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워서 남주자 다시보기
내 생활의 단편들
- 조각글 모아 수필 쓰기
구선옥 | 논술교사
대상: 초등 2학년
수업시간: 2차시(90분씩)
학습 목표
1. 메모하는 습관을 갖는다.
2. 글쓰기에 대한 부담을 덜고 자연스럽게 글쓰기를 할 수 있도록 돕는다.
3. 자신의 생활과 생각을 글로 표현하는 능력을 키운다.
들어가며
메모는 내게 아주 친숙한 것이다. 학창 시절부터 낙서를 즐겨서 공책 뒷면, 교과서 여기저기가 그림과 글로 지저분했다. 다른 사람들 앞에 내놓기는 창피했지만 습관이 되어 끼적이지 않으면 손이 근질거렸다.
신혼여행에서도 작은 수첩을 준비해서 여기저기 낯선 이국 땅에서 새로운 기분과 다른 감정들로 메모해 놓았고, 가끔 사람들과 떠나는 여행에서도 쪽지글 쓰는 일은 나의 휴식이자, 정서적인 안락함과 즐거움을 주는 요소다.
가깝게는 아파트 단지 내, 공원, 멀리 여행지까지 지금도 나는 어디를 가든 메모지와 펜을 항상 가지고 다닌다. 마음이 어지럽거나 고민이 있을 때, 행복과 감사가 느껴질 때 조금이라도 짬이 나면 펜을 잡는다. 딱히 메모지가 정해져 있는 것도 아니다. 메모지가 없을 때는 영수증 뒷면, 광고지 한쪽 여백, 글을 쓸 조금의 공간만 있으면 '나만의 글'을 쓴다. 그래서 서랍이나 앨범, 일기장 사이사이에서는 내 조각글들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다. 휴지조각처럼 보이는 이 글들이 내게는 소중한 추억이자 간직하고픈 삶인 것이다.
아직은 글쓰기를 즐기기보다는 과제로 여기고, 글쓰기를 통해 자신의 생각과 경험을 되새기기보다는 글쓰기를 '위해서' 생각을 하는 아이들에게 메모의 즐거움을 알려 주고 싶었다. 활동적이고 즉흥적인 아이들에게 편안하게 즐기듯이 글을 쓰라는 것이 쉽지 않은 주문일 것이다.
이 수업을 진행하기 위해 아이들에게 1주일 동안의 생활, 즉 겪는 일들을 틈틈이 메모하라고 일러 주었다. 과연 아이들이 어떤 것들을 메모할까, 일기처럼 부담을 느끼지는 않을까 생각하면서 결과물에 대해선 1주일 뒤가 기대되기도 했다.
● 여러분, 우리 방학도 됐으니 새롭고 재미있는 일들도 많을 텐데 그런 것들을 낙서해 보지 않을래요? 언제 어디서든 낙서하듯이 편안하게 짧은 조각글을 1주일 동안 써 보는 거예요.
- 조각글이 뭔데요?
- 어휴, 힘들겠다.
● 1주일 동안 어디서든 겪은 일, 느낀 점, 그때의 기분, 체험한 것들을 생각나는 대로 쓰는 거예요. 단순히 무엇을 했다는 사실만 쓰는 게 아니라 거기에 너희들 기분과 생각이 덧붙여져서 자신의 생활이 보여질 수 있도록 나만의 개성적인 글을 쓰는 거지요. 많이 쓸 필요 없고 두세 줄씩 짧은 글을 쓰는 거예요.
1주일 뒤에는 메모한 것들 중에서 한가지 소재를 택해서 수필을 쓸 생각이고요.
- 수필이 뭐예요?
● 우리가 지금까지 글쓰기를 할 때는 책을 보고 소재를 찾아 썼죠?
그런데 이번에는 책이 아닌 우리의 생활에서 글쓰기 소재를 찾는 겁니다. 책을 토대로 쓰는 것은 독서 감상문이고, 내 생활에서의 경험을 쓰는 것이 수필이지요. 내 생활의 경험이란 어떤 것들을 말하는 걸까요?
- 겪은 일이요.
- 체험?
- 느낀 점이요.
- 생각한 것들.
- 기쁘고 슬픈 일, 화나는 일들…….
- 힘든 일이요.
- 재미있었던 일이요!
● 그래요. 매순간의 사건과 감정을 소재로 글을 쓰는 게 수필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어떤 순간에 내가 무슨 생각을 했고 어떤 마음이 들었는지 쓰면 되요.
- 얼마나 써야돼요?
- 몇 장이요?
● 많이 쓰려고 하기보다는 그때그때 생각과 기분을 자유롭게 쓰는 게 좋아요.
짧은 글쓰기여서 많이 힘들지는 않을 것 같네요. 다만 메모지를 잊지 말고 언제 어디서든 꺼내어 쓸 수 있도록 해요.
선생님이 오래 전에 이런 글을 써 놓았더라고요. 여러분에게 도움이 될 것 같아서 복사했어요. 냉장고에 붙여놓고 글쓰기가 어렵다고 느껴질 때마다 보세요.
안녕! 나는 글이야.
평범한 생활 속에서 겪은 일들을
그냥 넘기지 않고, 다정하게 받아들여서
거기에서 무언가 뜻을 깨닫고
알맹이를 찾아내어서
그걸 붙잡고 글을 써내려 나간다면
살아있는 좋은 글이 될 거야.
두려워하지 말고 자신감을 가지고 글을 써봐
어떤 일이든 자신감이 필요하다는 것 잘 알지?
자신의 글을 열심히 쓰다보면 자신감도 생기고 점점 더
재미있어질 거야.
정직하게, 느끼고 생각한 것들을
쉽고 자유롭게 떠올리며 써 봐.
처음에는 힘들겠지만 즐겁고 보람 있는 일이 될 거야.
- 너와 자주 만나기를 바라는 글이가
● 잘 할 수 있겠지요? 우리 모두 열심히 해봐요.
- 네.
모두들 열심히 진지하게 들어줬다. 각자 어떤 생각을 하며 받아들이는지 궁금하기도 했고, 재밌게 정성껏 써내는 아이들 모습을 그려보기도 했다.
그 후 아이들이 1주일 동안 조각글을 쓰는 것에 대해 어머니들에게 도움을 청해야 할 것 같아서 한자리에 모였다.
아이들이 최종적으로 어떤 작업을 할 것이며 이 활동의 취지가 무엇인지, 어떻게 글을 써야 하는지 등을 포함해 자료를 정리하여 나누어 드렸다.
메모지를 늘 가지고 다니기 위해 줄이 달려있는 메모지를 목에 거는 방법 등을 제안했고, 아이가 잘 쓰지 않더라도 칭찬과 격려로 잘 이끌어 달라고 부탁했다. 부담을 갖지 않고서 글을 자연스럽게 쓰게 하는 것이 취지였으므로 강압적으로 쓰게 하지는 말자고 의견을 모았다.
형준이의 메모
7/28 토요일
강원도로 출발
나는 강원도로 간다. 강원도로 가면서 이런 생각이 들었다. 거기 가서 바다에서 신나게 놀아야지라고. 떠날 때 멀미할 것 같았는데 그래도 기분이 신났다.
가면서 휴게소를 들렸다. 거긴 잠자리도 있고 그네도 있었다. 그네를 타봤다. 그네를 타면서 날아다니는 기분이 들었다.
바다
바다는 푸른색이다. 바닷물은 짜다 바다에는 모래가 있다. 바닷물은 왜 짤까? 나는 바다에서 신나게 놀았다.
설악산에 비가 와요. 부처님이 눈물을 흘리고 있어요. 비를 맞으면 시원해요. 내가 비를 맞으면 옷이 다 젖겠지요. 우린 비가 와서 집에 못 가고 있어요.
7/29 일요일
난 바다에 갔다. 지난번보다 더 많이 파도가 왔다. 난 파도를 타면서 시원하고 기분이 좋았다. 그런데 물을 너무 많이 먹었다. 마지막으로 바다에서 신나게 더 놀았다.
7/30 월요일
대관령 목장
속초의 하얀집을 떠난다. 이젠 대관령 목장으로 간다. 난 목장에 가는 게 싫다. 왜냐하면 똥 냄새가 나기 때문이다. 어떤 재미있는 일이 생길까 마음이 두근두근 거리기도 한다.
차가 막혀요
차가 막히는데 마음이 답답해요, 차가 막혀서 너무 배가 고파요, 배고픈 것도 참고 집으로 갔어요. 집에서 편하게 쉬니 좋네요.
수영장에 갔다. 수영장에 사람들이 많았다. 내 동생은 수영을 못한다. 그래서 구명조끼를 가져왔다. 나는 수영을 하고 나서 시원했다. 그런데 물을 너무 많이 먹었다. 내 친구들에게 미끄럼틀을 탔다고 자랑해야지.
아침에 일어나 거울을 보니 눈곱이 끼어있었다. 내 얼굴이 재미있었다. 더럽기도 했다. 그런데 눈곱이 끼는 것은 당연하다.
나는 우동을 먹었다. 우동을 먹고 나서 우동에 빨려 들어가는 기분이 들었다. '우동'으로 글을 지어봤다.
우: 우유를 먹었다.
동: 동네한바퀴를 열심히 돌았다.
8/1 수요일
자전저
자전거는 타는 거다. 자전거엔 바퀴가 2개있다. 자전거를 타면 재미있고 시원한 느낌이 든다. 난 자전거를 타면서 재미있게 돌았다.
매미 잡으러 출발
매미 잡으러 간다. 매미를 잡는 건 처음이다. 나는 매미를 잡으면서 어떤 기분일지 궁금하다. 매미를 많이 잡아야지.
나는 매미를 한 마리도 못 잡았다. 어쩌다가 잡았는데 몸이 떨어져 놓치고 말았다. 나도 매미처럼 큰소리를 내고 싶다. 매미는 어떻게 큰소리를 낼 수 있지?
8/3 금요일
도서관
도서관에서 책을 봤다. 책을 많이 읽었다. 책은 지식도 많이 알게 해준다. 책은 찢지 않고 아껴서 읽어야지. 나는 책 덕분에 지식도 많이 알게 되었다.
피자
피자는 맛있다. 피자엔 햄, 피망, 올리브 어떤 건 새우도 있다. 피자는 만날 먹는 건 안 된다. 나는 피자를 맛있게 먹었다.
해
나는 해를 봤다. 해는 뜨겁다. 해는 빨간색이다. 태양에 가까이 가면 사람이 녹을 수 있다. 해는 왜 뜨거울까?
8/7 화요일
수영을 했다. 난 평형까지 할 수 있다. 평형은 좀 어렵다. 평형을 할때는 물을 많이 먹었다. 다음부터는 물을 안 먹도록 열심히 해야지.
나의 소원
나의 소원은 엄마아빠와 한번만 같이 자는 것이다. 왜냐하면 나는 엄마아빠와 자면 더 잠이 잘 오기 때문이다. 나는 엄마와 같이 자고 싶다.
찬희의 메모
7/28 토요일
여름성경학교 첫째 날
여름성경학교에 가는 첫날 관광버스를 타고 출발할 때 버스가 흔들흔들 해서 멀미가 날 것 같았는데 멀미는 안 났다. 갈 때는 가기 싫었지만 도착하니까 좋았다. 공기가 좋아서 좋았다. 싫은 점은 벌레가 많다는 점.
둘째 날
둘째 날은 운동장에서 축구를 했는데 승부차기에서 1대 0으로 이겨서 수영장에 먼저 갔다. 수영장에 물이 차가워서 나왔는데 위에 물총놀이 하는 곳이 있어서 물총놀이를 했다. 거기에서 밥이 맛있어서 밥을 만날 다 먹고 또 받아서 먹었다.
마지막날
점심만 먹고 집으로 출발했다. 교회에 도착하니까 엄마가 기다리고 있었다. 나는 엄마가 너무 반가웠다. 엄마 차를 타고 집으로 왔다. 엄마가 나를 안아주셨다. 엄마를 오랜만에 보니까 더 좋은 것 같았다.
개구리 알
개구리 알을 문방구에서 샀다. 200원이다. 계룡마트에서는 500원인데 더 싸게 판다. 여러 가지 색깔의 개구리 알이 들어있다. 느낌이 미끌미끌하고 터질 것 같아 조심스럽다. 색깔도 예쁘고 느낌이 좋아서 좋다.
친구들이랑 매미 잡으러 갔다. 나는 조금만 있으면 친구, 동생이랑 매미를 잡으러 간다. 매미를 잡았을 때 매미가 시끄럽게 울면 놓칠 것 같다. 그래도 참고 집에 가져갈 거다. 왜냐하면 관찰을 하고 싶기 때문이다.
승완이 생일파티
목요일에 승완이가 토요일에 생일파티를 한다고 해서 가고 싶었는데 걔네 엄마가 전화를 안 해서 갈 수가 없었다. 기분이 안 좋았다.
우리 엄마가 전화했더니 오라고 해서 늦게 갔다. 파티는 끝났다. 선물은 유희왕 카드를 끼는 실드다. 거기서 재미있게 놀다왔다. 축구도 하고 컴퓨터도 했다.
매미
나는 오늘 아침에 매미를 잡으러 나왔는데 매미소리는 많이 들리는데 매미가 1마리도 안보여서 그냥 집에 왔다.
컴퓨터
컴퓨터를 하고 나니까 눈이 아프다. 조금만 해야겠다. 안경을 써서 불편하기도 한데…….
김치
우리 엄마가 만든 김치는 엄청 맛있고 안 맵다. 난 매운 김치는 못 먹는다. 엄마는 어디서 배웠지?
개구리
개구리를 놔줄 때 놔주기 싫었지만 참고 놔줬다. 안 그러면 죽으니까.
복숭아
엄마가 한살림에서 복숭아를 사오셨다. 다른 복숭아 껍질은 농약을 쳐서 먹으면 안 되는데 한살림 복숭아는 농약을 안 쳐서 껍질도 먹을 수 있어서 좋다. 나는 과일이 맛있다. 과일이 반찬보다 훨씬 맛있다.
영준이의 메모
7/28 토요일
나는 오늘 할아버지네서 청설모를 봤다. 내가 잡으려고 하였는데 내 동생이 쾅 소리내서 청설모가 달아났다. 그런데 나는 여치라도 잡아서 다행이다.
나는 오늘 동생 때문에 메뚜기를 놓쳤지만 아주 큰 메뚜기를 잡아서 재미있었다. 그 이름은 너무 잘 뛰어서 '계속 뛰어'로 이름을 지었다.
나는 오늘 할아버지와 두꺼비를 보았다. 나는 그것이 한 11센티미터 같았다. 할아버지가 두꺼비로 나를 놀래줬다.
나는 어제 민물고기를 잡았다. 강원도에서 또 많은 물고기를 잡았다. 그러고 붉은 내장을 빼는 게 정말 징그러웠었다.
7/29 일요일
할아버지가 풍이를 주었다. 그 벌레의 종류는 장수풍뎅이 족이었다. 그러고 큰 아빠가 손바닥만한 사슴벌레를 잡아다 준다고 하였다. 사슴벌레한테 물리면 손이 잘리니까 주의해야 한다.
시골에서 어머니가 오늘 세창이 형 생일이라고 서울에서 홈에버에서 형 생일 선물을 사고 우리 집 앞에서 형을 만났다. 밥 먹을 장소는 강마루였다. 밥 먹고 정원에서 신나게 놀았다.
어머니가 부침개를 섞어주었다. 느낌은 이상하고 힘이 들었다. 오징어도 불쌍했다.
7/30 월요일
오늘 『못 말리는 과학시간』책을 읽어보았는데 거기에서 재미있는 것은 치즈냄새를 맡고, 눈알을 맛보고, 무슨 소리를 듣는 것을 흉내내는 장면이었다.
나는 오늘 새로운 새끼강아지를 큰집에서 보았다. 그 강아지 이름은 바둑이었다. 강아지는 여자였다. 새끼강아지가 참 귀여웠다.
나는 오늘 대명콘도에서 이모랑 같이 공차기를 했다. 먼저 이모가 한 골을 넣었다. 두 번째로는 내가 두골을 넣었다. 나는 갑자기 화장실이 가고 싶었다. 그래서 급하게 화장실로 뛰어갔다.
오늘 대명에서 돼지고기를 먹었다. 꿀맛이었다. 경치 좋은 베란다에서 고기를 구어 먹으니까 훨씬 맛있었다.
8/1 수요일
나는 오늘 샌드위치를 만들었다. 계란 샌드위치와 잼 샌드위치를 만들었다.
물고기박물관에 갔다. 거기에서 그림을 그린 것 중에서 쏘가리가 제일 멋있었다.
또 민물고기 박물관에서 잉어 잡는 체험을 하였다. 그 물고기는 느리긴 느린데 너무 미끄러워서 잡지는 못하였다. 너무 속상했다. 다음에는 꼭 잡을 것이다.
오후에 속리산에서 메기새끼를 잡으러갔다. 하지만 소나기 때문에 물고기를 잡지 못하였다. 아쉬웠다.
나는 메뚜기를 잡았다 그 메뚜기의 이름이 뭔지는 모르겠다. 메뚜기 잡는 방법은 뒷다리를 잡으면 된다.
저녁에 아빠를 만나서 숭어를 먹으러 가는데 천둥번개가 치었다. 나는 천둥번개가 무섭다. 그 숭어 집은 깊은 산 속에 있어서 천둥번개가 칠 때마다 불이 나가서 무서웠다.
8/2 목요일
나는 수영장에서 첫 번째로 파도타기를 했는데 계속 파도에 쓸려갔다. 너무 무서웠다. 두 번째 파도타기는 아빠랑 깊은 데에서 탔는데 너무 재미있었다. 큰 파도를 타니 파도타기 하는 사람이 다 보였다. 그러고 파도타기에서 갑자기 심장이 잠깐 멈추어서 누워있는 사람이 있었다. 나는 그 사람이 살아있는지 정말 궁금하다. 그 엄마아빠는 얼마나 슬플까?
오늘 홍천에서 집에 가는데 기분이 별로 안 좋다. 왜냐하면 집에 가면 메모글 쓸 것도 별로 없으니까. 우리 엄마는 여기서 살고 싶다고 말했다. 나도 그렇다. 엄마는 계속 쓰라고 하고. 숙제도 많이 해야하니까.
수영장 수중발레를 보았다. 물에서 균형을 잡을 때는 손으로 균형을 잡던가 발로 잡는다 그 사람은 눈을 뜨고 수영을 한다.
저녁에 국수집에 갔다. 거기에서 동치미를 먹었다. 아빠가 동치미에 식초를 너무 많이 넣었다. <빼꼼>을 보았다. 빼꼼은 정말 바보다. 거기에서 재미있는 편은 외발자전거이다.
8/3 금요일
오늘 아침 씻다가 동생과 싸워서 엄마한테 쫓겨나고 말았다. 기분이 안 좋았다.
나는 엄마가 숙제도 조금씩 내주면 좋겠다.
월드컵에서 <디워> 영화를 봤다. 어떤 사람이 있었는데 지금까지 살아있다는 게 정말 신기했다. 영화가 끝나고 밥을 먹었다. 나는 '어린이스페셜'을 먹고 동생은 '소바'를 먹었다. 양이 많아 다 먹진 못했다.
8/4 토요일
친구들과 도서관에서 책을 읽고 도서관에서 나왔을 때 태풍이 왔다. 우산이 있어도 옷이 홀딱 젖었다. 나는 홍수가 나는 줄 알았다. 무섭기도 했고, 신나기도 했다. 왜냐하면 번개가 반짝거리니까…….
어제 잡아두었던 매미 죽은 시체를 보았다. 끔찍했다. 나는 그 모습이 보기 싫었다. 이젠 다음부터는 잡아두지 않아야겠다. 관찰만 하고 풀어줄 것이다.
『모네의 정원에 온 손님』을 보았다. 거기에서 예쁜 페이지는 22페이지다. 왜냐면 연꽃에서 빛이 나고 웃으니까…나는 자연이 좋다.
8/5 일요일
영종도 갯벌에 갔다. 갯벌이 너무 좋다. 왜냐하면 물고기도 있고 꽃게도 있고 소라도 있으니까. 거기에서 살고 싶다. 물고기도 잡아서 모래사장에 파놓은 곳에 물고기를 두면 살릴 수도 있으니까.
내가 갯벌에서 잡은 물고기가 7센티미터이다. 또 잡은 작은 것은 2센티미터이다. 무척 작지만 느낌은 똑같이 미끌미끌하다.
8/6 월요일
오늘 매미를 잡으러 시영에 가는 중 찬희를 만났다. 찬이랑 같이 시영에 가서 매미를 잡는데 거기는 매미가 너무 많아서 어디에 매미가 있는지 몰라 여기저기를 떠돌아 다녔는데 계속 놓쳐버렸다. 아쉬웠다.
나는 오늘 『빙하에서 살아남기』를 보았는데 거기에서 가장 용감한 상어가 있다. 왜 그리 용감하냐하면 아주 작은 꼬맹이가 아주 힘이 센 상어를 잡으니까.
진호의 메모
7/30 월요일
난 더워서 세수를 하러 욕실에 들어갔다. 옆에는 동생이 있었다. 세수를 하고 있는데 갑자기 물싸움이 하고 싶어졌다. 그래서 동생과 물싸움을 했는데 둘 다 물에 빠진 생쥐 꼴이 됐다. 아주 시원했다.
엄만 자기 맘대로다. 놀고 싶은데도 공부만 시키고 숙제 다하면 더 내주고 난 이럴 때 엄마가 진짜 싫다.
7/31 화요일
오늘 <슈렉>을 봤다. 그런데 엄마가 갑자기 꺼버려서 화가 났다. 가장 재미있는 부분은 슈렉이 침을 손에 묻혀서 불을 끄는 모습이 신기하기도 했다.
지금 도서관에서 책을 보고 있는 중이다. 도서관은 꼭 필요한 것 같다.
난 도서관이 좋다. 왜냐하면 시원하고, 책이 많고, 책이 재미있다.
책 다 본 다음 엄마가 돈까스를 사주신다고 했는데 기대된다. 맛있겠다.
나는 시영아파트로 가서 친구들과 매미를 잡았다. 수컷 1마리, 암컷 5마리를 잡았다. 그때 기분이 너무 좋았다. 모두 잡았을 때 내 눈과 실력이 자랑스러웠다. 이따가 매미를 놔줘야겠다.
8/1 수요일
오늘 엄마아빠가 외할아버지병원에 가셔서 우리 둘만 있었다. <슈렉 1, 2>를 봤다.
그 영화를 보면서 슈렉처럼 용감해지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오늘 재원, 시원(쌍둥이)이네 집에 가서 피자를 만들었다. 나는 치즈크러스트를 만들었다. 먹어보니 달콤하고 쫀득해서 맛있었다. 다음 번엔 스파게티를 만들거나 쿠키를 만들면 좋겠다.
오늘 아빠와 함께 저녁에 사진 찍기를 했다. 거기에서 특히 재호가 제일 웃겼다. 아빠와 저녁에 함께 노니 정말 재미있었다. 내일도 아빠 빨리 오라고 해야지!
그런데 아빠가 다음주에 미국에 1주일 동안 출장 가셔서 걱정이다. 나도 미국에 가고 싶다. 아빠한데 졸라봐야지. 다른 애들도 다 중국도 필리핀도 간다는데…….
8/2 목요일
샌드위치소스를 만들고, 빵에 싸서 먹었다. 재료는 계란, 마요네즈, 감자(삶은 것), 양파가 필요하다. 먹어보니 고소하고 맛있고, 정성으로 만드니까 더 맛있었다.
이따가 <나홀로집에 2>를 보고 나서 매미를 잡으러 간다. 이렇게 많은 친구들과 가니 참 보람이 있겠다.
저녁 때 피아노를 끝내고 근희네 집에 놀러갔다. 거기에서 자장면을 먹었다. 참 맛있었다. 너무 많이 먹어서 배가 너무 불렀다. 근희네 집에서 노는 건 우리 집에서 노는 것보다 더 재미있다. 왜냐면 오르다가 많고 집안이 아늑하고 누나들과 근희가 있기 때문이다.
나는 피아노를 월요일부터 다니고 있다. 아직 나는 바이엘 상권이다. 그런데 피아노는 뭐하러 칠까? 아마도 음악을 알기 위해서와 취미로 하는 것 같다. 그래야 나중에 피아노를 치면서 가족과 놀 수 있기 때문이다.
수박을 썰어서 접시에 놨다. 먹어보니 시원하고 부드러웠다. 그런데 수박이란 이름은 누가 지었을까?
8/3 금요일
오늘 아침에 엄마가 외할아버지 병원에 가셔서 동생과 매미를 잡으러 가면서 아이스크림을 먹었다. 더운데 시원한 아이스크림을 먹어서 기분이 너무 좋았다. 나는 매미 1마리를 잡았다. 참 재미있었다. 나는 곤충 잡기를 좋아한다. 그리고 남들이 못 찾는 걸 찾을 수 있기 때문에 더 재미있다.
시원이네서 쿠키를 구웠다. 너무 달콤해서 맛있었다. 케이크도 구워서 먹었는데 정말 뽀송뽀송하고 부드러워서 맛있었다. 그런데 음식은 왜이리 맛있는 걸까?
오늘 8시 5분에 재호가 나가서 축구를 하자고 졸라서 나가서 축구를 했다. 재호 때문에 웃기기도 했다. 들어와서 아주 차가운 물로 샤워를 했다. 정말 개운했다. 그런데 축구는 정말 재미있다.
8/4 토요일
엄마와 친구들과 도서관에서 책을 다 보고 갈 채비를 하고 있는데 갑자기 폭풍우가 있었다. 비가 세차게 와서 홍수가 났다. 더 많이 와서 수영장이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8/5 일요일
나는 일요일마다 다운교회에 다닌다. 교회에서 설교가 끝나면 밥을 먹고, 마당에서 논다. 그런데 예수님은 부활하셨는데 어떻게 부활을 하셨지?
교회가 끝나고 전쟁기념관에 갔다. 거기에는 멋있는 것과 신기한 것들이 많이 있었다. 가장 재미있는 것은 싸우는 장면이었다. 곤충 체험전에도 갔다.
8/6 월요일
오늘 아빠가 미국을 가는 날이다. 나도 미국을 가고 싶다. 왜냐하면 비행기를 타고 싶기 때문이다. 그리고 미국이 어떤 나라인지 보고 싶어서다.
나는 매미를 잡고 통에 넣어 하룻밤 집에 놔두고 다음날 아침 놔준다. 밤새 매미가 뒤집히지 않았으면 좋겠다. 왜냐하면 뒤집히면 죽기 때문이다.
지윤이네와 월드컵공원 풀밭광장에 가서 잠자리를 잡았다. 시영아파트에서 잡다가 여기 광장에서 잡으니까 훨씬 좋았다.
8/7 화요일
오늘 동생과 함께 시영아파트에 매미를 잡으러 갔다. 동생에게 잡으라고 알려주고 양보했는데 1번 놓쳤고 2번 잡았다.
그런데 거기에서 동생이 매미애벌레 굼벵이를 잡았다. 집에 와서 벌레집 통에 놔뒀고, 관찰하다가 책을 보고 있다가 매미굼벵이가 궁금해서 보니 허물을 벗고 있었다. 그리고 날개가 서서히 커졌다. 정말 놀라웠다. 매미가 아직은 못 난다. 젤리를 주었더니 맛있게 먹었다. 아마도 나무진인줄 알고 먹었나보다.
우리는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2시간이나 매미 옆에 있었다. 그리고 아빠 보여주고 싶어서 핸드폰으로 사진을 찍었다. 아빠 오시면 보여 줄 거다.
오늘은 매미 관찰하느라 하루가 지나는지 몰랐다. 난 매미가 평범한 곤충인줄 알았는데 보니 신기한 곤충이었다.
중간 점검을 하기 위해서 4일째 되는 날 다시 모였다. 모두들 제법 쓰고 있었는데 한 명이 여름성경학교에 다녀오느라 엄마가 동행하지 않아서인지 몇 개 못썼다. 그 아이에게는 하루이틀전 일들을 기억하게 해서 몇 개 더 쓸 수 있도록 했다.
메모글을 쓰는 스타일도 아이들마다 다 다르다는 점이 신기했다. 처음이어서 그럴 수도 있고, 정말 성격이 단정해서 그런 것일 수도 있지만 정리나 일기형식의 나열보다는 기분과 생각을 쓰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일러주었다. 대부분의 메모를 정리하듯이 쓴 아이에게는 그 당시 상황에서 어떤 기분이 들었는지, 순간의 생각을 보태서 쓰기를 권했다.
아이들 성격을 고려해서 글의 내용을 구체적으로 언급하며, 적극적으로 칭찬을 하고 고쳐야 할 부분에서는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이번 한 번으로 끝나는 활동이 아니라 아이들이 메모하는 습관을 들이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자신의 메모가 가치 있음을 느끼게 해 주고 싶었다.
2차시
1주일 동안의 메모를 마치고 한자리에 모였다. 수업 당일 아침, 각자 메모한 조각글을 가져오라고 해서 타이핑을 미리 해 놓았다.
수업 시간에는 정리된 것을 나누어주고 자신의 것을 읽어보게 했다. 그리고 나서 다른 친구의 메모 모음도 읽어보기를 권했다. 서로의 메모글이 궁금한 듯 관심 있게 읽는 모습들이었다.
● 오늘은 여러분이 쓴 메모 중에 한가지 소재를 찾아서 그것을 토대로 수필을 쓰는 날이에요. 수필이 어떤 뜻인지 이야기했었지요?
이번 수업의 마무리네요. 자기가 쓴 메모글 중에서 가장 관심 있거나 쓰고 싶은 주제를 정하세요. 제목을 미리 정하고 글을 써도 되고, 글을 다 쓴 뒤에 제목을 달아도 되요. 조각글에서도 강조했듯이 있는 사실이나 겪은 일을 쓰되 그 순간 내 마음속에서 일어나는 생각들을 떠올리는 게 중요해요. 머리 아프게 깊이 생각하는 것만이 꼭 생각은 아니에요. 진지한 것이 아닌 가벼운 생각, 허튼 생각 같은 것들도 포함될 수 있어요.
생각이 들어간 자신을 알리는 글이 되도록 쓰면 좋겠어요. 잘 쓰는 글이란 자신을 잘 알리는 글인 것 같아요.
자신들이 일주일 동안 해온 메모를 보며 "이렇게 많이 쓴 걸 엄마가 보시면 놀래시겠다"며 스스로 뿌듯해 하는 아이들.
조금은 힘겹게, 하지만 열심히, 마침내 글을 완성했다.
*조각글들을 모아 쓴 수필
수영
- 김형준
우리가족은 아침 10시부터 미란다 수영장으로 가려는데 어디 있는지 몰라서 헤맸다. 그래서 서울로 가서 먼저 밥을 먹고 집에 가서 컴퓨터로 검색을 한다고 결정했다. 오늘은 너무 늦어서 갈까? 말까? 생각을 했다. 나는 실망했다.
엄마아빠께서 내일 가기로 결정을 내렸다. 내일 아침 일찍 6시에 일어나서 밥은 가다가 김밥을 먹는다고 했다. 아침 일찍 일어나는 건 힘들어서 안 좋은데…….
대신 일찍 가서 미끄럼틀도 많이 타고 하면 좋긴 할 것 같다. 다행이 사람들이 조금밖에 없었다. 다른 어떤 사람들이 수영방학특강으로 배우고 있었다. 나도 수영을 배우는데…….
동생이 수영을 못해서 구명조끼를 가져왔다. 그래도 내 동생은 물을 잔뜩 먹는다. 물을 먹는 건 괴롭다. 동생도 힘들어 보였다.
점심시간이 되었다. 우리는 수영장에 있는 맥도널드에 가서 햄버거를 먹었다. 난 불고기 버거를 먹었다. 많이 먹고 나서 미끄럼틀을 타러갔다. 재미있었다.
미끄럼틀 이름은 킹코브라였다. 코브라는 뱀 이름인데 미끄럼틀이랑 뱀이랑 모양이 비슷해서 지었나? 사람들이 점심을 먹어야 되는데 왜 안 먹는지 사람들이 미끄럼틀에 다 몰려들어서 불편했다. 엄마가 줄을 서 있겠다고 했다. 나는 좀 쉬었다. 코코아에 핫도그도 먹었다. 맛있는 것도 먹고 즐거운 날이다.
이렇게 가족과 만날 놀러 다녔으면 좋겠다. 나는 서울에서 수영을 배우는데 학원 다니는 것 중에서 수영이 아주아주 싫다. 왜냐하면 물을 많이 먹기 때문이다.
나는 한 6가지 정도 학원을 다닌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것은 논술이다. 그 다음은 주산, 피아노, 영어, 수학, 국어, 제일 안 좋은 건 수영이다. 하지만 수영을 잘하기 위해서 참고 잘해야 한다. 그래도 수영장에서 수영하는 것이 바다와 강보다는 훨씬 좋다. 바닷물은 짜고 강물은 더럽기 때문이다.
여름성경학교
- 이찬희
나는 2박3일로 동생이랑 같이 교회 캠프를 갔다. 버스를 타고 가는데 시간이 4시간쯤 걸렸다. 중간에 휴게소에 들러서 볼일을 보고 다시 차에 타서 출발하는데 이틀 동안 엄마를 보지 못해서 가기 싫었었다. 그런데 가보니까 공기도 맑고 곤충들도 많이 잡아서 재미있었다.
우리는 예배드리러 지하 1층으로 갔다. 처음에는 찬양을 하고 기도를 하고 목사님 말씀을 듣고 다시 우리 숙소로 갔다. 우리 숙소는 3층 308호였다.
두 번째 날에 개구리를 잡으러 갔는데 어떤 형이 내 주먹만한 개구리를 잡아서 우리한테 보여줬을 때 나는 그 형이 부러웠다. 그리고 축구를 했다. 승부차기를 해서 1대 0으로 이겨서 수영장에 먼저 가게 됐다. 나는 그때 기분이 좋았다. 들어가려고 발을 물에 담갔을 때 물이 너무 차가워서 얕은 물에 들어갔다가 다시 깊은 곳에 들어갔다. 얕은 곳은 내 발목만큼 오고 깊은 곳은 내 가슴만큼 왔다. 수영장에서 놀다가 밖으로 나와서 물총놀이를 했다. 그런데 물총놀이를 같이 할 사람이 없어서 혼자 물총을 쏘고 놀았다. 혼자 놀아도 재미있었다. 숙제도 없고 공부를 안 해도 되니까 좋았다.
우리는 자기 전에 30분 정도 베개싸움을 했다. 그런데 다른 선생님이 시끄럽다고 해서 그냥 자야 했다.
내 동생 채희는 나랑 같은 반이 아니라서 좋았는지 싫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좋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왜냐하면 성경학교에 가고 싶어해서 1학년부터 가야하는데 7살인데도 간 것이다. 그러니까 어디서든 즐거워할 것 같다.
우리 선생님은 남자인데 이름은 구본철이다. 우리 선생님은 교회에서는 친절하지만 캠프에서는 화를 많이 내신다. 왜 그럴까? 아이들이 말을 안 들어서이다. 나는 말을 잘 듣는 편인데…….
나는 여름성경학교에서 아쉬운 게 하나도 없었다. 내년에도 또 갈 거다.
물고기
- 박영준
우리는 점심에 시골에서 출발해서 강원도 시냇가까지 2시간 5분이 걸렸다.
거기에서 피라미라는 물고기를 보았다. 이름을 모르는 다른 물고기들도 많았다. 거기서 가장 오래사는 물고기를 할아버지께서 말씀해주셨다.
그리고 물고기 박물관에 갔다. 거기에서 본 그림 중 쏘가리를 그린 것이 정말 잘 그렸다고 생각했다. 박물관에서 잉어를 잡는 체험을 하였다. 나는 30센티미터 정도가 되는 물고기를 잡을 수 있는데 미끄러워서 놓쳤다. 그런데 나는 생선을 정말 싫어한다. 이제 생물 고기도 먹지도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물고기가 불쌍해서이다.
다음날에는 갯벌에 가서 7센티미터 정도 되는 자라도 잡았다. 할아버지께서는 물고기를 잡아서 직접 내장을 빼버렸다. 너무 징그러웠다. 사람은 왜 이리 잔인할까? 내 동생은 생선을 좋아한다. 나는 비린내가 나서 싫어하는 데 동생은 맛있다고 잘 먹는다. 엄마도 아빠도 생선을 좋아하신다. 엄마는 생선을 많이 먹어야 몸에 좋다고 하는데 먹기는 싫고 걱정스럽다. 앞으로는 억지로라도 먹어보려고 해야겠다. 그런데 나는 오징어는 좋아한다. 강원도 속초에서 멀리서 보이는 오징어잡이 배가 무척 컸던 게 생각난다. 등불이 달려있었는데 오징어가 거기로 다 몰려들게 하기 위해서란다.
그리고 우리 가족 모두 횟집에 갔는데 나는 참치회를 먹었다. 김에 싸서 먹으니까 맛이 괜찮았다. 살아있는 물고기만 보지 않으면 덜 징그러워서 먹을 수 있는 것 같다. 그런데 여하튼 나는 생선은 별로다.
어부들은 힘들 것 같다. 며칠 전처럼 태풍이 많이 불 때 어부는 고기를 잡으러 나가면 안 될 것이다. 뉴스에서 보니까 배가 뒤집혀서 사람들이 물에 빠져죽기도 한다. 그게 다 물고기를 잡으려고 그러는 건데 물고기를 잡다가 죽느니 안 먹는 게 더 나을 것이다.
매미가 좋아
- 박진호
어제도 동생과 함께 매미를 잡으러 갔다. 동생과 일주일 동안 거의 매일 시영아파트에 매미를 잡으러 다녔다. 거기는 오래된 아파트여서 나무가 많다. 그래서 매미도 많은 것이다.
나는 매미를 발견도 잘하고 잡기도 잘한다. 그래서 친구들이 부러워한다. 친구들은 거의 못 잡거나 1마리 정도만 잡는다. 잠자리를 잡는다거나. 나는 피아노를 치러 시영아파트에 갈 때도 나무 사이를 지날 때는 오로지 매미만 찾으며 걷는다. 매미를 잡으려면 자세히 쳐다봐야 한다.
오늘은 동생에게 매미 잡는 방법도 알려주었다. 처음에는 동생은 매미에 손대는 것도 징그러워했는데 이제는 손으로 잡는다. 다 내 덕분이다. 나랑 같이 다니면서 배운 것이니까. 어느 날은 9마리 넘게도 잡은 날도 있고, 12마리를 잡은 적도 있었다.
어제도 신나게 매미를 잡았다. 동생이 매미를 한번 놓치고 두 번 잡았다. 그런데 동생이 매미, 애벌레, 굼벵이를 발견해서 내가 잡았다. 집에 와서 벌레통에 넣어주었더니 2시간 쯤 지나자 매미가 허물을 벗고 나왔는데 반밖에 안 나왔다. 동생과 나는 저녁 2시간 동안 아무것도 안 하고 매미만 관찰했다. 그래서 매미를 손으로 빼주었다. 매미가 나오자마자 날개를 말리고 있었다. 이 신기한 사실을 아빠께 보여주고 싶었다. 엄마는 징그럽다고 베란다에서만 보라고 했다. 사진기를 찾으니 아빠가 미국으로 가져갔다고 한다. 나는 아빠께 보여드릴 방법을 생각하다가 핸드폰으로라도 사진을 찍어 보여드려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나서 또 관찰했는데 날개는 커지긴 했는데 축축해서 날개를 입으로 호호 불어서 말려주었다. 그리고 젤리를 주었더니 나무진인줄 알고 잘 먹었다. 날개가 커진 후 다시 통에 넣어 놓고 잠자리에 들었다. 이튿날 아침에 보니 매미가 되어있었다. 하지만 날개는 안 말려져 있었다. 아빠도 이 광경을 보았으면 좋았을 거다. 아빠랑 같이 보지 못해 아쉽다. 나는 애벌레 굼벵이가 매미로 바뀌는 걸 책으로만 알았지 이렇게 생생하게 보는 건 처음이어서 너무 신기하고 놀라웠다.
며칠 전부터 잡은 매미들을 밤에 다 살려주었다. 그런데 이 매미애벌레는 신기해서 나중에 놓아주어야겠다.
또 매미 애벌레 굼벵이를 잡고 싶다. 그런데 잡기 어려울 것이다.
그러면 나비번데기를 찾아서 잡아야지. 요즘은 매미 잡고 관찰하느라 시간 지나는지도 몰랐다. 나는 곤충 중에서 매미가 세상에서 가장 좋다. 이 세상 매미는 내가 다 갖고 싶다.
논술 교사들은 기본적으로 글쓰기에 대한 욕심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아이들 글을 지도하기 위해 필요하기도 하지만, 그냥 글쓰기 자체를 잘 하고 싶은 것이다. 그런데 잘 하고 싶어할수록 글이 딱딱해지고 아이들에게도 완벽한 구성의 글을 기대하게 되지 않나 싶다. 우리가 다른 사람과 이야기를 나누듯이 그렇게 부담 없이 글을 쓸 수 있다면 좋을 텐데 말이다.
나와 함께 수업하는 아이들은 글쓰기를 즐겁게 여길 수 있게 되기를 늘 바래왔다. 그러나 아이들은 수업을 즐겁게 하다가도 글을 쓰려 하면 언제나 부담스러워 했고, 무언가 생각하기에 익숙하지 않았고 속마음을 드러내는 것 또한 꺼려했다. 메모글을 써 온 결과들은 생각 이상으로 훌륭했지만 아이들이 메모를 하는 동안 진정으로 자유로움을 느꼈을 지는 모르겠다.
짧아서 간단해 보이지만 결코 쉽지 않은 조각글을 나름대로 열심히 써온 아이들에게 상을 주고 싶어 수업이 끝나자마자 어머니들도 초대해서 케이크와 쿠키를 만들고 파티를 했다. 좋아하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며 수업 후 이렇게 즐거웠던 적도 오랜만인 것 같아 기뻤다.
- 조각글 모아 수필 쓰기
구선옥 | 논술교사
대상: 초등 2학년
수업시간: 2차시(90분씩)
학습 목표
1. 메모하는 습관을 갖는다.
2. 글쓰기에 대한 부담을 덜고 자연스럽게 글쓰기를 할 수 있도록 돕는다.
3. 자신의 생활과 생각을 글로 표현하는 능력을 키운다.
들어가며
메모는 내게 아주 친숙한 것이다. 학창 시절부터 낙서를 즐겨서 공책 뒷면, 교과서 여기저기가 그림과 글로 지저분했다. 다른 사람들 앞에 내놓기는 창피했지만 습관이 되어 끼적이지 않으면 손이 근질거렸다.
신혼여행에서도 작은 수첩을 준비해서 여기저기 낯선 이국 땅에서 새로운 기분과 다른 감정들로 메모해 놓았고, 가끔 사람들과 떠나는 여행에서도 쪽지글 쓰는 일은 나의 휴식이자, 정서적인 안락함과 즐거움을 주는 요소다.
가깝게는 아파트 단지 내, 공원, 멀리 여행지까지 지금도 나는 어디를 가든 메모지와 펜을 항상 가지고 다닌다. 마음이 어지럽거나 고민이 있을 때, 행복과 감사가 느껴질 때 조금이라도 짬이 나면 펜을 잡는다. 딱히 메모지가 정해져 있는 것도 아니다. 메모지가 없을 때는 영수증 뒷면, 광고지 한쪽 여백, 글을 쓸 조금의 공간만 있으면 '나만의 글'을 쓴다. 그래서 서랍이나 앨범, 일기장 사이사이에서는 내 조각글들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다. 휴지조각처럼 보이는 이 글들이 내게는 소중한 추억이자 간직하고픈 삶인 것이다.
아직은 글쓰기를 즐기기보다는 과제로 여기고, 글쓰기를 통해 자신의 생각과 경험을 되새기기보다는 글쓰기를 '위해서' 생각을 하는 아이들에게 메모의 즐거움을 알려 주고 싶었다. 활동적이고 즉흥적인 아이들에게 편안하게 즐기듯이 글을 쓰라는 것이 쉽지 않은 주문일 것이다.
이 수업을 진행하기 위해 아이들에게 1주일 동안의 생활, 즉 겪는 일들을 틈틈이 메모하라고 일러 주었다. 과연 아이들이 어떤 것들을 메모할까, 일기처럼 부담을 느끼지는 않을까 생각하면서 결과물에 대해선 1주일 뒤가 기대되기도 했다.
● 여러분, 우리 방학도 됐으니 새롭고 재미있는 일들도 많을 텐데 그런 것들을 낙서해 보지 않을래요? 언제 어디서든 낙서하듯이 편안하게 짧은 조각글을 1주일 동안 써 보는 거예요.
- 조각글이 뭔데요?
- 어휴, 힘들겠다.
● 1주일 동안 어디서든 겪은 일, 느낀 점, 그때의 기분, 체험한 것들을 생각나는 대로 쓰는 거예요. 단순히 무엇을 했다는 사실만 쓰는 게 아니라 거기에 너희들 기분과 생각이 덧붙여져서 자신의 생활이 보여질 수 있도록 나만의 개성적인 글을 쓰는 거지요. 많이 쓸 필요 없고 두세 줄씩 짧은 글을 쓰는 거예요.
1주일 뒤에는 메모한 것들 중에서 한가지 소재를 택해서 수필을 쓸 생각이고요.
- 수필이 뭐예요?
● 우리가 지금까지 글쓰기를 할 때는 책을 보고 소재를 찾아 썼죠?
그런데 이번에는 책이 아닌 우리의 생활에서 글쓰기 소재를 찾는 겁니다. 책을 토대로 쓰는 것은 독서 감상문이고, 내 생활에서의 경험을 쓰는 것이 수필이지요. 내 생활의 경험이란 어떤 것들을 말하는 걸까요?
- 겪은 일이요.
- 체험?
- 느낀 점이요.
- 생각한 것들.
- 기쁘고 슬픈 일, 화나는 일들…….
- 힘든 일이요.
- 재미있었던 일이요!
● 그래요. 매순간의 사건과 감정을 소재로 글을 쓰는 게 수필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어떤 순간에 내가 무슨 생각을 했고 어떤 마음이 들었는지 쓰면 되요.
- 얼마나 써야돼요?
- 몇 장이요?
● 많이 쓰려고 하기보다는 그때그때 생각과 기분을 자유롭게 쓰는 게 좋아요.
짧은 글쓰기여서 많이 힘들지는 않을 것 같네요. 다만 메모지를 잊지 말고 언제 어디서든 꺼내어 쓸 수 있도록 해요.
선생님이 오래 전에 이런 글을 써 놓았더라고요. 여러분에게 도움이 될 것 같아서 복사했어요. 냉장고에 붙여놓고 글쓰기가 어렵다고 느껴질 때마다 보세요.
안녕! 나는 글이야.
평범한 생활 속에서 겪은 일들을
그냥 넘기지 않고, 다정하게 받아들여서
거기에서 무언가 뜻을 깨닫고
알맹이를 찾아내어서
그걸 붙잡고 글을 써내려 나간다면
살아있는 좋은 글이 될 거야.
두려워하지 말고 자신감을 가지고 글을 써봐
어떤 일이든 자신감이 필요하다는 것 잘 알지?
자신의 글을 열심히 쓰다보면 자신감도 생기고 점점 더
재미있어질 거야.
정직하게, 느끼고 생각한 것들을
쉽고 자유롭게 떠올리며 써 봐.
처음에는 힘들겠지만 즐겁고 보람 있는 일이 될 거야.
- 너와 자주 만나기를 바라는 글이가
● 잘 할 수 있겠지요? 우리 모두 열심히 해봐요.
- 네.
모두들 열심히 진지하게 들어줬다. 각자 어떤 생각을 하며 받아들이는지 궁금하기도 했고, 재밌게 정성껏 써내는 아이들 모습을 그려보기도 했다.
그 후 아이들이 1주일 동안 조각글을 쓰는 것에 대해 어머니들에게 도움을 청해야 할 것 같아서 한자리에 모였다.
아이들이 최종적으로 어떤 작업을 할 것이며 이 활동의 취지가 무엇인지, 어떻게 글을 써야 하는지 등을 포함해 자료를 정리하여 나누어 드렸다.
메모지를 늘 가지고 다니기 위해 줄이 달려있는 메모지를 목에 거는 방법 등을 제안했고, 아이가 잘 쓰지 않더라도 칭찬과 격려로 잘 이끌어 달라고 부탁했다. 부담을 갖지 않고서 글을 자연스럽게 쓰게 하는 것이 취지였으므로 강압적으로 쓰게 하지는 말자고 의견을 모았다.
형준이의 메모
7/28 토요일
강원도로 출발
나는 강원도로 간다. 강원도로 가면서 이런 생각이 들었다. 거기 가서 바다에서 신나게 놀아야지라고. 떠날 때 멀미할 것 같았는데 그래도 기분이 신났다.
가면서 휴게소를 들렸다. 거긴 잠자리도 있고 그네도 있었다. 그네를 타봤다. 그네를 타면서 날아다니는 기분이 들었다.
바다
바다는 푸른색이다. 바닷물은 짜다 바다에는 모래가 있다. 바닷물은 왜 짤까? 나는 바다에서 신나게 놀았다.
설악산에 비가 와요. 부처님이 눈물을 흘리고 있어요. 비를 맞으면 시원해요. 내가 비를 맞으면 옷이 다 젖겠지요. 우린 비가 와서 집에 못 가고 있어요.
7/29 일요일
난 바다에 갔다. 지난번보다 더 많이 파도가 왔다. 난 파도를 타면서 시원하고 기분이 좋았다. 그런데 물을 너무 많이 먹었다. 마지막으로 바다에서 신나게 더 놀았다.
7/30 월요일
대관령 목장
속초의 하얀집을 떠난다. 이젠 대관령 목장으로 간다. 난 목장에 가는 게 싫다. 왜냐하면 똥 냄새가 나기 때문이다. 어떤 재미있는 일이 생길까 마음이 두근두근 거리기도 한다.
차가 막혀요
차가 막히는데 마음이 답답해요, 차가 막혀서 너무 배가 고파요, 배고픈 것도 참고 집으로 갔어요. 집에서 편하게 쉬니 좋네요.
수영장에 갔다. 수영장에 사람들이 많았다. 내 동생은 수영을 못한다. 그래서 구명조끼를 가져왔다. 나는 수영을 하고 나서 시원했다. 그런데 물을 너무 많이 먹었다. 내 친구들에게 미끄럼틀을 탔다고 자랑해야지.
아침에 일어나 거울을 보니 눈곱이 끼어있었다. 내 얼굴이 재미있었다. 더럽기도 했다. 그런데 눈곱이 끼는 것은 당연하다.
나는 우동을 먹었다. 우동을 먹고 나서 우동에 빨려 들어가는 기분이 들었다. '우동'으로 글을 지어봤다.
우: 우유를 먹었다.
동: 동네한바퀴를 열심히 돌았다.
8/1 수요일
자전저
자전거는 타는 거다. 자전거엔 바퀴가 2개있다. 자전거를 타면 재미있고 시원한 느낌이 든다. 난 자전거를 타면서 재미있게 돌았다.
매미 잡으러 출발
매미 잡으러 간다. 매미를 잡는 건 처음이다. 나는 매미를 잡으면서 어떤 기분일지 궁금하다. 매미를 많이 잡아야지.
나는 매미를 한 마리도 못 잡았다. 어쩌다가 잡았는데 몸이 떨어져 놓치고 말았다. 나도 매미처럼 큰소리를 내고 싶다. 매미는 어떻게 큰소리를 낼 수 있지?
8/3 금요일
도서관
도서관에서 책을 봤다. 책을 많이 읽었다. 책은 지식도 많이 알게 해준다. 책은 찢지 않고 아껴서 읽어야지. 나는 책 덕분에 지식도 많이 알게 되었다.
피자
피자는 맛있다. 피자엔 햄, 피망, 올리브 어떤 건 새우도 있다. 피자는 만날 먹는 건 안 된다. 나는 피자를 맛있게 먹었다.
해
나는 해를 봤다. 해는 뜨겁다. 해는 빨간색이다. 태양에 가까이 가면 사람이 녹을 수 있다. 해는 왜 뜨거울까?
8/7 화요일
수영을 했다. 난 평형까지 할 수 있다. 평형은 좀 어렵다. 평형을 할때는 물을 많이 먹었다. 다음부터는 물을 안 먹도록 열심히 해야지.
나의 소원
나의 소원은 엄마아빠와 한번만 같이 자는 것이다. 왜냐하면 나는 엄마아빠와 자면 더 잠이 잘 오기 때문이다. 나는 엄마와 같이 자고 싶다.
찬희의 메모
7/28 토요일
여름성경학교 첫째 날
여름성경학교에 가는 첫날 관광버스를 타고 출발할 때 버스가 흔들흔들 해서 멀미가 날 것 같았는데 멀미는 안 났다. 갈 때는 가기 싫었지만 도착하니까 좋았다. 공기가 좋아서 좋았다. 싫은 점은 벌레가 많다는 점.
둘째 날
둘째 날은 운동장에서 축구를 했는데 승부차기에서 1대 0으로 이겨서 수영장에 먼저 갔다. 수영장에 물이 차가워서 나왔는데 위에 물총놀이 하는 곳이 있어서 물총놀이를 했다. 거기에서 밥이 맛있어서 밥을 만날 다 먹고 또 받아서 먹었다.
마지막날
점심만 먹고 집으로 출발했다. 교회에 도착하니까 엄마가 기다리고 있었다. 나는 엄마가 너무 반가웠다. 엄마 차를 타고 집으로 왔다. 엄마가 나를 안아주셨다. 엄마를 오랜만에 보니까 더 좋은 것 같았다.
개구리 알
개구리 알을 문방구에서 샀다. 200원이다. 계룡마트에서는 500원인데 더 싸게 판다. 여러 가지 색깔의 개구리 알이 들어있다. 느낌이 미끌미끌하고 터질 것 같아 조심스럽다. 색깔도 예쁘고 느낌이 좋아서 좋다.
친구들이랑 매미 잡으러 갔다. 나는 조금만 있으면 친구, 동생이랑 매미를 잡으러 간다. 매미를 잡았을 때 매미가 시끄럽게 울면 놓칠 것 같다. 그래도 참고 집에 가져갈 거다. 왜냐하면 관찰을 하고 싶기 때문이다.
승완이 생일파티
목요일에 승완이가 토요일에 생일파티를 한다고 해서 가고 싶었는데 걔네 엄마가 전화를 안 해서 갈 수가 없었다. 기분이 안 좋았다.
우리 엄마가 전화했더니 오라고 해서 늦게 갔다. 파티는 끝났다. 선물은 유희왕 카드를 끼는 실드다. 거기서 재미있게 놀다왔다. 축구도 하고 컴퓨터도 했다.
매미
나는 오늘 아침에 매미를 잡으러 나왔는데 매미소리는 많이 들리는데 매미가 1마리도 안보여서 그냥 집에 왔다.
컴퓨터
컴퓨터를 하고 나니까 눈이 아프다. 조금만 해야겠다. 안경을 써서 불편하기도 한데…….
김치
우리 엄마가 만든 김치는 엄청 맛있고 안 맵다. 난 매운 김치는 못 먹는다. 엄마는 어디서 배웠지?
개구리
개구리를 놔줄 때 놔주기 싫었지만 참고 놔줬다. 안 그러면 죽으니까.
복숭아
엄마가 한살림에서 복숭아를 사오셨다. 다른 복숭아 껍질은 농약을 쳐서 먹으면 안 되는데 한살림 복숭아는 농약을 안 쳐서 껍질도 먹을 수 있어서 좋다. 나는 과일이 맛있다. 과일이 반찬보다 훨씬 맛있다.
영준이의 메모
7/28 토요일
나는 오늘 할아버지네서 청설모를 봤다. 내가 잡으려고 하였는데 내 동생이 쾅 소리내서 청설모가 달아났다. 그런데 나는 여치라도 잡아서 다행이다.
나는 오늘 동생 때문에 메뚜기를 놓쳤지만 아주 큰 메뚜기를 잡아서 재미있었다. 그 이름은 너무 잘 뛰어서 '계속 뛰어'로 이름을 지었다.
나는 오늘 할아버지와 두꺼비를 보았다. 나는 그것이 한 11센티미터 같았다. 할아버지가 두꺼비로 나를 놀래줬다.
나는 어제 민물고기를 잡았다. 강원도에서 또 많은 물고기를 잡았다. 그러고 붉은 내장을 빼는 게 정말 징그러웠었다.
7/29 일요일
할아버지가 풍이를 주었다. 그 벌레의 종류는 장수풍뎅이 족이었다. 그러고 큰 아빠가 손바닥만한 사슴벌레를 잡아다 준다고 하였다. 사슴벌레한테 물리면 손이 잘리니까 주의해야 한다.
시골에서 어머니가 오늘 세창이 형 생일이라고 서울에서 홈에버에서 형 생일 선물을 사고 우리 집 앞에서 형을 만났다. 밥 먹을 장소는 강마루였다. 밥 먹고 정원에서 신나게 놀았다.
어머니가 부침개를 섞어주었다. 느낌은 이상하고 힘이 들었다. 오징어도 불쌍했다.
7/30 월요일
오늘 『못 말리는 과학시간』책을 읽어보았는데 거기에서 재미있는 것은 치즈냄새를 맡고, 눈알을 맛보고, 무슨 소리를 듣는 것을 흉내내는 장면이었다.
나는 오늘 새로운 새끼강아지를 큰집에서 보았다. 그 강아지 이름은 바둑이었다. 강아지는 여자였다. 새끼강아지가 참 귀여웠다.
나는 오늘 대명콘도에서 이모랑 같이 공차기를 했다. 먼저 이모가 한 골을 넣었다. 두 번째로는 내가 두골을 넣었다. 나는 갑자기 화장실이 가고 싶었다. 그래서 급하게 화장실로 뛰어갔다.
오늘 대명에서 돼지고기를 먹었다. 꿀맛이었다. 경치 좋은 베란다에서 고기를 구어 먹으니까 훨씬 맛있었다.
8/1 수요일
나는 오늘 샌드위치를 만들었다. 계란 샌드위치와 잼 샌드위치를 만들었다.
물고기박물관에 갔다. 거기에서 그림을 그린 것 중에서 쏘가리가 제일 멋있었다.
또 민물고기 박물관에서 잉어 잡는 체험을 하였다. 그 물고기는 느리긴 느린데 너무 미끄러워서 잡지는 못하였다. 너무 속상했다. 다음에는 꼭 잡을 것이다.
오후에 속리산에서 메기새끼를 잡으러갔다. 하지만 소나기 때문에 물고기를 잡지 못하였다. 아쉬웠다.
나는 메뚜기를 잡았다 그 메뚜기의 이름이 뭔지는 모르겠다. 메뚜기 잡는 방법은 뒷다리를 잡으면 된다.
저녁에 아빠를 만나서 숭어를 먹으러 가는데 천둥번개가 치었다. 나는 천둥번개가 무섭다. 그 숭어 집은 깊은 산 속에 있어서 천둥번개가 칠 때마다 불이 나가서 무서웠다.
8/2 목요일
나는 수영장에서 첫 번째로 파도타기를 했는데 계속 파도에 쓸려갔다. 너무 무서웠다. 두 번째 파도타기는 아빠랑 깊은 데에서 탔는데 너무 재미있었다. 큰 파도를 타니 파도타기 하는 사람이 다 보였다. 그러고 파도타기에서 갑자기 심장이 잠깐 멈추어서 누워있는 사람이 있었다. 나는 그 사람이 살아있는지 정말 궁금하다. 그 엄마아빠는 얼마나 슬플까?
오늘 홍천에서 집에 가는데 기분이 별로 안 좋다. 왜냐하면 집에 가면 메모글 쓸 것도 별로 없으니까. 우리 엄마는 여기서 살고 싶다고 말했다. 나도 그렇다. 엄마는 계속 쓰라고 하고. 숙제도 많이 해야하니까.
수영장 수중발레를 보았다. 물에서 균형을 잡을 때는 손으로 균형을 잡던가 발로 잡는다 그 사람은 눈을 뜨고 수영을 한다.
저녁에 국수집에 갔다. 거기에서 동치미를 먹었다. 아빠가 동치미에 식초를 너무 많이 넣었다. <빼꼼>을 보았다. 빼꼼은 정말 바보다. 거기에서 재미있는 편은 외발자전거이다.
8/3 금요일
오늘 아침 씻다가 동생과 싸워서 엄마한테 쫓겨나고 말았다. 기분이 안 좋았다.
나는 엄마가 숙제도 조금씩 내주면 좋겠다.
월드컵에서 <디워> 영화를 봤다. 어떤 사람이 있었는데 지금까지 살아있다는 게 정말 신기했다. 영화가 끝나고 밥을 먹었다. 나는 '어린이스페셜'을 먹고 동생은 '소바'를 먹었다. 양이 많아 다 먹진 못했다.
8/4 토요일
친구들과 도서관에서 책을 읽고 도서관에서 나왔을 때 태풍이 왔다. 우산이 있어도 옷이 홀딱 젖었다. 나는 홍수가 나는 줄 알았다. 무섭기도 했고, 신나기도 했다. 왜냐하면 번개가 반짝거리니까…….
어제 잡아두었던 매미 죽은 시체를 보았다. 끔찍했다. 나는 그 모습이 보기 싫었다. 이젠 다음부터는 잡아두지 않아야겠다. 관찰만 하고 풀어줄 것이다.
『모네의 정원에 온 손님』을 보았다. 거기에서 예쁜 페이지는 22페이지다. 왜냐면 연꽃에서 빛이 나고 웃으니까…나는 자연이 좋다.
8/5 일요일
영종도 갯벌에 갔다. 갯벌이 너무 좋다. 왜냐하면 물고기도 있고 꽃게도 있고 소라도 있으니까. 거기에서 살고 싶다. 물고기도 잡아서 모래사장에 파놓은 곳에 물고기를 두면 살릴 수도 있으니까.
내가 갯벌에서 잡은 물고기가 7센티미터이다. 또 잡은 작은 것은 2센티미터이다. 무척 작지만 느낌은 똑같이 미끌미끌하다.
8/6 월요일
오늘 매미를 잡으러 시영에 가는 중 찬희를 만났다. 찬이랑 같이 시영에 가서 매미를 잡는데 거기는 매미가 너무 많아서 어디에 매미가 있는지 몰라 여기저기를 떠돌아 다녔는데 계속 놓쳐버렸다. 아쉬웠다.
나는 오늘 『빙하에서 살아남기』를 보았는데 거기에서 가장 용감한 상어가 있다. 왜 그리 용감하냐하면 아주 작은 꼬맹이가 아주 힘이 센 상어를 잡으니까.
진호의 메모
7/30 월요일
난 더워서 세수를 하러 욕실에 들어갔다. 옆에는 동생이 있었다. 세수를 하고 있는데 갑자기 물싸움이 하고 싶어졌다. 그래서 동생과 물싸움을 했는데 둘 다 물에 빠진 생쥐 꼴이 됐다. 아주 시원했다.
엄만 자기 맘대로다. 놀고 싶은데도 공부만 시키고 숙제 다하면 더 내주고 난 이럴 때 엄마가 진짜 싫다.
7/31 화요일
오늘 <슈렉>을 봤다. 그런데 엄마가 갑자기 꺼버려서 화가 났다. 가장 재미있는 부분은 슈렉이 침을 손에 묻혀서 불을 끄는 모습이 신기하기도 했다.
지금 도서관에서 책을 보고 있는 중이다. 도서관은 꼭 필요한 것 같다.
난 도서관이 좋다. 왜냐하면 시원하고, 책이 많고, 책이 재미있다.
책 다 본 다음 엄마가 돈까스를 사주신다고 했는데 기대된다. 맛있겠다.
나는 시영아파트로 가서 친구들과 매미를 잡았다. 수컷 1마리, 암컷 5마리를 잡았다. 그때 기분이 너무 좋았다. 모두 잡았을 때 내 눈과 실력이 자랑스러웠다. 이따가 매미를 놔줘야겠다.
8/1 수요일
오늘 엄마아빠가 외할아버지병원에 가셔서 우리 둘만 있었다. <슈렉 1, 2>를 봤다.
그 영화를 보면서 슈렉처럼 용감해지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오늘 재원, 시원(쌍둥이)이네 집에 가서 피자를 만들었다. 나는 치즈크러스트를 만들었다. 먹어보니 달콤하고 쫀득해서 맛있었다. 다음 번엔 스파게티를 만들거나 쿠키를 만들면 좋겠다.
오늘 아빠와 함께 저녁에 사진 찍기를 했다. 거기에서 특히 재호가 제일 웃겼다. 아빠와 저녁에 함께 노니 정말 재미있었다. 내일도 아빠 빨리 오라고 해야지!
그런데 아빠가 다음주에 미국에 1주일 동안 출장 가셔서 걱정이다. 나도 미국에 가고 싶다. 아빠한데 졸라봐야지. 다른 애들도 다 중국도 필리핀도 간다는데…….
8/2 목요일
샌드위치소스를 만들고, 빵에 싸서 먹었다. 재료는 계란, 마요네즈, 감자(삶은 것), 양파가 필요하다. 먹어보니 고소하고 맛있고, 정성으로 만드니까 더 맛있었다.
이따가 <나홀로집에 2>를 보고 나서 매미를 잡으러 간다. 이렇게 많은 친구들과 가니 참 보람이 있겠다.
저녁 때 피아노를 끝내고 근희네 집에 놀러갔다. 거기에서 자장면을 먹었다. 참 맛있었다. 너무 많이 먹어서 배가 너무 불렀다. 근희네 집에서 노는 건 우리 집에서 노는 것보다 더 재미있다. 왜냐면 오르다가 많고 집안이 아늑하고 누나들과 근희가 있기 때문이다.
나는 피아노를 월요일부터 다니고 있다. 아직 나는 바이엘 상권이다. 그런데 피아노는 뭐하러 칠까? 아마도 음악을 알기 위해서와 취미로 하는 것 같다. 그래야 나중에 피아노를 치면서 가족과 놀 수 있기 때문이다.
수박을 썰어서 접시에 놨다. 먹어보니 시원하고 부드러웠다. 그런데 수박이란 이름은 누가 지었을까?
8/3 금요일
오늘 아침에 엄마가 외할아버지 병원에 가셔서 동생과 매미를 잡으러 가면서 아이스크림을 먹었다. 더운데 시원한 아이스크림을 먹어서 기분이 너무 좋았다. 나는 매미 1마리를 잡았다. 참 재미있었다. 나는 곤충 잡기를 좋아한다. 그리고 남들이 못 찾는 걸 찾을 수 있기 때문에 더 재미있다.
시원이네서 쿠키를 구웠다. 너무 달콤해서 맛있었다. 케이크도 구워서 먹었는데 정말 뽀송뽀송하고 부드러워서 맛있었다. 그런데 음식은 왜이리 맛있는 걸까?
오늘 8시 5분에 재호가 나가서 축구를 하자고 졸라서 나가서 축구를 했다. 재호 때문에 웃기기도 했다. 들어와서 아주 차가운 물로 샤워를 했다. 정말 개운했다. 그런데 축구는 정말 재미있다.
8/4 토요일
엄마와 친구들과 도서관에서 책을 다 보고 갈 채비를 하고 있는데 갑자기 폭풍우가 있었다. 비가 세차게 와서 홍수가 났다. 더 많이 와서 수영장이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8/5 일요일
나는 일요일마다 다운교회에 다닌다. 교회에서 설교가 끝나면 밥을 먹고, 마당에서 논다. 그런데 예수님은 부활하셨는데 어떻게 부활을 하셨지?
교회가 끝나고 전쟁기념관에 갔다. 거기에는 멋있는 것과 신기한 것들이 많이 있었다. 가장 재미있는 것은 싸우는 장면이었다. 곤충 체험전에도 갔다.
8/6 월요일
오늘 아빠가 미국을 가는 날이다. 나도 미국을 가고 싶다. 왜냐하면 비행기를 타고 싶기 때문이다. 그리고 미국이 어떤 나라인지 보고 싶어서다.
나는 매미를 잡고 통에 넣어 하룻밤 집에 놔두고 다음날 아침 놔준다. 밤새 매미가 뒤집히지 않았으면 좋겠다. 왜냐하면 뒤집히면 죽기 때문이다.
지윤이네와 월드컵공원 풀밭광장에 가서 잠자리를 잡았다. 시영아파트에서 잡다가 여기 광장에서 잡으니까 훨씬 좋았다.
8/7 화요일
오늘 동생과 함께 시영아파트에 매미를 잡으러 갔다. 동생에게 잡으라고 알려주고 양보했는데 1번 놓쳤고 2번 잡았다.
그런데 거기에서 동생이 매미애벌레 굼벵이를 잡았다. 집에 와서 벌레집 통에 놔뒀고, 관찰하다가 책을 보고 있다가 매미굼벵이가 궁금해서 보니 허물을 벗고 있었다. 그리고 날개가 서서히 커졌다. 정말 놀라웠다. 매미가 아직은 못 난다. 젤리를 주었더니 맛있게 먹었다. 아마도 나무진인줄 알고 먹었나보다.
우리는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2시간이나 매미 옆에 있었다. 그리고 아빠 보여주고 싶어서 핸드폰으로 사진을 찍었다. 아빠 오시면 보여 줄 거다.
오늘은 매미 관찰하느라 하루가 지나는지 몰랐다. 난 매미가 평범한 곤충인줄 알았는데 보니 신기한 곤충이었다.
중간 점검을 하기 위해서 4일째 되는 날 다시 모였다. 모두들 제법 쓰고 있었는데 한 명이 여름성경학교에 다녀오느라 엄마가 동행하지 않아서인지 몇 개 못썼다. 그 아이에게는 하루이틀전 일들을 기억하게 해서 몇 개 더 쓸 수 있도록 했다.
메모글을 쓰는 스타일도 아이들마다 다 다르다는 점이 신기했다. 처음이어서 그럴 수도 있고, 정말 성격이 단정해서 그런 것일 수도 있지만 정리나 일기형식의 나열보다는 기분과 생각을 쓰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일러주었다. 대부분의 메모를 정리하듯이 쓴 아이에게는 그 당시 상황에서 어떤 기분이 들었는지, 순간의 생각을 보태서 쓰기를 권했다.
아이들 성격을 고려해서 글의 내용을 구체적으로 언급하며, 적극적으로 칭찬을 하고 고쳐야 할 부분에서는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이번 한 번으로 끝나는 활동이 아니라 아이들이 메모하는 습관을 들이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자신의 메모가 가치 있음을 느끼게 해 주고 싶었다.
2차시
1주일 동안의 메모를 마치고 한자리에 모였다. 수업 당일 아침, 각자 메모한 조각글을 가져오라고 해서 타이핑을 미리 해 놓았다.
수업 시간에는 정리된 것을 나누어주고 자신의 것을 읽어보게 했다. 그리고 나서 다른 친구의 메모 모음도 읽어보기를 권했다. 서로의 메모글이 궁금한 듯 관심 있게 읽는 모습들이었다.
● 오늘은 여러분이 쓴 메모 중에 한가지 소재를 찾아서 그것을 토대로 수필을 쓰는 날이에요. 수필이 어떤 뜻인지 이야기했었지요?
이번 수업의 마무리네요. 자기가 쓴 메모글 중에서 가장 관심 있거나 쓰고 싶은 주제를 정하세요. 제목을 미리 정하고 글을 써도 되고, 글을 다 쓴 뒤에 제목을 달아도 되요. 조각글에서도 강조했듯이 있는 사실이나 겪은 일을 쓰되 그 순간 내 마음속에서 일어나는 생각들을 떠올리는 게 중요해요. 머리 아프게 깊이 생각하는 것만이 꼭 생각은 아니에요. 진지한 것이 아닌 가벼운 생각, 허튼 생각 같은 것들도 포함될 수 있어요.
생각이 들어간 자신을 알리는 글이 되도록 쓰면 좋겠어요. 잘 쓰는 글이란 자신을 잘 알리는 글인 것 같아요.
자신들이 일주일 동안 해온 메모를 보며 "이렇게 많이 쓴 걸 엄마가 보시면 놀래시겠다"며 스스로 뿌듯해 하는 아이들.
조금은 힘겹게, 하지만 열심히, 마침내 글을 완성했다.
*조각글들을 모아 쓴 수필
수영
- 김형준
우리가족은 아침 10시부터 미란다 수영장으로 가려는데 어디 있는지 몰라서 헤맸다. 그래서 서울로 가서 먼저 밥을 먹고 집에 가서 컴퓨터로 검색을 한다고 결정했다. 오늘은 너무 늦어서 갈까? 말까? 생각을 했다. 나는 실망했다.
엄마아빠께서 내일 가기로 결정을 내렸다. 내일 아침 일찍 6시에 일어나서 밥은 가다가 김밥을 먹는다고 했다. 아침 일찍 일어나는 건 힘들어서 안 좋은데…….
대신 일찍 가서 미끄럼틀도 많이 타고 하면 좋긴 할 것 같다. 다행이 사람들이 조금밖에 없었다. 다른 어떤 사람들이 수영방학특강으로 배우고 있었다. 나도 수영을 배우는데…….
동생이 수영을 못해서 구명조끼를 가져왔다. 그래도 내 동생은 물을 잔뜩 먹는다. 물을 먹는 건 괴롭다. 동생도 힘들어 보였다.
점심시간이 되었다. 우리는 수영장에 있는 맥도널드에 가서 햄버거를 먹었다. 난 불고기 버거를 먹었다. 많이 먹고 나서 미끄럼틀을 타러갔다. 재미있었다.
미끄럼틀 이름은 킹코브라였다. 코브라는 뱀 이름인데 미끄럼틀이랑 뱀이랑 모양이 비슷해서 지었나? 사람들이 점심을 먹어야 되는데 왜 안 먹는지 사람들이 미끄럼틀에 다 몰려들어서 불편했다. 엄마가 줄을 서 있겠다고 했다. 나는 좀 쉬었다. 코코아에 핫도그도 먹었다. 맛있는 것도 먹고 즐거운 날이다.
이렇게 가족과 만날 놀러 다녔으면 좋겠다. 나는 서울에서 수영을 배우는데 학원 다니는 것 중에서 수영이 아주아주 싫다. 왜냐하면 물을 많이 먹기 때문이다.
나는 한 6가지 정도 학원을 다닌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것은 논술이다. 그 다음은 주산, 피아노, 영어, 수학, 국어, 제일 안 좋은 건 수영이다. 하지만 수영을 잘하기 위해서 참고 잘해야 한다. 그래도 수영장에서 수영하는 것이 바다와 강보다는 훨씬 좋다. 바닷물은 짜고 강물은 더럽기 때문이다.
여름성경학교
- 이찬희
나는 2박3일로 동생이랑 같이 교회 캠프를 갔다. 버스를 타고 가는데 시간이 4시간쯤 걸렸다. 중간에 휴게소에 들러서 볼일을 보고 다시 차에 타서 출발하는데 이틀 동안 엄마를 보지 못해서 가기 싫었었다. 그런데 가보니까 공기도 맑고 곤충들도 많이 잡아서 재미있었다.
우리는 예배드리러 지하 1층으로 갔다. 처음에는 찬양을 하고 기도를 하고 목사님 말씀을 듣고 다시 우리 숙소로 갔다. 우리 숙소는 3층 308호였다.
두 번째 날에 개구리를 잡으러 갔는데 어떤 형이 내 주먹만한 개구리를 잡아서 우리한테 보여줬을 때 나는 그 형이 부러웠다. 그리고 축구를 했다. 승부차기를 해서 1대 0으로 이겨서 수영장에 먼저 가게 됐다. 나는 그때 기분이 좋았다. 들어가려고 발을 물에 담갔을 때 물이 너무 차가워서 얕은 물에 들어갔다가 다시 깊은 곳에 들어갔다. 얕은 곳은 내 발목만큼 오고 깊은 곳은 내 가슴만큼 왔다. 수영장에서 놀다가 밖으로 나와서 물총놀이를 했다. 그런데 물총놀이를 같이 할 사람이 없어서 혼자 물총을 쏘고 놀았다. 혼자 놀아도 재미있었다. 숙제도 없고 공부를 안 해도 되니까 좋았다.
우리는 자기 전에 30분 정도 베개싸움을 했다. 그런데 다른 선생님이 시끄럽다고 해서 그냥 자야 했다.
내 동생 채희는 나랑 같은 반이 아니라서 좋았는지 싫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좋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왜냐하면 성경학교에 가고 싶어해서 1학년부터 가야하는데 7살인데도 간 것이다. 그러니까 어디서든 즐거워할 것 같다.
우리 선생님은 남자인데 이름은 구본철이다. 우리 선생님은 교회에서는 친절하지만 캠프에서는 화를 많이 내신다. 왜 그럴까? 아이들이 말을 안 들어서이다. 나는 말을 잘 듣는 편인데…….
나는 여름성경학교에서 아쉬운 게 하나도 없었다. 내년에도 또 갈 거다.
물고기
- 박영준
우리는 점심에 시골에서 출발해서 강원도 시냇가까지 2시간 5분이 걸렸다.
거기에서 피라미라는 물고기를 보았다. 이름을 모르는 다른 물고기들도 많았다. 거기서 가장 오래사는 물고기를 할아버지께서 말씀해주셨다.
그리고 물고기 박물관에 갔다. 거기에서 본 그림 중 쏘가리를 그린 것이 정말 잘 그렸다고 생각했다. 박물관에서 잉어를 잡는 체험을 하였다. 나는 30센티미터 정도가 되는 물고기를 잡을 수 있는데 미끄러워서 놓쳤다. 그런데 나는 생선을 정말 싫어한다. 이제 생물 고기도 먹지도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물고기가 불쌍해서이다.
다음날에는 갯벌에 가서 7센티미터 정도 되는 자라도 잡았다. 할아버지께서는 물고기를 잡아서 직접 내장을 빼버렸다. 너무 징그러웠다. 사람은 왜 이리 잔인할까? 내 동생은 생선을 좋아한다. 나는 비린내가 나서 싫어하는 데 동생은 맛있다고 잘 먹는다. 엄마도 아빠도 생선을 좋아하신다. 엄마는 생선을 많이 먹어야 몸에 좋다고 하는데 먹기는 싫고 걱정스럽다. 앞으로는 억지로라도 먹어보려고 해야겠다. 그런데 나는 오징어는 좋아한다. 강원도 속초에서 멀리서 보이는 오징어잡이 배가 무척 컸던 게 생각난다. 등불이 달려있었는데 오징어가 거기로 다 몰려들게 하기 위해서란다.
그리고 우리 가족 모두 횟집에 갔는데 나는 참치회를 먹었다. 김에 싸서 먹으니까 맛이 괜찮았다. 살아있는 물고기만 보지 않으면 덜 징그러워서 먹을 수 있는 것 같다. 그런데 여하튼 나는 생선은 별로다.
어부들은 힘들 것 같다. 며칠 전처럼 태풍이 많이 불 때 어부는 고기를 잡으러 나가면 안 될 것이다. 뉴스에서 보니까 배가 뒤집혀서 사람들이 물에 빠져죽기도 한다. 그게 다 물고기를 잡으려고 그러는 건데 물고기를 잡다가 죽느니 안 먹는 게 더 나을 것이다.
매미가 좋아
- 박진호
어제도 동생과 함께 매미를 잡으러 갔다. 동생과 일주일 동안 거의 매일 시영아파트에 매미를 잡으러 다녔다. 거기는 오래된 아파트여서 나무가 많다. 그래서 매미도 많은 것이다.
나는 매미를 발견도 잘하고 잡기도 잘한다. 그래서 친구들이 부러워한다. 친구들은 거의 못 잡거나 1마리 정도만 잡는다. 잠자리를 잡는다거나. 나는 피아노를 치러 시영아파트에 갈 때도 나무 사이를 지날 때는 오로지 매미만 찾으며 걷는다. 매미를 잡으려면 자세히 쳐다봐야 한다.
오늘은 동생에게 매미 잡는 방법도 알려주었다. 처음에는 동생은 매미에 손대는 것도 징그러워했는데 이제는 손으로 잡는다. 다 내 덕분이다. 나랑 같이 다니면서 배운 것이니까. 어느 날은 9마리 넘게도 잡은 날도 있고, 12마리를 잡은 적도 있었다.
어제도 신나게 매미를 잡았다. 동생이 매미를 한번 놓치고 두 번 잡았다. 그런데 동생이 매미, 애벌레, 굼벵이를 발견해서 내가 잡았다. 집에 와서 벌레통에 넣어주었더니 2시간 쯤 지나자 매미가 허물을 벗고 나왔는데 반밖에 안 나왔다. 동생과 나는 저녁 2시간 동안 아무것도 안 하고 매미만 관찰했다. 그래서 매미를 손으로 빼주었다. 매미가 나오자마자 날개를 말리고 있었다. 이 신기한 사실을 아빠께 보여주고 싶었다. 엄마는 징그럽다고 베란다에서만 보라고 했다. 사진기를 찾으니 아빠가 미국으로 가져갔다고 한다. 나는 아빠께 보여드릴 방법을 생각하다가 핸드폰으로라도 사진을 찍어 보여드려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나서 또 관찰했는데 날개는 커지긴 했는데 축축해서 날개를 입으로 호호 불어서 말려주었다. 그리고 젤리를 주었더니 나무진인줄 알고 잘 먹었다. 날개가 커진 후 다시 통에 넣어 놓고 잠자리에 들었다. 이튿날 아침에 보니 매미가 되어있었다. 하지만 날개는 안 말려져 있었다. 아빠도 이 광경을 보았으면 좋았을 거다. 아빠랑 같이 보지 못해 아쉽다. 나는 애벌레 굼벵이가 매미로 바뀌는 걸 책으로만 알았지 이렇게 생생하게 보는 건 처음이어서 너무 신기하고 놀라웠다.
며칠 전부터 잡은 매미들을 밤에 다 살려주었다. 그런데 이 매미애벌레는 신기해서 나중에 놓아주어야겠다.
또 매미 애벌레 굼벵이를 잡고 싶다. 그런데 잡기 어려울 것이다.
그러면 나비번데기를 찾아서 잡아야지. 요즘은 매미 잡고 관찰하느라 시간 지나는지도 몰랐다. 나는 곤충 중에서 매미가 세상에서 가장 좋다. 이 세상 매미는 내가 다 갖고 싶다.
논술 교사들은 기본적으로 글쓰기에 대한 욕심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아이들 글을 지도하기 위해 필요하기도 하지만, 그냥 글쓰기 자체를 잘 하고 싶은 것이다. 그런데 잘 하고 싶어할수록 글이 딱딱해지고 아이들에게도 완벽한 구성의 글을 기대하게 되지 않나 싶다. 우리가 다른 사람과 이야기를 나누듯이 그렇게 부담 없이 글을 쓸 수 있다면 좋을 텐데 말이다.
나와 함께 수업하는 아이들은 글쓰기를 즐겁게 여길 수 있게 되기를 늘 바래왔다. 그러나 아이들은 수업을 즐겁게 하다가도 글을 쓰려 하면 언제나 부담스러워 했고, 무언가 생각하기에 익숙하지 않았고 속마음을 드러내는 것 또한 꺼려했다. 메모글을 써 온 결과들은 생각 이상으로 훌륭했지만 아이들이 메모를 하는 동안 진정으로 자유로움을 느꼈을 지는 모르겠다.
짧아서 간단해 보이지만 결코 쉽지 않은 조각글을 나름대로 열심히 써온 아이들에게 상을 주고 싶어 수업이 끝나자마자 어머니들도 초대해서 케이크와 쿠키를 만들고 파티를 했다. 좋아하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며 수업 후 이렇게 즐거웠던 적도 오랜만인 것 같아 기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