숱 짙던 머리카락 밀어낸 자리
칭칭 붕대를 감고
한달 하고도 열흘이 지나도록
큰언니는 말이 없다

고무호스를 통해 미음을 주입받으며
절개된 기관지 흡입기로 가래를 뽑아내고
사람의 육신이 저다지도 버겁다니
손가락 하나 까닥하지 못하는
언니의 마음은 어느 곳을 헤메는 것일까

사랑하는 방법이 서툴러
사랑에 목마르던 사람
갖고싶은 것도 많았지만
나약하고 소심한 성격
삶에 치여 선택한 잘못된 걸음

오십육년 세월 남은 것은
무심한 남편
철없는 자식 셋의 눈흘김과 다툼 뿐인가

어머니 떠나셨던 4월 바람 부는 날
죽음보다 서러운
큰언니의 몸을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