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ame   황정희  첨부파일

Subject  초등논술26기 나무조각을 갈면서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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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과 근접한 온도를 유지하고 살것만 같은 나무는
두 동강이 나면 뿌리와 먼 한 쪽은 싸늘한 죽음의 온도가
되는 걸까요?
톱날 자국이 거칠게 지나간 조각의 면을 곱도록
갈아봅니다. 오른손 왼손 반갈아 가며 둥글게 둥글게
원을 굴리며 조급함을 달랩니다.
사람의 손을 잘 타서 매끌매끌한 나무결이 대관령 사래
긴 밭마냥 아마득합니다. 색깔도 건강한 나무 속살 그 색이고,
투명하지도 않은데 투명해 보이고, 딱딱한데도 포실포실합니다.
맨살에 문지르면 내 살 같고, 꼭 쥐면 물기가 베어나올 것만
같습니다.
손바닥에 가만히 올려 놓고 지긋이 힘을 주며 감싸 쥐면
어느샌가 내 살의 일부가 되어버린것 같습니다.
나무는 몇 도일까요?
너무 잽싸게 나무의 체온과 내 체온이 섞여 버려서 잘
모르겠습니다.
문신같은 그림을 그려 넣었습니다.
뽀얀 어깨에 박은 나비 문신처럼 아름답습니다.

나무는 어쩌면, 사람의 다른 이름일지도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