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강 ‘텍스트를 어떻게 읽을 것인가’

‘깊은 평화’ 노래 부르기로 수업을 시작하였다.
낮고 단조로운 음률 속에 마음이 젖어들게 하는 힘을 가진 노래였다. 이제는 사멸한 북아일랜드 ‘게일릭족’의 비문에 곡을 붙인 것이라 하니 또 다른 감동이 느껴졌다.

올해 우리나라에는 무슨 일이 일어날까?
지자체 단체장 선거-풀뿌리민주주의를 위한 중요한 선거인데 소홀히 여겨지고 있다.
독일 월드컵의 열기-월드컵에 혼이 빠질 때 우리는 무엇을 잃는가 생각해 봐야 한다.
남북관계는 호전 가능성 있으나 미국과의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텍스트는 일상을 이루는 요소이며 우리 삶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해석해야 할 대상이다.
과거에는 정해진 것, 결정된 것이었으나 지금은 삶과 관련된 모든 것으로 장르를 넘나든다. 논술에서 다루는 주제가 결국 우리들의 문제이며 텍스트를 통해 나를 보는 것이다. 이때 텍스트는 거울의 의미이다. 그런데 우리는 남이 본 것을 통해 정리하려는 경향이 있다. 내가 텍스트를 직접 대면해야 하는데 나를 믿지 않고 인터넷 검색이나 전문가 의견 등 도구에 의존한다. 내 힘으로 텍스트를 제대로 읽어내려면 직관(독해력)이 필요하다.

세 모둠으로 나누어 텍스트 독해를 하였다.

(1)텍스트의 사회성
황순원의 단편소설 <송아지>가 우리에게 주는 의미는?
첫째 전쟁의 폭력성이 개인의 삶을 어떻게 파괴하는가?
둘째 전쟁의 폭력성에서도 파괴되지 않는 순수성
소년과 송아지의 끈끈한 애정, 계산적이지 않은 맑고 순수한 영혼의 아름다움은 어른들의 삶과 대비되는 것으로, 작가는 이러한 기성세대의 가치판단을 어쩔 수 없는 것으로 판단한다. 황순원은 척박한 상황에서도 인간의 순수성은 파괴되지 않음을 보여주고 있다. 그 인간의 순수함이 사회유지의 힘이다.

(3)맥락적 이해
에피소드 형식의 가)와 주장글 형식의 나)에서 공통으로 드러난 삶의 자세와 그 삶의 자세가 우리 사회에서 가질 수 있는 의미는 무엇인가?
-한 사람의 인격적 실현이 다른 사람들의 각성을 불러온다.
한 사람의 도덕성 실현이 잠자고 있는 양심을 깨울 수 있다.

(4)비판적 이해
가)에서 굴은 토끼를 가두는 인식의 한계. 자의식이 싹트면서 토끼는 굴 밖으로 나가려 한다.
첫 번째 시각은 무모한 도전, 과욕으로 인한 실패로 볼 수 있다.
두 번째 시각은 원천은 굴밖에 있으므로 본질에 다가서려는 태도는 가치가 있다
두 가지 상반된 해석이 가능하며, 인물(토끼) 태도 비판, 글쓴이 태도 비판을 할 수 있다.
나)돈키호테 예문에서
기사는 맹목적 사명감에 불타며 고정관념을 수용하고 관념적 태도를 보인다. 현실을 왜곡시켜 왜곡된 현실을 현실로 본다.
시종은 현실을 보려는 태도를 가지나, 부분적으로 자기 견해 없이 타인의 견해를 수용하기도 한다.
-문제는 분명한 현실이 있는데도 왜곡해서 보려하는 맹목적 태도이다.

다)우물 안 네 마리 개구리 이야기에서--
주관적 인식(경험)이 올바른 인식에 도달할 수 있는가? 하는 문제이다.
부분성에서 벗어나려는 개구리를 통해 주관적 인식의 한계를 드러낸다.

*황지우 시인의 시, ‘겨울-나무에서 봄-나무에로’에서 ‘-’의 의미에 대하여--
계절은 순환하지만 나무는 그 자리에서 스스로의 존재로서 살아간다.

*마그리트의 ‘이것은 파이프가 아니다’는 사물을 이미지로 받아들이는 문제, 뒤샹의 ‘샘’에서는 고정관념의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하나의 작품을 깊이 있게 해석하는 것이 중요하다.
작가의 의도를 무시하지 않되, 작가의 의도를 넘어서 풍부하게 해석해냄으로써 컨텍스트화 할 수 있다.

<다음주 과제>
공통과제: <변신/카프카> 읽어오기
선택과제: <그리운 메이 아줌마>
          <아름다운 아이 세진이>
          <너도 하늘말라리야>
          <편지 쓰는 아이>
          <황혼/박완서>
          <소녀의 마음/하이타니겐지로>
위 일곱 권 중에 한 권을 정해 교안 만들어 오기
*<변신>은 교안을 만들지 않더라도 꼭 읽어올 책임.


*수업 내내 활발한 토론이 이루어졌는데 토론내용을 모두 올리지 못하고, 박형만 선생님 말씀을 중심으로 정리했습니다. 오랜만에 뵌 박형만 선생님, 김양희 선생님, 22기 김정겸 선생님 반갑습니다.

*정리해놓은 글이 날아가는(?) 바람에 두 번째로 다시 작성해 올립니다. 세상일이 그냥 열심히만 한다고 되는 것이 아님을 깨닫습니다.^^;


<짧은 수업 소감문>

박형만 선생님!
오랜만에 다시 뵈어서 반가웠어요. 여러 텍스트의 다양한 독해를 통해서 또 깊이 있는 생각을 할 수 있는 힘을 얻어 돌아갑니다.(권성희)

오랜만에 토론수업을 하니까 활기가 넘치는 거 같아요. 서로간의 교감이 중요하다는 걸 느낍니다.(류제춘)

강의 수업에서 다시 토론수업으로. 다시 여러 생각을 나눠서 즐거웠습니다.(이미숙)

걸러진 텍스트의 한계를 벗어나 나의 텍스트를 가질 수 있는 능력을! (한숙형)

텍스트로 정확히 읽어내는 독해의 중요성에 대해 생각해 본다. 가장 기본적이면서 가장 논술수업에 도움이 되는 수업이었다. 기본 독해에 대한 바른 이해가 선행되고 나서의 새로운 시각을 바라보는 시각을 키우는 순서에 대해 순서의 중요성도 다시 생각해 본다. “창의력은 하늘에서 뚝 떨어지는 것은 아닌 것.”(김양희)

파이프 그림(이것은 파이프가 아니다)처럼 논술을 가르치면서 전혀 논술적인 삶을 살지 못하네요.(매일 반성만 해ㅠㅠ 최희숙)

여러 가지 흥미로운 지문, 시, 그림의 의미를 읽어내는 작업이 무척 재밌었습니다. 전보다 토론이 원활하고 소통이 잘 되는 기분입니다. 서로들 익숙해져서인 듯 합니다. 수업에서 던져진 질문들이 명확하고 좋아서 그런 듯도.....(조슬기)

텍스트의 중요성에 대해 다시 점검해 보았다. 하나의 작품을 다양하게 볼 수 있었고, 우리가 추구하는 목적을 위해 텍스트 선택이 참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이은희)

남의 방에 들어온 듯 어설펐는데, 뜻밖에 샘들이 다정히 해주고 도 빠릿빠릿하고 명쾌한 토론 시간을 보내서 참 괜찮았네요. 특히 지나간 수업을 들었으니 부족했던 공부가  잘 마무리지어졌다는 안도감이 든다. (김정겸)

오랜만에 뵙게 되어 반가웠습니다. 여러 가지 텍스트를 통해 사회성, 역사성 등 깊이있는 해석에 대해 많이 배웠습니다. 내가 살면서 고정관념에 사로잡혀 살고 있는 부분을 많이 버려야 함을 알게 되는 귀중한 시간이었습니다.(양현실)

우리들 모두에게는 세상을 보며 느끼며 인식하는 틀이 있겠지요. 저의 경우 살아가는 날이 늘어갈수록 이 틀이 더욱 견고해지고 있는 것을 느낍니다. 이런 과정들이 모이고 모여 나의 이 아성(?)이 조금씩 허물어지기를 바랍니다.(박성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