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좀 추울까 걱정했는데 추운 것보다는 아침에 비가 내려서 오히려 포근했지요.
학교에 도착하니 점점 날이 개었어요.
물안개가 오르는 산을 보니 마음마저 따라 오르는듯 좀 들뜨게 됐어요.
처음 온 친구들과 인사를 나누었어요.
이번부터는 특히 중학생 언니 오빠들이 오게 되었는데 지난 살림학교의 생활이 그리워서 찾아왔대요.
언니 오빠들이 동생들의 윷 만드는 것도 도와주고 동생들을 보살펴 주어서 참 고마웠어요.
든든한 마음이 들었답니다.

몇년째 오던 원준이 형제가 친구들을 많이 데리고 오고 또 형제, 자매들이 유난히도 많은 들살이라 그런가 오손도손 정다운 들살이가 된 것 같습니다.
학교를 돌아보며 내가 머물 곳을 만났는데 개울이 제일 마음에 들었다고 해요.
틈만 나면 개울에 가서 놀다가 빠져서 신발을 다 적셔 온 종일 슬리퍼를 신고 다닌 친구들도 있었어요.
그네도 타고 나무에도 기어오르고 온 사방을 둘러싼 전시물을 보고 움직여보며 큰 야외 미술관 같은 느낌도 들었지요. 운동장 한켠에 양지꽃이 푸른 잎을 드러내고 꽃다지는 벌써 꽃을 피운 것도 있었어요.
쑥을 뜯는 친구들도 있었는데 다음 4월에는 틈틈히 쑥도 뜯고 냉이도 캡시다.

모둠이 모여서 나무를 자르고 다듬는데 팔이 후들후들 거린다고 하면서도 윷가락을 네 개 다 완성했지요.
다음달에 다듬어서 예쁜 윷을 만들 수 있을 거예요.

아지트에 가고 싶어서 횡성에 오는 친구들도 있을 거예요.
스스로 놀이터를 만들어 놀면서 친구들과 금방 친해지기도 하지요.
그런데 모둠활동을 하거나 밥 먹을 때 늦으면 안 되겠죠. 다른 친구들이 너무 기다리잖아요.

윷을 만들고 신나게 한판 윷놀이를 했지요.
모둠이 모인 방에서 여겨저기 함성이 울리고 윷놀이에 흠뻑 빠졌지요.
다음에는 마당에서 모두 모여서 하면 더 재미있지 않을까요?

봄비가 내립니다.
조심스럽게 내린 새싹이 자신있게 얼굴을 드러냅니다.
작은 꽃봉오리들도 제 모습을 서서히 드러냅니다.
봄 햇살의 따사로운 기운이 우리 아이들에게도 함께 하신 선생님들께도 가득하길 바랍니다.

지은이 아버님, 손가락 다치고 발가락 다치고 내친김에 여기도 좀 ...
우리 아이들 잘 진료해주셔서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