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매체 읽기 -
제 4 강 계획안 발표와 합평하기

『빌리 엘리어트』란 영화를 가지고 수업할 수 있는 주제들을 생각해 오는 시간이었습니다. 그리고 계획안을 짰지요. 2조로 나누어서 토의를 했는데 이해진 선생님이 제안한 내용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것 같았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신성한 충격을 주는 영화였는데 어떤 분들은 조금 지루하다고 하기도 하고 의견이 분분했습니다.

두 조로 나누어 수업 계획안을 준비하였는데 전체적인 주제에 있어서는 맥락을 같이 하고 있었습니다. 저희 조는 빌리 엘리어트의 성장에 초점을 맞추어 주인공이 처한 가정 배경, 가족과의 관계, 친구와의 관계 속에서 어떻게 자신의 꿈을 이루어 나가는지를 중심으로 계획안을 짜보았습니다. 다른 조는 빌리 엘리어트의 삶을 통해 내 삶을 계획해 보는 것을 주제로 하여 2차시 수업으로 계획하였습니다. 발문거리는 비슷했는데 몇 가지 주제로 나누어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남자아이가 발레를 하는 것에 대한 편견, 아버지의 반대를 무릎 쓰고 발레를 배운 빌리의 용기, 자기가 정말 원하는 것을 할 때의 기쁨, 빌리와 가족과의 갈등, 갈등을 극복하는 과정 등을 이해하도록 하는 발문이었습니다. 내용 이해에서 발전한 수업 활동들로는 비디오 추천 글 써보기, 공연을 끝낸 빌리와 인터뷰하기, 배경음악을 틀어 놓고 빌리와 같은 춤동작으로 마음표현하기 등이 있었습니다.

한가지 논란이 되는 부분이 있었는데 저희 조에서 2차시에 노조와 정부의 갈등, 동성애, 탄광촌의 삶을 주제로 수업을 계획한 것이 문제가 되었습니다. 우선은 이 3가지 주제를 한 차시에 다루기에 무리가 있다는 것이지요. 3가지 주제를 각각 1차시로 해서 다루어야 할 만큼 큰 주제를 잡았다는 점입니다. 영화에 나타난 시대적·사회적 배경을 통해 사회를 폭넓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해주려는 의도였는데 모두가 가볍게 다루고 넘어갈 내용들이 아니었던 것입니다. 특히 탄광촌의 삶을 이해하도록 하는 데 있어서 우려되는 면을 지적해 주셨는데 그들의 삶을 체험해 보지 않고 단지 지식적으로 아는 것은 모르는 것만 못하다는 것이지요. 선생님은 이에 대해 좋은 지적이라고 하셨는데 사실 동생애나 노조, 광부들 모두 우리가 그들의 입장에 처해보지 않고 무어라 왈가왈부하는 것 자체가 우스운 일이겠지요. 그렇다고 이들의 삶을 그냥 지나쳐 버릴 수는 없으며 지식적으로라도 알 기회를 주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되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여러 가지 애니메이션이 만들어지는 과정에 대한 비디오를 보았습니다. 지난번에 보고 감동했던 『파라다이스』는 물론 다양한 기법으로 만들어지는 애니메이션을 보았습니다. 작은 구멍을 뚫어 선을 만들고 그 뒤에 셀로판지를 대고 빛을 쏘아 각각의 장면을 만드는 작업이며, 유리판에 그림을 그리고 조금씩 수정하여 동작을 만들어내는 과정 모두 작가의 섬세한 기술과 노력을 요하는 것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제 핸드폰으로 TV, 영화 등의 각종 동영상을 실시간으로 볼 수 있는 세대에게 매체 교육을 시급하다고 생각합니다. 감수성이 예민한 아이들이 영상매체의 강력한 영향력에 사로잡힐 수밖에 없는 위엄에 노출되어 있기 때문이지요. 이런 시대 흐름에 맞추어 교사인 우리가 먼저 매체를 객관적인 시각으로 바라보고 파헤쳐서 그 실체를 드러내고 그 속에서 유익한 것과 무익한 것을 구별해 내는 능력을 길러야 할 것입니다. 영상매체를 단순히 즐기는 수준에 머물러 있던 제게 있어서는 참으로 유익한 수업이었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