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툰으로 논술하기

 

빛.

심재봉 논술교사 sjbong2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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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으로 신비롭습니다. 빛이 있기에 우리는 형체를 구별하고 수많은 스펙트럼의 아름다운 색깔을 구분할 수 있습니다. 벌써 낙엽이 떨어지는 가을이 되었습니다. 단풍든 나무들을 보고 있으면, 마치 윤기 있는 검갈색의 동물에 빛이 반사되는 표현하기 힘든 빛깔을 띤 나무를 보게 됩니다. 늘 그런 것은 아니고 오후의 특정한 시간대에만 그 나무의 단풍은 그렇게 보입니다. 그 반사되는 빛깔은 우리가 가진 CMYK의 어떤 색깔로도 표현하기 힘든 신비를 갖고 있습니다. 빛이 있으니 결국 세상은 색으로 표현되어집니다.

이 빛에 대해서 현대과학은 파동과 입자로서 설명을 합니다. 과거에는 빛이 입자라고 생각했습니다. 이 말이 사실이라면 우리는 빛이라는 입자의 융단폭격을 받으며 평생을 살아가게 됩니다. 그런데 과학이 발달하며 이 빛이 물결친다는 것이 밝혀졌습니다. 입자가 아니라 기운을 퍼트리는 파동이라는 것입니다. 결국 빛의 이러한 성질은 빛은 곧 입자이며 파동이라는 모순된 성격을 동시에 갖고 있는 존재로 정의를 내리게 되었습니다.

세상의 모든 만물은 색채를 갖고 있습니다. 색은 빛의 자식입니다. 그렇다면 모든 만물은 입자이며 파동의 성격을 함께 갖고 있다는 결론도 가능하리라 생각합니다. 형체는 곧 빛의 자식인 것입니다. 빛이 기운을 가진 파동이라면 빛은 고유의 파장과 주파수를 가지고 있으리라는 생각도 쉽게 해볼 수 있다고 생각됩니다. 그렇다면 결국 모든 형체도 고유의 파장과 주파수를 갖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성서의 창세기가 생각납니다. "신은 빛이 있으라하니, 빛이 생겼고, 그 빛은 신이 보기에 좋았더라. 신은 빛과 어둠을 나누어, 빛은 낮이라 하고 어둠은 밤이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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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가 초록색을 띤다면 나무의 진정한 속성은 초록의 성격을 대부분 배제하고 있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우리가 색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사실 그 형체가 흡수하지 않고 불필요하기 때문에 반사하는 색깔이기 때문입니다. 단풍을 만드는 나무 중에 복장나무와 복자기나무는 가장 진한 붉은색을 만드는 나무입니다. 그러나 정작 이 나무들은 붉은 색을 자신의 것으로 소화하지 않습니다. 다만 그 붉은 색이 필요한 다른 형체들을 위해 대부분 반사시키고 있습니다. 하지만 여름의 초록잎을 가졌을 때는 아마도 이 붉은 스펙트럼이 필요했을 것입니다. 이때 충분히 붉은 빛을 자기 안에 받아들였을 것입니다. 그리고 상황과 맥락이 바뀌어 모든 것을 저장하고 나목이 되어 찬바람을 맞을 겨울을 대비해 나무는 붉은 빛깔 외의 색들이 필요했을 것입니다.

덜익은 토마토를 빨간천으로 덮어 놓으면 쉽게 너무 익어서 발효가 될 정도라고 합니다. 이 토마토를 검은천으로 덮어 놓으면 전혀 익지 않고 그대로 시들어 버린다고 합니다. 그러나 하얀천으로 덮어 놓으면 잘 익은 토마토가 되어있다고 합니다. 이 실험의 결과가 의미하는 것은 빛은 생명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것입니다. 어떠한 빛에 노출되는가에 따라 생명활동에 장애나 도움을 받는다는 것입니다.

별이 빛나는 것은 낮 동안 받은 빛을 저장해 두었다가 반사시키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아무런 전기 발전소가 없는 달이 밤에 그토록 밝은 빛을 내는 것도 낮 동안 태양빛을 충분히 머금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결국 빛은 저장도 되고 방출도 되는 성격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빛은 입자와 파동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신비롭게도 빛은 그 입자와 파동을 저장했다가 방출할 수 있다는 특징을 가졌습니다. 알아볼 수 있는 색으로 형체를 가진 우리는 모두 빛의 자식입니다. 내가 누구라는 특성을 가진 모양과 사람마다 다른 파동의 장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우리는 늘 감사를 하는 마음을 가져야합니다. 내게 필요한 빛을 반사해주는 주변의 모든 것들에게 감사함을. 내게 필요한 빛을 삼시세끼 입으로 펼쳐주는 모든 음식에 감사함을. 완전한 어둠이 없듯이 밤에도 아름다운 별빛과 여전히 신비로운 달빛을 볼 수 있음에 감사함을. 그리고 그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하는 태양에게 감사함을.

 

그러니 나는 곧 빛입니다. 나는 아름다움입니다. 신비로움입니다. 나는 태양이고 달입니다. 나는 나무이고 단풍입니다. 그래서 나는 지구이고 우주입니다. 이런 나는 매우 위대한 존재입니다.

 

 

생각해 봅시다

1. 윗글의 타당성을 토론해 봅시다.

2. '나'는 어떤 존재이고 주위의 사물이나 사람과 어떤 관계를 가지고 있는지 토론해 봅시다.

3. '나'에게 보내는 편지를 자유롭게 써 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