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하늘. 스산한 기운이 감돈다.
명절 이후의 피곤이 쌓여서인지 스산한 하늘 만큼이나 컨디션이 좋지 않았다.
아침.. 작은 아이는 서둘러 어린이집으로 보내고 방학인 큰 아이는 언니네 집에다 맡겨 두었다.
오전 수업. 아이들과 책을 읽지 않고 온 아이를 위해  책 대용을 정리해 보고,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시간을 마쳤다. 6학년이 되는 아이들이라 이래저래 맘이 많이 쓰이는데.. 내 욕심에 따라 오지
못하는 것 같아 발만 동동...
오전 수업 끝난 후 찰떡으로 배고픔만을 달랬다. 커피 한잔 마신 후 수업 .. 오후 수업은 방문수업이라
나가야 한다. 차를 보니 새똥으로 차 창문이 지저분해져 있고, 남편이 얼른 세차를 해
주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지고 얼굴을 찌푸린채 차에 올랐다.
멀지 않은 길.. 하지만 학원, 유치원 등등 온갖 종류의 차들이 공덕 오거리를 장악하고 있다. 여차하면
시간에 늦을 것 같은 불안감이 생겼다. 열심히 차를 몰아 수업하는 집에 도착했다.
"딩동~ 딩동~" 아무런 인기척이 없다. 안에선 내 벨소리에 짖어대는 강아지 소리뿐..
학부모와 통화를 했더니 오늘 수업인지 몰랐다고 한다..
명절 후유증이겠거니  이럴 수도 있겠거니 하면서 다시 차를 몰아 집으로 왔다.
보통 바람을 맞으면 기분도 이상해지고, 내 하루를 도둑 맞은 것 같아 무척 화가 났는데
오늘은 조금 달랐다. 괜히 여유로운 하루를 선물 받은 듯 하다.
청소기도 여유있게 돌려 놓고, 좀있다 올 두 녀석들 받을 생각에 괜시리 모든 일이 빨라진다.
선물 받은 하루  좀더 여유있게 행복하게 지내야 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