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ame   김향  첨부파일

Subject  초등논술 25기 다섯 번쨋 날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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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반가운 봄비가 오시는 날이었습니다.
환절기여서 그럴까요, 아직도 몸에서 안 떨어지는 월요병 탓일까요. 핑계를 아무리 갖다대려고 해도
그래도 수업시간에는 되도록 지각 안 하려고 노력해야지요^^

* 함께 부른 노래-- 비 내린 후에

비 내린 후에 평화가 오고
하늘에 오색 무지개가
우리에게 말해주는 것 같네

겨울이 가면 꽃들이 피고
어둔 밤 지나 새벽이 오고
슬픔 뒤 기쁨 온다는 것을

우리에게 말해주는 것 같네
어둔 밤 지나 새벽이 오고
겨울이 가면 꽃들이 피고
슬픔 뒤 기쁨 온다는 걸
슬픔 뒤 기쁨 온다는 것을

* 마음을 여는시-- 나는 어머니인 태양입니다.

나는 어머니인 태양입니다. / 크리스티안 모르겐슈타인

나는 어머니인 태양입니다.
밤의 대지를 받들며 낮의 대지도 받듭니다.
모든 것이 자라도록
대지를 품에 안고
빛을 쏟습니다.
돌도 꽃도 사람도 동물도
나의 빛을 받아들입니다.
당신의 마음을 여세요.
하나의 술잔처럼
어린이여 마음을 열고
다 함께 하나의
빛이 됩시다.


* 지난 주 들살이(강화 진강산) 갔던 소감나누기를 했습니다.

(제가 들어갔을 때 이야기가 한창 오가고 있었는데 좋은 말씀들을 못 들어 아쉽습니다.)
선생님들 이야기를 들으면서
자연과 교감할 수 있는 기회를 자주 가지면서 교사 스스로 몸으로 느끼고 터득한 것들이 쌓여야
아이들에게 친절하면서도 조화로운 안내자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느끼려고 애를 써서 느낄 때는 머리를 쓰는 일이지만
그저 자연스럽게 자알 놀고 온 자연은 가슴으로 홈빡 들어온 자연이었습니다.
아이들하고 함께 나가는 들살이에서도 많은 것을 아이들에게 보게 하고 느끼게 하려고 애쓰기 보다는 자연스럽게 감각을 깨울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천천히 다가가는 것이 좋을 듯 합니다.



* 거친 돌, 매끄러운 돌, 찰흙 관찰
10배율 돋보기를 가지고 세 종류의 돌과 흙덩어리를 관찰하고 소감을 나누었습니다.

* 노작예술활동 --- 흙 놀이
손 끝마디만 써서 찰흙으로 구를 빚었습니다.
눈을 감고 손끝마디로만 흙을 꾹꾹 누르고 살살 눌러주고 문지르고 그리고 한 손가락씩 피아노 건반을 두들기듯 두드리며 놀았습니다.
흙하고 이야기를 나누어보라고 했습니다.
여러 선생님의 말씀이 다 기억나진 않지만
조은정 선생님이 말씀 도중 울먹이셧던 것이 마음에 남습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어떤 대상과 교감하고 자기와 동일시되는 경험을 하는 시간...
저는 흙에 고스란히 보이는 제 손가락 지문들이 흙하고 만나서 꾹꾹 다져진 것이 보기 좋았고요. 그리고 울퉁불퉁한 곳을 다듬으려고 문질렀던 부분엔 지문이 선명하게 그대로 남아 있는 걸 보고 잠시 이런 생각을 했어요. 아까 돌을 만졌을 때는 흔적이 없진 않았을 텐데 눈에 보이진 않았는데 이렇게 연하고 물렁물렁한 흙에는 바로바로 보이는구나. 내가 만나는 사람들에게 나는 얼마나 많은 흔적들을 남기고 살아가고 있는 걸까...

흙을 만지면서 잘 빚어질까 어떨까 걱정이 되었다는 선생님들도 계셨습니다. 처음에 네모난 찰흙 덩어리일 때보다 둥근 모양이 되니 더 무겁게 느껴졌다는 분도 있었습니다.


* 만들어진 구를 다시 자기 느낌대로 빚어보기
다시 눈을 감고 구를 손끝마디로 굴리다가 떠오르는 느낌대로 빚어보았습니다.
저는 몇 번 구를 살살 두들기며 놀다가 문득 꽃이 떠올랐습니다. 꽃잎이 떠오르더군요. 먼저 왼손으로 구를 잡고 오른손 손가락 네 개 끝마디에 힘을 주고는 주욱 잡아당겼습니다. 그 순간 무척이나 설레고도 떨렸습니다. 용기가 필요했습니다. 찰흙을 잡아당겨가면서 꽃잎을 한 장 한 장 더 늘려가면서 부드럽게 잡아당겨지지만 처음엔 힘을 꽉 주고 주욱 늘일 때는 마음이 떨렸습니다. 꽃잎 몇 장을 할 거라는 생각을 미리 하지 않고 있었는데 문득 바람개비가 떠올랐어요. <그리운 메이 아줌마>를 읽으면서 바람개비가 나오는 장면에서는 특히나 가슴이 뛰었던 기억이 나요. 바람개비 꽃을 만들어야지 그러면서 보니 꽃잎이 네 장입니다. 지금 생각해보니 눈을 감고 흙을 만지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았고 저는 그 순간에는 바람개비꽃잎의 두께와 잡아당겨서 나온 길이들이 서로 어울리는지 요리조리 만지면서 눈으로 보이지 않았지만 손으로 느껴지는 감각으로 꽃을 보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중간에 잠깐 다른 소리가 들려서 저도 모르게 눈을 떠서 잠깐 보았을 때는 이런 "생각"이 끼어들었습니다. "아, 눈 뜨고 만들었으면 좀더 섬세하게 빚지 않았을까." 하고요. 그리고요 왠지 모르겠지만 저는 흙을 만지면서 눈가에 촉촉하게 눈물이 맺혔습니다.

다 빚고 나서 선생님들이 작품을 설명해주시는 것을 들으면서 참 즐거웠습니다. 빚으면서 작품에 스스로를 담고 있었습니다. 설명하시는 폼이 모두들 "큐레이터"셨습니다요.

박형만 선생님이 아이들하고 한 수업이야기를 들려주셨는데요.
여러 동무들이 빚은 것들을 가지고 이야기 만들어 나가기를 하셨답니다. 아이들 이야기 속에서 다양한 상상의 세계가 보이고 마음 속 응어리가 풀어지면서 감각들이 열려가는 과정을 볼 수 있었다고 했습니다. 아이들 이야기를 들으면서 "아니야", "틀려"라는 말을 하지 않고 "음... 넌 그렇게 봤구나,","그럴 수 있구나."하고 다른 생각들을 인정해주는 것이 중요하다는 말씀도 하셨습니다. 아이들은 이런 과정 속에서 판타지의 세계롤 나아가고 감각이 열리면서 풍부해진다는 말씀도 하셨고요.

* <교육기초로서의 일반인간학> 슈타이너의 기질론을 이야기하면서

감각 교육을 하면서 우리들이 고민하게 되는 것들을 이야기 나누었는데요.
감각을 살려내면서 아이들 생활 반경(그 아이의 인식의 폭이라 할 수 있다)을 확장해 나갈 수 있다는 믿음을 가져야한다는 생각 했습니다. 한두 번의 체험으로 가능할지에 대한 걱정이 생기지만 이런 것은 훈련이라고 할 수 있겠지요. 하나 하고나면 바로 하나의 결과가 보이는 것이 아니라 그것들이 쌓이고 채워져서 아이 내면에 깊숙히 자리잡고나면 아이 스스로 정리하고 스스로를 치유하고 정화해 나가는 힘이 길러진다고 믿습니다. 아이가 얼만큼 받아들이고 있나를 점검은 하되 어른이나 교사가 정한 목표에 달성(?)시키려고 아이를 괴롭히는 일은 없어야겠습니다. 좋은 의도였지만 이끌어야 한다는 것이 목표가 되어선 안 되고, 어른과 교사는 아이의 생활 반경에서 만날 수 없는 세계를 아이가 자연스럽게 보고 느낄 수 있도록 도와주는 친절한 안내자이어야 하겠다는 생각을 여러번 한 시간이었습니다.


* 다음 주 과제
1.숫자 "4" 생각그물로 개념정리해오기
2.슈타이너의 12감각 정리
3.12감각을 육체적 감각, 영적 감각, 흔적감각으로 나누어서 (동그라미 세 개 포개그린 것 기억나시죠? 각각 네 개씩)
정리해오기
4.<창가의 토토> 읽고 소감나누기





꽃마리 사진<오마이 뉴스>에서



진강산 올라갈 때도 길가에 꽃마리가 사랑스럽게 올라와있었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