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워서 남주자 다시보기
올림픽 정신에 부쳐
- 베이징 올림픽 사용후기
선흘바람 | 논술교사
베이징 올림픽이 끝났습니다. 애초에 세계인의 축제 따위를 기대한 것은 아니었지만, 결국에는 중국을 위한 중국에 의한 독무대로 막을 내린 것 같아 조금은 아쉬움이 남습니다. 이 속에서 대한민국은 역대 최고의 성적으로 올림픽을 마쳤고, 올림픽 선수들은 정치인들과 국민들의 열렬한 환영 속에서 금의환향했습니다.
이번 올림픽에서 자칫 묻혀버릴 뻔했던 일들이나 뜨거운 논쟁의 대상이 되었던 문제들을 열쇠말로 분류해서 정리해보았습니다. 그리고 올림픽과 경계를 함께하고 있는 현상이나 사례를 자료로 제시하였습니다. 올림픽 현상과 자료의 내용을 바탕으로 생각할 거리들을 제시하였습니다.
베이징 올림픽을 통해 우리 주변을 다시 한번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1. 인권
엠네스티의 캠페인 광고. 티베트의 독립 시위로 불거진 중국 정부의 인권 탄압에 대한 강력한 경고 메시지를 담고 있습니다.
* 올림픽 개막 전부터 티베트에서 발생한 분리독립 요구 시위는 올림픽 보이콧 운동으로 발전할 정도로 국제사회의 이목을 끌었다.
*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 달라이 라마는 프랑스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중국군이 올림픽이 열리고 있는 중에 티베트 시위대를 향해 발포했다"고 폭로했다.
* 대회 도중 산발적으로 이어지던 티베트 관련 시위를 취재하던 기자들이 중국 공안에 끌려가 조사를 받고 풀려났다.
* 제네바 소재의 국제인권단체인 주거권 및 퇴거센터(COHRE)는 올림픽 개막 때까지 150만 명의 주민이 강제 퇴거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보상금이 지급된 경우는 6,000가구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나 주민의 강한 반발이 계속되고 있다.
* 중국 반체제 작가 류샤오보는 "베이징올림픽은 공포 올림픽"이라며 "이 공포는 테러리스트가 아닌 주최국 국민을 향한 것"이라고 말했다고 프랑스 일간 르몽드가 전했다.
2. 스포츠 과학
* 박태환과 펠프스 등은 영국의 스피도 사가 제작한 'LZR'(레이저 레이서)이라는 첨단 수영복을 착용하고 경기에 임했다. 이 수영복은 우선 원단부터가 다르다. 물보다 가벼우면서 수분은 흡수하지 않는 특수 소재다. 이에 따라 부력 5% 향상, 0.04초가량 기록단축 효과가 있다고 한다. LZR을 착용하고 출전한 선수들은 실제 경기에서 상당한 기록 단축의 효과를 입증했다. 어떤 사람들은 LZR을 두고 '첨단 기술에 의한 약물복용'이라고 꼬집었다.
왼쪽이 카비치, 오른쪽이 펠프스
* 남자 접영 100m 결승에서 마이클 펠프스(미국)는 50초58의 기록으로 밀로라드 카비치(세르비아)를 0.01초 차로 제치고 이번 대회에서 자신의 7번째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워낙 근소한 차이다보니 이례적으로 비디오 판독까지 거쳤지만 수중 카메라 기록도 확인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하지만 경기 당일 기록을 공개하겠다던 오메가가 "우리는 기록만 측정할 뿐, 사진 공개 여부는 우리와 관련이 없다"고 태도를 바꾸면서 승부조작 의혹이 제기됐다. 국제수영연맹이 "당시 경기 사진을 세르비아 선수가 확인을 했다"며 경기 결과에 대해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음에도 논란은 가라앉지 않았다. <뉴욕타임스>는 스포츠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 오메가가 불필요하게 의혹을 받을 수 있는 불씨를 남겼다고 전하며, 이번 올림픽에서 가장 각광받는 선수가 자신의 게임을 결정하는 업체로부터 돈을 받는 것도 문제라고 꼬집었다.
3. 전쟁과 평화
* 베이징 올림픽 기간 중 러시아와 그루지야는 5일간 전쟁을 치렀고 2,000천여 명이 목숨을 잃었다.
* 여자 10m 공기권총에 출전해 시상대에 함께 선 그루지야의 니노 사루크바체(동메달)는 러시아의 나탈리아 파데리나(은메달)를 가만히 안은 뒤 볼에 우정의 키스를 나눴다. 그는 "만약 내가 한 일을 세계가 본받는다면 다시는 전쟁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 여자비치발리볼 예선 경기에서는 그루지야와 러시아가 만났고 치열한 대결 끝에 러시아가 승리했다. 경기가 끝난 뒤 서로를 갈랐던 네트 아래로 손을 건네 맞잡았다. 한편 그루지야의 크리스틴 산타나는 벤치에 앉아 눈물을 닦아냈다. 그리고 "이걸 정치적으로 해석하지 말아달라. 나는 이 경기에서 정말 러시아를 이기고 싶었다"고 했다. 산타나는 "그래서 평화의 사인을 보여주고 싶었다. 올림픽 정신은 정치보다 우위에 있다"고 했다.
* 전쟁의 상흔에 신음하던 아프가니스탄에 사상 첫 메달을 선사한 '태권전사' 로훌라 니크파이는 태권도 남자 58㎏급에 출전해 동메달 결정전에서 스페인의 후안 안토니오 라모스를 4-1로 꺾고 메달을 목에 걸었다. 1936년 베를린 대회 때 올림픽에 첫 선을 보였던 아프가니스탄으로서는 무려 72년 만의 첫 메달이다. <세계일보 2008년 8월 22일>
4. 팍스 시니카
* 중국은 베이징 올림픽에서 금51, 은21, 동28개를 획득, 금메달 36개에 그친 미국을 제치고 사상 첫 종합우승을 차지했다.
아디다스의 광고. '불가능이란 없다'라는 말이 중국인들에게는 현실(?)이 되었습니다.
* 베이징 올림픽의 기간 중 중국인들이 보여준 지나친 자신감을 두고, 스포츠 이외의 분야에서도 팍스 아메리카나(Pax Americana)가 종말을 고하고 '팍스 시니카(Pax Sinica)'의 시대가 열리는 것 아니냐는 성급한 예측이 쏟아졌다.
5. 상업주의
* 한국의 언론들은 한국인 최초로 올림픽 수영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박태환의 경제적 부가가치가 4,000억원을 넘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중국 한 언론에서는 '수영황제' 마이클 펠프스가 광고비를 비롯해 각종 부대 수입까지 감안해 앞으로 8년간 10억달러(약 1조490억원)를 벌어들일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 베이징 올림픽 야구 결승전, 9회 말 병살타를 쳐 한국에게 금메달을 헌납한 쿠바의 구리엘은 당장 미국 메이저리그에 가도 연봉 1,000만달러(약 100억원) 이상 받을 수 있는 선수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나 사회주의 국가인 쿠바에서 그의 연봉은 1,000달러(100만원)가 못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편 한국 야구 대표로 출전한 선수들은 모두 프로선수로 몇 억에서 많게는 수십 억의 연봉을 받고 있다. 게다가 그들은 병역 면제의 특혜까지 덤으로 받게 되었다. 한국의 프로 선수에게 병역 면제 혜택은 곧 수입의 증가를 의미한다. NBA 선수들로 구성된 미국 올림픽 농구팀 선수들의 몸값을 합치면 약 1,413억원이라고 한다.
*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독특한 조직이다. IOC의 공식 업무는 무보수로 일하는 110명 위원이 1년에 한 차례 열리는 총회에서 위원 선정,올림픽 개최지 선정,수익금 배분 등을 결정하는 것이 거의 전부다. 그런데도 권한은 막강하다. 특히 2년마다 하계 올림픽과 동계 올림픽을 번갈아 개최하면서 벌어들이는 돈은 연 1조원이 넘는다.
항목
TOP프로그램
TV중계권
라이선싱사업
지역 스폰서
입장권 판매 등
IOC
2004 아테네
+
2002 솔트레이크
6억 3000만 달러
14억 7691만 달러
아테네 6억 6000만 달러
솔트레이크 2억 달러*
3억 달러*
2008 베이징
+
2006 토리노
12억 달러
20억 달러
베이징 7억 5000만 달러
토리노 2억 달러*
4억 달러*
2012 런던
+
2010 벤쿠버
16억 5000만 달러
35억 달러
런던 10억 달러*
벤쿠버 3억 달러*
6억 달러*
* 는 추정치
- 한은구 기자, <한국경제신문 / 2008년 8월 12일>
6. 드라마
* 우생순(대한민국 여자 핸드볼 대표팀)의 헝가리와의 동메달 결정전, 임영철 감독이 경기 종료 50초 전 작전타임을 불렀다. 큰 점수 차로 앞서고 있는 상황에서의 타임 요청은 의외였다. 그리고 선수 교체를 지시했다.
영화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의 한 장면. 이번 올림픽에서도, '우생순'은 영화보다 더 진한 인간 드라마를 연출했습니다.
"마지막 경기야. 이해해 줘야 해. 마지막 선배들이야." 그러면서 임 감독은 선수들의 이름을 하나하나 불렀다. "(오)영란이, (허)순영이, (오)성옥이, (박)정희, (홍)정호, 그리고 일곱 명이잖아. (문)필희, (안)정화 들어가." 36세, 34세, 33세…. 마지막 올림픽이 될 30대 아줌마들이 마무리를 할 수 있도록 한 배려였다.
최고참 오성옥이 말했다. "감독님 안 그러셔도 돼요." 그러나 임 감독은 후배들의 눈을 보며 설득했다.
* 역도 66kg급에 출전한 한국의 이배영은 용상경기에서 다리근육에 마비가 생겨 3번의 기회를 모두 실패했지만,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투혼을 보여 많은 이들에게 진한 감동을 선사했다.
*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수영선수 나탈리 뒤 투아는 수영 여자 마라톤 10㎞ 경기에서 2시간49초9를 기록, 25명의 출전선수 가운데 16위를 차지했다. 그가 결승패드를 터치할 때 관중은 1등 못잖은 큰 갈채를 보냈다. 그녀는 수영경기에 참가한 최초의 장애인 선수로 기록되었다. 다음은 나탈리와의 인터뷰.
기자 : 올림픽에 출전하면서 무슨 생각을 했나요.
나탈리 : 자기 인생에 어떤 일이 일어나건, 목표가 있고 꿈이 있다면 그걸 달성하기 위해 계속 노력해야 해요. 이런 말을 종이에 쓴 일이 있어요. '인생의 비극이란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는 것이 아니다. 달성할 목표가 없는 것이 진정한 인생의 비극이다. 목표 달성에 실패하는 것은 치욕이 아니다. 그러나 달성할 목표가 없는 것은 치욕이다. 그러니 높은 목표를 정하고, 자기를 믿고, 도전하자. 어떤 일도 가능하다.' 이건 저의 모토이기도 해요.
- 김동석, <조선일보 / 2008년 8월 25일>
7. 애국주의
* 중국과 한국의 양궁 시합이 있는 날이면 양궁장은 으레 중국 관중들로 넘쳐났다. 중국 관중들은 경기 내내 "찌아요!"를 연호 했고, 경기장 분위기를 완전히 압도했다. 심지어 한국 선수들이 활시위를 당기려는 순간 호루라기를 불어대기까지 했다. 양궁은 고도의 집중력으로 승부가 갈리는 경기이므로 선수가 경기에 임했을 때 관중들이 정숙한 분위기를 만들어주는 것은 기본적인 상식에 속하는 일이다.
* 일본 전에서 터진 이승엽의 홈런을 두고 야구해설가 허구연 씨는 이승엽이 "독도를 넘겼다" 그리고 "대마도를 넘겼다"고 했고, 이후 그는 많은 누리꾼들로부터 격려와 찬사를 받았다.
* 여자 탁구 단체전에서 동메달을 획득한 한국의 당예서 선수는 일부 중국 관중들로부터 야유를 받았고, 중국의 누리꾼들로부터 '배신자'로 낙인찍혔다.
8. 환경
* 중국은 '세계의 공장'이라는 별명에 걸맞게 환경 오염지수도 세계 최고 수준이다. 베이징 올림픽이 개최되기 전부터 베이징의 대기오염이 선수들이 경기를 치르는 데 커다란 걸림돌이 될 것이라는 예측이 난무했다.
* 베이징 당국은 선수들이 참가하기를 꺼릴 정도로 논란이 됐던 대기오염물질을 씻어내기 위해 총 130억 위안(약 1조 8000억 원)을 들여 인공강우로 비를 내리는 마법(실제로 베이징의 대기오염지수는 대회가 진행될수록 눈에 띄게 떨어졌다)을 연출했다. 그리고 오염의 배출원을 최소화하기 위해 차량 짝·홀수제와 오염물질을 배출하는 공장 폐쇄 등 동원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가동했다.
9. 인간의 한계
* 마이클 펠프스는 남자 수영 개인혼영 400m, 계영 400m, 자유형 200m, 접영 200m, 계영 800m, 개인혼영 200m, 접영 100m, 혼계영 400m에서 차례로 8개의 금메달을 획득, 1972년 뮌헨올림픽에서 같은 미국 출신 마크 스피츠가 세웠던 7관왕의 기록을 뛰어넘었다. 그는 이번 올림픽을 포함 총 14개의 올림픽 금메달을 목에 걸게 되어 역사상 가장 많은 금메달을 딴 선수로도 기록되게 되었다. 게다가 다음 올림픽에는 다른 영법으로도 금메달에 도전할 예정이란다.
* 자메이카의 우사인 볼트는 육상 100m(9초 69), 200m(19초 30), 400m 계주 (37초 10)에서 모두 세계신기록을 깨면서 우승, 3개의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특히 100m 결승에서 볼트는 바람의 도움(육상 단거리 경기에서는 초속 2.0m 이내에서 세워진 기록은 공인을 받는다)을 전혀 받지 못했다. 결승선을 20여m 앞두고는 두 팔을 벌린 채 세레머니까지 하는 여유를 보였다.
브라질 ESPN의 홍보광고. 이 소년은 '얼굴에 숟가락 붙이기' 세계선수권자입니다. 펠프스, 볼트, 장미란은 이 소년을 이길 수 있을까요?
* 한국의 장미란은 여자역도 75kg 이상급 결선에서 인상 140kg, 용상 186kg, 합계 326kg을 들어 5개의 세계신기록을 수립하며 금메달을 목을 걸었다. 장미란의 당시 몸무게는 117kg이었다. (참고로 2004년 아테네올림픽까지 올림픽 3연패를 달성한 터키의 하릴 무틀루의 체중은 56㎏인데, 용상에서 168㎏를 들어올려 인간은 자기 몸무게의 3배 이상을 절대로 들 수 없다는 과학자들의 가설을 무색하게 만들었다.)
10. 포퓰리즘
* 베이징 올림픽 개막식에는 80여 개국의 국가 원수들이 참석했다. 그들은 자국 선수들이 출전하는 경기장을 방문해 자국 선수들을 격려하는 등 자국민들에게 자신의 존재를 각인시키느라고 분주했다.
* 사상 최고의 성적을 거두고 금의환향한 대한민국 선수단은 귀국 다음날 청와대로 초청받아 대통령을 만났다.
* 베이징 올림픽 기간 중 이명박 대통령에 대한 국민의 국정지지율이 30%를 넘어섰다.
[자료 1]
인류는 실제로 경험한 공격성을 상징적으로 배출할 다른 방법을 발명해냈다. 로마인들의 경우는 원형 경기장의 검투사 경기가 그런 기능을 했고, 오늘날엔 스포츠가 그런 기능을 담당한다. 두 팀이 대결을 벌일 때, 각 팀은 선수들과 코치들로 구성된다. 시합이 벌어지면 응원단들이 흥분한다. 관중석에선 격렬한 외침이 터져 나오고, 이는 주먹질로 이어질 수도 있다. 하지만 이와 같은 군중이 표출하는 감정 폭발이 스포츠에선 맹렬한 비난을 받는다. 스포츠는 자체의 윤리를 갖고 있고, 대결이 벌어진다 해도 사망자나 희생자가 나와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모든 국가가 대결을 벌이는 올림픽 경기도 이제는 평화롭게 진행된다. 국기가 게양되고 국가가 울려 퍼진다. 병영이나 전쟁터가 아니라면 복수심에 불타고 호전적인 분위기는 더 이상 조성되지 않는다. 따라서 스포츠는 사람들과 국가들의 호전적인 공격성의 방향을 다른 곳으로 돌리는 가장 강력한 방법으로 보인다. 호전성은 유지되고, 경쟁심은 고양되며, 공격성은 매우 상징적으로 표출된다. 이것이 바로 카타르시스가 아닌가.
- 장 마리 펠트, 한정석 역, 『정글의 법칙(식물 동물 인간의 숨겨진 공격본능)』, 이끌리오
생각거리 | 베이징 올림픽의 사례를 근거로 삼아, 스포츠가 인간에게 어떻게 카타르시스를 제공할 수 있는지 설명해봅시다.
생각거리 | 베이징 올림픽의 사례를 바탕으로 [자료 1]의 주장을 반박해봅시다.
[자료 2]
첫째, 올림픽운동의 목적은 청년들에게 아마추어 스포츠의 기조를 이루는 육체적 노력과 도덕적 자질을 일깨워주고, 동시에 4년마다 행해지는 이해관계를 떠난 우호적인 경기대회에 세계의 경기자를 모이게 함으로써 인류평화의 유지와 인류애에 공헌하는 데 있다(제1조).
셋째, 올림픽경기대회는 4년마다 개최한다. 대회는 모든 나라의 올림픽 경기자들을 공정 평등하게 경기에 참가시킨다. 대회는 어느 국가 또는 개인에 대해서도 인종 종교 또는 정치상의 이유로 차별대우해서는 안된다(제3조).
넷째, 올림픽경기대회를 개최하는 영광은 하나의 도시에 주어지는 것이지, 하나의 국가에 주어지는 것이 아니다(제4조).
여섯째, 올림픽경기대회는 개인간의 경기이며 국가 간의 경기가 아니다(제9조).
- 올림픽 헌장
생각거리 | 베이징 올림픽에서 펼쳐졌던 장면들 중 올림픽 헌장의 이념을 훼손시켰던 장면을 꼽아 보고, 그렇게 생각한 이유를 설명해봅시다. 또는 올림픽 헌장의 이념을 훌륭하게 실천한 사례는 없었는지도 알아봅시다.
[자료 3]
올림픽 정신
"스포츠로 세계 평화를 이룰 수 있다."
- 쿠베르텡(Pierre de Coubertin)
1968년 제19회 멕시코 올림픽
남자 200m 결승
올림픽 최고 기록 20초 3
19초 8. 올림픽 신기록
금메달 미국의 토미 스미스
은메달 미국의 존 카를로스
동메달 호주의 피터 노먼
연주가 시작되는 미국 국가
그때
고개를 숙이고 오른팔을 드는 금메달리스트
왼팔을 드는 은메달리스트
흰색 배지를 가슴에 단 동메달리스트
그러자 사라져 버리는
두 흑인선수의 메달과
올림픽 팀에서의 제명
선수촌에서 추방
IOC 집행부, 미국 올림픽 위원회
검은 양말은 흑인의 가난
검은 스카프는 흑인의 긍지
왼손은 단결
오른손은 미국흑인의 힘
백인 노먼이 같이 달았던
배지의 약자
O.P.H.R.
Olympic Project for Human Rights
인간의 권리를 위한 올림픽
오랜 시간이 흘러
다시 모인 세 사람
토미 스미스와 존 카를로스는
피터 노먼의 옆을 지켰다
올림픽 정신
올림픽, 정신
- 「올림픽 정신」, 지식채널e
생각거리 | 쿠베르텡의 "스포츠로 세계 평화를 이룰 수 있다"는 명제가 베이징 올림픽에서도 유효했는지 평가해봅시다.
생각거리 | 스포츠 선수들의 정치적인 행동이나 발언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요?
생각거리 | 토미 스미스 이후 40년이 지난 베이징 올림픽의 같은 종목에서 우승한 우사인 볼트는 어떤 이유로 정치적인 행동이나 발언을 일절 하지 않는 것일까요?
[자료 4]
자동차 산업은 중국의 에너지 소비를 폭증하게 만든 분야이며, 전기와 산업용 연료의 수요는 선진국들보다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따라서 현재 미국 다음의 세계 2위 에너지 소비국인 중국이 앞으로 15년 안에 1위 자리를 차지할 가능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 2020년에는 전 세계 석탄 소비량의 1/10, 석유 소비량의 1/10, 전기 소비량의 1/7이 중국에서 소비될 것이다. 아울러 전 세계적으로 에너지 소비와 관련한 이산화탄소 배출량 중 약 1/5이 중국에서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 폴 로버츠, 송신화 역, 『석유의 종말』, 서해문집
생각거리 | [자료 4]의 통계를 바탕으로 올림픽 기간 중 시행되었던 중국 정부의 환경 정책이 적절했는지 평가해봅시다.
생각거리 | 앞으로 중국은 어떠한 환경 정책을 펼쳐야 할까요?
[자료 5]
인간은 인간적이기를 바라면서도, '지금 이 순간의 인간과 다를 수 있는 가능성'의 추구와 그 상상 속에서 산다. 인간은 '인간 밖'으로 나가고자 하는 것이다. 그것은 인간을 벗어나 보고자 하는 일종의 탈인간화(脫人間化)의 시도라고 할 수 있다. 이는 사실 인류 역사 속에서 줄기차게 지속되어온 경향 가운데 하나이며, 앞으로의 문화적 상황에서는 더욱 가시화될 것이다. 사람들은 '탈인간화'라는 인간적 사고를 통해 자기 자신을 다른 방식으로 비추어보고자 하는 것이다. 즉 인간 밖에서 인간을 보고자 하는 것이다. (…) 그리고 사람들은 현재 인간의 능력을 뛰어넘는 우울한 힘을 상상하고 그것을 경험해보고 싶어한다. 강력하고 우월한 힘에 끌리는 인간이 당연한 것 같지만, 사실은 인간성의 적지 않은 수수께끼를 품고 있으며, 아주 뛰어난 인간이 인간 세상에서 어떻게 살아갈 수 있는지의 문제도 제기된다. (…)
탈인간화의 다른 일면은 인간이 인간으로서 능력을 벗어나는 어떠한 힘을 얻고자 할 때 일어난다. 그것은 대부분의 경우 사람들의 초인간적인 욕망을 투영한다.
인류의 역사에서 초인간적 모델은 수없이 많았다. 그것은 일부 학자들이 말하듯이 이른바 보통사람들, 더 나아가 핍박받는 사람들의 상상 속에서만 지속적으로 있었던 것은 아니다. 그것은 역사적으로 사회계층에 관계없이 사람들의 공통된 욕구의 표상이라고 할 수 있다.
- 김용석, 『문화적인 것과 인간적인 것』, 푸른숲
생각거리 | [자료 5]의 논지를 좇아 올림픽 영웅들에게 열광하는 대중의 심리를 분석해봅시다.
생각거리 | 나에게도 '탈인간화'되거나 '초인간화'하려는 욕망이 존재한다면 그것은 어떤 것인지 올림픽 스타 중 한 사람을 꼽아 설명해봅시다.
[자료 6]
다른 존재를 사랑하기란 쉽지 않지만, 의외로 증오는 집단 속에서 혹은 특정한 시스템 안에서 매우 쉽게 증폭된다. 또한 아주 먼 곳에 있는 나라들보다 자기 이웃 나라, 그리고 자기 주변의 존재 혹은 형제들이 더 쉽게 이런 증오의 대상이 되곤 한다. 프로이트는 이를 '작은 차이의 나르시시즘'이라고 불렀다. 전혀 다른 존재, 그리고 너무 먼 곳에 있는 존재와는 비교는 물론이고 별다른 감정도 생기지 않는 경우가 많다. 여러모로 매우 비슷한 관계나 상태에서 나르시시즘이 가장 강력하게 작동한다는 것이 프로이트의 설명이다. (…) 때때로 이러한 증오는 쇼비니즘 마케팅이나 스포츠 마케팅과 결합하기도 하고, 심지어는 정치적 작동원리와 결합할 것이다. 그래서 국가 사이의 증오는 더욱더 균형을 맞추기가 쉽지 않다. 한중일 세 나라 사이에 서로를 증오하는 그룹은 불행히도 이미 자리를 잡고 있기 때문에, 여러분들이 이 게임에서 증오 자체를 없앨 수 없다.
- 우석훈, 『촌놈들의 제국주의』, 개마고원
생각거리 | 올림픽 기간 중에 있었던(이후에도 지속되고 있는) 중국인의 '혐한 현상', 그리고 한국인들의 '반일(또는 극일) 감정'을 '작은 차이의 나르시시즘'으로 설명할 수 있을까요? 그렇지 않다면 그 이유를 어디에서 찾아야 할까요?
생각거리 | 전쟁 당사국이었던 러시아와 그루지야 선수들은 경기가 끝난 후 다정하게 포옹하고 우정을 함께 나누었습니다. 그런데 현재 비교적 평화로운 관계를 형성하고 있는(러시아와 그루지아에 비해) 한·중·일 세 나라의 경기에 대한 서로간의 관심과 반응은 지나칠 정도로 뜨거웠습니다. '숙적'이니 '전통의 라이벌'이니 하는 수사가 총동원되는 것은 기본이고, 경기 결과나 상대 선수의 말 한마디에 감정적으로 대응하는 한·중·일의 언론과 누리꾼의 배타적인 반응을 보면 세 나라가 지금 서로 전쟁 중인 국가가 아닌가 싶을 정도입니다. 이러한 아이러니가 생기는 이유를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요?
[자료 7]
도교를 창시한 것으로 알려진 노자(老子, Lao Tzu)는, 탐욕에 집착하는 것은 결코 건강한 행동이 아니라고 하였다. "승리를 축하하지 않으며, 탐욕에서 자유로운 것이 최선이다. 승리를 축하하는 사람들은 잔인한 사람이며, 세상은 그들의 뜻대로 되지 않을 것이다." 허세를 버리고 단순한 마음으로, 욕심을 버리고 살아가는 삶이 진정 유익하다고 도교는 강조하는데 이것은 "적은 것이 오히려 더 많은 것이다."는 표현으로 요약된다.
- 샤론 미자레스, 김명식외 역, 『현대 심리학과 고대의 지혜』, 시그마프레스
생각거리 | 노자가 베이징 올림픽을 관람했다면, 이번 올림픽을 어떻게 평가했을까요? 그리고 자신의 후손들에게 어떤 충고의 말을 남겼을까요?
생각거리 | 노자가 베이징 올림픽에 참가한 선수(또는 팀)에게 금메달을 수여했다면, 그 영광은 누구에게(어느 팀)에게 돌아갔을까요?
[ 그 밖의 생각거리 ]
올림픽과 자본의 결합은 필연적인가?
운동 선수의 초인적인 능력은 유전적인 요인에서 비롯되는가? 환경적인 요인에서 비롯되는가?
선수의 운동 능력과 과학 기술의 만남은 적절한 것인가?
올림픽은 인류의 보편적 행복의 증진에 이바지하는가?
올림픽 개최로 국가의 이미지를 개선시킬 수 있는가?
앞으로의 올림픽이 지향해야 할 목표나 방향성은?
베이징 올림픽의 슬로건 기억하십니까?
"One World, One Dream", "세계는 하나, 꿈도 하나" 쯤으로 해석하면 될까요.
하지만 안타깝게도 올림픽 기간 중 이 슬로건이 제대로 작동하지는 못했던 것 같습니다. 오히려 이 슬로건이 "Different World, Different Dream"이라는 현실을 우리 모두에게 적나라하게 깨우쳐 준 것만 같아 더욱 씁쓸했습니다. 이번에도 인류는 서로의 차이(국력의 차이, 이념의 차이, 경제력의 차이, 성性의 차이, 무엇보다도 운동 능력의 차이)를 생생하게 목격하고 말았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절망은 금물입니다. 그것은 이 올림픽 슬로건 덕택에 인류는 우리를 둘러싼(때로는 우리 내부에 존재하는) 현실을 똑바로 바라볼 수 있는 소중한 기회를 비로소 가지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One World, One Dream"은 베이징 올림픽을 끝으로 폐기되어서는 안됩니다. "One World, One Dream"은 우리 인류의 공통된 목표이자 희망인 평화를 향한 열쇠이기 때문입니다.
정의로운 런던 올림픽을 기대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