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ame   이민숙  첨부파일

Subject  초등논술 17기 11차시 수업일지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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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수업은 논술·사회 읽기 수업의 마지막 시간이었습니다. 선생님들이 짜 오신 주제수업 계획안을 다 같이 검토하고, 김혜옥 선생님이 직접 수업하신 아이들의 주제수업 결과물을 보며 초등학교 아이들의 엄청난 능력을 확인할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수업 내용 중 몇 가지를 산발적이나마 적어보겠습니다. 대상이 저학년인 경우는 독서지도가 꼭 필요한데, 습성, 태도에 관련한 부분을 고려해야 합니다. 전래동화는 글 읽는 재미가 있으며 가치판단의 기준이 명확하고 어휘의 반복을 통한 리듬감이 있어 특히 저학년 아이들에게 적당합니다. 위인전이나 신화는 학년에 따라서 시각이 달라지는데, 저학년인 경우는 이야기 중심이 되겠죠. 또 그림책은 종종 유아나 저학년 어린이에게만 해당한다고 치부하기 쉬운데, 절대로 그렇지가 않다는 것 다들 잘 알고 계실 것입니다. 의미가 함축적으로 녹아있기 때문이죠. 수업 활동을 계획할 때는 생각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도록 해야 하는데, 그것은 공유의 느낌으로 가야 가능할 것입니다.
중학년 아이들의 경우는 독서수준이 천차만별이라서 특히 세심한 배려가 필요합니다. 방법적인 면에서는 저학년에 맞출 때 아이들이 따라오기가 쉽다는 조언을 해주셨습니다.
환경수업은 자칫 자연수업이 되기 쉬워서 주의를 요합니다. 따라서 교사의 수업 목표치가 정확해야 하는데, 상생의 원리를 중점에 둔다면 큰 무리가 없을 것입니다. 학년에 따라 과학적 접근까지 시도해 볼 수도 있고 신문자료를 많이 활용하면 좋겠습니다. 평소 시사 날적이를 통해 각자 한 주에 한두 편 찾고 정리하는 활동을 꾸준히 할 수 있도록 하면 어떤 주제수업에 맞닥뜨리게 되더라도 너무 낯설어하지 않을 것입니다. 시사 날적이가 주제수업과 생각의 끈을 연결시켜주기 때문입니다. 또한 환경문제를 역사적으로 접근할 수도 있습니다. 대량생산, 대량소비가 이루어져야만 제대로 돌아갈 수 있는 자본주의 체제에서는 쓰레기가 배출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자본주의 체제 이전의 자급자족 시대에는 쓰레기가 나오지 않았죠. 그러나 그 어떤 방법이든 감동을 전달하는 방법의 고리 하나만 잡아주면 교사의 역할을 충분히 했다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인간복제를 주제로 한 수업은 초등학교 아이들과 수업하기가 꽤 어렵게 느껴집니다. 그러나 아이들은 의외로 이 주제에 관심도 많고 예상했던 것보다 많이 알고 있다고 합니다. 그러니 미리 힘들거라 단정하지 마시고, 우리를 둘러싼 다양한 세계에 대해서 관심을 갖도록 한다는 관점으로 접근하시면 가능하리라 봅니다. 복제 그 자체를 아는 게 중요한 게 아니니까요. 그 또래의 아이들은 윤리 판단 기준이 아직 미흡하므로 주제 신문 만들기를 통해 각계 반응을 살펴봄으로써 무엇이 옳은지 고민해 보는 기회를 갖는 것으로 충분할 것입니다.
위인전 수업을 할 때는, 당시 대각에 서 있는 인물들을 비교, 대조하는 방법으로 할 것을 추천해 주셨습니다. 위인전을 읽는 목적은 인물을 통해 시대 보기를 역으로 규정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한 인물만 놓고 보면 일괄적으로 전부 훌륭하고 문제가 없는 인물로 보이기 십상입니다. 같은 시대를 살더라도 세상을 보는 눈, 즉 가치관이 다름에 따라 행동이 달라지는 것이므로, 반대 시각에 있는 인물과 같이 비교, 대조해 봄으로써 누가 옳고 그른가를 스스로 생각해 볼 수 있도록 한다면 의미 있는 위인전 수업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1년치 주제를 선정할 때는, 12절기를 다 고려하여 계획하다 보면 표면적인 수업이 될 수 있으므로 유연하고 규모를 크게 보아 선정하실 것을 당부하셨습니다.

논술·사회 읽기 수업이 다 끝났습니다! 참 사람을 고민하게 만들고 불편하게 만드는 수업이었습니다. 그래서 아주 조금 뿌듯함을 느끼게도 만드는 수업이었습니다. 공지영 씨(그의 소설을 대부분 별로 좋아하지 않지만)의 단편 제목처럼 "인간에 대한 예의"를 좀 생각하며 살 수 있는 가능성을 보거나, 좀더 비장하게 표현하면 살아야겠다는 결의를 다지게 되었으니요. "결의"라는 표현을 하고 보니 걱정이 되기는 합니다. 나는 아직도 전기 충격과 같은 강한 자극을 더 오래, 지속적으로 받아야 할 필요성을 느끼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편안함과 무관심으로 익은 내 눈과 귀가 농익어 상해 버리기 전에 멈출 수 있어서 다행이었습니다.
선생님들에게도 다 좋은 시간 되셨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마지막 시간 너무 아쉬워하는 선생님들의 모습 역력했으니까요. 차시를 더 늘려달라고 데모할까요?(-0~) 선생님 메일 주소는 다들 알고 계시죠? 어쩔 수 없이 아쉬움은 메일로 달래는 수밖에는 없겠네요. 많이 괴롭혀 드리세요. 그럴수록 선생님은 기뻐하실 겁니다!

다음에 들어갔더니 드디어 폐쇄가 됐더군요. 새 집으로 잘 찾아오세요. "여백의 미"를 느끼며 편한 시간 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