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워서 남주자 다시보기
『우리는 자연 속에 있어요』
사람도 과학도 자연이에요
황정희 | 논술교사
대상 : 초등 5학년 이상
차시 : 2차시(90분씩)
함께 읽은 책 : 『우리는 자연 속에 있어요』(브리지뜨 라베·미셀 퓌엑 글 / 자크 아잠 그림 / 소금창고)
『우리 나무가 아파요』(이브 번팅 글 / 로널드 힘러 그림 / 느림보)
참고자료 : 『생각을 키워주는 시』(로버트 피셔 글 / 어린이철학교육연구소 옮김 / 해냄)
학습목표:
1. 자연을 이용하는 과정에서 사람에게 왜 과학이 필요하게 되었는지 알아본다.
2. 과학의 편리함을 추구하는 동안 우리가 간과해 온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 본다.
인간에게 무한한 풍요로움을 주던 자연이 언제부터인가 두려움의 대상이 되었다. 아무리 써도 줄지 않는 화수분 같던 자연이 점점 빈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 사람들은 대체에너지를 연구하고, 먼 우주에 있을지도 모르는 다른 별을 찾아 헤매기도 한다. 그러나 먼저 해결해야 할 일이 있다. 우리와 가장 가까이에 있는 자연을 다시 한번 바라봐야 한다. 그 자연이 왜 이제 와서 변해버렸는지 살펴보는 일이다. 그리고 화해할 것이 있으면 용기 있게 화해도 청하고 싶다. 인간은 너무 인간끼리만 따뜻하게 살아왔는지 모르겠다.
마음열기
『우리 나무가 아파요』 줄거리
엘리스네 집 근처에는 오래된 참나무가 있다. 오가는 사람들이 언제든지 쉬어갈 수 있을 만큼 넉넉한 그늘을 가지고 있는 나무다. 그런데 그 참나무 근처에 누군가가 독한 화학물질을 버리는 바람에 그 큰 참나무가 병이 들게 된다. 엘리스의 가족과 이웃을 비롯해서 많은 사람들이 나무를 살리는 일에 온 희망을 걸지만 결국 나무는 죽게 된다. 나무를 잃은 슬픔에 엘리스네 가족은 몹시 마음 아파한다. 슬픔에 빠져 있던 엘리스는 그 참나무가 병들기 전에 주워놓은 도토리를 발견한다. 이른 새벽, 엘리스는 엄마가 쓰던 모종삽을 들고 비가 그친 풀밭을 가로질러 나무에게로 뛰어간다. 그리고 정성껏 땅을 파고 그곳에 도토리를 묻는다.
● 엘리스네 가족에게 이 참나무는 어떤 존재였을까요?
- 가족처럼 함께 지냈어요. 매일 나무 밑에 가서 놀았으니까요.
- 이 나무가 있는 땅을 엘리스 아빠가 샀다고 했으니까 엘리스네 재산일 것 같아요.
- 제일 편하고 시원한 휴식처였을 것 같아요.
● 왜 사람들은 나무를 보호할까요?
- 필요하니까 잘 가꾸는 거죠.
- 잘 키우면 우리에게 많은 도움을 주잖아요.
● 세상에 있는 나무들은 사람들이 필요로 했기 때문에 생긴 것일까요?
- 필요하니까 누군가가 심었겠지요.
● 과연 그럴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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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른들이 가끔 세상 참 좋아졌다는 말을 하죠. 우리한테는 당연하고 아주 일상적인 일인데도 어른들은 감탄을 하며 세상 참 좋아졌대요. 세상이 예전에 비하면 정말 편해졌기 때문에 그런 말을 하는 거예요. 과학은 끊임없이 인간에게 편리한 세상을 자꾸 만들어 내고 있어요. 일상 속에서 우리가 접하는 편리한 것들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요?
- 자동차, 핸드폰, 컴퓨터, 현관문 잠금 장치, 인터넷, 비행기, 고속전철, 공기 청정기, 정수기, 엘리베이터, 에스컬레이터, 무인감시카메라, 은행 입출금기, 신용카드…….
● 이 외에도 여러분이 채 말하지 못한 많은 것들이 있을 거예요. 다음 이야기도 편리한 세상 이야기예요.
*주주와 페페 이야기
주주와 페페는 항상 여름 휴가를 산으로 갔답니다. 그런데 지난 해 여름 주주와 페페는 산길을 다섯 시간이나 걸으면서 너무너무 힘이 들었어요. 그래서 부모님은 이번 휴가는 바다로 가기로 결정했어요.
휴가를 떠나기 열흘 전입니다. 아빠는 거실에서 텔레비전을 보고 계셨어요. 갑자기 아빠가 식구들을 급히 부르셨습니다. 주주와 페페, 엄마는 곧장 거실로 달려갔어요.
"무슨 일이에요?"
"이번 휴가는 다 망쳤어. 큰일이 났어."
아빠가 대답하셨어요.
"뭐라고요? 왜 못 가는데요? 무슨 일이에요?"
주주는 울상이 되었어요.
"우리가 가려던 바닷가에 유조선이 침몰했다는 구나. 며칠 뒤면 바닷물은 배에서 흘러나온 석유로 검게 변하고, 모래사장은 콜타르로 뒤덮여 버릴 거야. 깨끗해지려면 아마 몇 달은 걸릴게다."
"검은 바다가 우리 휴가를 망쳐 버리고 말았구나."
엄마가 한숨을 내쉬었어요.
"그게 뭐예요? 검은 바다라니요?"
페페는 너무 속상해 하시는 부모님을 보자 걱정이 됐어요.
● 큰일났네요. 모처럼 있는 여름휴가를 망쳐버렸으니 온 가족이 얼마나 실망을 할까요.
아마 페페네 식구말고도 바다로 가려고 맘먹었던 많은 사람들은 모두 계획을 변경해야만 했을 거예요. 여름이 되면 가장 기다려지는 게 여름휴가예요. 가족끼리 친구끼리 모여서 경치 좋은 곳에 가서 며칠씩 쉬다가 오면 그것만큼 즐거운 일도 없지요. 그 즐거운 계획에 큰 차질이 생겼으니 큰일이네요.
*롱롱이와 샤샤와 몽몽이 이야기
"아빠, 축구장까지 자동차로 태워다 주세요. 날씨가 너무 더워서 걸을 수가 없어요."
롱롱이 아빠를 조르고 있어요.
"엄살 부리지 마라. 15분이면 갈 수 있는 거리잖니."
"오늘은 제가 우리 팀 유니폼을 들고 가야 돼요. 가방이 무겁다고요. 차로 가면 2분이면 되잖아요?"
"좋다. 하지만 네가 게으른 건 사실이야."
샤샤는 식기 세척기에 물을 채우고, 고무 마개를 덮었어요. 스위치를 누르고 세척기가 그릇을 다 씻을 때까지 책을 읽으려고 자기 방으로 갑니다.
몽몽은 냉장고에서 소시지와 쇠고기를 꺼냈어요. 그 동안 로로는 마당에서 불을 붙입니다. 불이 피어오르자, 그릴 위에 소시지와 고기를 올려놓습니다. 맛있는 냄새가 정원에 가득 찹니다.
롱롱이는, 더운 날 축구장까지 걸어가기가 귀찮아서 아빠께 자동차로 태워다 달라고 조르고 있어요. 15분이면 거뜬히 걸어갈 거리를 자동차를 이용해서 2분만에 도착하겠지요. 요즘은 자동차가 없는 집이 별로 없지요. 그러니 자동차로 어디를 가는 일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에요.
샤샤는 식기 세척기가 집에 있으니까 설거지할 시간에 편하게 책을 읽을 수 있어요.
설거지할 그릇을 식기 세척기에 담고 스위치만 눌러 놓으면 저절로 다 알아서 한답니다. 그 기계 뒤에는 호수가 달려 있어요. 기계가 설거지를 폼 나게 하는 동안 그 호수를 통해 많은 양의 설거지물이 흘러나가요. 그 물은 어디로 갈까요?
날마다 몇 번씩 싱크대 앞에 서서 설거지를 손수 하는 일은 정말 귀찮아요. 그러니 식기세척기만큼 편한 물건이 있다는 건 참 즐거운 일인지도 몰라요.
몽몽이는 마당에 불을 피우고 멋진 숯불구이 파티를 열었나 봐요. 맛있는 고기 냄새가 온 집안에 진동하겠네요. 해로운 가스로 가득한 연기가 하늘로 올라가지만 그런 건 별로 신경 쓰이지 않아요. 그보다 맛있는 숯불구이를 먹는 일이 얼마나 즐거운 일인데요.
● 우리는 이미 이 이야기 속에 있는 문제점들을 발견했어요. 이야기를 하는 동안 벌써 하고 싶은 말들이 마구 떠올랐죠?
- 유조선이 침몰되었으니 바닷물이 오염되어서 물고기들이 모두 죽었을 거예요.
- 가까운 거리는 자동차를 타지말고 걸어 가야죠. 자동차에서 나오는 매연 때문에 오존층이 파괴된대요. 그리고 기름도 쓸데없이 낭비하면 안 돼요.
- 세제를 많이 쓰면 물도 많이 오염되고, 그냥 설거지하는 것 보다 식기세척기를 쓰면 물이 많이 낭비 돼요.
- 숯불구이 할 때 나는 연기가 공기를 더럽혀요. 그리고 여러 사람한테 피해도 가요. 맛있는 냄새가 멀리까지 퍼지잖아요. 히히.
● 우리들은 이미 이런 문제에 대해서 많이 알고 있어요. 이 시대를 사는 사람들 중에서 환경오염에 대해서 모르는 사람은 아마 거의 없을 거예요. 사람들은 환경오염이 인간에게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대부분 알고 있어요. 하지만 다음 이야기를 들어보세요. 좀 충격적일 거예요.
*테테 이야기
테테는 엄마의 자동차 운전대를 잡고 운전하는 흉내를 내곤 합니다. 무척 재미있거든요. 오늘도 테테는 자동차 안으로 들어갔어요. 그런데, 자동차 열쇠가 그대로 꽂혀 있는 거예요. 차고 문은 닫혀 있었고요.
'열쇠를 돌리면 부릉부릉 소리가 나겠지? 페달만 안 밟으면 괜찮을 거야. 차가 움직이진 않을 테니까 위험하지는 않겠지?'
테테는 잠시 망설였지만 슬며시 열쇠를 돌렸어요. 금방 시동이 걸렸어요. 테테는 신이 났습니다.
"테테, 들어와서 피자 먹어라!"
부엌에서 엄마가 부르셨어요. 테테는 얼른 차에서 내려 차고 문을 닫고 나왔어요. 그런데 테테는 두 가지 사실을 미처 생각하지 못했어요. 하나는 엔진 끄는 걸 잊어버렸다는 것이고, 둘째는 테테가 자동차에서 노는 동안 이웃집 고양이가 슬그머니 차고 안으로 들어왔다는 사실입니다.
몇 시간 뒤, 테테의 엄마가 장을 보러 가려고 차고 문을 열었습니다. 차고는 메케한 연기로 가득 차 있었고, 이웃집 고양이가 차고 바닥에 죽은 채 쓰러져 있었습니다.
- 시동을 오래 걸어두어서 불이 난 거예요?
- 연기는 매연이겠지. 그런데 그 매연을 많이 맡는다고 고양이가 죽어요?
- 문이 닫혀 있어도 연기는 빠져나갈 것 같은데요.
- 설마 했는데 좀 소름이 끼쳐요.
● 자동차의 매연으로 고양이가 생명을 잃는다는 것이 좀 충격적이지요?
우리는 자동차가 환경오염의 주범이라는 것은 알고 있지만 당장 생명까지 빼앗아 갈 수 있다는 사실까지는 생각하지 않고 살았어요. 자동차로 인한 공기오염 때문에 천식이나 기관지염 같은 질병이 많아졌다는 사실은 많이 들어 봤지만. 좀 극단적인 예긴 하지만 그만큼 자동차에서 뿜어져 나오는 가스가 치명적이라는 거예요. 하지만 당장 어떻게 되지 않으니까 사람들은 일단 편하고 즐거운 것부터 먼저 생각하게 되는 것 같아요.
하지만 모든 사람들이 다 그렇게 살지는 않아요. 자연의 가장 좋은 상태를 잘 유지하며 사는 사람들도 있어요.
*롱롱 아저씨 이야기
롱롱 아저씨네 집에는 암소 무무가 삽니다. 암소 무무는 풀을 뜯어먹고 날마다 똥을 눕니다. 무무의 쇠똥은 흙과 섞여서 거름이 되어 다시 풀이 잘 자라도록 도와줍니다. 그러면 무무는 다시 풀을 뜯어먹을 수 있고, 다시 건강하게 똥을 눕니다. 또 풀이 자라고, 무무는 또 뜯어 먹지요. 늙어 죽을 때까지 암소 무무는 계속 그렇게 살아간답니다.
롱롱 아저씨는 무무 말고도 소를 열 마리 더 키웁니다. 롱롱 아저씨는 소들을 작은 목장으로 데려가 풀을 뜯어먹게 합니다. 젖을 짜서 우유를 팔기도 하지요. 고기를 얻으려고 암소를 죽인 적도 있었지만 그건 자주 있는 일이 아니에요. 송아지가 태어나 자랄 수 있는 시간이 충분하도록 롱롱 아저씨는 늘 신경을 썼습니다.
● 롱롱 아저씨가 유지하는 자연의 가장 좋은 상태란 어떤 것일까요?
- 시간이 많이 걸려도 억지로 하지 않는 거예요.
- 암소 무무처럼 풀을 먹고 똥을 누면 그 똥이 다시 거름이 되어 풀이 자라나고, 그 풀을 다시 암소 무무가 먹어요.
- 사료 보다 싱싱한 풀을 먹게 하는 거예요.
- 비료나 농약을 치지 않고, 그냥 쇠똥이랑 흙을 섞어서 거름이 되게 해요.
● 하지만 지금은 롱롱 아저씨처럼 자연을 크게 훼손하지 않으며 살고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요? 다음의 투투 아저씨의 이야기를 들어 보세요.
*투투 아저씨 이야기
롱롱 아저씨는 나이가 들어서 힘이 없어지자 목장을 팔기로 했어요. 투투 아저씨가 그 목장을 샀습니다. 투투 아저씨는 목장의 암소들이 우유도 많이 내지 못하고 고기도 충분하지 못하다고 생각했어요. 또, 암소들이 풀을 뜯어먹던 목장에서 감자를 재배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투투 아저씨는 좁은 우리를 지어 암소들을 몰아넣고 사료를 사서 먹였습니다.
암소들은 사료를 먹고 아주 빨리 자랐어요. 목장은 감자밭으로 만들었어요. 투투 아저씨는 감자를 더 빨리 더 크게 자라도록 하기 위해 화학 비료를 듬뿍 주었습니다. 투투 아저씨는 롱롱 아저씨보다 우유는 열 배, 고기는 열다섯 배 정도 더 많이 얻었어요. 수백 킬로그램이나 되는 감자도 거둬들였지요.
그렇게 몇 년이 지났습니다. 투투 아저씨의 농장에 이상한 일이 일어나기 시작했습니다. 지난달에는 암소 두 마리가 땅에 쓰러지면서 죽었어요. 수의사도 이유를 몰랐습니다. 농장 뒤 시냇물에는 물고기 수십 마리가 죽어서 물에 떠올랐어요. 밭에는 나온 감자들도 크기가 아주 작아졌어요.
이런 일들의 원인은 너무나 뻔했습니다. 소에게 먹인 사료와 밭에 뿌린 화학 비료 때문이었습니다. 사료를 먹은 소가 병들어 죽고, 화학 비료 때문에 땅이 병들었을 뿐만 아니라, 그 화학 물질들이 시냇물로 흘러 들어가 물고기들을 죽이고만 것입니다.
● 투투 아저씨는 롱롱 아저씨처럼 자연의 이치에 따라 살기에는 너무 마음이 급하고 욕심도 많았어요. 투투 아저씨가 한 행동들을 찾아내어 보세요.
- 암소들을 좁은 우리에 몰아넣고 풀을 주지 않고 사료를 사서 먹였어요.
- 넓은 목장은 밭으로 만들어서 거기에 감자를 심었어요.
- 감자밭에는 감자를 더 잘 크게 하기 위해서 화학 비료를 많이 뿌렸어요.
● 그랬더니 롱롱 아저씨에 비해서 어떤 결과가 나왔나요?
- 롱롱 아저씨보다 우유는 열 배나 더 많이 만들고, 고기는 열다섯 배 정도 더 많이 얻었대요.
- 감자도 수백 킬로그램을 거둬들였대요.
- 투투 아저씨는 돈도 더 많이 벌었을 거예요.
● 하지만 몇 년이 지난 뒤, 투투 아저씨의 농장에 일어난 이상한 일이 일어났지요. 키우던 소가 갑자기 죽기도 하고, 농장 뒤 시냇물에는 물고기도 떼죽음을 당했어요. 그리고 밭에서 나온 감자도 크기가 아주 작아졌어요. 투투 아저씨는 몹시 당황했겠지만 우리는 그 원인이 무엇인지 알고 있죠?
- 소에게 안 좋은 사료를 먹이고, 우리에 가두어 키웠어요.
- 농장 옆에 있는 시냇물이 오염되었어요.
- 비료를 많이 뿌리고 농약을 많이 써서 땅이 병들고 농사가 잘 되지 않아요.
● 투투 아저씨에게 땅과 가축은 어떤 존재였을까요? 또 롱롱 아저씨에게는 어떤 존재였을까요?
- 투투 아저씨는 자연을 아끼거나 보호해야한다는 마음이 하나도 없어요. 자기 욕심만 챙기면 된다고 생각하는 것 같아요.
- 롱롱 아저씨는 욕심도 없고, 어떤 게 사람들한테 좋은 건지 잘 아는 것 같아요.
- 롱롱 아저씨는 암소도 함부로 잡지 않고, 빨리 키워서 팔아야겠다는 생각도 하지 않았어요.
- 투투 아저씨는 화학 비료가 얼마나 나쁜 것인지 모르고, 암소를 어떻게 키워야하는지도 잘 모르나 봐요. 그냥 돈만 많이 벌면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에요.
● 투투 아저씨는 잘 돌아가던 자연의 이치를 망가뜨렸어요. 자연은 가만히 놔두어서 풀이 자라고, 그 풀을 암소가 먹고, 쇠똥이 거름이 되어 다시 풀이 자라고, 그 풀을 암소가 먹고…이렇게 끝도 없이 돌고 돌아요. 이것을 자연의 순환이라고 해요. 자연의 순환은 자연이 갖고 있는 고유의 성질이에요. 스스로 만들어내고, 스스로 변하고, 스스로 사라졌다가 다시 만들어진답니다. 우리 주변에도 이러한 자연의 순환을 볼 수 있는 것들이 참 많아요.
- 사계절도 끝없이 돌아요.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다시 봄이 와요.
- 물도 돌고 돌아요. 물이 수중기가 되고, 구름이 되고, 비나 눈이 되고, 다시 물이 돼요.
- 나무에 잎이 자라고, 그 잎이 낙엽이 되어 거름이 되고, 다시 봄이 되면 잎이 나와요.
● 이 모든 것들은 사람이 아무런 손을 대지 않아도 저절로 알아서 아무 일 없이 돌아가지요. 또 이런 것도 있지요. 식물이나 동물, 사람 사이에도 순환이 이루어집니다. 예를 들어 우리가 숨쉬는 데 필요한 산소는 모두 식물에서 나오지요. 그리고 사람이나 동물이 뿜어내는 이산화탄소는 식물이 흡수해요. 사람이 호흡하면서 뱉은 이산화탄소를 식물이 재활용하는 셈이고, 식물이 호흡하고 남은 찌꺼기인 산소를 사람이 받아서 재활용하는 셈이지요. 재활용은 사람들이 아껴 쓰자고 만들어낸 말 같지만, 사실은 자연이 먼저 그 재활용을 하고 있었어요.
동물이나 식물은 자연의 순환 속에서 크게 어긋나지 않으며 잘 사는 것 같은데, 왜 사람은 그렇지 못할까요? 왜 사람만 멀쩡한 자연을 마음대로 휘두르며 모두 병들게 만드는 것 같은 느낌이 들까요?
- 사람들은 욕심도 많고, 하고 싶은 것도 많아서 그래요.
- 과학이 너무 발달해서 그래요. 사람한테 편리한 것만 만들어내니까 그래요.
- 사람들은 자기만 편하면 된다고 생각해요.
- 사람들도 먹고살아야 하잖아요. 돈도 벌어야 하고요. 그러니까 어쩔 수 없죠. 하지만 조심하면 될 텐데 사람들이 조심하지 않아서 그래요.
● 모든 생명체는 먹고 숨쉬고 싸버리는 일을 해요. 하지만 사람은 그 일 외에도 엄청난 많은 활동을 하면서 살아요. 그래서 수천 년 동안 수많은 문화를 이루면서 살고 있어요. 기계를 돌리고, 수천수만 가지 도구를 만들어 내고 여가를 즐기고, 갖가지 발명품들을 만들어 냈어요.
이제 세상은 사람들이 만들어 낸 온갖 물건들로 가득 차 있어요. 원래는 이 땅 전체가 자연 그 자체였는데 언제부터인가 자연은 자꾸 밀려나기 시작했어요. 우리는 지금 자연을 일부러 만나러 가야하지요. 어디로 가야 자연을 만날 수 있나요?
- 산이나 들로 가야 해요.
- 바다나 시골로 가야 자연을 볼 수 있어요.
● 사실 사람들이 만들어 놓은 도시에도 자연이 있어요. 자연은 산이나 들에 따로 있는 게 아니에요. 도시에 있는 공기도, 땅도, 물도 모두 자연이에요. 하지만 사람들은 그것들을 더 이상 자연이라고 부르지 않죠. 왜일까요?
- 자연은 자연인데요, 깨끗한 자연이 아니니까 그렇죠.
- 도시에는 산도 없고, 계곡도 없고, 바다도 없잖아요. 자연은 그런 게 자연이에요.
- 공기, 땅, 물도 자연이라고 부르고, 시골 같은 곳도 자연이라고 불러요.
- 자연은 나무도 많고, 꽃도 많고, 공기도 맑아야 해요.
● 도시에 있는 자연은 이미 많이 오염되어서 자연이 갖고 있는 고유한 성질을 많이 잃어버렸어요. 그래서 사람들은 사람들이 많이 훼손시키지 않은 자연 그대로인 곳을 자연이라고 부르게 된 거지요.
그런데 분명한 것은 사람들이 자연을 오염시키고 더럽혔다는 거예요. 지금 지구는 여기저기 땅이고 하늘이며 물이며, 모두 오염으로 몸살을 앓고 있어요. 사람들은 이제야 얼마나 자연을 함부로 다루었는지 깨닫게 되었어요. 많은 사람들이 자연이 파괴되면 어떻게 되는지 그 동안 많이 보고 겪었거든요. 투투 아저씨가 모든 걸 잃은 것처럼 지금 우리는 그 같은 일을 곳곳에서 겪고 있어요.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과학의 발달이 어디까지 가고, 인간의 한계가 어디까지인지 확인하려고 안달이었어요. 하지만 언제부터인가 주변 자연 환경에 문제가 발생하기 시작하자, 사람들은 당황하기 시작했어요. 자연이 스스로 변한 게 아니라 모두가 인간이 만들어놓은 오염 물질이 원인이었어요. 사람들은 크게 후회를 하면서 오염되지 않았던 예전의 건강한 자연을 몹시 그리워하기 시작했어요.
롱롱 아저씨가 가꾼 농장을 투투 아저씨가 오염시키기는 쉬웠어요. 하지만 투투 아저씨가 망쳐버린 농장을 롱롱 아저씨네 농장처럼 되돌리는 것도 과연 쉬울까요?
- 아니요. 돈도 더 많이 들고 시간도 오래 걸릴 것 같아요.
● 사람들이 이루어놓은 많은 문명도 자연 못지 않게 가치 있고 소중해요. 식물이나 곤충, 동물들이 자신의 영역을 표시하고 자연 속에서 자리 잡기 위해 노력하는 것처럼 사람도 그런 의미에서 문명을 일구어 나왔답니다. 그런데 무엇이 문제였을까요?
- 무조건 편하고 좋은 것만 생각했어요.
- 자연을 도구처럼 막 이용해 먹었어요.
- 사람한테 좋은 것만 생각했어요.
- 자연을 맘대로 해도 된다고 생각했어요.
● 동물의 세계와 식물의 세계가 있듯이 사람에게도 사람만의 고유한 세계가 있어요. 사람들이 만들어낸 세계가 자연 파괴의 원인이라면 그 세계를 없애면 해결될까요? 과학이 없던 시절로 돌아가면 될까요? 다시 인간이 롱롱 아저씨같이 농사짓던 시절로 돌아가면 해결될까요?
- 자연에 피해를 주지 않는 것들만 발명해 내면 되잖아요.
- 나쁜 화학물은 없애버리고 안 쓰게 해야죠.
- 매연이 안 나오는 자동차도 만들고, 설거지도 합성세제 쓰지 말라고 법으로 만들어요.
● 아무리 좋은 아이디어가 나온다 해도 그보다 먼저 필요한 게 있어요. 자연을 대하는 사람들의 마음이에요. 인간이 이롭자고 자연을 보호한다면 언제든지 인간의 이익에 따라 쉽게 자연을 버릴 수도 있을 거예요. 그러니 자연은 자연 그 자체로 바라봐 줘야 해요. 자연은 인간이 아무렇게나 함부로 휘둘러도 되는 소유물이 아니거든요.
아이들 글
투투 아저씨와 롱롱 아저씨에 대한 이야기를 읽었다. 처음 제목을 봤을 때는 그냥 동화인 줄 알았다. 하지만 친구들과 읽어보자 그 생각이 확실하게 달라졌다. 이 이야기는 자연의 순환, 그러니까 자연의 순리에 관한 것이다. 소가 똥을 싸고, 그 똥이 거름이 되고, 그 거름 덕에 풀이 잘 자라고, 그 풀을 또 소가 먹고……이렇게 순환이 되는 것이다. 그런데 투투 아저씨는 자연의 순리를 거슬렀다. 롱롱 아저씨와는 다르게 말이다. 투투 아저씨는 화학비료를 먹이고, 풀이 있던 곳에 감자를 심고, 화학 비료를 잔뜩 뿌려서 농사를 지었다. 그래서 소가 죽고 감자도 작아졌다. 나는 원래 자연의 순리를 거스르면 안 된다고 생각했지만 직접 보니 훨씬 더 심각한 것 같다.
- 은로초 5, 전진경
난 자연이 재활용을 하는지 몰랐다. 자연이 우리의 재활용 선배인 것을 알았다. 자연이 우리를 위해 너무 많은 희생을 하는 것 같다. 화학비료나 사료를 쓰는 게 당연한 것인 줄 알았는데, 그 화학 비료와 사료가 자연을 이렇게 많이 파괴하는 줄 몰랐다.
사람들은 음식물도 너무 많이 사서 버리는 것도 너무 많은 것 같다. 우리 엄마도 그렇다. 반찬거리를 사 놓고 만들지도 않고 썩혀버린다. 자연이 우리를 위해 모든 것을 주는데 우리도 자연을 위해 오염을 시키지 않아야겠다.
- 은로초 5, 이채원
나는 재활용이라는 게 사람만이 할 수 있는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야기를 듣고 나니까 자연이 오래 전부터 재활용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신기하다. 또 자연은 둥글게 원을 그리며 순환을 한다고 한다. 그런데 그 순환을 인간이 망쳐놓는다. 인간이 동그라미를 깨버리는 것이다. 사람은 자연을 함부로 대하면 안 된다. 사람도 결국은 자연이니까 자연이 망하면 사람도 무사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 은로초 5, 서지윤
2차시
시간에 따라 변해 온 자연과 사람의 관계
마음 열기
어떻게 하늘을 돈으로 살 수 있나요?
-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시애틀의 추장
어떻게 하늘을 돈으로 살 수 있다는 건가요?
당신들은 어떻게 비와 바람을 소유할 수가 있다는 거죠?
우리 어머니가 내게 말씀하셨지요.
이 땅의 그 무엇도 우리네 사람들에게 신성하지 않은 것이 없단다.
가느다란 솔잎 하나하나, 호숫가 작은 모래 알갱이들,
어두운 숲속 자욱한 물안개 한 줄기 한 줄기,
풀밭을 가득 채운 모든 풀잎과 노래하는 곤충들,
이 모든 것이 우리네 기억 속에는 신성한 것이란다.
우리 아버지가 내게 말씀하셨지요.
붉은 피가 우리네 핏줄 속을 흘러가는 것을 알듯이
숲속 나무들 속을 끊임없이 도는 수액이 있다는 걸 나는 안단다.
우리는 이 땅의 한 부분이고, 이 땅 또한 우리의 한 부분이란다.
향기로운 꽃들은 우리네 자매고,
곰이며 사슴, 큰독수리들은 우리네 형제란다.
바위의 갈라진 틈, 무성한 풀밭, 조랑말, 이 모든 게 우리의 가족이란다.
조상들의 목소리가 내게 말씀하셨지요.
시내와 강을 흘러가며 반짝이는 물은
그저 단순한 물이 아니고, 너의 할아버지의 할아버지의 피와 같은 것이란다.
호수의 맑고 깨끗한 물에 어린 신비스런 각각의 그림자가
사람들이 살아 온 삶의 기억을 고스란히 이야기해 준단다.
바람에 일렁이는 물 소리는 네 할머니의 할머니의 할머니의 목소리란다.
강물은 네 형제이고, 타는 네 목을 적셔 주지.
그들은 네 카누를 움직여 주고, 네 아이들을 먹여 준단다.
그러므로 너는 강물에게 친절을 베풀어야 한단다.
다른 형제들에게 친절을 베풀듯이.
우리 할아버지의 목소리가 내게 말씀하셨지요.
공기는 아주 소중한 것이란다. 모든 생명과 자신의 영혼을 함께 나누기 때문이란다.
나에게 첫 숨을 내쉬게 해 준 바람은 또한 내 마지막 숨을 거두어 갔단다.
너는 땅과 공기를 신성한 그대로 간직해야만 한단다.
풀밭의 꽃 향기로 달콤해진 바람을 맛보기 위해서
줄달음쳐 달려갈 수 있는 곳으로 간직해야만 한단다.
마지막 인디언 사내와 여인이 그들의 야성을 간직한 채 이 땅에서 사라져 버리고,
오직 평원을 가로지르는 구름의 그림자만이 그들의 기억을 간직하게 되면, 그 때도 여전히 호숫가와 나무숲이 이 곳에 남아 있을까요?
우리 조상님들이 내게 말씀하셨고,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이 땅은 우리 것이 아닙니다. 우리가 이 땅에 속해 있을 뿐이죠.
- 『생각을 키워주는 시』 중에서
● 이 시는 1855년에 미국 정부가 아메리칸 인디언의 땅을 사려 했을 때, 시애틀의 추장이 말한 내용이에요. 인디언은 아메리카 땅에 일찍부터 살고 있었던 원주민이에요. 미국 정부가 인디언들을 몰아내기 위해서 땅을 돈으로 쳐주겠다고 했을 때, 많은 인디언 원주민들은 그 말을 이해할 수가 없었어요. 그 이유는 시 속에 잘 나타나 있지요.
인디언들이 아메리카 땅에서 밀려난 지 200여 년도 채 안 되었어요. 지금은 땅을 사고 파는 건 물론이고, 물도 사고 팔고 앞으로는 공기도 사고 팔지 모르는 세상이 되어 버렸어요.
이 시에는 가슴에 와 닿는 부분들이 참 많아요. 마음에 와 닿는 구절을 찾아서 가슴에 새겨두는 것도 참 좋을 거예요.
- 우리는 이 땅의 한 부분이고, 이 땅 또한 우리의 한 부분이란다.
향기로운 꽃들은 우리네 자매고,
곰이며 사슴, 큰독수리 들은 우리네 형제란다
- 그러므로 너는 강물에게 친절을 베풀어야 한단다.
다른 형제들에게 친절을 베풀 듯이.
- 공기는 아주 소중한 것이란다.
모든 생명과 자신의 영혼을 함께 나누기 때문이란다.
- 이 땅은 우리 것이 아닙니다.
우리가 이 땅에 속해 있을 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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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구 위에 원래부터 있던 모든 생명체나 땅이나 하늘을 모두 통틀어서 우리는 자연이라고 해요. 인간도 자연의 한 부분이에요. 계절이 바뀌는 것, 나무나 꽃들이 자라고 변하는 것, 하늘과 땅, 바람과 구름, 하늘, 물, 바다, 모두 자연의 모습이에요.
사람은 언제부터 자연의 한 부분이 되었을까요? 사람은 언제부터 자연을 차지하고 살았을까요? 아주 오래 전에 인간이 자연 속에서 처음으로 두 발로 서게 되었을 때, 인간과 자연은 어떤 관계였을까 생각해 봅시다. 그때도 사람이 지금처럼 자연을 마음대로 이용했을까요?
- 집이 없고, 컴컴한 동굴에서 살았겠지요.
- 먹는 건 아무거나 먹었을 것 같아요. 나무열매도 먹고, 날고기도 먹었대요.
● 원시시대의 사람들에게 자연은 두려움의 대상이었다고 하면 믿겠어요?
어두운 밤은 오로지 잠의 세계였고, 자연 속에서 먹을 것을 구하지 못하면 굶어야 했고, 사냥을 나가 동물을 잡기는 해도 늘 맹수들의 위협 속에서 살아야만 했을 거예요. 어찌 어찌하다가 돌멩이를 이용할 줄 알게 되고, 나뭇가지로도 뭔가를 할 줄 알게 되었을 거예요. 그래서 집도 짓고 사냥도 할 줄 알게 되었을 때 자연은 인간에게 어떤 존재였을까요? 그때도 예전만큼 자연이 두려움의 대상이었을까요?
- 조금 친해졌을 것 같아요.
- 자연 속에서 많은 것을 얻었을 것 같아요.
- 그래도 모여 살았으니까 자연을 조금은 오염시키면서 살았을 것 같아요.
- 그래도 자연한테 나쁜 오염은 시키지 않았을 것 같아요.
● 그렇게 또 어마어마한 시간이 흘렀어요. 사람들은 수가 점점 많아졌어요. 농사짓는 것 보다 더 중요하고 쓸모 있는 일들이 많이 생겨났어요. 땅 속에서 몇 천 년 동안이나 묻혀있던 것들이 석유나 석탄 등 아주 중요한 지하자원이 되고, 비싼 값에 팔 수 있는 것들도 많이 발견되었어요. 그리고 여러 가지 기계를 만들어서 사람들이 손으로 직접 하던 일을 기계가 대신하게 되었어요.
예전에는 거의 모든 사람들이 농사를 지어서 먹고살았는데 이제는 그렇지가 않게 되었어요. 자연 속에서 자연이 주는 대로 가꾸어서 먹고사는 방식은 구식이 되어버렸지요. 그때의 사람들은 자연을 어떻게 바라보았을까요?
- 자연이 시시하고 두렵지도 않았을 것 같아요.
- 농사짓는 일이 싫어졌을 것 같아요.
- 새로운 아이디어가 많이 생겼어요.
- 자연에 별로 신경을 안 썼을 것 같아요.
- 자연을 잘 이용하면 부자가 될 수 있다고 생각했을 거예요.
● 자연은 더 이상 두려움의 존재도 아니었고, 인간의 삶에 그다지 큰 영향력을 주는 것 같지도 않았어요. 단지 인간이 머리만 잘 쓰면 무궁무진하게 이용할 수 있다고 믿었어요.
사람들이 필요하다고 느끼기만 하면 뭐든지 만들어 냈어요. 세상은 어떻게 되었을까요?
- 사람들이 나무도 많이 베고, 고무도 많이 얻어내서 자연이 많이 망가졌을 것 같아요.
- 그때부터 플라스틱 제품을 썼으니까 점점 환경이 오염되고 있었어요.
- 서로 편리한 것을 만들어 내려고 경쟁이 심했을 것 같아요.
- 자연이 많이 파괴되고 있었는데 사람들은 아직 모를 것 같아요.
- 많이 만들어 냈기 때문에 쓰레기도 많이 나왔을 거예요.
- 공장들도 많이 생겼을 것 같아요.
● 사람들은 점점 더 강하고 편리한 것들에 익숙해졌어요. 그런데 문제가 생겼어요. 울창하던 숲이 점점 사라지기 시작하고, 넘쳐나던 물도 부족해지기 시작했어요.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일까요?
- 사람들이 지하자원을 너무 많이 꺼내 썼어요.
- 나무를 베기만 했지 심지 않았어요.
- 물도 아껴 써야 하는데 너무 낭비했어요.
● 문제는 그것뿐만이 아니었어요. 시냇물에는 물고기 수십 마리가 죽어서 물 위로 떠올랐어요. 논밭에는 독한 농약을 점점 더 많이 뿌려야만 농사를 지을 수 있었어요. 편하게 사료를 먹여 키운 소들은 이유도 없이 죽어나가고, 사람들이 버린 쓰레기는 시간이 지나도 썩을 기미가 보이지 않았어요. 사람들이 알게 된 새로운 사실은 무엇이었을까요?
- 사람들이 버린 오물 때문에 물이 썩어서 물 속에 아무것도 살지 못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 비료나 농약을 너무 많이 사용해서 땅이 병들었다는 것도 알게 되었어요.
- 풀을 먹고 자라야 되는 소가 이상한 사료를 먹어서 병이 들었다는 것도 알았어요.
- 플라스틱이나 비닐 같은 건 썩지 않기 때문에 자연을 더 병들게 해요.
● 어느 날 뉴스에 이런 이야기가 나왔어요. 사람들이 해로운 가스를 많이 만들어내서 지구를 둘러싸고 있는 오존층에 구멍이 뚫렸다고 해요. 그것 때문에 지구의 온도가 높아지면서 꼼짝 않던 북극의 빙하가 녹기 시작한대요. 세계 곳곳의 날씨도 이상해졌지요. 어느 곳에는 홍수가 나서 큰 도시가 다 물에 잠겼고, 어느 바닷가에서는 해일이 일어나 많은 관광객들이 목숨을 잃었어요. 이제 사람들이 자연에 대해 새롭게 느낀 것은 무엇일까요?
- 사람들이 너무 함부로 자연을 대했기 때문에 자연이 분노했다고 생각했어요.
- 자연이 갑자기 두려워지기 시작했어요.
- 이렇게 큰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까 걱정이 되고, 많이 연구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 인간은 아무리 해도 자연을 이길 수는 없을 것 같아요.
<남미에 든 가뭄으로 죽은 펠리컨>
<홍수 피해>
<유럽에 닥친 한파. 제방을 넘어온 물이 바람 부는 방향으로 얼어버린 모습>
● 사람은 긴 역사 속에서 늘 인간의 한계를 뛰어넘으려고 안간힘을 썼지요. 한계를 뛰어넘기 위해서 많은 도구를 만들어내야 했을 거예요. 또 사회를 이루어 살다보니까 다양한 문화도 생겨났어요. 그렇기 때문에 사람들이 이루어놓은 많은 문명이나 문화는 아주 특별한 의미가 있는 거예요. 아마 아직까지 사람들의 생활이 원시 시대 같았다면 벌써 인간은 멸종했을지도 몰라요. 하지만 산업이 발달하고, 과학이 발전하면서 자연을 지나치게 소홀히 한 것은 사실이에요. 사람들의 관심이 모두 어떻게 하면 더 편리하게 잘 살 수 있을까 하는 것에만 쏠려 있었거든요. 환경오염이 인간에게 얼마나 큰 피해를 주는지 정확하게 잘 몰랐던 거예요.
자연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며 살았던 인디언의 교훈처럼 이 넓은 자연은 누구의 소유물도 아니고, 누구라도 함부로 할 수 있는 게 아니에요. 또 자연을 지키는 행동수칙을 제 아무리 많이 알고 있어도 자연을 대하는 마음가짐이 바로 서 있지 않다면 아무 의미도 없어요.
진심으로 자연과 인간이 다 같이 행복할 그 날을 기대해 보아요.
아이들 글
먼저 인디언 시를 읽었다. 자연과 인간의 관계에 대해서 알아보았는데 나는 인간이 자연을 넘어설 수 없다는 것을 알았다. 지금까지 우리가 해온 행동들이 자연에게는 엄청난 피해를 줬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그래서 지구가 분노를 했다는 것도 알았다. 녹아 내리는 빙하도 지구의 분노이다. 구멍 뚫린 하늘도 마찬가지이다. 자연과 인간은 천적 관계 같다. 하지만 친구 관계가 되어야 한다. 그리고 같이 공존해야 한다. 자연은 도구가 아니다. 자연은 우리가 배워야 하는 선생님이다.
- 은로초 5, 심은지
인간과 자연에 대해서 얘기했다. 처음에 인디언의 시를 읽었다. 난 인디언 시에서 기억에 남는 대목이 있다. 강물에게도 친절을 베풀어야 한다고 하는 부분이다. 옛날에는 원시인들이 자연을 무서워했다고 한다. 옛날에는 많았던 석유와 석탄도 요즘에는 거의 없어져가고 있다. 또 너무 자연을 함부로 해서 빙하가 녹고 하늘에 구멍도 뚫렸다고 한다. 사람은 자연을 함부로 하면 안 된다. 우리에게는 그럴 권리가 없다. 인디언들의 삶을 본받아야 한다.
- 은로초 5, 김지수
마무리
아이들이 다른 때와 다르게 지식을 전달받는 방식의 수업에 다소 지루해하고, 어려운 용어가 나오니까 처음엔 멍하니 듣기만 했다. 그래서 아이들이 자연과 환경의 문제에 쉽게 공감할 수 있도록 동화 같은 이야기로 다시 마음을 열었다. 2차시부터는 인간과 자연이 함께 살아온 역사를 이야기하려니 불가피하게 지식적인 측면이 두드러졌는데, 마음 열기 때 아이들이 어느 정도 공감해서인지 교사의 설명을 어렵게 생각하지 않아 다행이었다. 무엇보다 나 스스로 이번 주제에 대해 평소 하고 싶은 말이 많았고, 수업을 준비하면서 알게 된 사실들과 안타까움이 가슴 안에 팔딱거리고 있었기 때문인 것 같다. 그래서 지나치게 교훈적인 내용을 아이들에게 주입시켰다는 아쉬움도 들지만, 환경 문제를 진지하게 생각하는 열의를 전달할 수 있었기에 지난 시간이 아깝지 않다.
아이들에게 이 세상을 살아가는 또 하나의 눈이 생겼을까? 인디언 시를 읽으며 가슴을 쓸어 내리던 아이들의 모습이 가슴에 오래 남을 것 같다.
사람도 과학도 자연이에요
황정희 | 논술교사
대상 : 초등 5학년 이상
차시 : 2차시(90분씩)
함께 읽은 책 : 『우리는 자연 속에 있어요』(브리지뜨 라베·미셀 퓌엑 글 / 자크 아잠 그림 / 소금창고)
『우리 나무가 아파요』(이브 번팅 글 / 로널드 힘러 그림 / 느림보)
참고자료 : 『생각을 키워주는 시』(로버트 피셔 글 / 어린이철학교육연구소 옮김 / 해냄)
학습목표:
1. 자연을 이용하는 과정에서 사람에게 왜 과학이 필요하게 되었는지 알아본다.
2. 과학의 편리함을 추구하는 동안 우리가 간과해 온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 본다.
인간에게 무한한 풍요로움을 주던 자연이 언제부터인가 두려움의 대상이 되었다. 아무리 써도 줄지 않는 화수분 같던 자연이 점점 빈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 사람들은 대체에너지를 연구하고, 먼 우주에 있을지도 모르는 다른 별을 찾아 헤매기도 한다. 그러나 먼저 해결해야 할 일이 있다. 우리와 가장 가까이에 있는 자연을 다시 한번 바라봐야 한다. 그 자연이 왜 이제 와서 변해버렸는지 살펴보는 일이다. 그리고 화해할 것이 있으면 용기 있게 화해도 청하고 싶다. 인간은 너무 인간끼리만 따뜻하게 살아왔는지 모르겠다.
마음열기
『우리 나무가 아파요』 줄거리
엘리스네 집 근처에는 오래된 참나무가 있다. 오가는 사람들이 언제든지 쉬어갈 수 있을 만큼 넉넉한 그늘을 가지고 있는 나무다. 그런데 그 참나무 근처에 누군가가 독한 화학물질을 버리는 바람에 그 큰 참나무가 병이 들게 된다. 엘리스의 가족과 이웃을 비롯해서 많은 사람들이 나무를 살리는 일에 온 희망을 걸지만 결국 나무는 죽게 된다. 나무를 잃은 슬픔에 엘리스네 가족은 몹시 마음 아파한다. 슬픔에 빠져 있던 엘리스는 그 참나무가 병들기 전에 주워놓은 도토리를 발견한다. 이른 새벽, 엘리스는 엄마가 쓰던 모종삽을 들고 비가 그친 풀밭을 가로질러 나무에게로 뛰어간다. 그리고 정성껏 땅을 파고 그곳에 도토리를 묻는다.
● 엘리스네 가족에게 이 참나무는 어떤 존재였을까요?
- 가족처럼 함께 지냈어요. 매일 나무 밑에 가서 놀았으니까요.
- 이 나무가 있는 땅을 엘리스 아빠가 샀다고 했으니까 엘리스네 재산일 것 같아요.
- 제일 편하고 시원한 휴식처였을 것 같아요.
● 왜 사람들은 나무를 보호할까요?
- 필요하니까 잘 가꾸는 거죠.
- 잘 키우면 우리에게 많은 도움을 주잖아요.
● 세상에 있는 나무들은 사람들이 필요로 했기 때문에 생긴 것일까요?
- 필요하니까 누군가가 심었겠지요.
● 과연 그럴까요?
펼치기
● 어른들이 가끔 세상 참 좋아졌다는 말을 하죠. 우리한테는 당연하고 아주 일상적인 일인데도 어른들은 감탄을 하며 세상 참 좋아졌대요. 세상이 예전에 비하면 정말 편해졌기 때문에 그런 말을 하는 거예요. 과학은 끊임없이 인간에게 편리한 세상을 자꾸 만들어 내고 있어요. 일상 속에서 우리가 접하는 편리한 것들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요?
- 자동차, 핸드폰, 컴퓨터, 현관문 잠금 장치, 인터넷, 비행기, 고속전철, 공기 청정기, 정수기, 엘리베이터, 에스컬레이터, 무인감시카메라, 은행 입출금기, 신용카드…….
● 이 외에도 여러분이 채 말하지 못한 많은 것들이 있을 거예요. 다음 이야기도 편리한 세상 이야기예요.
*주주와 페페 이야기
주주와 페페는 항상 여름 휴가를 산으로 갔답니다. 그런데 지난 해 여름 주주와 페페는 산길을 다섯 시간이나 걸으면서 너무너무 힘이 들었어요. 그래서 부모님은 이번 휴가는 바다로 가기로 결정했어요.
휴가를 떠나기 열흘 전입니다. 아빠는 거실에서 텔레비전을 보고 계셨어요. 갑자기 아빠가 식구들을 급히 부르셨습니다. 주주와 페페, 엄마는 곧장 거실로 달려갔어요.
"무슨 일이에요?"
"이번 휴가는 다 망쳤어. 큰일이 났어."
아빠가 대답하셨어요.
"뭐라고요? 왜 못 가는데요? 무슨 일이에요?"
주주는 울상이 되었어요.
"우리가 가려던 바닷가에 유조선이 침몰했다는 구나. 며칠 뒤면 바닷물은 배에서 흘러나온 석유로 검게 변하고, 모래사장은 콜타르로 뒤덮여 버릴 거야. 깨끗해지려면 아마 몇 달은 걸릴게다."
"검은 바다가 우리 휴가를 망쳐 버리고 말았구나."
엄마가 한숨을 내쉬었어요.
"그게 뭐예요? 검은 바다라니요?"
페페는 너무 속상해 하시는 부모님을 보자 걱정이 됐어요.
● 큰일났네요. 모처럼 있는 여름휴가를 망쳐버렸으니 온 가족이 얼마나 실망을 할까요.
아마 페페네 식구말고도 바다로 가려고 맘먹었던 많은 사람들은 모두 계획을 변경해야만 했을 거예요. 여름이 되면 가장 기다려지는 게 여름휴가예요. 가족끼리 친구끼리 모여서 경치 좋은 곳에 가서 며칠씩 쉬다가 오면 그것만큼 즐거운 일도 없지요. 그 즐거운 계획에 큰 차질이 생겼으니 큰일이네요.
*롱롱이와 샤샤와 몽몽이 이야기
"아빠, 축구장까지 자동차로 태워다 주세요. 날씨가 너무 더워서 걸을 수가 없어요."
롱롱이 아빠를 조르고 있어요.
"엄살 부리지 마라. 15분이면 갈 수 있는 거리잖니."
"오늘은 제가 우리 팀 유니폼을 들고 가야 돼요. 가방이 무겁다고요. 차로 가면 2분이면 되잖아요?"
"좋다. 하지만 네가 게으른 건 사실이야."
샤샤는 식기 세척기에 물을 채우고, 고무 마개를 덮었어요. 스위치를 누르고 세척기가 그릇을 다 씻을 때까지 책을 읽으려고 자기 방으로 갑니다.
몽몽은 냉장고에서 소시지와 쇠고기를 꺼냈어요. 그 동안 로로는 마당에서 불을 붙입니다. 불이 피어오르자, 그릴 위에 소시지와 고기를 올려놓습니다. 맛있는 냄새가 정원에 가득 찹니다.
롱롱이는, 더운 날 축구장까지 걸어가기가 귀찮아서 아빠께 자동차로 태워다 달라고 조르고 있어요. 15분이면 거뜬히 걸어갈 거리를 자동차를 이용해서 2분만에 도착하겠지요. 요즘은 자동차가 없는 집이 별로 없지요. 그러니 자동차로 어디를 가는 일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에요.
샤샤는 식기 세척기가 집에 있으니까 설거지할 시간에 편하게 책을 읽을 수 있어요.
설거지할 그릇을 식기 세척기에 담고 스위치만 눌러 놓으면 저절로 다 알아서 한답니다. 그 기계 뒤에는 호수가 달려 있어요. 기계가 설거지를 폼 나게 하는 동안 그 호수를 통해 많은 양의 설거지물이 흘러나가요. 그 물은 어디로 갈까요?
날마다 몇 번씩 싱크대 앞에 서서 설거지를 손수 하는 일은 정말 귀찮아요. 그러니 식기세척기만큼 편한 물건이 있다는 건 참 즐거운 일인지도 몰라요.
몽몽이는 마당에 불을 피우고 멋진 숯불구이 파티를 열었나 봐요. 맛있는 고기 냄새가 온 집안에 진동하겠네요. 해로운 가스로 가득한 연기가 하늘로 올라가지만 그런 건 별로 신경 쓰이지 않아요. 그보다 맛있는 숯불구이를 먹는 일이 얼마나 즐거운 일인데요.
● 우리는 이미 이 이야기 속에 있는 문제점들을 발견했어요. 이야기를 하는 동안 벌써 하고 싶은 말들이 마구 떠올랐죠?
- 유조선이 침몰되었으니 바닷물이 오염되어서 물고기들이 모두 죽었을 거예요.
- 가까운 거리는 자동차를 타지말고 걸어 가야죠. 자동차에서 나오는 매연 때문에 오존층이 파괴된대요. 그리고 기름도 쓸데없이 낭비하면 안 돼요.
- 세제를 많이 쓰면 물도 많이 오염되고, 그냥 설거지하는 것 보다 식기세척기를 쓰면 물이 많이 낭비 돼요.
- 숯불구이 할 때 나는 연기가 공기를 더럽혀요. 그리고 여러 사람한테 피해도 가요. 맛있는 냄새가 멀리까지 퍼지잖아요. 히히.
● 우리들은 이미 이런 문제에 대해서 많이 알고 있어요. 이 시대를 사는 사람들 중에서 환경오염에 대해서 모르는 사람은 아마 거의 없을 거예요. 사람들은 환경오염이 인간에게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대부분 알고 있어요. 하지만 다음 이야기를 들어보세요. 좀 충격적일 거예요.
*테테 이야기
테테는 엄마의 자동차 운전대를 잡고 운전하는 흉내를 내곤 합니다. 무척 재미있거든요. 오늘도 테테는 자동차 안으로 들어갔어요. 그런데, 자동차 열쇠가 그대로 꽂혀 있는 거예요. 차고 문은 닫혀 있었고요.
'열쇠를 돌리면 부릉부릉 소리가 나겠지? 페달만 안 밟으면 괜찮을 거야. 차가 움직이진 않을 테니까 위험하지는 않겠지?'
테테는 잠시 망설였지만 슬며시 열쇠를 돌렸어요. 금방 시동이 걸렸어요. 테테는 신이 났습니다.
"테테, 들어와서 피자 먹어라!"
부엌에서 엄마가 부르셨어요. 테테는 얼른 차에서 내려 차고 문을 닫고 나왔어요. 그런데 테테는 두 가지 사실을 미처 생각하지 못했어요. 하나는 엔진 끄는 걸 잊어버렸다는 것이고, 둘째는 테테가 자동차에서 노는 동안 이웃집 고양이가 슬그머니 차고 안으로 들어왔다는 사실입니다.
몇 시간 뒤, 테테의 엄마가 장을 보러 가려고 차고 문을 열었습니다. 차고는 메케한 연기로 가득 차 있었고, 이웃집 고양이가 차고 바닥에 죽은 채 쓰러져 있었습니다.
- 시동을 오래 걸어두어서 불이 난 거예요?
- 연기는 매연이겠지. 그런데 그 매연을 많이 맡는다고 고양이가 죽어요?
- 문이 닫혀 있어도 연기는 빠져나갈 것 같은데요.
- 설마 했는데 좀 소름이 끼쳐요.
● 자동차의 매연으로 고양이가 생명을 잃는다는 것이 좀 충격적이지요?
우리는 자동차가 환경오염의 주범이라는 것은 알고 있지만 당장 생명까지 빼앗아 갈 수 있다는 사실까지는 생각하지 않고 살았어요. 자동차로 인한 공기오염 때문에 천식이나 기관지염 같은 질병이 많아졌다는 사실은 많이 들어 봤지만. 좀 극단적인 예긴 하지만 그만큼 자동차에서 뿜어져 나오는 가스가 치명적이라는 거예요. 하지만 당장 어떻게 되지 않으니까 사람들은 일단 편하고 즐거운 것부터 먼저 생각하게 되는 것 같아요.
하지만 모든 사람들이 다 그렇게 살지는 않아요. 자연의 가장 좋은 상태를 잘 유지하며 사는 사람들도 있어요.
*롱롱 아저씨 이야기
롱롱 아저씨네 집에는 암소 무무가 삽니다. 암소 무무는 풀을 뜯어먹고 날마다 똥을 눕니다. 무무의 쇠똥은 흙과 섞여서 거름이 되어 다시 풀이 잘 자라도록 도와줍니다. 그러면 무무는 다시 풀을 뜯어먹을 수 있고, 다시 건강하게 똥을 눕니다. 또 풀이 자라고, 무무는 또 뜯어 먹지요. 늙어 죽을 때까지 암소 무무는 계속 그렇게 살아간답니다.
롱롱 아저씨는 무무 말고도 소를 열 마리 더 키웁니다. 롱롱 아저씨는 소들을 작은 목장으로 데려가 풀을 뜯어먹게 합니다. 젖을 짜서 우유를 팔기도 하지요. 고기를 얻으려고 암소를 죽인 적도 있었지만 그건 자주 있는 일이 아니에요. 송아지가 태어나 자랄 수 있는 시간이 충분하도록 롱롱 아저씨는 늘 신경을 썼습니다.
● 롱롱 아저씨가 유지하는 자연의 가장 좋은 상태란 어떤 것일까요?
- 시간이 많이 걸려도 억지로 하지 않는 거예요.
- 암소 무무처럼 풀을 먹고 똥을 누면 그 똥이 다시 거름이 되어 풀이 자라나고, 그 풀을 다시 암소 무무가 먹어요.
- 사료 보다 싱싱한 풀을 먹게 하는 거예요.
- 비료나 농약을 치지 않고, 그냥 쇠똥이랑 흙을 섞어서 거름이 되게 해요.
● 하지만 지금은 롱롱 아저씨처럼 자연을 크게 훼손하지 않으며 살고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요? 다음의 투투 아저씨의 이야기를 들어 보세요.
*투투 아저씨 이야기
롱롱 아저씨는 나이가 들어서 힘이 없어지자 목장을 팔기로 했어요. 투투 아저씨가 그 목장을 샀습니다. 투투 아저씨는 목장의 암소들이 우유도 많이 내지 못하고 고기도 충분하지 못하다고 생각했어요. 또, 암소들이 풀을 뜯어먹던 목장에서 감자를 재배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투투 아저씨는 좁은 우리를 지어 암소들을 몰아넣고 사료를 사서 먹였습니다.
암소들은 사료를 먹고 아주 빨리 자랐어요. 목장은 감자밭으로 만들었어요. 투투 아저씨는 감자를 더 빨리 더 크게 자라도록 하기 위해 화학 비료를 듬뿍 주었습니다. 투투 아저씨는 롱롱 아저씨보다 우유는 열 배, 고기는 열다섯 배 정도 더 많이 얻었어요. 수백 킬로그램이나 되는 감자도 거둬들였지요.
그렇게 몇 년이 지났습니다. 투투 아저씨의 농장에 이상한 일이 일어나기 시작했습니다. 지난달에는 암소 두 마리가 땅에 쓰러지면서 죽었어요. 수의사도 이유를 몰랐습니다. 농장 뒤 시냇물에는 물고기 수십 마리가 죽어서 물에 떠올랐어요. 밭에는 나온 감자들도 크기가 아주 작아졌어요.
이런 일들의 원인은 너무나 뻔했습니다. 소에게 먹인 사료와 밭에 뿌린 화학 비료 때문이었습니다. 사료를 먹은 소가 병들어 죽고, 화학 비료 때문에 땅이 병들었을 뿐만 아니라, 그 화학 물질들이 시냇물로 흘러 들어가 물고기들을 죽이고만 것입니다.
● 투투 아저씨는 롱롱 아저씨처럼 자연의 이치에 따라 살기에는 너무 마음이 급하고 욕심도 많았어요. 투투 아저씨가 한 행동들을 찾아내어 보세요.
- 암소들을 좁은 우리에 몰아넣고 풀을 주지 않고 사료를 사서 먹였어요.
- 넓은 목장은 밭으로 만들어서 거기에 감자를 심었어요.
- 감자밭에는 감자를 더 잘 크게 하기 위해서 화학 비료를 많이 뿌렸어요.
● 그랬더니 롱롱 아저씨에 비해서 어떤 결과가 나왔나요?
- 롱롱 아저씨보다 우유는 열 배나 더 많이 만들고, 고기는 열다섯 배 정도 더 많이 얻었대요.
- 감자도 수백 킬로그램을 거둬들였대요.
- 투투 아저씨는 돈도 더 많이 벌었을 거예요.
● 하지만 몇 년이 지난 뒤, 투투 아저씨의 농장에 일어난 이상한 일이 일어났지요. 키우던 소가 갑자기 죽기도 하고, 농장 뒤 시냇물에는 물고기도 떼죽음을 당했어요. 그리고 밭에서 나온 감자도 크기가 아주 작아졌어요. 투투 아저씨는 몹시 당황했겠지만 우리는 그 원인이 무엇인지 알고 있죠?
- 소에게 안 좋은 사료를 먹이고, 우리에 가두어 키웠어요.
- 농장 옆에 있는 시냇물이 오염되었어요.
- 비료를 많이 뿌리고 농약을 많이 써서 땅이 병들고 농사가 잘 되지 않아요.
● 투투 아저씨에게 땅과 가축은 어떤 존재였을까요? 또 롱롱 아저씨에게는 어떤 존재였을까요?
- 투투 아저씨는 자연을 아끼거나 보호해야한다는 마음이 하나도 없어요. 자기 욕심만 챙기면 된다고 생각하는 것 같아요.
- 롱롱 아저씨는 욕심도 없고, 어떤 게 사람들한테 좋은 건지 잘 아는 것 같아요.
- 롱롱 아저씨는 암소도 함부로 잡지 않고, 빨리 키워서 팔아야겠다는 생각도 하지 않았어요.
- 투투 아저씨는 화학 비료가 얼마나 나쁜 것인지 모르고, 암소를 어떻게 키워야하는지도 잘 모르나 봐요. 그냥 돈만 많이 벌면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에요.
● 투투 아저씨는 잘 돌아가던 자연의 이치를 망가뜨렸어요. 자연은 가만히 놔두어서 풀이 자라고, 그 풀을 암소가 먹고, 쇠똥이 거름이 되어 다시 풀이 자라고, 그 풀을 암소가 먹고…이렇게 끝도 없이 돌고 돌아요. 이것을 자연의 순환이라고 해요. 자연의 순환은 자연이 갖고 있는 고유의 성질이에요. 스스로 만들어내고, 스스로 변하고, 스스로 사라졌다가 다시 만들어진답니다. 우리 주변에도 이러한 자연의 순환을 볼 수 있는 것들이 참 많아요.
- 사계절도 끝없이 돌아요.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다시 봄이 와요.
- 물도 돌고 돌아요. 물이 수중기가 되고, 구름이 되고, 비나 눈이 되고, 다시 물이 돼요.
- 나무에 잎이 자라고, 그 잎이 낙엽이 되어 거름이 되고, 다시 봄이 되면 잎이 나와요.
● 이 모든 것들은 사람이 아무런 손을 대지 않아도 저절로 알아서 아무 일 없이 돌아가지요. 또 이런 것도 있지요. 식물이나 동물, 사람 사이에도 순환이 이루어집니다. 예를 들어 우리가 숨쉬는 데 필요한 산소는 모두 식물에서 나오지요. 그리고 사람이나 동물이 뿜어내는 이산화탄소는 식물이 흡수해요. 사람이 호흡하면서 뱉은 이산화탄소를 식물이 재활용하는 셈이고, 식물이 호흡하고 남은 찌꺼기인 산소를 사람이 받아서 재활용하는 셈이지요. 재활용은 사람들이 아껴 쓰자고 만들어낸 말 같지만, 사실은 자연이 먼저 그 재활용을 하고 있었어요.
동물이나 식물은 자연의 순환 속에서 크게 어긋나지 않으며 잘 사는 것 같은데, 왜 사람은 그렇지 못할까요? 왜 사람만 멀쩡한 자연을 마음대로 휘두르며 모두 병들게 만드는 것 같은 느낌이 들까요?
- 사람들은 욕심도 많고, 하고 싶은 것도 많아서 그래요.
- 과학이 너무 발달해서 그래요. 사람한테 편리한 것만 만들어내니까 그래요.
- 사람들은 자기만 편하면 된다고 생각해요.
- 사람들도 먹고살아야 하잖아요. 돈도 벌어야 하고요. 그러니까 어쩔 수 없죠. 하지만 조심하면 될 텐데 사람들이 조심하지 않아서 그래요.
● 모든 생명체는 먹고 숨쉬고 싸버리는 일을 해요. 하지만 사람은 그 일 외에도 엄청난 많은 활동을 하면서 살아요. 그래서 수천 년 동안 수많은 문화를 이루면서 살고 있어요. 기계를 돌리고, 수천수만 가지 도구를 만들어 내고 여가를 즐기고, 갖가지 발명품들을 만들어 냈어요.
이제 세상은 사람들이 만들어 낸 온갖 물건들로 가득 차 있어요. 원래는 이 땅 전체가 자연 그 자체였는데 언제부터인가 자연은 자꾸 밀려나기 시작했어요. 우리는 지금 자연을 일부러 만나러 가야하지요. 어디로 가야 자연을 만날 수 있나요?
- 산이나 들로 가야 해요.
- 바다나 시골로 가야 자연을 볼 수 있어요.
● 사실 사람들이 만들어 놓은 도시에도 자연이 있어요. 자연은 산이나 들에 따로 있는 게 아니에요. 도시에 있는 공기도, 땅도, 물도 모두 자연이에요. 하지만 사람들은 그것들을 더 이상 자연이라고 부르지 않죠. 왜일까요?
- 자연은 자연인데요, 깨끗한 자연이 아니니까 그렇죠.
- 도시에는 산도 없고, 계곡도 없고, 바다도 없잖아요. 자연은 그런 게 자연이에요.
- 공기, 땅, 물도 자연이라고 부르고, 시골 같은 곳도 자연이라고 불러요.
- 자연은 나무도 많고, 꽃도 많고, 공기도 맑아야 해요.
● 도시에 있는 자연은 이미 많이 오염되어서 자연이 갖고 있는 고유한 성질을 많이 잃어버렸어요. 그래서 사람들은 사람들이 많이 훼손시키지 않은 자연 그대로인 곳을 자연이라고 부르게 된 거지요.
그런데 분명한 것은 사람들이 자연을 오염시키고 더럽혔다는 거예요. 지금 지구는 여기저기 땅이고 하늘이며 물이며, 모두 오염으로 몸살을 앓고 있어요. 사람들은 이제야 얼마나 자연을 함부로 다루었는지 깨닫게 되었어요. 많은 사람들이 자연이 파괴되면 어떻게 되는지 그 동안 많이 보고 겪었거든요. 투투 아저씨가 모든 걸 잃은 것처럼 지금 우리는 그 같은 일을 곳곳에서 겪고 있어요.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과학의 발달이 어디까지 가고, 인간의 한계가 어디까지인지 확인하려고 안달이었어요. 하지만 언제부터인가 주변 자연 환경에 문제가 발생하기 시작하자, 사람들은 당황하기 시작했어요. 자연이 스스로 변한 게 아니라 모두가 인간이 만들어놓은 오염 물질이 원인이었어요. 사람들은 크게 후회를 하면서 오염되지 않았던 예전의 건강한 자연을 몹시 그리워하기 시작했어요.
롱롱 아저씨가 가꾼 농장을 투투 아저씨가 오염시키기는 쉬웠어요. 하지만 투투 아저씨가 망쳐버린 농장을 롱롱 아저씨네 농장처럼 되돌리는 것도 과연 쉬울까요?
- 아니요. 돈도 더 많이 들고 시간도 오래 걸릴 것 같아요.
● 사람들이 이루어놓은 많은 문명도 자연 못지 않게 가치 있고 소중해요. 식물이나 곤충, 동물들이 자신의 영역을 표시하고 자연 속에서 자리 잡기 위해 노력하는 것처럼 사람도 그런 의미에서 문명을 일구어 나왔답니다. 그런데 무엇이 문제였을까요?
- 무조건 편하고 좋은 것만 생각했어요.
- 자연을 도구처럼 막 이용해 먹었어요.
- 사람한테 좋은 것만 생각했어요.
- 자연을 맘대로 해도 된다고 생각했어요.
● 동물의 세계와 식물의 세계가 있듯이 사람에게도 사람만의 고유한 세계가 있어요. 사람들이 만들어낸 세계가 자연 파괴의 원인이라면 그 세계를 없애면 해결될까요? 과학이 없던 시절로 돌아가면 될까요? 다시 인간이 롱롱 아저씨같이 농사짓던 시절로 돌아가면 해결될까요?
- 자연에 피해를 주지 않는 것들만 발명해 내면 되잖아요.
- 나쁜 화학물은 없애버리고 안 쓰게 해야죠.
- 매연이 안 나오는 자동차도 만들고, 설거지도 합성세제 쓰지 말라고 법으로 만들어요.
● 아무리 좋은 아이디어가 나온다 해도 그보다 먼저 필요한 게 있어요. 자연을 대하는 사람들의 마음이에요. 인간이 이롭자고 자연을 보호한다면 언제든지 인간의 이익에 따라 쉽게 자연을 버릴 수도 있을 거예요. 그러니 자연은 자연 그 자체로 바라봐 줘야 해요. 자연은 인간이 아무렇게나 함부로 휘둘러도 되는 소유물이 아니거든요.
아이들 글
투투 아저씨와 롱롱 아저씨에 대한 이야기를 읽었다. 처음 제목을 봤을 때는 그냥 동화인 줄 알았다. 하지만 친구들과 읽어보자 그 생각이 확실하게 달라졌다. 이 이야기는 자연의 순환, 그러니까 자연의 순리에 관한 것이다. 소가 똥을 싸고, 그 똥이 거름이 되고, 그 거름 덕에 풀이 잘 자라고, 그 풀을 또 소가 먹고……이렇게 순환이 되는 것이다. 그런데 투투 아저씨는 자연의 순리를 거슬렀다. 롱롱 아저씨와는 다르게 말이다. 투투 아저씨는 화학비료를 먹이고, 풀이 있던 곳에 감자를 심고, 화학 비료를 잔뜩 뿌려서 농사를 지었다. 그래서 소가 죽고 감자도 작아졌다. 나는 원래 자연의 순리를 거스르면 안 된다고 생각했지만 직접 보니 훨씬 더 심각한 것 같다.
- 은로초 5, 전진경
난 자연이 재활용을 하는지 몰랐다. 자연이 우리의 재활용 선배인 것을 알았다. 자연이 우리를 위해 너무 많은 희생을 하는 것 같다. 화학비료나 사료를 쓰는 게 당연한 것인 줄 알았는데, 그 화학 비료와 사료가 자연을 이렇게 많이 파괴하는 줄 몰랐다.
사람들은 음식물도 너무 많이 사서 버리는 것도 너무 많은 것 같다. 우리 엄마도 그렇다. 반찬거리를 사 놓고 만들지도 않고 썩혀버린다. 자연이 우리를 위해 모든 것을 주는데 우리도 자연을 위해 오염을 시키지 않아야겠다.
- 은로초 5, 이채원
나는 재활용이라는 게 사람만이 할 수 있는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야기를 듣고 나니까 자연이 오래 전부터 재활용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신기하다. 또 자연은 둥글게 원을 그리며 순환을 한다고 한다. 그런데 그 순환을 인간이 망쳐놓는다. 인간이 동그라미를 깨버리는 것이다. 사람은 자연을 함부로 대하면 안 된다. 사람도 결국은 자연이니까 자연이 망하면 사람도 무사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 은로초 5, 서지윤
2차시
시간에 따라 변해 온 자연과 사람의 관계
마음 열기
어떻게 하늘을 돈으로 살 수 있나요?
-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시애틀의 추장
어떻게 하늘을 돈으로 살 수 있다는 건가요?
당신들은 어떻게 비와 바람을 소유할 수가 있다는 거죠?
우리 어머니가 내게 말씀하셨지요.
이 땅의 그 무엇도 우리네 사람들에게 신성하지 않은 것이 없단다.
가느다란 솔잎 하나하나, 호숫가 작은 모래 알갱이들,
어두운 숲속 자욱한 물안개 한 줄기 한 줄기,
풀밭을 가득 채운 모든 풀잎과 노래하는 곤충들,
이 모든 것이 우리네 기억 속에는 신성한 것이란다.
우리 아버지가 내게 말씀하셨지요.
붉은 피가 우리네 핏줄 속을 흘러가는 것을 알듯이
숲속 나무들 속을 끊임없이 도는 수액이 있다는 걸 나는 안단다.
우리는 이 땅의 한 부분이고, 이 땅 또한 우리의 한 부분이란다.
향기로운 꽃들은 우리네 자매고,
곰이며 사슴, 큰독수리들은 우리네 형제란다.
바위의 갈라진 틈, 무성한 풀밭, 조랑말, 이 모든 게 우리의 가족이란다.
조상들의 목소리가 내게 말씀하셨지요.
시내와 강을 흘러가며 반짝이는 물은
그저 단순한 물이 아니고, 너의 할아버지의 할아버지의 피와 같은 것이란다.
호수의 맑고 깨끗한 물에 어린 신비스런 각각의 그림자가
사람들이 살아 온 삶의 기억을 고스란히 이야기해 준단다.
바람에 일렁이는 물 소리는 네 할머니의 할머니의 할머니의 목소리란다.
강물은 네 형제이고, 타는 네 목을 적셔 주지.
그들은 네 카누를 움직여 주고, 네 아이들을 먹여 준단다.
그러므로 너는 강물에게 친절을 베풀어야 한단다.
다른 형제들에게 친절을 베풀듯이.
우리 할아버지의 목소리가 내게 말씀하셨지요.
공기는 아주 소중한 것이란다. 모든 생명과 자신의 영혼을 함께 나누기 때문이란다.
나에게 첫 숨을 내쉬게 해 준 바람은 또한 내 마지막 숨을 거두어 갔단다.
너는 땅과 공기를 신성한 그대로 간직해야만 한단다.
풀밭의 꽃 향기로 달콤해진 바람을 맛보기 위해서
줄달음쳐 달려갈 수 있는 곳으로 간직해야만 한단다.
마지막 인디언 사내와 여인이 그들의 야성을 간직한 채 이 땅에서 사라져 버리고,
오직 평원을 가로지르는 구름의 그림자만이 그들의 기억을 간직하게 되면, 그 때도 여전히 호숫가와 나무숲이 이 곳에 남아 있을까요?
우리 조상님들이 내게 말씀하셨고,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이 땅은 우리 것이 아닙니다. 우리가 이 땅에 속해 있을 뿐이죠.
- 『생각을 키워주는 시』 중에서
● 이 시는 1855년에 미국 정부가 아메리칸 인디언의 땅을 사려 했을 때, 시애틀의 추장이 말한 내용이에요. 인디언은 아메리카 땅에 일찍부터 살고 있었던 원주민이에요. 미국 정부가 인디언들을 몰아내기 위해서 땅을 돈으로 쳐주겠다고 했을 때, 많은 인디언 원주민들은 그 말을 이해할 수가 없었어요. 그 이유는 시 속에 잘 나타나 있지요.
인디언들이 아메리카 땅에서 밀려난 지 200여 년도 채 안 되었어요. 지금은 땅을 사고 파는 건 물론이고, 물도 사고 팔고 앞으로는 공기도 사고 팔지 모르는 세상이 되어 버렸어요.
이 시에는 가슴에 와 닿는 부분들이 참 많아요. 마음에 와 닿는 구절을 찾아서 가슴에 새겨두는 것도 참 좋을 거예요.
- 우리는 이 땅의 한 부분이고, 이 땅 또한 우리의 한 부분이란다.
향기로운 꽃들은 우리네 자매고,
곰이며 사슴, 큰독수리 들은 우리네 형제란다
- 그러므로 너는 강물에게 친절을 베풀어야 한단다.
다른 형제들에게 친절을 베풀 듯이.
- 공기는 아주 소중한 것이란다.
모든 생명과 자신의 영혼을 함께 나누기 때문이란다.
- 이 땅은 우리 것이 아닙니다.
우리가 이 땅에 속해 있을 뿐이죠.
펼치기
● 지구 위에 원래부터 있던 모든 생명체나 땅이나 하늘을 모두 통틀어서 우리는 자연이라고 해요. 인간도 자연의 한 부분이에요. 계절이 바뀌는 것, 나무나 꽃들이 자라고 변하는 것, 하늘과 땅, 바람과 구름, 하늘, 물, 바다, 모두 자연의 모습이에요.
사람은 언제부터 자연의 한 부분이 되었을까요? 사람은 언제부터 자연을 차지하고 살았을까요? 아주 오래 전에 인간이 자연 속에서 처음으로 두 발로 서게 되었을 때, 인간과 자연은 어떤 관계였을까 생각해 봅시다. 그때도 사람이 지금처럼 자연을 마음대로 이용했을까요?
- 집이 없고, 컴컴한 동굴에서 살았겠지요.
- 먹는 건 아무거나 먹었을 것 같아요. 나무열매도 먹고, 날고기도 먹었대요.
● 원시시대의 사람들에게 자연은 두려움의 대상이었다고 하면 믿겠어요?
어두운 밤은 오로지 잠의 세계였고, 자연 속에서 먹을 것을 구하지 못하면 굶어야 했고, 사냥을 나가 동물을 잡기는 해도 늘 맹수들의 위협 속에서 살아야만 했을 거예요. 어찌 어찌하다가 돌멩이를 이용할 줄 알게 되고, 나뭇가지로도 뭔가를 할 줄 알게 되었을 거예요. 그래서 집도 짓고 사냥도 할 줄 알게 되었을 때 자연은 인간에게 어떤 존재였을까요? 그때도 예전만큼 자연이 두려움의 대상이었을까요?
- 조금 친해졌을 것 같아요.
- 자연 속에서 많은 것을 얻었을 것 같아요.
- 그래도 모여 살았으니까 자연을 조금은 오염시키면서 살았을 것 같아요.
- 그래도 자연한테 나쁜 오염은 시키지 않았을 것 같아요.
● 그렇게 또 어마어마한 시간이 흘렀어요. 사람들은 수가 점점 많아졌어요. 농사짓는 것 보다 더 중요하고 쓸모 있는 일들이 많이 생겨났어요. 땅 속에서 몇 천 년 동안이나 묻혀있던 것들이 석유나 석탄 등 아주 중요한 지하자원이 되고, 비싼 값에 팔 수 있는 것들도 많이 발견되었어요. 그리고 여러 가지 기계를 만들어서 사람들이 손으로 직접 하던 일을 기계가 대신하게 되었어요.
예전에는 거의 모든 사람들이 농사를 지어서 먹고살았는데 이제는 그렇지가 않게 되었어요. 자연 속에서 자연이 주는 대로 가꾸어서 먹고사는 방식은 구식이 되어버렸지요. 그때의 사람들은 자연을 어떻게 바라보았을까요?
- 자연이 시시하고 두렵지도 않았을 것 같아요.
- 농사짓는 일이 싫어졌을 것 같아요.
- 새로운 아이디어가 많이 생겼어요.
- 자연에 별로 신경을 안 썼을 것 같아요.
- 자연을 잘 이용하면 부자가 될 수 있다고 생각했을 거예요.
● 자연은 더 이상 두려움의 존재도 아니었고, 인간의 삶에 그다지 큰 영향력을 주는 것 같지도 않았어요. 단지 인간이 머리만 잘 쓰면 무궁무진하게 이용할 수 있다고 믿었어요.
사람들이 필요하다고 느끼기만 하면 뭐든지 만들어 냈어요. 세상은 어떻게 되었을까요?
- 사람들이 나무도 많이 베고, 고무도 많이 얻어내서 자연이 많이 망가졌을 것 같아요.
- 그때부터 플라스틱 제품을 썼으니까 점점 환경이 오염되고 있었어요.
- 서로 편리한 것을 만들어 내려고 경쟁이 심했을 것 같아요.
- 자연이 많이 파괴되고 있었는데 사람들은 아직 모를 것 같아요.
- 많이 만들어 냈기 때문에 쓰레기도 많이 나왔을 거예요.
- 공장들도 많이 생겼을 것 같아요.
● 사람들은 점점 더 강하고 편리한 것들에 익숙해졌어요. 그런데 문제가 생겼어요. 울창하던 숲이 점점 사라지기 시작하고, 넘쳐나던 물도 부족해지기 시작했어요.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일까요?
- 사람들이 지하자원을 너무 많이 꺼내 썼어요.
- 나무를 베기만 했지 심지 않았어요.
- 물도 아껴 써야 하는데 너무 낭비했어요.
● 문제는 그것뿐만이 아니었어요. 시냇물에는 물고기 수십 마리가 죽어서 물 위로 떠올랐어요. 논밭에는 독한 농약을 점점 더 많이 뿌려야만 농사를 지을 수 있었어요. 편하게 사료를 먹여 키운 소들은 이유도 없이 죽어나가고, 사람들이 버린 쓰레기는 시간이 지나도 썩을 기미가 보이지 않았어요. 사람들이 알게 된 새로운 사실은 무엇이었을까요?
- 사람들이 버린 오물 때문에 물이 썩어서 물 속에 아무것도 살지 못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 비료나 농약을 너무 많이 사용해서 땅이 병들었다는 것도 알게 되었어요.
- 풀을 먹고 자라야 되는 소가 이상한 사료를 먹어서 병이 들었다는 것도 알았어요.
- 플라스틱이나 비닐 같은 건 썩지 않기 때문에 자연을 더 병들게 해요.
● 어느 날 뉴스에 이런 이야기가 나왔어요. 사람들이 해로운 가스를 많이 만들어내서 지구를 둘러싸고 있는 오존층에 구멍이 뚫렸다고 해요. 그것 때문에 지구의 온도가 높아지면서 꼼짝 않던 북극의 빙하가 녹기 시작한대요. 세계 곳곳의 날씨도 이상해졌지요. 어느 곳에는 홍수가 나서 큰 도시가 다 물에 잠겼고, 어느 바닷가에서는 해일이 일어나 많은 관광객들이 목숨을 잃었어요. 이제 사람들이 자연에 대해 새롭게 느낀 것은 무엇일까요?
- 사람들이 너무 함부로 자연을 대했기 때문에 자연이 분노했다고 생각했어요.
- 자연이 갑자기 두려워지기 시작했어요.
- 이렇게 큰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까 걱정이 되고, 많이 연구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 인간은 아무리 해도 자연을 이길 수는 없을 것 같아요.
<남미에 든 가뭄으로 죽은 펠리컨>
<홍수 피해>
<유럽에 닥친 한파. 제방을 넘어온 물이 바람 부는 방향으로 얼어버린 모습>
● 사람은 긴 역사 속에서 늘 인간의 한계를 뛰어넘으려고 안간힘을 썼지요. 한계를 뛰어넘기 위해서 많은 도구를 만들어내야 했을 거예요. 또 사회를 이루어 살다보니까 다양한 문화도 생겨났어요. 그렇기 때문에 사람들이 이루어놓은 많은 문명이나 문화는 아주 특별한 의미가 있는 거예요. 아마 아직까지 사람들의 생활이 원시 시대 같았다면 벌써 인간은 멸종했을지도 몰라요. 하지만 산업이 발달하고, 과학이 발전하면서 자연을 지나치게 소홀히 한 것은 사실이에요. 사람들의 관심이 모두 어떻게 하면 더 편리하게 잘 살 수 있을까 하는 것에만 쏠려 있었거든요. 환경오염이 인간에게 얼마나 큰 피해를 주는지 정확하게 잘 몰랐던 거예요.
자연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며 살았던 인디언의 교훈처럼 이 넓은 자연은 누구의 소유물도 아니고, 누구라도 함부로 할 수 있는 게 아니에요. 또 자연을 지키는 행동수칙을 제 아무리 많이 알고 있어도 자연을 대하는 마음가짐이 바로 서 있지 않다면 아무 의미도 없어요.
진심으로 자연과 인간이 다 같이 행복할 그 날을 기대해 보아요.
아이들 글
먼저 인디언 시를 읽었다. 자연과 인간의 관계에 대해서 알아보았는데 나는 인간이 자연을 넘어설 수 없다는 것을 알았다. 지금까지 우리가 해온 행동들이 자연에게는 엄청난 피해를 줬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그래서 지구가 분노를 했다는 것도 알았다. 녹아 내리는 빙하도 지구의 분노이다. 구멍 뚫린 하늘도 마찬가지이다. 자연과 인간은 천적 관계 같다. 하지만 친구 관계가 되어야 한다. 그리고 같이 공존해야 한다. 자연은 도구가 아니다. 자연은 우리가 배워야 하는 선생님이다.
- 은로초 5, 심은지
인간과 자연에 대해서 얘기했다. 처음에 인디언의 시를 읽었다. 난 인디언 시에서 기억에 남는 대목이 있다. 강물에게도 친절을 베풀어야 한다고 하는 부분이다. 옛날에는 원시인들이 자연을 무서워했다고 한다. 옛날에는 많았던 석유와 석탄도 요즘에는 거의 없어져가고 있다. 또 너무 자연을 함부로 해서 빙하가 녹고 하늘에 구멍도 뚫렸다고 한다. 사람은 자연을 함부로 하면 안 된다. 우리에게는 그럴 권리가 없다. 인디언들의 삶을 본받아야 한다.
- 은로초 5, 김지수
마무리
아이들이 다른 때와 다르게 지식을 전달받는 방식의 수업에 다소 지루해하고, 어려운 용어가 나오니까 처음엔 멍하니 듣기만 했다. 그래서 아이들이 자연과 환경의 문제에 쉽게 공감할 수 있도록 동화 같은 이야기로 다시 마음을 열었다. 2차시부터는 인간과 자연이 함께 살아온 역사를 이야기하려니 불가피하게 지식적인 측면이 두드러졌는데, 마음 열기 때 아이들이 어느 정도 공감해서인지 교사의 설명을 어렵게 생각하지 않아 다행이었다. 무엇보다 나 스스로 이번 주제에 대해 평소 하고 싶은 말이 많았고, 수업을 준비하면서 알게 된 사실들과 안타까움이 가슴 안에 팔딱거리고 있었기 때문인 것 같다. 그래서 지나치게 교훈적인 내용을 아이들에게 주입시켰다는 아쉬움도 들지만, 환경 문제를 진지하게 생각하는 열의를 전달할 수 있었기에 지난 시간이 아깝지 않다.
아이들에게 이 세상을 살아가는 또 하나의 눈이 생겼을까? 인디언 시를 읽으며 가슴을 쓸어 내리던 아이들의 모습이 가슴에 오래 남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