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문화로 만나는 연극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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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놀이, 어떻게 가르칠까

해오름 교육활동 지도서 6
『우리 문화로 만나는 연극놀이』

연극놀이터 해마루 지음 / 240쪽 /
정가 13,000원 / 2006년 12월 31일 초판 발행
☆ 경기문화재단 지원도서 선정

연극놀이와 전통 문화의 행복한 만남
– 푹 빠져 놀다 보면
         배움은 저절로 따라와요

아이들에게 놀이는 자연스러운 성장의 과정이면서 행복을 가꾸는 시간이다. 그러나 요즘, ‘놀 줄 아는’ 아이들이 점점 사라져간다. 놀이터나 친구집 대신 온갖 학원을 전전하고, 그나마 쉬는 시간이 생겨도 컴퓨터 앞에 앉아 ‘혼자’ 게임을 한다. 함께 어울리고 싸우고 화해하는 과정 속에 ‘더불어 삶’의 미덕을 배울 수 있는 기회는 점점 없어져간다. 그래서 이 사회에는 마음은 황폐하고 머리 속엔 죽은 지식만 꽉 찬 ‘헛똑똑이’들이 가득하다.
1999년 창단되어 교육문화예술 분야에서 활발한 활동을 해 온 ‘연극놀이터 해마루’는 이 문제의 해답을 우리가 예부터 즐겨온 ‘전통 연희’ 속에서 찾고자 한다. 우리 옛이야기, 전래 노래, 전래 놀이 등을 요즘 아이들 눈높이에 맞게 되살려 전통 연희 속에 들어 있는 즉흥성, 창조성, 공동체의 미덕을 배울 수 있게 하자는 것이다.

예를 하나 들어 보자.
매년 그믐이 되면 신발을 훔쳐가던 야광귀가 꼬부랑 할머니를 납치해 간다. 아이들은 할머니로부터 편지를 받고 할머니를 구출하러 야광귀 집으로 향한다. 무섭고 위험한 길을 지나 할머니가 계신 야광귀 집까지 무사히 도착한 아이들은, 들통나지 않기 위해 모두 야광귀탈을 쓰고 야광귀 행세를 하며 야광귀의 설날잔치에 참여한다.
<우리 문화로 만나는 연극놀이> 목차 배가 고파진 야광귀는 떡국을 내오라고 할머니를 부른다. 그러나 할머니는 신발을 훔쳐 온 야광귀에게는 떡국을 끓여줄 수 없다고 거절한다. 야광귀가 할머니를 해치려 하자 아이들은 ‘체’를 야광귀에게 주고 할머니를 구해낸다. ‘체’를 받아들고 열심히 구멍을 세고 있는 야광귀에게 여러 가지 질문을 하며 왜 야광귀가 신발을 훔치는지 이해한 아이들은 야광귀에게 신발도 만들어 주고 떡국도 같이 끓여 먹으며 따뜻한 설날을 맞이한다.

이것은 신발을 가져가는 야광(夜光)이라는 귀신을 막기 위해, 설날 밤에 모두 신을 방안에 들여놓고 대문 위에 체를 걸어놓는 우리 나라 새해 풍습을 연극놀이로 만든 것이다. 야광귀를 만나러 가는 길도, 가는 길에 겪는 힘든 장애물도, 야광귀에게 하는 질문도, 결말을 어떻게 만들 것인가 하는 것도 모두 즉석에서 아이들이 ‘놀면서’ 만들어낸다. 이 모든 과정이 대본 없이 즉흥으로 이루어지는 것이다.  
초등학생을 가르치는 학교 교사 혹은 독서 논술 교사들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꿈꾸는 수업. 그러나 즉흥성이 기반이 되는 활동일수록 더 막막하고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이 책에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3장에서는 생생한 연극놀이 활동을 준비하는 방법, 아이들의 반응을 이끌어내는 과정, 함께 할 수 있는 다양한 노래와 놀이 방법 등이 학년별로 소개되어 있다. 읽어가는 동안 마치 프로그램에 참여한 아이들처럼 흥미진진하게 놀이와 이야기 속으로 빠져들 수 있도록 구성했다.

한편 서문을 대신한 1장은 전통 연희의 특성을 설명하면서 아이들과 함께 할 수 있는 전래 놀이와 전래 노래, 옛이야기 활용법을 소개한다. 2장은 5명의 교사가 각각 공동체 놀이, 장단, 전래 노래, 전래 놀이, 옛이야기라는 분야를 정해 수업 경험을 풀어낸다. 생생하게 풀어낸 현장 교사의 살아있는 언어가 전통 연희 활용 수업의 의미를 설득력 있게 전달한다. 앞서 먼저 소개한 3장은 저자들이 개발한 연극놀이 프로그램 가운데 구체적인 사례를 7~8세, 초등 저학년, 초등 고학년 연령대별로 하나씩 뽑아서 정리한 교안 모음이다.

저자 소개
지은이 : 연극놀이터 해마루
연극놀이터 해마루는 1999년 ‘함께 하는 연극, 삶을 풍요롭게 만드는 연극놀이터’라는 취지로 결성되어, 현재까지 어린이, 노인, 교사, 주부 등 다양한 사람들과 만나, 연극놀이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 문화예술교육단체이다. 특히 절기별로 마을 공동체에서 행해졌던 전래놀이, 노래, 춤, 풍물, 옛이야기 들려주기 등 전통연희 속에 이미 연극과 생활예술의 뿌리가 담겨 있다고 생각하며, 그 가치를 현재적으로 발전시켜 공동체 속에 살아있는 문화예술을 추구하고자 한다. 그것이 연극, 본래의 모습이라고 믿으며, ‘제대로 놀아야 제대로 산다’ ‘우리 문화를 알면 내가 보인다’는 단순한 명제를 실현하기 위해 분주하게 뛰고 있다.  

추천글 1

우리 문화 속에서 찾는 우리 교육의 미래
문화관광부 장관 김명곤

최근 들어 정부에서는 문화예술교육의 중요성과 정책적 지원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다양한 지원 정책을 아끼지 않고 있습니다. 이러한 정부   지원의 근간에는 문화예술교육의 가치와 중요성에 대한 공통의 인식이 있습니다. 우리는 문화예술교육을 통해 모두가 자유롭게 문화예술의 아름다움을 느끼고, 향유하며, 표현할 수 있는 미래를 꿈꿉니다. 실제로 문화는 특권 계층이 누리는 사치가 아니라, 국민 모두가 누려야 할  기본권이며 새로운 미래를 이끌어갈 핵심 키워드가 되고 있습니다.

문화예술교육은 우리들 눈에 당장 보이는 꽃과 열매뿐만 아니라,   가능성을 품고 있는 다종다양한 씨앗이 제대로 뿌리내릴 수 있는 기름진 토양에도 주목합니다. 드넓은 문화예술교육 현장을 발로 누비며 창조, 소통, 나눔에 대해 실천하고 계신 분들은 바로 문화예술교육의 새로운 정원을 일구며 가꾸는 주인입니다.

현장의 많은 문화일꾼 중 ‘연극놀이터 해마루’에서 문화예술교육 경험을 바탕으로 우리 문화의 다양한 요소를 활용한 연극놀이 소개 책을 발간하는 것에 진심으로 축하의 마음을 전합니다. 책을 통해 교사들이 들려주는 값진 경험은 우리의 미래인 어린 세대들이 함께 놀며 몸으로 익히는 자연스러운 소통 과정을 통해 행복하게 성장하기를 꿈꾸는   희망의 몸짓입니다. 급속하게 파편화되고 있는 현대 사회에서 공동체 문화로서 고유의 멋과 흥을 간직한 전통문화는 세대 간 공감의 울림을 전할 수 있는 귀한 자원입니다.

꿈과 열정으로 문화예술교육 현장을 풍요롭게 일구고 있는 ‘연극놀이터 해마루’가 전할 다음 이야기를 기대하며 이번 힘찬 첫걸음에 다시 한번 축하와 격려의 박수를 보냅니다.  

                                        
추천글 2

우리 문화의 밑바탕을 든든하게

박인배
(사)한국민족예술인총연합 상임이사

21세기는 ‘문화의 세기’라는 말을 들어 온지 벌써 여러 해인데 과연 문화가 우리의 삶을 풍요롭게 해 줄 수 있는지 의문스러워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습니다.  문화예술과 함께 재미있고 신나게 놀아 본 경험이 없어서일 것입니다. 『우리 문화로 만나는 연극놀이』가 여기에 큰 도움을 줄 것으로 보여 책 출간이 매우 반갑습니다.
2006년 5월에 공포된 문화헌장에서는 “모든 시민은 계층, 지역, 성별, 학벌, 신체조건, 소속집단, 종교, 인종 기타에 의한 어떠한 차별도 받음이 없이 문화를 창조하고 문화 활동에 참여하며 문화를 향유할 평등한 권리를 갖는다”라는 문화적 기본권리를 주장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창조, 참여, 향유의 평등한 권리’야 말로 문화의 세기에 걸 맞는 문화민주주의의 근간이 될 것입니다.
전 세계적으로도 문화를 통해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미래의 새로운 가치를 찾기 위해 다양한 문화의 공존을 위한 노력이 분주합니다. 이미 국제조약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문화다양성협약이 그 한 예가 될 것입니다. 미국 중심의 문화산업논리에서 벗어나 세계 각 인종의 고유문화가 두루 꽃피울 수 있게 하자는 이야기입니다.  2002년 거리를 가득 메운 붉은 악마의 신명난 함성과 같이 개개인의 창의력이 두루 발현되고 더해 졌을 때 문화의 잠재력은 확인된다 하겠습니다.
연극놀이터 해마루의 발자취를 지켜보자면 그러한 열망이 저 밑바닥에서부터 꿈틀거리고 있는 것을 느낍니다. 아이들과 어른들이 함께 전래놀이를 하고, 춤으로 자신을 맘껏 발산하면서, 자신들이 겪은 삶의 이야기를 담아 연극으로 꾸미고, 그래서 온 동네가 함께 할 수 있는 축제의 장을 만들어 가는 것이라고 보입니다.  
이것은 우리 문화가 일 이 십년이 아니라 수 백 년을 지속시켜 나갈 밑바탕을 만드는 것입니다. 그 속에서 노래와 춤으로 삶의 기쁨을 잃지 않는 시민들이 쏟아져 나올 때, 진정으로 우리 문화는 오늘을 넘어 미래를 열어 가는 창조의 원동력을 가지게 될 것입니다.  
아무쪼록 연극놀이터 해마루가 『우리 문화로 만나는 연극놀이』에 담은 이러한 꿈이 아이들과 함께, 한걸음 한걸음씩 우리 모두의 꿈으로 실현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