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ame   이민숙  첨부파일

Subject  초등논술 17기 20차시 수업일지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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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시간은 이선희 선생님과의 마지막 수업이었습니다. 내내 워크샵을 했죠. 선생님들이 수업 계획안을 살뜰히 짜 오셔서 수업이 정해진 시간보다 꽤 많이 길어졌더랬습니다. 워크샵 수업은 정리하는 데 꽤나 고민을 하게 만듭니다. 그래도 해야겠죠? 선생님들의 수업 계획안 중 제 나름으로 몇 가지 범주를 나누어 정리를 해 볼까 합니다.

"선생님"과 관련한 수업을 선생님들은 보통 학년초에 계획을 하시게 됩니다. 그런데 선생님은 이 때 이루어지는 수업이 상당히 곤혹스러울 수 있다고 하십니다. 자칫 교사에 대한 선입견이나 잘못된 비판으로 비껴나가기가 쉽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런 주제는 학년초보다는 학년말에 하시는 게 더 적합할 것이라고 말씀해 주셨는데, 그 때에는 선생님의 나쁜 점을 승화시킬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여기에 관련된 텍스트로는 계획안에서는 "개구리 선생님의 비밀", "선생님과 결혼할 거야", "우리 선생님이 최고야"가 있었고, 선생님이 추천해 주신 텍스트로는 "우리 선생님 최고", "나는 선생님이 좋아요"가 있었습니다.
"친구"와 관련된 텍스트로서 계획안에 "화요일의 두꺼비"가 소개되었는데, 이 동화는 원작보다 번역이 오히려 더 뛰어나다는 평을 받았다고 합니다. 이 책은 우정의 본질을 보여주고 있는데, 바로 천적 사이에서 친구 관계가 형성되기 때문이죠. 덧붙여 선생님은 "아모스와 모리스"를 추천해 주셨습니다.
"성"은 꼭 다루어야 할 주제이기는 하지만 다루기가 힘든 것도 사실입니다. 다루는 시기도 중요하죠. 이 수업을 하기에 4, 5학년은 매우 애매한 시기일 수 있기 때문에 모둠원들의 친밀도나 수업 진행 기간, 모둠원 구성 등을 고려하여 조심스럽게 해야 할 것을 계획안을 작성하신 김남희 선생님이 말씀하셨고, 선생님 또한 공감하시며 꼭 그렇게들 하실 것을 당부하셨습니다. 그리고 이 주제 수업을 하기에 앞서 아이들의 어머니들께 그 아이들이 태어났을 때의 기분이나 느낌의 글을 부탁하시어 예쁘게 장식해 주면, 이 포석의 힘을 받아 어렵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큰 무리 없이 수업을 진행해 나가실 수 있을 거라고 귀띔해 주셨습니다. 여기에 관련된 텍스트에는 "나는 어디서 왔을까", "이상한 곳에 털이 났어요", "사랑에 빠진 개구리", "흰토끼 검은토끼"가 있고, 선생님이 언급하신 텍스트에는 "엄마가 알을 낳았대", "너랑 나랑 뭐가 다르지"가 있습니다.
"전쟁"과 "평화"를 주제로 한 텍스트에는 "여섯 사람"과 "전쟁", "핵전쟁 뒤의 최후의 아이들"이 있었으며, 선생님은 "어느 날 밤 전쟁 기념탑에서", "평화는 어디서 오나요", "바람이 불 때에", "쥐", "맨발의 겐", "왜?" 등을 추천해 주셨습니다. 또한 한국전쟁을 다룰 때에는 이원수 선생님이나 권정생 선생님의 책을 권해주셨습니다. 그리고 전쟁에 대한 개념이 없을 수밖에 없는 요즘 아이들을 위하여 사진을 적극 활용하실 것을 권하셨습니다.
다음은 "과학" 얘긴데요. 우리는 "과학"을 보통 "환경"과 대척 관계에 있다고 단정짓기 쉽습니다. 그래서 과학 수업을 흔히 부정적인 측면으로만 이끌어갈 수 있는데, 이것은 편향된 시각으로서 과학에 대한 긍정적인 측면과 부정적인 측면을 두루 살필 수 있어야 한다고 선생님은 강조하셨습니다. 또한 우리 선생님들이 대부분 과학 분야를 전공하지 않으셨기 때문에 그 주제의 범위를 좁혀서 구체적인 것에서부터 시작하여 추상적인 것으로 나아가는 방법이 선생님들에게나 아이들에게 버겁지 않을 뿐만 아니라 더욱 현실적인 방법임을 일러 주셨습니다. 덧붙여 과학에 관련된 연재 기사나 TV 프로그램을 적극 이용하실 것을 권하셨습니다. 관련 텍스트로는 먼저 선생님들을 위한 것으로 "엔트로피(세종연구원)", "다시 읽는 엔트로피(두레)"를, 아이들을 위해서는 "나는 로봇이야", "아기는 어떻게 태어났을까"와 비디오 "아이언 자이언트", "A.I." 등을 추천해 주셨습니다.
김금선 선생님은 아주 정성껏 계획안을 준비해 오셨는데, 먼저 "울타리 허물기"라는 주제를 잡으시고, 1차시에 "나와 다른 너, 나와 같은 너", 2차시에 "보이지 않는 울타리", 3차시에 "해결점 찾기", 4차시에 "화해하는 삶"의 각각의 소주제를 정하셨습니다. 그리고 매 차시의 텍스트로는 순서대로 "바닷가의 아이들", 영화 "JSA", "산적의 딸 로냐", "꽝포 아니야요"를 선정해 주셨습니다. 이에 대해서 선생님은 울타리의 인식에서 나아가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울타리에는 무엇이 있는지 찾아보는 데까지 나아갈 것을 권고해 주셨습니다.

앞서도 말씀드렸지만 워크샵 수업은 정리하기가 무척 힘이 드네요!
선생님들이 수업 후반부로 갈수록 더욱 탄력을 받으시는 것 같습니다. 수업 시간도 모자라서 점심 때 선생님이 결국 식사를 마저 다 못 하시게 만들었으니까요. 거기에는 저도 일조를 했습니다만.


끊임없는 질문공세에 선생님, 점심도 제대로 못 드셨으니, 이를 어쩌죠? 그래도 밉지는 않으실 것 같은데요. 아이들도 공부는 잘 하는데 빤질빤질한 녀석들보다는 조금 쳐져도 열심히 하는 녀석들이 더 보기 좋잖아요. 죄송한 마음에 이렇게라도 좋게 해석해 봅니다.
이선희 선생님, 그 동안 애써 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