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돈 천원 미국 돈 1달러를 비교하여 글쓰기

 

우리 돈을 이렇게 자세하게 들여다 본 적이 없었다.

먼저 천원의 앞면을 살펴보면 왼쪽에는 퇴계 이황의 초상화가 그 뒤로는 명륜당 서원이 있다. 이황이 좋아했다던 매화나무의 꽃이 명륜당 위쪽으로 나타나있다. 뒷면에는 한 폭의 산수화가 펼쳐져있는데 산세와 강, 소나무가 잘 어우러져 있다. 그림의 오른쪽 편에는 정자에서 책을 보고 있는 선비가 보인다. 산수화의 위쪽에 국화인 무궁화가 있고 그 속에는 태극무늬가 나타나있다. 매화, 소나무, 선비를 통해 우리 조상들의 절개를 강조하고 있으며 산수화는 자연 속에서 순응하며 친화적인 자연의 세계에 잘 어우러진 조상들의 얼을 느껴지게 한다.

미국의 달러의 앞면에서 맨 먼저 눈에 띄는 것은 건국의 아버지 워싱턴의 초상화와 ‘THE UNITED STATES OF AMERICA’라고 적힌 국가명이다. 양 옆으로 승리의 의미인 월계수 잎을 그려 넣고 1달러를 뜻하는 1을 양쪽 코너에 모두 네 군데에 써 넣었다. 뒷면의 중앙에 청교도의 정신을 이은 건국이념인 ‘IN GOD WE TRUST’, 왼쪽에는 세계를 지배할 야심을 나타내는 피라미드와 눈이 바다위에 펼쳐져있고 오른쪽에는 최고의 지배자를 상징하는 독수리와 13개의 별을 그려 넣었다. 미국 역사의 시작을 강조하고 앞으로의 세계를 지배할 그들의 야망을 지폐에 나타냄으로 정복에 대한 정신세계를 강조하는 듯 해 보인다.

우리나라 지폐는 평화로운 조화의 정신이 잘 드러난 것 비해 미국의 지폐는 세계를 지배하고 정복하고자하는 야망을 드러내고 있어 미국이라는 나라가 참으로 무섭게 느껴진다. 우리 돈의 지폐에는 여백의 미와 전통문양을 배경무늬로 하여 안정감과 여유로움이 느껴지는데 반해 미국의 지폐는 빽빽이 그려넣은 규칙적이고 복잡한 무늬들이 숨막히게 하는 느낌이다.

지폐 관찰을 접고 내가 주워온 나뭇잎을 관찰했다. 이 잎은 전체적으로 고동색을 띄고 바싹 말랐으며 뒤틀려있다. 잎의 모양은 점점 넓어지다가 끝부분으로 가면 모아지며 뾰족해진다. 중심에는 기둥이 되는 잎맥이 있으며 양쪽으로 사선방향으로 갈라져 나가는 작은 잎맥들이 있다. 갈라져나간 잎맥은 또 다시 그물모양을 가지고 잎을 채워가고 있다. 벌레가 먹었는지 구멍이 세 개가 나있다. 규칙적이고 복잡한 무늬로 이뤄진 지폐를 보다 나뭇잎을 보니 규칙 있게 뻗어 나간 것 같으면서도 흩어져 보이는 그물무늬잎맥이 나를 편안하게 한다. 나뭇잎을 갉아먹었을 주인공이 누구인지도 상상하니 입 꼬리가 살그머니 올라간다. 그러고 보니 내가 관찰한 잎은 목련나무 잎이었다. 지폐에는 가짜와 진짜가 있지만 제각기 생긴 모양이 다른 이 목련나뭇잎은 가짜가 없다. 한 치의 오차도 허용되지 않게 똑같은 모양으로 인간이 찍어낸 지폐.

조물주가 만들어낸 가지각색의 나뭇잎 하나에 마음이 숙연해지는 것은 왜 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