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문고 다니는  유재은 도반이 드디어 가톨릭 의대 합격했다는 소식을 방금 들었다.

약간은 흥분된 목소리로 전해오는 재은이 떨리는 목소리를 들으며

참 잘됐다는 대답을 해주었다.

사실 재은이는 그 동안 함께 공부해오면서 이런저런 생각을 많이 하게 한 도반이었다.

늘 차분하고 이지적이어서 전혀 빈틈이 없어보이는 사람이었는데

경희대 한의예 2학기 수시에 도전했다가 쓴 잔을 마시고

이어 수능 점수가 예상보다 좀 적게 나왔다는 불길한 소식을 전해 듣고서

재은이 성격으로 보아 무척 힘들어 하겠구나 하고 내심 걱정했었다.

한치의 빈틈없이 공부에만 열중하는 모습을 옆에서 지켜보면서

이런 좌절이 쉽게 비켜가지 않겠구나 하고

걱정이 되었던 것이 사실이었다.

더구나 동윤이가 최근 재은이 근황에 대해 많이 걱정하는 것을 보고

그런 생각이 늘 내 마음에 맴돌았는데

이렇게 기쁜 소식을 접하니  무엇보다 재은이가 새롭게 보이기 시작한다.


이제 큰 시름 덜은 기분이다.

재은이가 바라던 연대의예나 경희대 한의예는 아니지만

카돌릭 의대도 결코  만만치 않은 인재들이 모여서 공부하는 곳이니만큼

그 곳에서 재은이 기량을 맘껏 쌓고 발휘하였으면 한다.

그리고 정말 참된 의사가 되어 우리 사회에 이바지 하는 인재로 거듭나길 바라고

내 작은 소망으로는

내가 늙고 병들게 되었을 때 훌륭한 제자의 의술에 나를 마음껏 맡길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다시 한번 재은이 합격을 축하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