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ame   황정희  첨부파일

Subject  초등논술26기 2차시 마침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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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집에서 완성해 온 나무이름표에 끈을 달아 각자 소개하는
시간이 있었습니다. 내가 좋아하는 그림, 내가 아끼는 내 이름
석자, 내가 좋아하는 색깔, 모두 내게 의미로운 것들만 거기에
담았으니 얼마나 귀하겠습니까.

돋보기가 준비되지 않았습니다 모두. 그래서 선생님 주머니에서
한 움큼 쏟아져 나온 돋보기로 공부를 했습니다.
나뭇잎 들여다보기를 했는데 이래저래 충격을 받아서
처음엔 절절 매야했습니다.
내 엄지 손가락 하나도 감싸지 못하는 그 작은 나뭇잎을
우주를 보듯 보았습니다. 나뭇잎 생겨먹은거야 익히 알고
있는 사실인데 그게 뭐 그리 호들갑 꺼리가 되겠습니까.
엽록소니 핵이니 잎맥이니 하는 것에 대한 논란이었다면
하품 나올 일이었겠지요.
우리 모두는 도대체 그 안에서 무엇을 발견했던 걸까요.
어느 선생님은 이야기 중에 눈가가 촉촉해지기도 했습니다.

흙과 모래 역시 비교하면서 관찰을 했는데 이미 놀란
가슴이라고 다들 담담하게 눈에 보이는 것들만 열심히
풀어놓았습니다. 강원도 횡성에서 실려왔다는 흙과
어느 바닷가에서 뒹굴던 모래를 나란히 놓고 보았는데
참 많은 것이 달랐습니다. 흙은 흙대로, 모래는 모래대로
살아온 사연이 다르니 참 많이도 다를 수 밖에요.
선생님께선 그것도 모르시는지 알아오라고 하십디다.
열심히 알아 가겠지만 어쩐지 뒤통수를 얻어 맞을까봐
지레 겁부터 나는 게 솔직한 심정입니다.

참, 공부 시간 중간 중간에 노래를 부릅니다.
우린 아무도 하품 한번 하지 않았는데 자꾸 노래를 시켜서
어쩌면 선생님께서 졸음이.......?
참, 좋습디다. 함께 하는 아이들도 내 맘만 같다면
저도 아이들에게 자꾸 자꾸 노래를 부르자 보챌 것입니다.
방금 전에 오늘 배운 "저녁 풍경"의 노랫말을 보았는데
아아, 어쩜. 제 입에서 술술 음이 흘러 나왔습니다.
선생님께선 어쩜 어디서 이렇게 쉬운 노래를 가져오셨을까요?

인용합니다.
부버(Martin Buber)는 말하기를, 교사는 그가 가르치는 과목에
정통해야만 하며, 그것을 풍부한 인간적 활동을 통해서 나타
내야 한다고 했습니다. 즉 교사가 그의 순수한 내적 체험을
진실한 행동으로 나타내 보였을 때 교사와 학생은 인격으로
만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과목에 정통한들, 풍부한 인간적 활동이 뒤따르지 않는다면
그것은 날마다 죽은 교육이겠지요.
또 과감하고 풍부한 인간적 활동도 교사가 그 과목에 정통하지
못하다면 꾸밈이고 거짓이겠지요.

세상이 우리가 나서기엔 너무 너른 황무지인지도 모르겠으나
어쨋든 지금의 나는 너무 부족하고 무지합니다. 내가 나를
깨뜨려야지요.
오늘도 돋보기를 들여다보다가 얼마나 깨졌든지 눈두덩이가
다 얼얼합니다.

숙제는 말도 못하게 많습니다. 그야 해가야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