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ame   이연희  첨부파일

Subject  구. 금평분교의 잣나무 숲을 꿈꾸며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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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8시 30분에 출발한 차는 횡성에 2시가 넘어 도착했습니다.
70여명이 두 차에 나눠 타고 가는데 영등포구청 차는 최연소 3세, 최고령은 74세, 어디에 맞춰 재롱을 떨까 고민하다 그냥 잠깐 인사하고 가자고 했습니다.
처음엔 다들 얌전빼고 가다가 차가 도무지 가지를 않자 다들 몸이 들썩거리고 애들은 노래를 부르고 한 쪽에선 자고 한쪽에선 가다 서다 하는 차에 멀미를 계속하고 ...
진짜 내려서 걸어가고 싶은 심정이었습니다.
그나마 종합운동장에서 출발한 차는 좀 일찍 도착해 학교도 둘러보고 나무 심을 준비를 하고 있었습니다. 내 무릎만한 잣나무 묘목을 큰 구덩이를 파놓고 기다리면서...
전날 나무를 사러 다녔는데 마땅한 게 없어 잣나무, 호도나무, 감나무, 측백나무의 작은 묘목을 샀는데 너무 작아 보였습니다.
산수유, 목련은 전날 정은지 선생님이 진아와 대학로에서 받아온 것을 심었습니다.

대학생들은 감자 심을 준비를 해놓고 아이들이 감자 심는 이상한(?) 기계로 재미있게 심었습니다. 감자가 부족해 까만 비닐을 덮은 채로 그대로 두고 왔는데 어찌할 지 모르겠네요.
다음에 감자 가족을 모집할 까요?
닭계장에, 편육에 특히 흙미로 만든 막걸리는 아주 인상적입니다.
아이들은 운동장을 누비며 다니며 아빠들은 일하러 와서는 계속 속 분위기 좋게 술 한잔 씩 하고 뒤풀이 하자고 꼬득이고... 참 분위기 좋더군요.

시간에 쫓겨 서로 인사도 제대로 못하고 번갯불에 콩볶듯 뭔가 바쁘게만 하고 온 것 같아 지금도 멍멍합니다.
모두들 새로운 터를 마련하고 들뜬 마음이었던 것 같습니다.
시간이 좀더 있었더라면 학교도 찬찬히 둘러보고 뒷산에도 가보면 좋았을텐데...

돌아오는 길도 만만치 않더군요. 12시가 넘어서야 영등포구청역에 도착을 하고 집에 들어가니 새벽 1시가 되었더군요. 참 긴 하루였습니다.
다음날 내가 심은 나무가 잘 클까 아이들은 일기에 깨알같이 적습니다. 힘들지만 뿌듯한 하루, 재미있었던 하루라고.

살림학교의 꿈을 일구어 가는데 함께 해주신 가족분들께 감사드립니다.
다음에 또 횡성 금평분교에서 만납시다.
귀여운 아령이와 아주야, 다음에도 또 만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