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
-구혜란

뽀득뽀득
작은 설레임을 안은
완두콩 하나

신비로운
숨겨진 비밀을
간직한 채

언젠가는
무한한 생명력을
키워낼
희망을
꿈꾼다


<콩이 싫다>
-최효덕

콩은 늘 나를 골탕먹인다.
등이 벗겨지도록 뜨거운데 콩밭을 매야한다
아버지가 마당에서 도리깨로 콩타작을 한다
나는 발이 저리도록 쭈그리고 앉아
돌틈에 들어간 콩을 줍는다
볶은 콩은 너무 딱딱해서 맛이 없다
먹기 싫은 콩을 머리에 주렁주렁 매단다
누가 더 많이 오래 매다는지 시합을 한다
콩주머니 던지기도 한다
점옥이 얼굴을 딱 맞히면 정말 신난다
가만히 생각하니까
콩이 싫기도 하지만 좋기도 하다


<너를 만나>
-김명희

여언녹색 지붕이 열린다
올망졸망
콩 형제들
생명의 탄생을 알려주네

어린 시절
줄줄이 사탕 나를 달래듯
콩!
너희들!
나 몰래 튕겨갈지 모르겠지만

그래
데굴데굴 굴러
다가가라! 그리고 어루만져라!
사람들의
영혼을 맑게 해주려무나.


<콩 그리고 나>
-김광순

작고 동그란 너를 보니
봄의 기운이 느껴지는
푸른빛 들판으로 나아가고 싶구나

푸른 들판 속에서
나도 너처럼 인내와 자비의 힘을
배워보고 싶구나

너와 나
우리 모두 함께
둥굴게 살아 보자구나


<눈길>
-정경진

아이 따뜻해
산들산들 기분 최고네

어머 깜짝이야!

나를 바라보고 있는 그대는
누구세요?

하루만에 이만큼 자란
저를 이리 봐 주시고

그 눈길 계속 이어주셔요.
제가 얼마나 많은 콩 가질런지


<콩>
-윤성혜

땅 속에서 나와라
힘있게 나와라

귀여운 얼굴 내밀어라
내가 볼 수 있게 내밀어라

솟아라 뻗어라
그리고 줄줄이 맺어라

하늘까지 닿을 수 있게


<완두콩>
-김현아

완두콩은 봄이다
푸릇푸릇하니
완두콩은 아기다
보송보송하니
완두콩은 우리 할머니다
그 안에 숨어 있는
부드러움을
사랑을
본다.


<콩밥>
-임향숙

새벽 이슬 머금은 연한 콩
엄마 손에 가득 쥐어져서
처마 끝 햇살 들이치는
마루 끝에 쏟아 놓으면
졸리운 눈 비비며 일어나
잠자는 콩 “톡톡” 잠을 깨운다.

하얀 밥 위에
싱그러운 연두 빛 동그라미들
보는 것만으로 좋아 웃음 짓지만
입에 넣고 싶진 않았던 콩밥

이젠
내가
어릴적 내 엄마의 모습이 되어
아이들과 마주 앉아
콩껍질 벗겨
하얀 밥위에 예쁘게 수놓는다

이 콩밥 먹으면
아이들 맘 속에
콩의 풋풋한 자연을 담겠지


<개구장이 완두콩>
-조인애

개구장이 완두콩아
자꾸자꾸 어디로 가니
널 잡으러 눈동자를 돌리니
정신 없구나

어딜가든 집 삼아 웃으며 예쁘게
자라서 우리의 눈을 푸르른 잎으로
즐겁게 해주고, 입으로도 즐겁게
해주는구나
친구들과 다시 태어나 귀하고
예쁜 세상 속으로 들어가렴


<스카이 콩콩>
-길은실

푸른빛 완두콩을 보면
우리 오빠 타던
스카이 콩콩이 생각이 나
콩콩거리며
온동네를 날아다녔어

데구르르르
땅으로 굴러갈거야
콩콩
하늘로 날아갈거야

콩콩
나도 따라 저 멀리 날아간다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