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 안녕하세요!!
연대 의예과 보고 온 한성과학고 김동욱 이에요...
선생님과 이틀 밖에 뵙지 못해서 저를 기억하실지 모르겠네요....

저는 오후에 면접을 봤습니다....
의대에 모여서 이름을 부르는데 맨 마지막이더군요...
안그래도 오후라서 싫었는데... 맨 마지막이라니..ㅡ.ㅡ;;;

우황청심원을 먹고 시험장에 들어가서 몇 시간은 졸고,
선생님이 주신것, 과학동아 등 보면서 예상 지문을 생각하면서 공부했습니다...

드디어 대기실에는 저혼자 남고, 혼자 쉼호흡하면서 기다렸죠....~~
"김동욱 학생!!"
제 차례가 되었습니다.......

제시문을 받았는데, 어디서 많이 본 거 였습니다...~~
알고 보니깐 3학년 1학기에 저희학교 의예과 붙은 병훈이가 받았던
제시문과 같은 것 같았습니다.......
유전자를 개인만 알아야 하나? 사회에 공개해야 하나 그런거 있자나요..ㅡ.ㅡ;;
어제 재인이랑 이 내용가지고 좀 이야기 해서 크게 세가지로 나눠서
마음속으로 정리해 두고 드디어 면접실로 들어갔습니다..

선생님 말씀과 달리 면접관은 2명이더군요......
한명은 좀 밝은 표정이었는데, 한명은 너무 무뚝뚝하셨어요..ㅡ.ㅡ;;
오자마자 물어본 내용은 왜 여기 지원했냐는 거였어요...
저는 노벨상 타고 싶다는 내용등을 주절주절 했는데,
제가 긴장하고 있었는지, 지금까지는 점수에 안들어 가니깐 긴장풀라고
하시더군요...ㅡ.ㅡ;

교수님께서 보통 과학고에서는 포항공대나 카이스트 가는데 왜 연세대학교
의대를 선택하게 되었냐고 하셨습니다.... 대기장소에서 긁적긁적 써본거라
임상실험이나 뇌연구에는 의과대학이 적합하다고 말했어요.

그다음에 선생님한테 배운 사회적인 내용이 나왔는데 너무 긴장해서
기억이 안나네요....
분명히 제시문을 받은 건 그게 아닌데 엉뚱한 질문이 나와서
"제 제시문은 그게 아니었는데요...!!"
하려다가 말았습니다...
그거 잘 대답하고 나서
제 제시문에 관한 내용을 물어보시더군요...
저는 사회도 중요하지만 개인의 사생활 또한 중요하기 때문에
영화 '가타카'처럼 유전자에 관해 모든 것이 결정되면 인간으로서의
삶이 아니라고 했고, 유전자 뿐만 아니라 환경적인 면도
인간의 형질을 발현하는데 중요한 것이 일란성 쌍생아를 통해서
밝혀졌는데 단지 유전자만으로 결정되어서는 안된다고 했고,
인간 개인도 그 유전자가 자기의 운명이다 하고 결정해 버린다면
이상을 추구하지 못하고 마소에 불과한 목가적 삶에 머문다고 했어요..
(어제 한 아인슈타인 제시문에서 응용좀 했어요 ^^)
근데 너무 말을 더듬어서 좀 교수님이 짜증났을 거예요....

무뚝뚝한 교수님은 제 주소를 보시더니
"근처에 고대가 있네~,
왜 고대 지원안하고 여기로 왔나?"
하고 하시길래
"제가 알기로는 뇌과학 분야에서는 연세대학교가 최고라고 들었습니다."
라고 하시니깐 조금 무뚝뚝한 표정이 밝아 지셨습니다..
(하지만 다시 무뚝뚝 모드로)
사실 고대 의대도 넣었거든요.... 하지만 연대 가고 싶은데..ㅡ.ㅡ;

다음 질문은 진리가 너희를 자유케 하리라 에 대해 자신의 경험에
비춰서 설명하라고 하셨어요..
어제 다시 학원와서 물어봤던 거 잖아요.. 그래서
저는 "의대에서 물론 개인의사로서 부와 명예를 가지는 것도 중요하지만~"

하는데 교수님께서 이제는 의대 나왔다고 부와 명예가 보장되는 것은
아니지 않는가 하고 하셨어요..ㅡㅡ;
제가 하고 싶은 말은 그 다음내용이었는데 그냥 이런 식으로
짤리고 다음질문에 들어갔습니다....
(엄청 준비한건데 이게 정말 아쉬워요..ㅡ.ㅡ;
결국 자유가 무엇인가는 말하지 못했어요.....ㅡ.ㅡ;;)

다음 질문은 "자네가 어떤 유전자를 밝혀내고 싶다면 그것은 무엇인가?"
하시더군요..

"저는 뇌과학을 전공하려고 하기 때문에
만약 그런 유전자가 있다면 뇌에서 온 몸을 통제 할 수 있는
유전자를 발견하고 싶습니다.."
하면서 그러면 우리 몸을 조각조각 시술하는 것이 아니라
전체적으로 조절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제 면접도 막판(?)이 되고
"자네가 마지막이지?  짧게 20초동안만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 하게~"
하고 하였어요...

"저는~~~~~~~"
준비한 것을 대답하고 "꾸벅" 푹숙여 인사하고 나왔습니다......

질문 자체는 다 예상한 것이라서 그렇게 어렵지 않았는데,
떨지는 않았는데 붕뜬 기분이라서 제가 잘 했는지 모르겠어요...

말을 조리있게 하려고 했는데 머리속에 생각이 여기저기서 튀어나와서
조리있게도 못한 것 같고요, 뇌에 대해 연구하고 싶다는 열정을
잘 드러내지 못한 것도 아쉽고요...!

하지만 비록 이틀이지만 선생님한테 배운 사회 이슈와 구술 면접 요령이
아주 도움이 되었던 것 같아요~~~~

조금 아쉽기는 하지만 제가 원래 다른 사람한테 이야기 같은 거 못하는데
이번에는 교수님들게 제 이야기를 충분히 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인간만사 새옹지마이기 때문에 그냥 합격 불합격은 겸허하게 받아들여야 겠죠...
최선을 다했으니깐요~~~~

어쨌든 만약에 붙게 된다면 선생님 찾아뵐께요~~~
이틀이라는 짧은 시간이었지만 정말 감사합니다...

P.S 아 그리고 제가 어제 걱정 했던 거 안나왔어요~~ 뭔지 아시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