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 다큐에 담은 위대한 생명의 여정
영화 <펭귄 - 위대한 모험>

|조슬기 본지 기자|

봄날 얼음땅을 배경으로 한 영화를 소개하는 것에 대한 미안함이 있습니다. 그러나 잎이 돋아나고 새 물이 움트는 이 계절과 무관한 영화는 아니라는 것이 한 변명이 될까요. <펭귄 - 위대한 모험>은 계절이 순환하고 생명이 잉태되는 마법 같은 이 세계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여러 분이 “정말 좋다”며 권유를 해주어 <펭귄>을 처음 보기 시작했을 때는 이런 영화에 아이들이 재미를 느낄 수 있을까 싶었습니다. 거의 무채색의 화면에 폭소를 터트릴 일은 없을 것 같은 적막한 눈 산, 수평선을 직직 그어놓은 밋밋한 풍광들. 하지만 점차 영화가 진행되며 기우였다는 것을 깨달았죠. 실지로 이 영화는 대중적인 기호를 가지고 있는 미국 박스오피스에서 상위권을 차지했을 뿐 아니라 미국에서 개봉한 프랑스 영화 중 역대 최고 흥행기록이었던 <아멜리에>를 제치고 새로운 기록을 세웠습니다. 감독 뤽 자케는 위트 있게도 “나는 황제 펭귄의 이야기가 할리우드 최고의 영화가 될 모든 요건을 갖고 있다고 언제나 생각하고 있었지만, 이 정도로 잘될 거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고 감격을 표현했다고 하네요.

펭귄 - 위대한 모험 (2005)
March of the Penguins | Marche de l'empereur, La
장르  다큐멘터리
감독  뤽 자케
상영시간  85분
관람등급  전체 관람가
개봉일  2005.08.11
제작국가  프랑스, 미국

진정 놀랍고 감동적인

(생략)… 프랑스 최고의 다큐멘터리 제작사 ‘본 피오슈’는 애초 이 이야기를 TV 다큐멘터리로 기획했다. 동물학과 생태학을 전공한 다큐멘터리 감독 뤽 자케는 이미 <바다 표범의 사냥>(1999) <어느 바닷가와 수많은 펭귄>(2001) 등의 작품으로 이 분야에서 일가를 이룬 인물. 그는 4년 전 영하 40도의 혹한에서 시속 150km의 바람이 부는 남극으로 황제 펭귄을 찾아 떠났다. 본 피오슈는 이 작품을 극장용 장편 다큐멘터리로 확대했고, 제작진은 남극에 있는 프랑스 연구 기지의 도움을 받아가며 370일 동안 촬영을 진행했다. 2005년 1월 프랑스 개봉 직후 200만 명 이상의 관객이 관람했으며, 내셔널 지오그래픽과 워너 스튜디오의 지원으로 미국에 개봉했다. 지금 이 작은 다큐멘터리는 미국에서도 점점 스크린 수를 늘리며 여름 박스오피스 다크호스로 떠올랐다. …(생략)
『필름2.0』(2005/08/08)

황제 펭귄의 위대한 러브 스토리 <펭귄 - 위대한 모험>, 이렇게 탄생했다

(생략)… 자케는 황제 펭귄이 자유로운 바다에서 빠져나와 힘겨운 육지에서 마치 “그리스 비극에 나오는 속죄자처럼 걷고 또 걸어” 산란과 부화, 부양에 적당한 장소를 찾아가는 모습에 탄복했다. “단언컨대 어떤 생물 집단도 남극에서 이런 행동을 할 수 없다.” 그는 펭귄의 일거수일투족을 관찰하며 그 안에서 인간의 그것을 훌쩍 뛰어넘는 드라마틱한 삶과 사랑, 죽음과 생존의 파노라마를 읽어냈다. 그는 그것을 표현하고 싶어졌고, 자신이 느낀 감탄과 경이로움, 감동의 순간들을 남들과 공유하고 싶어졌다. 2001년에 그는 펭귄에 관한 ‘시나리오’를 쓰기 시작했다.
잠깐, 시나리오라니? 다큐멘터리란 본래 예측 불허의 상황에서 피사체의 있는 그대로를 찍어내는 게 아니었던가? 자케는 자신이 펭귄의 사이클에 대해 정확히 알고 있기 때문에 한 편의 이야기를 구상하는 것이 어려운 것이 아니었다고 설명한다. “시나리오는 세심하게 공들여 쓰여졌고, 이제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연기자 펭귄을 두고 내기를 해보는 것뿐이었다.” 그는 다큐멘터리도 아니고 과학영화도 아닌 또 다른 장르를 원했다. “이 놀라운 피조물을 향한 내 자신의 감정을 번역할 수 있는 무언가를 만들고 싶었다. 마치 관객들이 바로 그곳에 있는 것처럼, 펭귄들과 함께 느낄 수 있는 ‘이야기’를 쓰고 싶었던 것이다.” 그래서 그는 아빠 펭귄과 엄마 펭귄, 새끼 펭귄에게 각각의 내레이션을 부여했고, 온갖 고난을 겪고 마침내 해피엔딩을 맞이하는 한 가족의 일대기를 보는 듯한 극적 구성을 선택했다. …(생략)
[필름2.0](2005/08/11)


<펭귄>의 이런 ‘위대한 흥행’에는 물론 모건 프리먼 등의 성우 기용으로 대변되는 각국 배급사 전략의 유효함도 있었지만 <펭귄>이 담고 있는 것이 우리가 각박한 인간사에 시달려 잊고 지내지만 실은 인간이 가장 희구하는 원형의 것이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렇게 거창하게 말한 그것이 대체 무어냐고요? 수긍해 주실지는 모르겠지만 문득 대학시절 철학교수님의 말이 떠올랐다고 운을 띄워야겠네요. ‘철학적 인간학’이라는 강의를 10년째 열어오시던 그 교수님은 곧잘 그렇게 말하시곤 했답니다. 아주 중요한 이야기임을 강조하며, “아이를 낳으려면 다섯은 낳아라.” 생명을 낳고 기르고 사람들과 함께 부대껴 살고, 그것이 인간됨의 정수임을 말하고 싶으셨던 것이었겠지요. <펭귄>은 그러한 것을 엿볼 수 있게 해주는 영화입니다.

영화 줄거리 (Synopsis)

남극에 서식하는 황제 펭귄들은 짝짓기 시기인 겨울이 올 무렵 그들은 각자 바다에서 나와 조상 대대로 새로운 생명을 탄생시켜온 ‘오모크’라는 신비한 장소를 찾아 몇 날 며칠을 길고 긴 대상의 무리를 이루며 그들만의 은밀한 짝짓기 장소로 여행을 시작한다.

신기하게도 같은 날 같은 장소에 전부 집합한 황제 펭귄들은 암컷과 수컷은 곧 1부 1처로 짝짓기를 한 후 귀한 알을 낳는다. 알을 낳느라 지친 어미는 알을 수컷에게 맡긴 후 자신의 영양 보충과 태어날 새끼에게 먹일 먹이를 구하러 다시 바다로 떠나고, 수컷은 아무 것도 먹지 못한 채 3~4개월 동안 굶주리며 동면상태로 알을 품는다.

그리고 알이 부화되면 다시 아비는 먹이를 구하러 떠나고 어미는 돌아와 알에서 나온 새끼를 키운다. 어미와 아비가 번갈아 가며 먹이를 구해오는 동안 혹독한 추위와 눈보라, 그리고 외부의 적을 이기며 살아남은 새끼들이 독립하게 되면, 이제 모든 펭귄들이 오모크를 떠나 다시 바다로 돌아가는 마지막 여정에 오른다.

그들은 대양 여기 저기에 흩어져 4년을 보내다가 다시 짝짓기 계절이 오면 어김없이, 마치 마법에 이끌린 듯 한 날 한 장소에 모여 셀 수 없이 반복됐던 긴 여정을 다시 시작한다.

<펭귄 - 위대한 모험> 들여다보기

영화는 이렇게 시작합니다.

***먼 옛날 지구상에 낙원이 있었다. 푸르고 비옥한 그 땅에 생명이 넘쳐흘렀다. 어느 날 하얀 얼음장막이 천지를 뒤덮어 버리자 모두들 그곳을 떠났다. 오로지 우리들의 아버지, 또 그 아버지의 아버지들만이 남아 죽음을 무릅쓰고 냉혹한 추위와 맞서 싸웠다. 세월이 흘러 천지가 수백 번도 더 변했지만 우리는 운명처럼 이 얼음의 제국을 지키고 있다. 이것은 우리들의 이야기다.

신화를 쓰는 듯 하는 시적인 나레이션과 자연을 그대로 담은 아름다운 화면은 지도 속 유명지 남극을 우리 손에 닿게 펼쳐 보입니다. 그곳에도 생명이 있다는 사실을, 저희가 최고인 줄 알고 사는 인간들의 복잡한 세계가 지구 면적의 10분의 1에도 못 미친다는 지리학적 지식을 새삼 일깨워 줍니다. 공해로 오염됐다고 하나 지구는 여전히 인간이 해독해낼 수 없는 경이로운 각양각색 생물들의 궁전입니다. 저 먼 대양 심해에 살고 있는 귀가 달린 거대 오징어와 아마존 밀림 깊숙한 곳의 분홍 돌고래, ….
콘크리트 숲에 둘러싸여 고만고만한 일과들을 쳇바퀴 돌 듯 처리하다 보면 우리는 우리가 어떤 신비로운 방식으로 이 땅에 왔는지 그만큼 또 어떤 신비로운 생명들에 둘러싸여 있는지 잊어버리고 맙니다. 가끔 마음을 주어 연두 이파리 하나라도 발 밑의 개미(소설 『개미』를 쓴 프랑스 작가 베르나르 베르베르는 여섯 살 때 자기 집 정원에서 하나의 도시, 하나의 우주를 발견했다고 합니다. ‘사람들은 외계 생물을 찾아 지구 밖의 별들을 탐사하면서도, 우리 발 밑에 존재하면서 아주 현실적인 문명을 이룩하고 있는 개미라는 지중(地中) 생물에 대해서는 그다지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다.’(『상대적이고 절대적인 지식의 백과사전』)) 라도 제대로 바라보면 알 수 있는 것을요. 이 영화는 좀더 멀리 가서 얼음의 제국 펭귄들의 이야기를 우리에게 건네줍니다.

***평원을 삼킬 듯한 추위가 몰아쳐도 아득한 빙산이 앞을 가로막아도 결코 멈추지 않는다. 사방에서 무리 지어 출발한 우리들은 한날, 한시, 한 장소에서 출발한다. 마법처럼. 열흘 동안 수천, 수만 보를 걷고 다시 또 열흘을 걸은 후, 어느 날 아침 우리는 마침내 행진을 멈춘다. 태초부터 우리 종족의 모든 탄생과 소멸을 보아온 말 없는 바위들. 여기가 바로 ‘오모크’다.

눈 밭 위의 노을진 붉은 하늘도 바람소리도 펭귄들의 끼룩거리는 소리도 모두 아름답습니다. 이 영화를 보면서 주의하셔야 할 점은 좋은 스피커를 사용하셔야 한다는 것입니다. 생명체들의 작은 숨소리, 저마다 각자 다른 펭귄들이 내는 목소리들과 그 안을 언제나 감돌고 있는 대지의 소리를 놓친다면 큰 손해이니까요. 컴퓨터 모니터 속 작은 화면으로 영화를 보는 내내 이 영화를 영화관에서 보았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한탄을 했더랍니다.
다시 펭귄들의 이야기로 돌아오겠습니다. 펭귄들은 열을 지어 걷고 있습니다. 하얀 눈밭에 검은 그 행렬은 장관입니다. 먼 여정이 이제 시작되는 거지요. 그 느리고 먼 행보로 굳이 오모크라는 땅을 찾는 이유는 그곳이 가장 안락한 생명의 탄생처이기 때문입니다. 여름까지도 얼음땅이 굳게 버텨줍니다.

***간절한 구애가 시작되고 사랑의 세레나데가 울려 퍼진다.… 훼방꾼을 피해 운 좋게 짝을 이룬 커플들은 춤을 춘다. 어느새 겨울 무도회장으로 변신한 오모크. 사랑의 의식은 장엄하고 경건하다.

수컷들의 수가 적기 때문에 암컷들은 얼마간 싸워야 합니다. 1부 1처로 이루어진 커플들은 부부의 연을 맺습니다. 본래 뒤뚱뒤뚱 걷는 펭귄의 걸음걸이가 그때는 좀더 기우뚱하며 수줍고 농염해지는 것 같다는 엉뚱한 생각을 해봅니다. 부리를 포개고 살을 부드럽게 부비는 모습이 애틋해 내게 드는 감정이 인간의 그것을 바라볼 때와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하지만 괴물은 우리를 가만 두지 않는다. 끝내 알을 놓치고 울부짖는 아버지들도 있다. 몇이나 되는지 모를 생명이 그렇게 바람의 제물로 바쳐진다.

부부가 된 펭귄들은 알을 낳았습니다. 그러나 그 알들은 모두 아기 펭귄이 되지 못합니다. 영하 40도의 추위에서 잠시라도 알을 품 속에서 놓치면 곤란한데 펭귄 부부는 암컷이 수컷에게 한 번 반드시 알을 전달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서투른 부부들은 작은 생명이 자신들의 부주의로 추위에 쩡 갈라져 소멸하는 것을 보아야합니다.
알을 성공적으로 수컷에게 전한 암컷들은 영양보충과 휴식을 취하러 바다 속으로 가는 먼 길을 다시 떠납니다.

***하늘의 새들이 이처럼 자유로울까. 바다의 포옹은 언제나처럼 포근하다. 빛줄기 하나가 얼음장막을 뚫고 나와 물 속을 비춰준다. 이 깊고 푸른 물 속은 맛있는 양식으로 가득한 우리들의 식탁. 잠수함보다 깊이 미사일보다 빨리 우린 바다를 날며 먹이를 사냥한다.

암컷 펭귄들의 몸은 퐁당퐁당 바다 밑으로 난 구멍으로 던져집니다. 수중촬영 된 얼음바닥 밑 바다 속 펭귄들의 유영은 놀랍고 아름다워서 이런 곳이 지구였나 싶은 감동을 안겨줍니다. 달콤한 먹이들과 포근한 바다의 체온으로 행복한 한 때를 보내지만 천적 바다표범에게 생명을 앗기는 어미들도 있습니다. 바다표범은 한 입에 두 생명을 앗아간다고 나레이션이 깔립니다. 어미가 없다면 그 어린 생명도 꼼짝없이 굶어죽어야 하니까요.

***밤이다. 어둠이 세상을 지배하고 눈폭풍이 몰려와 몸을 때리는 시간. 두려움을 잊기 위해 거북이등처럼 몸을 구부린 채 피도 눈물도 없이 몰아치는 눈보라에 저항해 본다. 밤은 여신들의 시간. 바람을 타고 춤추며 이 별에서 저 별로 하늘을 여행한다. 여신들이 하늘 끝에 닿으면 우리를 까맣게 잊고 있던 태양을 다시 이 얼음제국으로 불러올 것이다.

아기 펭귄들의 귀여운 모습을 제외한다면 영화에서 가장 아름다운 장면은 이 부분이 아닐까 싶습니다. ‘여신’이라는 표현이 꼭 들어맞을 정도로 밤을 수놓는 색색의 눈보라 향연은 정말 아름답습니다. 하지만 펭귄들이 그러한 아름다움을 인식할 수 있을지 없을지는 알 수 없고 오로지 그들은 서로의 체온으로 혹독한 추위를 견뎌나갑니다. 수천 년 전에도 그랬듯이.

***생명. 작고 어여쁜 생명이 있는 힘을 다해 껍질을 깬다. 이제 하루하루 태양빛은 강해 지고 새끼들은 어미들은 어디쯤 오고 있는 걸까. 어디쯤 오고 있는 걸까. 대체 우린 얼마나 오랫동안 원을 그리며 제자리 걸음을 걷고 있었던 걸까. 더 세게. 더 가혹하게. 우린 서로의 몸과 몸을 더 붙여 안쪽으로 우리의 중심 우리의 발과 발 사이에서 어린 생명들이 잠에서 깨어난다.

어미가 돌아오기 전 아비의 품에서 생명은 깨어납니다. 조물주의 전략으로 그들은 모성애를 자극하지 않고는 배기지 못할 만큼 여리고 귀여운 얼굴을 하고 있습니다. 배고픈 어린 생명은 아버지가 토해낸 반만 소화된 오래 전의 바다물고기로 배를 채웁니다.

***만일 오늘밤 안에 아내가 돌아오지 않으면 새끼를 버리고 떠나야 한다. 몇 달을 굶으면서도 삭이지 않고 몸 속 깊숙한 곳에 저장해 놓은 비상식량을 토해내 새끼를 먹인다.
누가 이길까. 생명일까. 겨울일까. 이미 숨이 끊어진 줄도 모르고 새끼를 품에 안고 있는 아버지도 있다.

아내를 기다리며 어린 새끼를 지키는 아버지의 지침이 막바지에 달했습니다. 생명이 무엇이기에 삶이 무엇이기에 이토록 절박하고 끈덕진지 모르겠습니다.

***우린 오모크에 오면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새끼부터 찾는다. 아직 살아있을까?
우린 우리만의 언어와 우리만의 노래로 서로를 알아본다.

어미들이 드디어 아빠와 새끼가 있는 오모크에 도착했습니다. 수천의 펭귄들 사이에서 가족을 찾습니다. 그리고 재회의 기쁨은 잠시, 이번엔 3~4개월 동안 아무 것도 먹지 못했던 아빠 펭귄이 자신의 몸을 추스르고 새끼를 위한 먹이를 위해 바다로 향해 떠납니다. 이것은 매년 수많은 목숨을 앗기는 그들의 숙명, 굶주림의 여정입니다.

***걸음마를 배운 새끼 펭귄들의 첫 번째 여행이다. 하지만 새끼들은 욕심처럼 멀리가지 못하고 쉽게 돌아온다.

어린 생명들의 세계를 향한 첫 번째 탐색이 시작됩니다. 엄마의 품에만 있다가 드디어 어른이 될 준비를 하는 것입니다.
어른이 되기까지는 또 험난한 과정을 거쳐야 합니다. 어미들이 다시 한 번 식량을 비축하기 위해 바다로 떠난 사이 남겨진 몇몇 소수의 어미 펭귄들이 그 모든 아이들을 돌봅니다. 펭귄들을 통해 보는 더불어 삶의 모습은 언뜻 쉽게 믿기질 않아서 이기적인 우리 머리 속에 명징한 회초리를 던지는 것도 같았습니다.
그렇지만 괭이 갈매기의 매서운 침입에 걸려드는 아기 펭귄이 생기고 마지막 심술을 부리는 겨울도 새끼들에게는 치명적입니다. 그리하여 때로 어린 펭귄은 주검이 되어 굴러다닙니다. 여태껏 그들의 힘들고 아름다운 여정을 좇아오던 관객은 그 장면을 무심히 보아 넘길 수가 없습니다.

***펭귄들은 털이 짙어지기 시작하며 어른이 된다.

아기 펭귄들은 부모 펭귄들이 그러하듯 서로의 체온으로 몸을 덥히는 방법을 배우고 다시 만 년을 이어온 생명의 여정을 잇기 위해 무럭무럭 자라납니다.
아기를 양육하느라 눈코 뜰 새 없이 바삐 움직여 한 자리에 모인 적이 거의 없던 펭귄 가족은 어느 한 때 우연히 다정한 시간을 보내기도 합니다. 부부의 연을 맺었던 그들의 한 해 여정이 거의 끝나가 헤어질 때가 가까워 올 무렵, 사람 모습처럼 서로에게 기대고 있는 펭귄 부부의 모습은 좀 묘한 감정을 갖게 합니다.

***이것이 우리의 마지막 여행이다. 이별의 여정, 생존을 위한 아픈 선택. 우린 이제 오모크를 떠나 바다로 돌아간다. 부부의 연도 끝났고 춤도 끝났다. 사랑의 춤을 추던 무희들은 각자 다른 길을 걷는다. 물고기가 가장 풍성한 여름바다에서 우린 석 달 동안 신나게 헤엄을 칠 것이다.
먼 훗날 한 해의 삼분의 일이 지나고 하늘에서 해와 달이 만날 때 우린 다시 얼음 위로 올라와 걷게 될 것이다. 조상 대대로 그랬듯이 혹독한 눈보라 속에서 생명의 춤을 추기 위해 황제의 여행을 계속할 것이다.

영화에 대한 한 생각들

영화는 잘 짜여져 있습니다. 인간의 카메라가 근접할 수 있는 곳의 한계는 어디일까 감탄하게 만드는 영화의 거의 모든 장면들, 영화를 지나치게 과장하지 않으면서 내용에 따뜻하고 깊게 빠져들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에밀리 시옹의 음악. 거북하지 않은 우리말 더빙.
외화가 어린이들을 위해 우리말 더빙 될 경우 원작의 맛을 훼손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최근 개봉한 <빨간 모자의 진실>의 예처럼 요즈음은 우리말 더빙에 세심한 노력을 기하고 자원을 많이 할애하는 것 같습니다.
<펭귄>에서는 이금희씨의 또렷하지만 인위적이지 않은 담박한 나레이션이 영화 전반을 우리에게 거부감 없이 스며들도록 해 줍니다. 또 송도순, 배한성, 박지빈(<안녕, 형아>)이 성우 배역을 맡은 펭귄가족과 요즘 유행어를 부담스럽지 않은 정도로 조금 섞어 넣은 유머러스한 대사들이 영화적 재미를 잃지 않게 하며 1시간 동안 펭귄들의 위대한 여정을 무리 없이 좇게 만듭니다.
그러나 이러한 동물의 왕국류의 영상물을 볼 때 하나 찜찜한 점은 동물들을 의인화한다는 것입니다. 관찰자의 입이 아닌 1인칭 시점 동물의 입을 빌어 그들의 생태를 소개하는 방식은 자연 다큐의 딱딱함과 지루함을 보정하는 장점을 가지고 있으나 인간의 체계와 감정에 끼워 맞춰 동물의 삶을 이해하는 것이 과연 옳은가 하는 의문점이 남습니다. 인간의 언어 ‘부부 금슬’이라는 용어로 동물 암수의 관계를 설정하고 ‘모성애’, ‘우정’, 등의 개념을 고스란히 대입하여 감동의 증폭을 꾀하는 것이 조금은 불편합니다. 동물들이 인간이 느끼는 섬세한 감수성과는 다른 기계적인 본능에 의해 그리 행하는 것이라 생각해서가 아니라 인간적 가치관이 전 생물계를 지배함이 온당하지도 않은 것 같고 맞지도 않는 것 같아서입니다. 그런 방면에서 범해 지는 우 중의 하나가 동물의 세계에 악과 선의 캐릭터를 부여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펭귄>이 의인화의 방식을 차용하였다해서 이런 혐의를 모두 덧씌울 수는 없습니다. 바다표범이 펭귄들을 포식할 때의 장면을 떠올려 봅니다. 우리는 가련한 펭귄의 신세를 바라보며 포악한 바다표범에게 잔인함이라는 어떤 인격을 부여하기 십상이나 영화는 한 발 앞서나가 펭귄 역시 작은 물고기들의 포식자임을 상기시킵니다. 이러한 면면들이 이 영화를 디즈니사의 <라이온 킹>이나 많은 다른 동물 다큐와 구별짓게 하는 미덕이 아닐까 합니다.
동물다큐의 제작진은 이렇게 말한다고 합니다. “당신이 보고 계신 이 화면 속에도, 그밖에도 우리는 없습니다.” 촬영자의 개입 없이 해당 동물의 생생한 일상을 관객에게 그대로 전달하고 싶다는 것이 동물다큐를 찍는 이들 대부분의 목표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영화를 보는 내내 이 영화를 만들어낸 모든 이들을 상기했습니다. 그들에게 경탄을 바칩니다. 많은 땀과 깊은 고민, 제작 기획부터 영화가 다른 나라에 들어간 이후 더빙작업에 이르기까지 모두 세심한 배려와 손길이 거쳐진 영화라 충분히 짐작되고도 남음이 있습니다.
EBS후원 <펭귄-위대한 모험> 전국 초등학생 감상문 공모전이 열렸을 정도로 오랜만에 아이들에게 ‘강추’할 수 있는 영화입니다.

끝없는 빙하와 순백의 얼굴을 가진 남극
미지의 비밀을 간직한 그곳에서
수천, 수만년 동안 오랜 주인이었던 펭귄

하늘에선 새들에게 놀림감이 되고
물 속에선 물고기들에게 따돌림을 당하며
땅 위에선 인간들에게 웃음거리가 되는 그들

하지만 우리는 알지 못했다
그들의 가족에 대한 사랑과
생명의 탄생을 위한 고집스런 행동들을

차가운 얼음 땅에서 전해오는 그들의 따뜻한 이야기는
우리에게 말 할 수 없는 감동과 교훈을 줄 것이며
오늘도 그들은
새 생명의 탄생을 위해
260일간의 신비스런 모험을 준비하고 있다

해오름 김경주 선생님이 초등 저학년 아이들과 함께 한
<펭귄-위대한 모험> 광고 만들기

<펭귄>

“아니! 너 펭귄이래”
“나 돼지야”

감독: 뤽 자케
아빠: 펭귄
엄마: 펭귄
아기: 펭귄
완전 펭귄 출연. 완벽한 연기와 시나리오
인간보다 더 인간다운 그들!
펭귄 그들에게 주목하라

<펭귄>

260일간의 위대한 여정

감독 박건하 취재임

이것은 합성한 것이 아닙니다.

<펭귄>

“너희들이 이렇게 건강히 자라주니 고맙구나 ㅠㅠ”
“나는 너희들이 무럭무럭 자라기만 원한단다. ^_^"
“맞아!ㅠ.ㅜ”
“엄마, 아빠 때문에 애들이 지방많은 돼지래! ∨*”

감독: 뤽 자케
주인공: 황제 펭귄
글제작: 정다혜

펭귄은 황제퓅귄의 생활을 알 수 있게 해주는 영화이다
제작 감독 뤽 자케는 13개월, 즉 1년 1개월 동안 황제 펭귄을 촬영하기 위해 눈보라가 몰아치는 남극으로 떠나 촬영을 하였다.
감독 뤽 자케는 촬영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온 후 아내가 아기를 낳을 시기여서 황제 펭귄의 남편을 본받아 아기를 잘 키울 것이라고 한다.
우리 대한민국 아빠들~ 펭귄 보고 황제 펭귄 본받고 황제펭귄처럼 아내와 자식을 더욱더 사랑하시오~

차가운 얼음의 땅에서 보내온 따뜻한 이야기

<펭귄>

지식은 사람이 먼저지만
사랑은 펭귄이 먼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