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자잘하게 아프기는 했지만 크게 병나지 않고 지냈습니다.
남편도 때로 일이 힘들다고 짜증을 내기도 했지만 그래도 무쇠돌이처럼 일터와 집을 잘도 뺑뺑이 돌았습니다. 아이들도 감기 걸렸다고 조금 우는 소리를 했지만 멀리 있는 엄마를 불안하게 하지는 않았습니다.
홀로 계신 양쪽 어머니 두 분 다 가끔 우울해 하셨지만 뭐... 나름대로 평온한 삶을 꾸리시는 듯 했습니다.
양쪽 형제들도 가끔씩 미울 때가 있었지만 돌이켜 생각해보면 마음 짠 하게 그리워지는 걸 보니 그런대로 큰 탈없이 잘 지냈다 여겨집니다.
멀기는 하지만 새 집에 와서 잘 살고 있습니다. 가까이 전철역이 생겨 집값도 좀 올랐다고 합니다. 전철역까지 오솔길이 났는데 아주 이쁩니다.
새 식구가 하나 생겼습니다. 온통 새카만 녀석인데 이름을 '구름'이라 지었습니다. 장난이 심해서 탈이지 잘 뛰고 잘 놀고 말귀도 잘 알아들어 귀엽습니다. 원래 있던 녀석이랑 한참을 다투더니 이제 잘 어울려 놉니다.
남편은 아침 저녁으로 그녀석과 인사하는 모양새가 꼭 연애하는 사람마냥 애틋합니다.
올 해에 새롭게 만난 어린 친구들이 있습니다. 그 맑은 눈들을 보며 무얼 가르치고 배워야 한다는 일이 버겁기도 하지만 한 주에 한번씩 만나는 것이 기쁘고 고맙습니다.
해오름을 만난 지 햇수로 십년.
변함없이 늘 좋은 친구처럼 있어 주었습니다. 많은 선생님들과 만나 함께 공부하였습니다. 언제나 부끄러운 마음을 가지지만 함께 나눈 공부가 보탬이 되도록 열심히 했습니다. 올 해는 살림학교 선생님들을 새로 만났습니다. 오래된 친구처럼 , 어린 아이처럼 만나면 그저 즐겁습니다. 여름학교도 참여했습니다. 빛나는 햇살아래 아이들과 어울려 한덩어리가 되었습니다. 시절을 잊고 물놀이하며 놀았습니다. 겨울학교를 위한 준비를 했습니다. 줄넘기도 하고 쿵쿵짝도 하며 내 마음 가득 '빛남'을 겪습니다.


건강하게,
평온하게,
기쁘게,
마음가득 즐겁게,
기대를 가지고 지내게 해 주심을 감사드립니다.
무엇보다
가진 것에 감사할 수 있도록 해 주심을 감사드립니다.
작은 일에 감사할 수 있도록 해 주심을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