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등 논술 강의 나눔터
안감에 털이 복실복실 달린 자칭 '럭셔리'한 사파리형 외투를 입고 등장하신 김형준 샘은 그야말로 '키다리'셨습니다. 오늘 결석하신 샘들은 '현대 사회'편 수업 이후에야 만나실 수 있습니다. 수업은 샘이 준비하신 프린트로 진행됐습니다. 내용이 많아 요약을 과감하게 해야겠으나 결석샘들을 위해 조금만 커트하겠습니다. 프린트물은 제가 챙겨놨으니 다음 시간에 꼭 오셔서 받아가세요.
<텍스트와 독해>
수업 열기:독해의 목표는 자기 생각을 기반으로 텍스트에서 새로운 발견을 통해 인식의 전환을 이루는 것이다. 논술 수업의 가장 중요한 목표는 아마도 이러한 독해력의 향샹 아닐까 한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은 독해를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 '역사란 무엇인가'를 읽고 주내용을 전혀 모른 채 '역사는 과거와 현재와의 대화이다'하는 명구절 하나만을 달랑 기억하면서 그 책을 읽었노라 자위하는 사람이 태반이다. 학생들 역시 '징검다리'식으로 독해를 한다. 눈에 들어오는 대로 건너뛰고 읽기 편하고 이해되는 부분만 골라 읽는다. 그러나 '알고 있는 지식의 확인'만 이루어질 뿐 정작 중요한 '새로운 이해,발견'은 간과되고 있다. 이러한 잘못된 독해 태도가 반영된 문화 현상이 '베스트셀러'의 존재이다. 누구나 알고 있고 이해한다고 여기는 뻔한 내용이 베스트셀러류의 근간을 이룬다. 앞서 지적했듯 사람들이 텍스트에서 자기 지식만 확인하려 하기 때문이다. 이것은 대단히 자족적 독서로서 새로운 발견을 두려워하고 기피하는 편의주의적 발상이다.
본말:모둠 토론을 거쳐 프린트 내용 하나하나 짚어가기
1.텍스트의 개념
과거: '책'(서적,literacy)->현재:tv,그림, 영화....,삶의 풍경 자체, 모든 미디어,모든 정보를 포괄(서구에서는 이러한 텍스트의 개념 확장에 따라 'media literacy교육을 실시한다고 함/심지어 관상쟁이에게는 사람 얼굴이 텍스트요 손금 보는 사람에게는 손금이 텍스트)
*군말-텍스트에 대한 학생들의 오해:"정확한 독해가 과연 존재할 수 있나요?"
->시어의 애매성, 다의성을 겨냥한 아이들의 영악한 질문이다. 자기 편한 대로, 자기 마음대로 쉽게 독해를 하려는 아이들의 술책이라고나 할까? 그러나 이것은 다음 두 가지 오해를 기반으로 하는 편견에 불과하다.
->첫째, '시인이 자기 시를 가장 잘 안다'-그렇지 않다. 시인은 자기가 속한 사회의 영향을 받고 그것이 무의식적으로 작품에 반영된다. 따라서 시인(작가) 자신보다 평론가가 작품을 더 정확히 이해할 수도 있다.
->둘째,'독해는 내가 하는 것이다.'-그렇지 않다. 독해는 독자(나)와 작가의 '대화'이다. 이 대화는 일정한 '틀'을 따라야 한다. 틀이란 작품에 반영된 총체적인 배경을 가리킨다. 마음대로 이 틀을 무시하고 벗어나는 것은 무의미 내지 엽기가 된다.(예:'춘향전'에서 볼 수 있는 갈등 구도로 '산업화의 폐해' 같은 엉뚱한 요소를 지적하는 것.
->텍스트 독해의 정답이 꼭 하나인 것은 아니지만 정답없이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지는 않다.
2.텍스트의 성격 살피기
1)사회성
->텍스트는 작가의 사회에 대한 비판,소망 등을 고루 담은 메시지이다. 따라서 모든 텍스트에는 '작가가 사회에 하고 싶은 말'이 있는 것이다.
->예제:황순원의 '송아지' 읽고 우리에게 주는 의미 한 문장으로 요약하기(98년 경희대 문제였음/20분 뒤다섯 모둠이 각각 정답 적어 제출)
*학생들의 대표적 오답 소개*
->애완 동물을 보호하자!(돌이와 송아지의 관계를 인간과 동물의 관계로 편협하게 해석한 결과,돌이는 송아지를 엄연히 인격체로 대하고 있음)
->전쟁의 비극!(이 작품에서 전쟁은 돌이와 송아지의 끈끈한 관계를 부각시키는 장치일 뿐 주제가 아님, 전쟁 대신 지진,해일 등이 등장해도 무관) (군말 :작가는 자신의 생각을 소재를 통해 구체화시켜 전달하고 독자는 자신의 가치관과 경험을 기반으로 이렇게 구체화된 소재들에서 작가의 생각,즉 주제를 추상화해 낸다. 이 때 '소재=주제' 식의 오류를 범해서는 안 된다. 전쟁의 비극이란 오답은 이러한 오류에서 나왔다.)
*그렇다면 정답은?*
->우선 소설의 3요소 상기해 보자. :주제, 구성, 문체
구성의 3요소는:인물, 사건, 배경
이 작품에서 갈등을 빚는 인물은: 돌이(송아지를 인격체로 대함)<->아버지(송아지를 도구, 재산으로 수단시함)
갈등 빚는 주요 사건:코뚜레-돌이는 마음 아파함<->아버지는 대수롭지 않아함
피난-돌이는 송아지를 두고 갈 수 없어 마음 고생<->아버지는 얼음길을 같이 갈 수 없으므로 당연히 두고 가야함
->결국 돌이와 송아지의 관계, 아버지와 송아지의 관계라는 대립항을 통해 볼 때 이 작품의 메시지는 '현대의 도구적 인간 관계 비판', '인격적 관계의 아름다움' 정도로 요약된다. (군말:인격적 아름다움이란 작품 말미에서 고삐를 풀고 돌이를 쫓아온 송아지와 돌이의 죽음에 이러러 빛을 발한다. 이것은 맹목적 사랑=순수한 사랑이다. 보통 '맹목적'이란 어휘는 부정적 뉘앙스를 풍기나 이것 역시 우리의 편견일 뿐이다. 목적 없는 사랑은 티없이 순수한 사랑과 등가를 이룬다. 우리가 매사에 목적, 목표를 중시하는 삶을 살다보니 이 어휘에 부정적 감정을 갖게 되었을 뿐!)
->학생들의 의식:학생들도 현대 사회의 문제점을 '인간 소외'로 인식하나 수박 겉핥기식이다. (예:이웃 노인이 굶어 죽었는데 아무도 몰랐다) 소외란 '주체'로서 자리매김하지 못하고 '객체화,도구화'되는 것이다. (예:광고 전화-"고객님! 고객님!" 하고 나를 부르지만 나는 사업적 이용의 대상이지 진정한 주체로 인식되지 못함) 학생들의 교우 관계 역시 집 평수 등을 기준으로 서로를 소외시킨다.
->이은경 선생님 질문:"이 작품이 발표된 1961년은 근대화 초기로서 아직도 우리 사회에 전통 사회의 미덕이 많이 남아 있지 않았나? 그런데도 이 작품의 주제를 인간 소외 비판으로 몰고 가는 건 확대 해석 아닌가?"-그렇지 않다. 60년대 자체가 이미 상당량 전통 사회가 파괴된 시기였다. 한국 사회에 유독 강한 가족이기주의는 일부 논문에 의하면 '전쟁 체험' 때문이란다. 서로 믿고 살던 지역 공동체 사회가 전쟁을 겪으면서 옆집 아저씨를 믿지 못하고 오로지 자기 가족만 믿는 불신사회로 바뀌었다. 또한 산업화 역시 일조를 했다. 무엇보다 이러한 시대적 배경을 떠나서도 이 작품의 주제는 '돌이와 송아지의 순수한 사랑'과 같이 비교적 평이하게 추출될 수 있다. 다만 송아지를 동물이 아닌 인격체로 상정하여 현대의 삭막한 인간관계를 비판해 낼 수 있어야겠다.
->카프카의 '변신'과 이 작품을 콤보로 수업해도 좋겠다.
2)역사성,정치성(당파성)
->모든 텍스트에는 저자의 '이해 관계' 및 '역사적 상황'이 반영되어 있다. 즉 모든 텍스트는 정치적이다.
그런데 우리 사회에는 '탈정치화'가 만연해 있다. 정치는 더러워서 얘기하기 싫고 정치와 무관한 것이 순수하다는 입장으로 학생들에게도 보편적이다. 그러나 이것은 더러운 정치인이 계속 더럽게 존재할 수 있도록 적극 도와주는 결과를 초래할 뿐이다. 탈정치성이 텍스트 독해에도 개입될 때 텍스트 이해에도 한계를 가져 올 것이다. 특히나 한국인은 텍스트를 맹신하는 경향이 있다. 저자의 입장을 살펴가며 읽고 그 입장 너머의실체를 이해하도록 해야 한다.
*신데렐라의 원형을 읽고 이것이 현재 이야기로 바뀌게 된 역사적 사건 두 가지 찾기
원형 살피기:착취받는 하녀 봉기의 주도자로서 신데렐라는 왕자의 청혼을 정치적 입장 차이로 거절->구전되던 설화로서 지배 계급에 적대적인민중의 입장 반영 (독일의 한 논문-신데렐라는 '재 투성이 아가씨'란 뜻인데 그녀는 독일 남부의 농민 반란 주도 영웅으로 빈번한 야전 때문에 막사에서 모닥불을 피웠고 이 때문에 재투성이 될 수밖에 없었다고 함)
현재 이야기 살피기:착학 신데렐라가 복 받음. 착한 것은 순종적인 것, 능동적인 사고, 행동의 부재->신데렐라의 다양한 원형을 그림 형제가 동일한 판형으로 각색하는 과정에서 당시 주요 독자층이던 부르조아의 취향만 반영
->따라서 정답은 '산업 혁명'(부르조아의 지배 계급화)+'구텐베르그의 인쇄술 발명'(단일 판형의 대량 생산, 대량 소비 가능-성경 역시 중세가 지나서야 민중에게 보급되는 아이러니 존재)
*춘향전에 적용하기(형준 샘 추론)
구전 설화의 결말:춘향의 죽음->변학도,이몽룡을 모두 부정적으로 보는 민중적 시각 반영
신재효의 판소리 사설 정리본의 결말:춘향과 몽룡의 만남->당시 연고지에 배치될 수 없는 암행어사제를 왜곡하면서까지 변학도는 악한,이몽룡은 선인으로 그려 선악의 문제를 개인적 차원으로 귀속시키려는 양반 지배 계급의 입장 반영(신재효가 양반)
*신문에 나타나는 텍스트의 정치성
소말리야 PKO 파병 시 :조선일보->영관급 장교와 아들의 이별 사진 게재
한겨레->이등병과 노모의 이별 사진 게재
->사진 기자의 렌즈를 거쳐 신문사의 입장에 맞는 선별이 이루어짐
-> 신문의 정치성에 대한 인식 없이 내용 그대로를 철썩같이 믿고 자기화하는 경우 문제 발생
->'신문 읽기의 혁명' 등을 통해 신문 비판적 읽기 시도해 보자
3.정확한 독해의 조건
1)구체적 이해
->글자 하나, 토씨 하나, 문장 부호 하나...빠짐없이 쫀쫀하게 읽어야 한다. 그것들은 모두 저자의 의도를 반영하는 통로이기 때문이다.
*황지우의 '겨울-나무로부터 봄-나무에로'를 일고 '-'의 의미 요약하기
->줄 표시가 없다면 겨울, 봄은 나무를 수식하는 수식어에 불과, '봄이 오면 꽃이 핀다'는 식의 수동적 대상 인식(나무를 주체로 인식하지 않고 계절의 변화라는 환경에 종속된 객체로 봄) 역시 텍스트 이해를 방해함
-> 수미상관의 구조 살피기:나무는 자기 몸으로 나무이다;나무가 주체이나 평범한 상태
아아, 마침내, 끝끝내/꽃피는 나무는 자기 몸으로/꽃피는 나무이다;고통을 극복하려는 노력을 통해 질적 변화를 이룬 상태
->따라서 '-'의 의미는 '주체적 노력을 통한 질적 변화(성장, 성숙, 발전, 변혁 등)의 추구' 내지 '환경에 지배되지 않고 주체적으로 환경을 변화시키려는 노력' 정도로 파악할 수 있다. (환경도 바꾸고 자신도 바꾸는 주체적,역동적 존재!-주체.객체 변증법/이 시의 당대 배경이었던 군사 독재가 무너지고 민주화가 이룩된 데는 누군가의 이러한 노력이 있었다.)
*학생들의 건성으로 읽기->'차이들'에 대해 논술하라를 '차이'에 대해 논술하라로 읽어 한 가지 차이만 제시하여 감점됨/제목을 적으시오(유의 사항)를 건너뛰어 감점됨
*구체적 독해의 중요성->거시적 의미와 미시적 의미 차이는 동전의 앞뒤 관계,후자를 통해서야 비로소 전자를 발견하는 것임. 그런데도 양을 중시하는 독서 행태가 횡행하는데 한 권이라도 꼼꼼하게 읽는 것이 중요. 교사가 먼저 텍스트의 사소한 것에 관심을 많이 가져야 함.
2)구조적 이해
*(가)- '나무야 나무야' 중, (나)-'한비자' 중:공통적 교훈 찾기
문제 해결 과정->우선 (나)에서 두드러진 대비 구도 찾기:발(현실)<->탁(관념)
이 관계를 (가)에도 적용시켜 대비 구도 찾기:집(현실)<->그림(관념)
결과->현실과 동떨어진 관념에 지배되어서는 안 된다.
*오독:(나)의 대비 구도를 (가)에 잘못 적용시킨 경우 대립항을 '기둥'<->'지붕'으로 추론하게 된다. 즉 현실과 관념의 대립이라는 구조적 의미를 간과하고 단순히 표면적 의미 대립에만 초점을 맞추었기 때문이다. 이 경우 학생들은 '기초가 중요하다'는 식의 잘못된 교훈을 추출하여 '삼삼풍 백화점 붕괴,성수대교 붕괴 사건 등을 논거화한다.
*담배 경고문 구조적으로 읽기
->'지나친 흡연은 건강에 해롭습니다'에서 '지나친'은 그 자체가 이미 부정적 의미를 띤다. 지나치지 않으면서 건강에 해로운 흡연은 없다. 모든 흡연은 나쁘며 지나친 것이다. 그러나 이 경고문은 지나치지만 않으면 흡연이 괜찮다는 식으로 유도해 흡연자에게 질병의 책임을 교묘히 전가시킨다.
*학생들 글 구조적으로 읽기
->'~노력하자':상투적인 마무리로 굳이 쓸 필요가 없는 말. 논술에서 문제 의식을 보였다면 노력하는 것은 당연한 귀결이므로 어떤 방향으로 어떻게 노력할 것인지를 밝히는 게 필요하다.
->'~조화를 이루자':역시 당연한 말로 어떤 조화를 어떻게 이룰 것인지 써야 한다.
*교사의 노력 사항:텍스트의 한 구절에 집착하지 말고 다른 구절과의 연결 및 흐름을 파악하도록 하자. 이를 위해 한 페이지, 한 쳅터의 구조도를 그려가며 읽고 이것을 모아 전체 구조도로 만들어 보자. (숲을 보아야 하고 그러기 위해선 나무를 보아야 한다./'목차'에 유의하기/일정 범위에서 출제되는 우리나라 시험 문제는 학생들의 구조적 독해를 방해하는 첨병이다.)
<텍스트와 독해>
수업 열기:독해의 목표는 자기 생각을 기반으로 텍스트에서 새로운 발견을 통해 인식의 전환을 이루는 것이다. 논술 수업의 가장 중요한 목표는 아마도 이러한 독해력의 향샹 아닐까 한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은 독해를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 '역사란 무엇인가'를 읽고 주내용을 전혀 모른 채 '역사는 과거와 현재와의 대화이다'하는 명구절 하나만을 달랑 기억하면서 그 책을 읽었노라 자위하는 사람이 태반이다. 학생들 역시 '징검다리'식으로 독해를 한다. 눈에 들어오는 대로 건너뛰고 읽기 편하고 이해되는 부분만 골라 읽는다. 그러나 '알고 있는 지식의 확인'만 이루어질 뿐 정작 중요한 '새로운 이해,발견'은 간과되고 있다. 이러한 잘못된 독해 태도가 반영된 문화 현상이 '베스트셀러'의 존재이다. 누구나 알고 있고 이해한다고 여기는 뻔한 내용이 베스트셀러류의 근간을 이룬다. 앞서 지적했듯 사람들이 텍스트에서 자기 지식만 확인하려 하기 때문이다. 이것은 대단히 자족적 독서로서 새로운 발견을 두려워하고 기피하는 편의주의적 발상이다.
본말:모둠 토론을 거쳐 프린트 내용 하나하나 짚어가기
1.텍스트의 개념
과거: '책'(서적,literacy)->현재:tv,그림, 영화....,삶의 풍경 자체, 모든 미디어,모든 정보를 포괄(서구에서는 이러한 텍스트의 개념 확장에 따라 'media literacy교육을 실시한다고 함/심지어 관상쟁이에게는 사람 얼굴이 텍스트요 손금 보는 사람에게는 손금이 텍스트)
*군말-텍스트에 대한 학생들의 오해:"정확한 독해가 과연 존재할 수 있나요?"
->시어의 애매성, 다의성을 겨냥한 아이들의 영악한 질문이다. 자기 편한 대로, 자기 마음대로 쉽게 독해를 하려는 아이들의 술책이라고나 할까? 그러나 이것은 다음 두 가지 오해를 기반으로 하는 편견에 불과하다.
->첫째, '시인이 자기 시를 가장 잘 안다'-그렇지 않다. 시인은 자기가 속한 사회의 영향을 받고 그것이 무의식적으로 작품에 반영된다. 따라서 시인(작가) 자신보다 평론가가 작품을 더 정확히 이해할 수도 있다.
->둘째,'독해는 내가 하는 것이다.'-그렇지 않다. 독해는 독자(나)와 작가의 '대화'이다. 이 대화는 일정한 '틀'을 따라야 한다. 틀이란 작품에 반영된 총체적인 배경을 가리킨다. 마음대로 이 틀을 무시하고 벗어나는 것은 무의미 내지 엽기가 된다.(예:'춘향전'에서 볼 수 있는 갈등 구도로 '산업화의 폐해' 같은 엉뚱한 요소를 지적하는 것.
->텍스트 독해의 정답이 꼭 하나인 것은 아니지만 정답없이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지는 않다.
2.텍스트의 성격 살피기
1)사회성
->텍스트는 작가의 사회에 대한 비판,소망 등을 고루 담은 메시지이다. 따라서 모든 텍스트에는 '작가가 사회에 하고 싶은 말'이 있는 것이다.
->예제:황순원의 '송아지' 읽고 우리에게 주는 의미 한 문장으로 요약하기(98년 경희대 문제였음/20분 뒤다섯 모둠이 각각 정답 적어 제출)
*학생들의 대표적 오답 소개*
->애완 동물을 보호하자!(돌이와 송아지의 관계를 인간과 동물의 관계로 편협하게 해석한 결과,돌이는 송아지를 엄연히 인격체로 대하고 있음)
->전쟁의 비극!(이 작품에서 전쟁은 돌이와 송아지의 끈끈한 관계를 부각시키는 장치일 뿐 주제가 아님, 전쟁 대신 지진,해일 등이 등장해도 무관) (군말 :작가는 자신의 생각을 소재를 통해 구체화시켜 전달하고 독자는 자신의 가치관과 경험을 기반으로 이렇게 구체화된 소재들에서 작가의 생각,즉 주제를 추상화해 낸다. 이 때 '소재=주제' 식의 오류를 범해서는 안 된다. 전쟁의 비극이란 오답은 이러한 오류에서 나왔다.)
*그렇다면 정답은?*
->우선 소설의 3요소 상기해 보자. :주제, 구성, 문체
구성의 3요소는:인물, 사건, 배경
이 작품에서 갈등을 빚는 인물은: 돌이(송아지를 인격체로 대함)<->아버지(송아지를 도구, 재산으로 수단시함)
갈등 빚는 주요 사건:코뚜레-돌이는 마음 아파함<->아버지는 대수롭지 않아함
피난-돌이는 송아지를 두고 갈 수 없어 마음 고생<->아버지는 얼음길을 같이 갈 수 없으므로 당연히 두고 가야함
->결국 돌이와 송아지의 관계, 아버지와 송아지의 관계라는 대립항을 통해 볼 때 이 작품의 메시지는 '현대의 도구적 인간 관계 비판', '인격적 관계의 아름다움' 정도로 요약된다. (군말:인격적 아름다움이란 작품 말미에서 고삐를 풀고 돌이를 쫓아온 송아지와 돌이의 죽음에 이러러 빛을 발한다. 이것은 맹목적 사랑=순수한 사랑이다. 보통 '맹목적'이란 어휘는 부정적 뉘앙스를 풍기나 이것 역시 우리의 편견일 뿐이다. 목적 없는 사랑은 티없이 순수한 사랑과 등가를 이룬다. 우리가 매사에 목적, 목표를 중시하는 삶을 살다보니 이 어휘에 부정적 감정을 갖게 되었을 뿐!)
->학생들의 의식:학생들도 현대 사회의 문제점을 '인간 소외'로 인식하나 수박 겉핥기식이다. (예:이웃 노인이 굶어 죽었는데 아무도 몰랐다) 소외란 '주체'로서 자리매김하지 못하고 '객체화,도구화'되는 것이다. (예:광고 전화-"고객님! 고객님!" 하고 나를 부르지만 나는 사업적 이용의 대상이지 진정한 주체로 인식되지 못함) 학생들의 교우 관계 역시 집 평수 등을 기준으로 서로를 소외시킨다.
->이은경 선생님 질문:"이 작품이 발표된 1961년은 근대화 초기로서 아직도 우리 사회에 전통 사회의 미덕이 많이 남아 있지 않았나? 그런데도 이 작품의 주제를 인간 소외 비판으로 몰고 가는 건 확대 해석 아닌가?"-그렇지 않다. 60년대 자체가 이미 상당량 전통 사회가 파괴된 시기였다. 한국 사회에 유독 강한 가족이기주의는 일부 논문에 의하면 '전쟁 체험' 때문이란다. 서로 믿고 살던 지역 공동체 사회가 전쟁을 겪으면서 옆집 아저씨를 믿지 못하고 오로지 자기 가족만 믿는 불신사회로 바뀌었다. 또한 산업화 역시 일조를 했다. 무엇보다 이러한 시대적 배경을 떠나서도 이 작품의 주제는 '돌이와 송아지의 순수한 사랑'과 같이 비교적 평이하게 추출될 수 있다. 다만 송아지를 동물이 아닌 인격체로 상정하여 현대의 삭막한 인간관계를 비판해 낼 수 있어야겠다.
->카프카의 '변신'과 이 작품을 콤보로 수업해도 좋겠다.
2)역사성,정치성(당파성)
->모든 텍스트에는 저자의 '이해 관계' 및 '역사적 상황'이 반영되어 있다. 즉 모든 텍스트는 정치적이다.
그런데 우리 사회에는 '탈정치화'가 만연해 있다. 정치는 더러워서 얘기하기 싫고 정치와 무관한 것이 순수하다는 입장으로 학생들에게도 보편적이다. 그러나 이것은 더러운 정치인이 계속 더럽게 존재할 수 있도록 적극 도와주는 결과를 초래할 뿐이다. 탈정치성이 텍스트 독해에도 개입될 때 텍스트 이해에도 한계를 가져 올 것이다. 특히나 한국인은 텍스트를 맹신하는 경향이 있다. 저자의 입장을 살펴가며 읽고 그 입장 너머의실체를 이해하도록 해야 한다.
*신데렐라의 원형을 읽고 이것이 현재 이야기로 바뀌게 된 역사적 사건 두 가지 찾기
원형 살피기:착취받는 하녀 봉기의 주도자로서 신데렐라는 왕자의 청혼을 정치적 입장 차이로 거절->구전되던 설화로서 지배 계급에 적대적인민중의 입장 반영 (독일의 한 논문-신데렐라는 '재 투성이 아가씨'란 뜻인데 그녀는 독일 남부의 농민 반란 주도 영웅으로 빈번한 야전 때문에 막사에서 모닥불을 피웠고 이 때문에 재투성이 될 수밖에 없었다고 함)
현재 이야기 살피기:착학 신데렐라가 복 받음. 착한 것은 순종적인 것, 능동적인 사고, 행동의 부재->신데렐라의 다양한 원형을 그림 형제가 동일한 판형으로 각색하는 과정에서 당시 주요 독자층이던 부르조아의 취향만 반영
->따라서 정답은 '산업 혁명'(부르조아의 지배 계급화)+'구텐베르그의 인쇄술 발명'(단일 판형의 대량 생산, 대량 소비 가능-성경 역시 중세가 지나서야 민중에게 보급되는 아이러니 존재)
*춘향전에 적용하기(형준 샘 추론)
구전 설화의 결말:춘향의 죽음->변학도,이몽룡을 모두 부정적으로 보는 민중적 시각 반영
신재효의 판소리 사설 정리본의 결말:춘향과 몽룡의 만남->당시 연고지에 배치될 수 없는 암행어사제를 왜곡하면서까지 변학도는 악한,이몽룡은 선인으로 그려 선악의 문제를 개인적 차원으로 귀속시키려는 양반 지배 계급의 입장 반영(신재효가 양반)
*신문에 나타나는 텍스트의 정치성
소말리야 PKO 파병 시 :조선일보->영관급 장교와 아들의 이별 사진 게재
한겨레->이등병과 노모의 이별 사진 게재
->사진 기자의 렌즈를 거쳐 신문사의 입장에 맞는 선별이 이루어짐
-> 신문의 정치성에 대한 인식 없이 내용 그대로를 철썩같이 믿고 자기화하는 경우 문제 발생
->'신문 읽기의 혁명' 등을 통해 신문 비판적 읽기 시도해 보자
3.정확한 독해의 조건
1)구체적 이해
->글자 하나, 토씨 하나, 문장 부호 하나...빠짐없이 쫀쫀하게 읽어야 한다. 그것들은 모두 저자의 의도를 반영하는 통로이기 때문이다.
*황지우의 '겨울-나무로부터 봄-나무에로'를 일고 '-'의 의미 요약하기
->줄 표시가 없다면 겨울, 봄은 나무를 수식하는 수식어에 불과, '봄이 오면 꽃이 핀다'는 식의 수동적 대상 인식(나무를 주체로 인식하지 않고 계절의 변화라는 환경에 종속된 객체로 봄) 역시 텍스트 이해를 방해함
-> 수미상관의 구조 살피기:나무는 자기 몸으로 나무이다;나무가 주체이나 평범한 상태
아아, 마침내, 끝끝내/꽃피는 나무는 자기 몸으로/꽃피는 나무이다;고통을 극복하려는 노력을 통해 질적 변화를 이룬 상태
->따라서 '-'의 의미는 '주체적 노력을 통한 질적 변화(성장, 성숙, 발전, 변혁 등)의 추구' 내지 '환경에 지배되지 않고 주체적으로 환경을 변화시키려는 노력' 정도로 파악할 수 있다. (환경도 바꾸고 자신도 바꾸는 주체적,역동적 존재!-주체.객체 변증법/이 시의 당대 배경이었던 군사 독재가 무너지고 민주화가 이룩된 데는 누군가의 이러한 노력이 있었다.)
*학생들의 건성으로 읽기->'차이들'에 대해 논술하라를 '차이'에 대해 논술하라로 읽어 한 가지 차이만 제시하여 감점됨/제목을 적으시오(유의 사항)를 건너뛰어 감점됨
*구체적 독해의 중요성->거시적 의미와 미시적 의미 차이는 동전의 앞뒤 관계,후자를 통해서야 비로소 전자를 발견하는 것임. 그런데도 양을 중시하는 독서 행태가 횡행하는데 한 권이라도 꼼꼼하게 읽는 것이 중요. 교사가 먼저 텍스트의 사소한 것에 관심을 많이 가져야 함.
2)구조적 이해
*(가)- '나무야 나무야' 중, (나)-'한비자' 중:공통적 교훈 찾기
문제 해결 과정->우선 (나)에서 두드러진 대비 구도 찾기:발(현실)<->탁(관념)
이 관계를 (가)에도 적용시켜 대비 구도 찾기:집(현실)<->그림(관념)
결과->현실과 동떨어진 관념에 지배되어서는 안 된다.
*오독:(나)의 대비 구도를 (가)에 잘못 적용시킨 경우 대립항을 '기둥'<->'지붕'으로 추론하게 된다. 즉 현실과 관념의 대립이라는 구조적 의미를 간과하고 단순히 표면적 의미 대립에만 초점을 맞추었기 때문이다. 이 경우 학생들은 '기초가 중요하다'는 식의 잘못된 교훈을 추출하여 '삼삼풍 백화점 붕괴,성수대교 붕괴 사건 등을 논거화한다.
*담배 경고문 구조적으로 읽기
->'지나친 흡연은 건강에 해롭습니다'에서 '지나친'은 그 자체가 이미 부정적 의미를 띤다. 지나치지 않으면서 건강에 해로운 흡연은 없다. 모든 흡연은 나쁘며 지나친 것이다. 그러나 이 경고문은 지나치지만 않으면 흡연이 괜찮다는 식으로 유도해 흡연자에게 질병의 책임을 교묘히 전가시킨다.
*학생들 글 구조적으로 읽기
->'~노력하자':상투적인 마무리로 굳이 쓸 필요가 없는 말. 논술에서 문제 의식을 보였다면 노력하는 것은 당연한 귀결이므로 어떤 방향으로 어떻게 노력할 것인지를 밝히는 게 필요하다.
->'~조화를 이루자':역시 당연한 말로 어떤 조화를 어떻게 이룰 것인지 써야 한다.
*교사의 노력 사항:텍스트의 한 구절에 집착하지 말고 다른 구절과의 연결 및 흐름을 파악하도록 하자. 이를 위해 한 페이지, 한 쳅터의 구조도를 그려가며 읽고 이것을 모아 전체 구조도로 만들어 보자. (숲을 보아야 하고 그러기 위해선 나무를 보아야 한다./'목차'에 유의하기/일정 범위에서 출제되는 우리나라 시험 문제는 학생들의 구조적 독해를 방해하는 첨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