들도 벌레들도, 뱀들조차 아마 놀랐을 겁니다.
해는 눈부시게 빛났습니다. 그 뜨거운 한낮에 풀이 숭숭난 운동장에서 공을 찼습니다. 마음놓고 뻥뻥 찼습니다. 잠자리를 잡느라 뛰어다녔습니다. 소리소리 질러도 괜찮았습니다. 길옆으로 흐르는 개울에서 소금쟁이를 보았습니다. 송사리도 보았습니다.
매미소리 요란한 나무밑 평상에서 콩주머니 놀이를 했습니다. ‘콩심어라’놀이도, 도깨비 씨름놀이도 했습니다. 소리지르며 노느라 목이 다 쉬었습니다. 등에인지 벌인지 하루살이인지 자꾸만 날아드는 벌레를 잡느라, 쫓느라 야단 법석을 떨었습니다. 냄새나는 변소에서 코를 막고 엉덩이를 들고 오줌을 누었습니다. 밥먹느라 줄을 길게 섰습니다. 감자를 캐는 건지 도로 파묻는 건지 밭이랑을 다 파헤쳐놓았습니다.
리코더를 불었습니다. 혼자 내는 소리보다 여럿이 함께 내는 소리가 아름다웠습니다. 리코더를 불면서 선생님이 들려주시는 이야기도 들었습니다. 내가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 그래서 스스로 잘 보살펴야 한다는 것도 들었습니다. 리코더 집에 그림도 그렸습니다. 천에다 그림을 그리니 참 예뻤습니다. 공책도 만들었습니다. 바느질로 공책을 만들다니 세상에서 하나뿐인 공책이라 좋았습니다.
밤에는 찐 감자를 먹었습니다. 감자먹고 수박먹으니 더 맛났습니다. 아침에는 저쪽 먼 산을 가로지르는 아침 안개를 보았습니다. 보랏빛 도라지꽃이 지천으로 피어었는 것도 보았습니다.
노래도 참 많이 불렀습니다. 갈 때 차에서부터 사흘동안 짬만 나면 노래를 불렀습니다. 물감으로 그림도 그렸습니다. 빛그림이라고 했습니다. 그게 뭔지 잘 몰라도 그저 내가 그리고 싶은 대로 마음가는 대로 그리니 좋았습니다.
트럭을 탔습니다. 트럭위에서 햇빛과 바람을 맞았습니다. 강에서 놀았습니다. 선생님들과 물싸움도 했습니다. 처음 만난 친구들도 금방 친해졌습니다. 물가에서 먹는 옥수수는 말할 수 없을 정도로 맛났습니다. 물 한 바가지로 몸을 다 씼었습니다. 그래도 끄떡없었습니다.
세 마리 강아지들이 피곤하도록 못살게 예뻐했습니다. 온 몸을 놀려 노느라 밤이 되면 골아 떨어졌습니다. 해가 뜨면 일어나고 해가 지면 잠자는 자연의 리듬에 금방 익숙해졌습니다. 시간을 생각하지 않아 마음이 편안했습니다. 그래서 행복했습니다.
사흘, 아주 길게 느껴지기도 하고 또 아주 짧은 시간으로 기억되기도 합니다. 잘 다듬어진 공간에 익숙한 아이들이라 불편하고 힘들었던 기억도 있을 테지만 아마도 즐겁고 행복했던 기억이 더 많으리라 생각합니다.
이제 조용해진 금평에 아이들의 소리가 다시 울려 퍼질 겨울을 , 내년 여름을 기다려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