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림학교 들공부 보고서
- '나'의 모습 만들기

지난 11월 18일 안개가 희뿌연 서해대교를 건너 서산에 갔습니다. 11월 중순이라 단풍구경하는 인파가 많을 것 같아 우려가 됐는데, 역시나 휴게소에 관광버스가 즐비해 있었습니다. 복잡함이 곧 불안이라 잠깐 쉬고 바로 출발하려는데, 아이들이 한참 만에야 "아! 찾았다." 하고 안도의 숨을 쉬면서 오더군요. 그동안 버스전용차로 덕분에 그리 힘들지 않게 다녔는데, 서해대교는 버스전용차로가 없고 완전히 개통된지도 얼마 안된 탓에 차량이 많다고 하더군요. 사람도 많고 차도 많아, 가을과 서산의 만남은 별로 반가운 만남은 아닌 것 같았습니다.
아이들과 체험학습을 한다고 다니는 것이 휴일에 또 다른 교통체증을 일으키는 원인 중의 하나가 되어버린 것은 아닐는지. 몇 년째 아이들과 같이 다니면서 이렇게 심각한 교통난에 대해서 고민해 본적은 없었는데 말입니다. 하루라도 답답한 도심을 벗어나 맑은 공기 속에서 함께 어우러지는 시간을 마련해 주려고 시골 한적한 곳을 찾아다녔는데 그렇게 고생이 되다니. 앞으로는 도심 가까운 곳에서도 알차게 할 수 있는 것들을 더 찾아 봐야 되겠습니다.
이번에는 아이들과 함께 토우를 만들어 보았습니다. 그깟 토우 하나 만들러 길이 막힐 것을 뻔히 알면서 그 멀리 왜 서산까지 갔냐고 하시는 분도 있을 것입니다. 허나 그렇게 계획을 한 이유가 있었지요.
전에 해오름에서 발도로프 학교를 창시한 슈타이너에 대한 강의를 들은 적이 있었습니다. 대학 교수로 계신 김성숙 선생님과 그때 한 실습 중에서 찰흙으로 감각 깨우기 활동을 하면서 한참 산란했던 마음에 평정을 찾을 수 있었지요. 이 흙이 내 앞에 오기까지를 생각하며, 자연 속에서 나의 존재를 느껴보는 시간을 맛봄으로써 영혼이 치유되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면 좀 과장된 표현일까요? 어쨌든 두 손에 쥐어질 정도 되는 양의 흙을 앞에 놓고 뭔가를 만들어내면서, 스스로에게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며 자기를 재발견할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아이들도 학교에서 뭔가를 열심히 만들기는 하지만, 그저 만드는 그 무엇에만 열중할 뿐 흙과 나와의 관계나 내가 만들어낸 형상들과 나와의 관계는 한번도 생각해보지 않았을 겁니다. 그래서 아이들에게 잠시나마 저와 비슷한 경험을 통해 새로운 체험을 하게 해 주고 싶었지요.
그래서 주변에 우리에게 도움을 주실만한 분이 없나 찾아보았습니다. 문득, 멀기는 하지만 서산에 설치미술 쪽에 조예가 깊은 화가 한 분이 계신걸 알았습니다. 토우를 많이 연구하시는 분이시기도 했지요. 해오름과도 친분이 두터운 분이라 쉽게 섭외가 되어 그 선생님의 작업실에서 우리도 작업을 해 보기로 하였습니다. 주변에 혹시나 어느 한 예술 부분에 깊은 조예가 있는 분이 계신다면 아이들을 위해서 협조를 구해보세요. 웬만하면 도움을 주시지 않을까요? 종교 문제라면 성당의 신부님이나 가까운 사찰의 스님을 찾아가기도 하고 역사 공부를 할 때 박물관의 안내 도우미를 찾아가기도 하듯이, 우리의 삶 속에서 많은 선생님을 만나게 하는 것도 아이들에게 훌륭한 교육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아이들 수업은 해 보지 않아 어떨지 모르지만 한 번 해 보자고 하시며 선뜻 응해주신 박형필 선생님께 고마운 마음을 전하며 선생님과 토우를 만들었던 과정을 순서대로 정리하려고 합니다.

■ 토우 만들기

1. 흙은 무엇으로 이루어졌을까요?
봄, 여름에는 씨앗이 자라 풀이나 나무가 되어 잎을 달고 열매를 맺습니다. 가을이 되면 나뭇잎이 빨갛게 노랗게 또는 갈색으로 물들었다가 시듭니다. 땅에 떨어진 나뭇잎은 벌레와 작은 동물, 식물의 먹이가 됩니다. 떨어진 나뭇잎은 비를 맞으면 물컹물컹해져요. 그러면 곰팡이라는 아주 작은 생물과 곰팡이보다 작은 박테리아가 그 나뭇잎을 먹습니다. 나뭇잎이 썩다가 몇 달이 지나면 나뭇잎은 보이지 않지요. 검고 기름진 흙가루만이 남을 뿐입니다. 이것을 부식토라고 하지요. 부식토에 흙먼지와 모래, 작은 돌멩이와 빗방울이 섞입니다. 부식토와 모래와 물과 현미경으로만 볼 수 있는 아주 작은 생물들이 섞인 것을 우리는 보통 흙이라고 합니다.
아이들에게 흙은 무엇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흙 속에는 어떤 생물이 살까 생각해보게 합니다.
  
2. 흙으로 만들어진 것을 찾아봐요.
우리가 사는데 가장 필수적인 흙에 대해 아이들은 잘 모릅니다. 흙장난으로, 소꿉놀이로 흙과 친했던 우리의 어린 시절과는 다르게 요즘 아이들은 놀이를 통해서 자연스럽게 접하기보다는 그림책이나 과학책 등 책을 통해 흙의 귀함을 알게 되는 것 같습니다. 저는 제법 쌀쌀해져 가는 가을에 낙엽이 지는 화단 앞에서 아직도 파릇한 생기가 남아있는 괭이밥을 보며 아이들과 나뭇잎이 떨어지는 것을 볼 기회를 자주 마련합니다. 뭐가 그리 바쁜지 휴일에도 아파트 뒷산엔 사람들이 한적합니다. 아이들을 데리고 틈이 나는 대로 산으로 들로 다니며 흙을 밟아보면 아이들도 스트레스가 해소되고 스스로 자신을 돌아볼 수 계기가 될 것도 같습니다.
아이들과 흙에 대해서 생각나는 것과 흙으로 만들어진 것들에 대하여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채소도 흙에서 나고 우리가 먹는 곡식과 과일도 흙에서 나고, 그러고 보니 먹는 것은 대부분 흙에서 나오네요. 흙은 우리와 아주 가깝게 있네요."라며 아이들이 더 신이 났습니다.
"우리가 지난해 겨울학교에서 잤던 방도 황토 방이고 황토로 염색도 하고 전에 만들었던 흙피리도 흙으로 만들었잖아요."
그밖에 뭐가 더 있나 계속 골똘히 생각만 하는 아이도 있고, 찰흙, 항아리, 화단의 흙, 계속 떠오르는 대로 얘기를 합니다. 이쯤 되면 흙에 대한 마음이 준비가 되었다고 생각하셨는지 박형필 선생님께서 우리가 다룰 흙에 대한 이야기를 해 주셨습니다.
"우리가 오늘 만나는 흙은 우리가 보통 산에서 밟는 흙은 아니예요. 땅 속 깊은 곳에서 흙을 퍼 올려 약간 가공을 해서 옹기토라는 것을 만들었어요.
찰떡을 먹어봤지요? 찰떡은 어떻게 해서 그렇게 쫀득쫀득해졌을까요? 찐쌀을 떡매로 많이 쳐서 그렇게 된 거예요.(요즘엔 기계로 다 하지요) 찰떡처럼 우리가 토우를 만들 흙도 공기를 빠지게 많이 쳐줘야 고운 입자가 되겠지요. 계속 쳐주면 흙이 찰떡처럼 부드럽고 쫀득쫀득해져요. 바로 이렇게 흙의 끈적끈적한 정도를 '점도'라고 해요. 점도가 높은 흙이 좋겠지요. 자, 이제 우리 앞에 있는 흙이 어떻게 느껴지나요?"

3. 흙으로 명상하기
"흙덩이를 자기 앞에 놓고 눈을 감아 봅시다.
흙은 우리에게 곡식도 주고 채소도 주고 많은 먹을거리를 줍니다. 산길을 걸어가면 푹신한 땅의 숨결을 느낄 수 있습니다. 땅속 미생물들이 흙을 먹고 뱉어내고 지렁이, 개미들은 부지런히 땅을 골라줍니다.
흙과 이야기를 나누어 보세요. 눈을 감은 채로 공을 만들거나 정육면체(주사위 모양)을 만들어 보세요. 이제 손에 눈이 있어요. 예쁘게 만들려고 하지 말고 손이 움직이는 대로 그냥 놔두세요. 처음 생각한 대로 만들어졌나요?"
눈을 뜨지 말란다고 정말 다 그렇게 하지는 않지요. 예쁘게 만들려고 실눈을 뜨고 모양 만들기에만 열중인 아이들이 대부분입니다. 하지만 절대 눈을 뜨지 않은 아이들도 있습니다. 참으로 소중한 경험이지요. 저도 눈을 한 번도 안 뜨고 아이들과 같이 했는데 아이들이 모두 감탄을 하더군요. 네모난 주사위 모양을 보고 "선생님 샛눈 떴지요?" 라고 난리입니다. 손끝으로 느껴지는 감촉으로 사물을 보는 듯이 눈을 감고 흙을 만지면 마음이 가라앉음을 느낍니다. 눈의 피로도 말끔히 사라집니다. 모둠 수업에서는 꼭 눈을 감고 하도록 하십시오. 선생님이 뭐라고 설명하기 전에 아이들이 먼저 나서서, 새롭게 느낀 것을 신나게 얘기할 것입니다.  
    
4. 토우 만드는 방법
① 잠시 눈을 감고 어떤 모양을 만들지 생각해보세요. 토우는 사람의 형상을 만드는 거예요. 내가 가장 기쁠 때나 슬플 때를 떠올려 보세요.
② 먼저 몸통을 기준으로 양팔을 만들어요. 토우의 특징은 흙을 뜯어서 붙이는 것이 아니라 한 덩이에서 팔 다리를 내오는 거예요. 몸통에서 팔을 먼저 뽑아내고 다음에는 다리를 손으로 조심조심 밀면서 만들어 보세요. 생각보다 잘 되지 않을 거예요. 그래도 정신을 집중해서 흙에게 여러분의 기쁠 때와 슬플 때를 얘기해 주면서 그렇게 되어보자고 얘기해 보세요.
③ 사람의 형상이 만들어졌으면 이제 앉아있는 모습을 만들기 위해 토우의 허리 부분을 약간 구부려 보세요. 꺽어진 부분은 손끝으로 다독거려 공기 구멍이 없도록 매끄럽게 만져 주세요. 원하는 모습이 만들어졌지요. (서 있는 모습은 '심봉'이라는 것을 넣어서 해야 하는데 작업이 좀 복잡해요.)
④ 이제 가마에서 한 번 구워내면 멋진 토우가 만들어집니다.

☞ 주의하세요.
토우 만드는 시간은 되도록 30∼40분 안에 하도록 해요. 우리의 손에는 열이 있어 만지면서 조금씩 흙이 말라요. 너무 오래 주물거리면 흙이 다 말라버려요. 그러면 굽다가 터지기가 쉬워요. 집중해서 정해진 시간 안에 할 수 있도록 해요.

박형필 선생님 작업실 바깥 한구석에는 진짜 할아버지 같은 토우가 앉아 있습니다. 아이들이 신기해서 쳐다보며 말을 걸기도 합니다. 작업실 안에는 갖가지 형상을 한 토우가 있습니다. 아주 기뻐서 팔을 벌리고 크게 웃는 모습, 세상 고민 다 끌어안은 듯 괴로움에 젖어있는 모습, 뭔가 골똘히 생각에 잠겨있는 모습….
아이들이 작업실의 분위기에 압도되었는지 열심히 만듭니다. 기뻤을 때를 떠올리며 지난 일을 생각만 해도 기쁜지 토우를 만들기보다는 옆 짝궁과 이야기에 빠진 아이들도 있습니다. 흙과 대화를 나누듯이 진지하게 만드는 아이도 있습니다. 안된다고, 만들어 달라고 징징거리는 아이들도 있습니다. 빨리 만들어 놓고 밖에 나가 실컷 뛰어 노는 아이들도 있습니다. 짧은 시간에 스스로 시간을 알아서 잘 쪼개 씁니다.
아이들이 열심히 만든 작품을 사진을 찍으며 보았습니다. 두 팔을 크게 벌리고 웃는 모습, 발레를 하는 모습, 누워서 자는 모습, 앉아서 생각하는 모습 등 아주 다양했습니다. 아이들이 저에게 뭔가 다 한마디씩 던지는 것 같습니다.
"선생님 우리도 다 생각이 있어요. 스스로 알아서 잘 할 수 있어요."
아이들의 힘차고 당찬 목소리가 전해집니다.

아이글

강지연
아침 7시 40분까지 논술선생님댁으로 가서 친구들과 차를 타고 영등포 구청에 갔다. 거기서 다시 고속버스를 타고 서산에 갔다. 거기엔 토우를 잘 만드시는 화가(예술가) 선생님에 작업실이 있었다. 그 안에 들어가면 따뜻하다.
거기 선반에는 선생님과 1차에 온 사람들이 만들어놓은 토우가 있었다. 흙으로 명상하기 등 여러 가지를 했다.
드디어 시작이다. 머리는 쉬운데 팔, 다리는 좀 어렵다. 팔을 양쪽을 만들었는데 다리가 문제였다.
"선생님, 다리 좀 해주세요."
"그래."
선생님은 엄청 빨리 만드셨다. 팔이 너무 얇다며 좀 두툼하게 해주셨다.
다 만들고 마당에 있는 '콜리'라는 털이 많은 강아지를 데리고 놀았다.
"콜리야, 앉아."
"멍, 멍멍."
"콜리야, 엎드려."
정말 말을 잘 듣는다. (누구든지)
점심을 먹고 게임을 한 다음에 그 고속버스를 타고 서울에 와서 또 차를 타고 집에 왔다.

최윤영
드디어 서산으로 토우를 만들러 갔다.
아침 7시부터 오후 7시까지 우리는 토우를 만들고, 여러 시간을 보냈다.
여기에 나, 친구들, 선생님, 언니 오빠들 모두 20명이 넘게 갔다.
참 피곤하였지만 콜리를 구경해서 재미있었다.
나는 무서워서 만지지도 못했지만 재미는 있었다.
어쨌든 너무 너무 재미있었고 다음에도 또 왔으면 좋겠다.
다음에 또 가게 되면 꼭 콜리를 만져보고 같이 놀 것이다.
그럼 오늘은 꿈나라로….  

박혜주
나는 서산이 그렇게 재밌는 줄 몰랐다. 거기서 아주 재미있었던 게 토우 만들기였다.
토우 그림을 멀리서 보면 동물이 자동차처럼 보인다.
토우 선생님이 옛날엔 토우가 장난감으로도 쓰였고 또 생활에도 쓰였다고 했다.
선생님이 눈을 감고 찰흙을 만지라고 했다. 나는 선생님이 눈을 감으라고 했는데 나는 눈을 안 감았다. 눈으로 안 보고 하면 망칠까봐 걱정이 되어서였다.
흙은 부드럽고 물렁물렁하고 따뜻했다.
처음에 생각할 때는 피리를 만들고 싶었는데 내가 앉은 자리 언니들이 사람을 만들어서 나도 사람을 만들었다.
근데 처음에 생각한 것보다 사람이 멋있었다. 처음엔 그냥 앉아있는 사람을 만들었는데 선생님께서 허리가 부러질 거 같다고 해서 아기를 만들어 놓았다. 팔과 다리를 만드는 게 어려웠다. 선생님이 키우는 콜리도 멋있고 선생님도 멋있다.

이예림
오늘은 해오름에서 토우를 만들러 가는 날이었다.
그 곳은 충남 서산이었다. 거기는 강아지(콜리)와 박형필 선생님이 계셨다. 그곳에서 자기가 무엇을 만들 것인가 생각을 했다. 눈을 감고 주사위를 만들었다. 나는 태권도 하는 사람을 만들었다. 그런데 망해서 다시 만들었다. 그것은 꽃병 모양의 사람이었다.
손을 씻고 밥을 먹으러 식당으로 갔다. 밥을 먹고 술래잡기도 하면서 놀았다. 그 다음에는 다시 작업실로 와서 퀴즈를 하고 문제도 맞추고, 차에 올라탔다. 차 안에서 '하얀마음 백구'라는 비디오를 보았다. 윤미, 희수, 인선이랑 369, 공공칠빵을 하면서 놀았다. 거의 다 와서 노래도 불렀다. 영등포구청에 와서 헤어져 집으로 돌아왔다. 참 즐거운 하루였다.

성호
토우를 만들러 느티나무 작업실에 갔다. 거기는 래시 같은 개가 있었다. 그 개 이름은 콜리였다. 나는 콜디(약이름)와 헷갈렸다. 어쩔 때는 할퀴기도 하고 우리들과 친하게 지내기도 하였다. 참 큰 개였는데 크기를 어림해 보니 4m 40cm같았다. 토우를 만들 때는 할 게 없어서 카멜레온을 만들었다.
'토우'란 흙으로 만든 인형이다. 흙 '토' 인형 '우'이다. 그래서 토우란 이름을 붙였다. 아주 옛날에는 부자 집에서 주인이 죽으면 하인들도 같이 묻었다고 했다. 그러다가 하인이 억울하니까 토우로 하인 모습을 만들어 넣게 되었다. 그리고 무덤 속에 칼을 든 군인들도 만들어 넣었다. 죽어서도 주인을 지킬 수 있고, 또 도둑들이 문화재나 보물들을 훔치기 때문에 겁을 주기 위해서 만들어서 넣었다.

박진아(1학년)
토우란 흙으로 만든 인형을 말하는 것이다. 선생님께서 우리가 흙으로 빚어 그늘에서 말린 다음 700에서 900도의 가마에 구우면 된다고 하셨다.
처음에 흙을 만져보니 미끌미끌하고 말랑말랑했다. 느낌이 너무 좋아 계속 만지고 싶었는데, 선생님이 너무 많이 만지면 빨리 굳는다고 해서 안 만졌다. 그리고 눈을 감고 주사위를 만들었다.
먼저 촉감을 느껴본 다음에 주사위를 만들어 봤는데 눈을 감고 구멍을 뚫으니 이상했다. 토우는 사람이 앉아서 운동을 하는 모습을 만들었다. 그래서 선생님이 잘 했다고 하셨다.
다 한 다음에 밖에 가서 놀았다. 선생님네 집에서 개를 키웠다. 그 개의 이름이 콜리다. 콜리와 함께 놀았다. 밥을 먹으러 갔다가 다 먹고 밖에서 놀고, 선생님의 설명을 듣고 집으로 왔다.
너무 재미있었다. 털복숭이 콜리가 참 좋았고, 안아주고 싶었는데 콜리가 아이들이 많아서 이쪽으로 갈까 저쪽으로 갈까 하며 마구 뛰어 안아주지 못해 너무 슬펐다.  

권지우(2학년)
서산에 가서 토우를 만들었다. 화가 선생님을 만나 토우를 만드는 방법에 대해 알아보았다.
화가 선생님의 이름은 박, 형, 필 선생님 이셨다.
진흙을 주물럭거리다가 갑자기 선생님께서 눈을 감고 주사위나, 공을 만 들어 보라고 했다.
그리고 손엔 눈이 달려 있다고 그러셨다. 그리고 눈을 다시 뜨고 오전 수업을 끝내 마쳤다.
그리곤 밥을 먹고 다시 수업을 시작했다. 다시 선생님 말씀을 듣고서 나는 흙으로 발레리나를 만들었다. 발레복도 입히고 슈즈도 신기고.
정말 재밌었다. 힘들고 지치기도 했지만 아주 온 힘을 다 내어 만든 토우는 내 평생 잊지 말아야지. 토우를 다 만들고 놀았다. 화장실을 보니 바다에 지어놓은 멋진 별장 같았다.
선생님이 모이라 하자 사진을 찍고 버스에 탔다. 나는 박형필 선생님이 안 보일 때까지 손을 흔들었다. 버스에서 한 4시간쯤 가서 집에 도착했다. 나는 집에 와서도 그 즐거웠던 토우시간을 다시 생각 해본다.

권순후(5학년)
오늘 토우만들기를 하였다. 토우란 흙으로 만든 인형이라는 뜻이다. 맨 먼저 아침에 일어나고 준비하고 영등포역으로 아빠 차를 타고 갔다. 영등포역에 도착하니깐 유혜인(누나)하고 찬준이 형을 만났다. 또 봉준이 형도 만나고 노준용도 만났다. 버스를 타고 가는데 같은 자리에 탔다. 그리고 가면서 놀았다.
한 1시간 30분쯤 가니 다 도착했다. 도착한 곳은 시골 같은 곳인데 위로 걸어 올라가니깐 설치미술가신 박형필 선생님의 작업실이 나왔다. 이 안에 들어가기 전에 우린 몰래 무를 뽑으러 갔다. 대박을 건졌는데 선생님들이 와서 놓고 빨리 오라고 하셨다. 가서 박형필 선생님의 설명을 들었는데 난데없이 손에 눈이 있다고 하셨다. 나는 손에 눈이 있는 줄은 몰랐다. 그냥 오장육부가 있다는 것은 알고 있었는데…. 그리고 눈을 감으라고 하셨다. 그 다음엔 눈을 뜨지 말고 공이나 정육면체를 만들라고 하셨다. 난 눈을 뜨고 만들었다.
그리고 밥 먹으러 식당에 갔다. 그런데 맛있는 반찬 햄하고 탕수육은 순식간에 없어졌다. 놀랐다. 또 나도 많이 먹었다. 밥을 다 먹고 다시 작업실에 갔다. 그리고 박형필 선생님 지시대로 토우를 만들기 시작했다. 어떻게 만드냐면 흙덩어리에서 얼굴을 뽑고 팔도 뽑고 다리도 뽑으면서 만드는 것이다. 난 사람이 엎드려서 생각하는 모습을 만들었다. 예술이었다.
사진을 찍고 차에 탔다. 그리고 아침에 오면서 탄 자리대로 또 탔다. 차 안에서 백설기라는 떡을 줬는데 반만 먹고 반은 창문 밖으로 던져서 차에 맞추며 놀았다. 재미있었다. 어쩌다가 선생님한테 걸려서 혼날 때도 있었지만 그래도 계속했다. 떡이 차 위에 올라가서 떨어지지 않았다. 엄청 웃겼다. 영등포역까지 가는데 차가 막혀서 1시간 30분이면 갈 것을 4시간이 걸려서 도착했다. 황당했다.
그래도 가면서 '벅스 라이프', '톰과제리'도 봤다. 재밌었다. 그리고 영등포역에 도착해서 모두들이랑 헤어지고 우리팀끼리 집으로 갔다. 근데 영등포역으로 갈 때 휴게소에 들리면 봉준이형이 과자를 사준다고 했는데 아깝게도 휴게소에 못 들렸다. 봉준이형이 중학교 가야 할 공부해야 한다고 다음부터 못 올 수도 있다고 했다. 정말 아쉽고 서운하다. 그리고 찬준이형은 완전 우리동네 돼지 정우기같다. 또 아빠께서 우릴 태우러 못 오셔서 건주 아줌마하고 아저씨가 태우러 오셨다. 그리고 가면서 KFC에 들러서 치킨버거를 사서 먹었다. 다음에 다른 곳으로 들공부를 갈 때 봉준이 형이 없으면 좀 허전할 것 같다.

유혜인(6학년)
일요일은 내가 제일 많이 늦잠을 자는 날인데 오늘은 들공부에서 토우 만들러 가기 때문에 그렇게 하지 못하였다. 졸린 몸을 이끌고, 내가 졸린 것보다 엄마께서는 더 피곤하시겠다는 생각을 하고 정신을 차리기로 마음먹었다.
아침에 영등포까지 가는데는 엄마께서 태워다 주셨다.
영등포에 도착해서 버스를 타려고 하니깐 아무도 없었다. 1등! 그리 좋은 건 아니지만…. 졸리기만 할뿐. 계속 기다리니깐 한두 명씩 오면서 버스 안이 꽉 차게 되었다. 졸린 건 금방 없어졌지만 제일 문제가 되는건 배고프다는 점이었다. (꼬르륵)
몇시간이었던가. 어쨌든 몇 시간 가다보니깐 목적지에 다다랐다! 멀미했던 게 제일 고생이었다. 배고팠던 점이랑.
제일 먼저 우리는 눈을 감고서 동그라미나 정육면체를 만들기로 했다. 눈을 꼭 감고서. 선생님께서는 우리 손가락 끝에는 뇌가 있기 때문에 손의 감각으로도 충분히 만들 수 있다고 하셨다. 정말이었다. 정말로 눈을 떠 보니 잘 만들어져 있었다. 점심 시간이 되어서 점심을 먹으러 가는데 가는 시간만 해도 10분 정도 걸렸다.
맛있는 점심을 먹고서 본격적으로 토우를 만들기 시작했다. 토우란 흙으로 만든 인형이라고 한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 모두는 사람을 만들었다. 대부분 아이들은 토우에 대해 모르고 그냥 찰흙으로 만들라고 하면 붙여서 만들지만 선생님께서는 붙이면 나중에 마르고서 떼어지기 때문에 한 형체에서 뽑아내면서 머리도 만들고 팔, 다리도 모두 만드는 거라고 하셨다. 그래서 나는 한 덩어리를 잘라서 뽑아냈다. 머리, 팔, 다리…. 만드는 게 너무 재미있었다. 하지만 너무 조물락 거렸던지 금이 가기 시작했다. 헤헤.. 그래서 금이 간 부분을 대충 문지르고 끝냈다. 작품 완성! 얼마나 멋있던지. 내가 직접 만든 거라서 정말 멋있었다. 호호호.
모든 일정이 끝나고 집으로 돌아왔다. 토우는 그곳 선생님께서 말린 다음 구워서 언제더라… 12월 중 모일 때 주신다고 했다. 토우 만들기란 쉬우면서도 어려운 것 같다. 하지만 한번 만들어 봤으니깐 이제 한번 더 만들어보면 더 쉽게 만들 수 있을 것 같다.  

참고자료

토우란 무엇인가?

흙으로 만든 인물상. 그러나 넓은 의미에서는 사람의 형상뿐만 아니라 동물이나 생활용구·집 등을 본떠 만든 것을 총괄해서 일컫기도 한다.
고대에 토우가 만들어졌던 목적은 장난감으로서의 것도 있겠지만, 주로 주술적인 우상(偶像)으로 만들어진 것이 많다. 후에는 또 무덤 안에 바쳐진 죽은 자의 껴묻거리로도 만들어졌다. 주술적인 의미를 가진 토우에는 특히 여성상이 많다. 이러한 여성상은 얼굴이나 세부 표현은 극히 간략하고 여성의 특징인 유방과 엉덩이, 허리 등을 과장한 나체상이 많은데, 이는 여성의 생식 능력과 토지의 생산력이 깊은 관계가 있다고 생각하여 여성의 생산성을 신성시하던 지모신숭배(地母神崇拜)의 주술적 행위를 나타낸 것으로 생각된다.
이집트·메소포타미아·에게해역 등에서 이미 신석기시대부터 이러한 토우가 등장하였다. 중국에서도 양사오문화(仰韶文化) 이래 토우가 등장하여, 은대에는 무덤 안의 껴묻기용으로 토용(土俑)이 만들어졌다. 일본에서는 조몬(繩文)시대 중기 이후 토우가 많이 만들어졌다. 이들 토우는 대량으로 발견되고 있는데, 완전한 형태로 출토되는 것은 거의 없다. 이는 고의로 신체의 어느 부분을 잘라서 질병이나, 상해·재해를 여기에 전가시키려 한 주술의 흔적을 보여주는 것이다. 고분(古墳)시대에 들어오면 하니와(埴輪)라는 독특한 유물이 나타나는데, 이는 토제로 갖가지 인물이나 동물·기물(器物) 등을 만들어 거대한 봉토분(封土墳)의 주변에 둘러놓은 것으로, 토우의 하나로 분류하기도 한다.
한국은 신라의 토우가 대표적이며, 고려시대에는 그 예가 거의 알려져 있지 않으나 조선시대에 오면 백자로 무덤에 인물·동물·생활용기 등을 만들어 명기(明器)라 하여 껴묻기한 것이 있다. 한국에서 토우라 하면 대개 신라의 그것을 가리킨다.
신라의 토우는 좁은 의미로는 독립된 상으로 표현된 인물상이나, 동물상을 가리킨다. 그러나 토우의 제작 목적의 가장 중요한 것이 주술적 신앙표현이라든지, 무덤의 껴묻기용품에 있다고 할 때 토우의 범위는 좀더 넓어진다. 즉 지금까지 이형토기(異形土器)라 부른 상형토기(象形土器)라든지, 토기의 장식에 쓰인 장식용의 작은 토우들이 그것인데, 그 출토 상태나 사용 목적을 볼 때 위의 것들도 넓은 의미에서는 토우의 범위에 들어갈 수 있다고 하고 있다. 독립된 인물상이나, 동물상으로서의 신라토우는 그 의미는 중국의 도용(陶俑)과 같은 것으로, 말탄 무사를 나타낸 기마상, 악기를 연주하거나 노래하는 인물상 등을 비롯하여 독특한 몸짓으로 감정을 나타내고 있는 10∼20 cm의 작은 토우들이 알려져 있다. 특히 남자나 여자상 가운데에는 성기를 과장해서 표현한 경우가 눈에 띄는데, 이는 고대인들의 풍요와 다산을 기원하는 주술적 신앙을 표현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들 토우는 그 출토지나 출토 상태가 알려져 있지 않아 성격을 파악하기가 어려웠으나 1968년에 발굴된 통일신라시대 돌방무덤(石室古墳)에서, 토우가 돌방 네 구석에 놓여진 상태에서 발견되어 토우의 껴묻기 상태를 조금이나마 알 수 있었다. 이 고분은 이로 인하여 토우총이라는 이름을 얻었다. 또 경주 시내 용강동과 황성동의 통일신라시대 돌방무덤에서 시립(侍立)하거나 태껸의 자세를 취하고 있는 문관상(文官像), 병사상(兵士像), 여인상, 서역인상(西域人像)과 수레바퀴 등이 발견되어 당시의 인물상, 복식 연구, 동서 문화의 교류 연구에 중요한 자료를 제공하였다. 굽다리접시(高杯) 뚜껑이나 항아리 어깨 부위 등에 장식으로 붙인 작은 토우들은 10cm를 넘지 않는 것들로서 인물·동물들을 주로 표현하고 있다. 미추왕릉 지구 계림로 30호분에서 출토된 항아리에 장식된 토우들은 임신한 여인이 가야금을 뜯는 모습, 남녀의 성행위 장면, 개구리를 물고 있는 뱀·새·오리·거북 등을 표현한 것이다. 이러한 신라의 장식토우들 중 인물상은 특히 임신하거나 유방이나 성기를 과장해서 표현하거나 또한 성애(性愛) 중인 남녀를 표현한 것이 많은데, 이들은 인간의 생식력과 자연의 생산력을 동일선상에서 사고하여 이러한 토우들로 장식한 토기에 종자나 그외 소중한 것을 담거나 농경제의 때 사용하여 자연의 풍요를 빌었던 목적에서 만들어졌을 것으로 생각된다. 또 동물상은 일종의 벽사(僻邪)의 주술을 담은 것이 아닌가 생각되기도 한다. 기물을 본뜬 상형토기는 무덤에서의 출토 상태를 볼 때 장례의식에 쓰인 것으로 해석되며 죽은 사람을 저 세상으로 편안히 보내거나 죽은 뒤의 생활을 보장해주기 위한 목적에서 만들어 무덤에 묻었던 것으로 해석된다. 즉 말이나, 배, 수레와 새 모양의 토기나, 집이나 창고 모양의 토기들이 그러한 것들이다. 이상의 토우들은 당시의 생활상이나 세계관과 신앙내용을 해석하는 데 중요한 자료를 제공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