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 논술 강의 나눔터
2019년 6월 20일 목요일 / 고등논술 20기 / 『뜻으로 본 한국 역사』 수업 정리 _ 장현주
김영민의 논어 에세이 ⑩ 유교의 ‘발명’ - “판사면 뭐 하고 돈 잘 벌면 뭐 하노…”
이번 파트를 아우를 수 있는 문장은 아래와 같습니다.
영국에서 오랫동안 한국사를 가르쳤던 마르티나 도이클러는 족보 자료를 적극 활용해서 근년에 <조상의 눈길 아래서>라는 저서를 출간했다. 그 책에 따르면, 한국 사회의 지배층은 삼국시대에서 현대에 이르기까지 크게 바뀌지 않았고 친족 질서야말로 한국사를 관통하는 근간이며, 그것은 소위 “유교”와 관련이 있다.
<조상의 눈길 아래서>라는 책은 영어로 쓴 한국의 양반 가문 이야기인데요, 신분질서의 견고한 작동이 여전한 한국사회를 볼 수 있고, 그 중심에는 원래의 의도와 상관없이 ‘유교’가 있습니다. 족보야 말로 한국의 법률적, 경제적, 정치적 욕망이 반영되어 있는 흥미로운 자료라 할 수 있습니다.
마르티나 도이클러라는 분이 하버드에서 공부를 할 때 영천 조 씨 가문의 남자와 사라에 빠져 결혼을 했는데 그만 남편이 일찍 돌아가셨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 책을 쓸 때 한국에 오면 시댁 식구들이 그렇게 잘해주었다고 합니다.
이번 글의 제목이 ‘유교의 발명‘인데요, 제목에 딱 맞는 글이었습니다. 유교는 발명된 것이지 공자의 철학이 유교에 들어있는 것은 아님을 알 수 있습니다. 유교는 공자가 살아있을 때 없었고요, 이후 권력자들의 입맛에 맞게 재편성 되었습니다. 그래서 원래의 사상과는 많이 다름을 이번 시간에 알 수 있었습니다.
아래에 책 소개를 함께 덧붙입니다.
조상의 눈 아래에서 / 2018. 11. 27 / 너머북스
한국의 친족, 신분 그리고 지역성
- 책 소개
세계적인 석학 마르티나 도이힐러 교수가 여든이 넘은 나이에 지난 50년 동안의 열정을 다한 한국사 공부를 집대성한 『조상의 눈 아래에서』. 신라시대 초기에 생겨나 가장 대표적인 사회 단위로 뿌리내린 한국 고유의 출계집단(씨족 또는 족, 겨레라 불리는)에 초점을 두고 신라 초기(4~5세기)부터 19세기 후반에 이르는 한국 출계집단의 역사를 다룬 책이다.
저자는 경상도의 안동과 전라도의 남원을 선택하여 그들이 만들고 다진 촘촘하게 짜인 사회구성을 들여다본다. 연구의 초점은 출계집단이지만, 여러 대에 걸쳐 역사의 수레바퀴를 굴린 것은 각 출계집단을 대표하여 행동한 개인들이었다. 저자는 안동과 남원에 정착하여 공동체를 다져나간 그 주역들의 공적인 삶을 들추어내는 가운데 사회적인 것이 한국인의 삶 구석구석에 결정적인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사실을 조명한다.
내 앞의 의성 김씨, 유곡의 안동 권씨, 주천의 진성 이씨, 둔덕의 전주 이씨, 안터의 순흥 안씨 같은 집단과 행동했던 개인들에 대한 내러티브에 지성사, 정치사, 경제사, 문화사를 엮고, 시간과 공간을 가로지르고 왕조의 경계를 뛰어넘은 친족 이데올로기의 검토를 통해 얻어낸 통찰을 통해 전통적인 한국사회의, 나아가 그 유구한 역사의 성격과 작동방식을 다시 평가하게 한다.
『뜻으로 본 한국 역사』 4장~9장 정리
제4장 세계 역사의 테두리
이 장에서 중요한 것은 한국을 외따로 보아서는 안 되고 세계 전체와 연결시켜 세계 역사 안에서 그 자리를 발견해야 비로소 역사를 알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또 동서양이 서로 다른 길을 걸어온 것은 의미 있는 일이며 동서양의 대립은 뜻있게 보다 높은 것을 드러내는 기회를 만들 수 있음을, 즉 모든 것은 뜻이 있어서 된 것입니다. 동서양이 서로 갈라진 것은 서로 도와 모두 높은 데 오르기 위해서입니다.
특별히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은 세계사의 흐름을 이해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는지를 알아야 하며, 우리가 왜 이렇게 살고 있는가에 대한 답도 세계사 속에서 찾을 수 있어야 합니다. 세계사적 과정 속에서 우리 역사를 보는 것, 우리 역사 가운데 세계사적 역사를 보는 것이 산 역사관이라 할 수 있습니다. 결국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에 대한 궁극적인 이유를 역사 속에서 찾을 수 있어야 겠습니다.
11~14세기까지는 문명의 대 전화기를 중요한 부분인데 이옥영 선생님이 정리해주신 자료를 꼼꼼히 읽어보시면 되겠습니다. 특히 11~12세기는 동·서양이 서로 충돌과 융합하던 시기였음을 알아야 합니다. 마니쌤께서 11세기 지나서 몽골이 유럽을 벌벌 떨게 할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로 ‘기후 변화’를 말씀하셨는데요, 처음 듣는 이야기인지라 깜짝 놀랐습니다. 그것 때문에 전쟁까지 날 수 있다는 사실을 아주 정교한 논리로 알 수 있었습니다.
제5장 한국 역사의 기조
역시나 한국의 역사는 고난의 역사였습니다. 이 장에서는 지리, 민족의 특질, 하나님의 뜻을 역사의 세 요소로 보고 있습니다. 잘하든 못하든 한국 역사로 된 것은 한국 사람이 책임을 져야 한다는 함석헌 선생의 말에 등골에 서늘했습니다.
함석헌 선생이 말하는 ‘하나님’이 무엇인가에 대한 얘기를 나누었는데요, 여기서 하나님은 집합 개념, 민의, 여러 사람들의 간절한 마음 등을 나타낸다 합니다. 여성들의 ‘한’이 하나님이 될 수도 있는데, ‘한’을 풀어내려는 것도 하나님일 수 있습니다. 여기서 한을 풀어내는 것은 미신과는 다릅니다. 미신은 민중의 저항이나 가치를 무가치하게 만들고 미신이 창궐하면 지배의 가치가 떨어집니다.
제6장 지리적으로 결정된 한국 역사의 성질
한국이 지리적으로 사람 살기에는 분명 좋은 곳이 맞으나 관계적 위치 즉 정치적 위치에서 보면 주변 모든 나라로부터 공격을 받는 곳이다. 한국은 지리적으로도 수난의 역사이다. 또한 온화한 기후는 민족 성향을 온화한 편으로 만들었기에 진취적 기상을 볼 수 없다.
역사에서 지리적 환경을 이해하는 것은 중요합니다. 고대 그리스 도시 국가들은 대부분 분지였기에 더 뻗어나갈 수 없는 위치에 있었습니다. 우리나라는 대부분 산으로 둘러싸인 분지입니다. 정도전의 탁월성이 이 장에서 드러났는데 도시 안에 산이 없는 평양을 수도 택하지 않고 방어 기능이 탁월했던 서울을 택한 점입니다. <총, 균, 쇠>의 저자 제라드 다이아몬드도 지리(기후)가 문명의 격차를 만들었음을 밝혀냈습니다. 따라서 인류사를 이해한다는 것은 기후·환경·인구학적 측면 다양한 분야를 다각도로 살펴보는 것이어야 제대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한 가지 예를 들자면 같은 중국임에도 척박한 북쪽 지역에서는 공자의 <유가>가 물산이 풍부한 지역인 남쪽 지역에서는 노자의 <도가>가 나왔는데요, 이는 지리나 환경이 사상의 출현에 까지 영향을 미침을 알 수 있습니다.
제7장 한국사람
이 장은 득우 쌤께서 정리를 못 다 하셔서 읽고만 넘어갔습니다. 득우 쌤! 나머지 정리 부탁드립니다.
제8장 당당한 출발
기록이 없는 5천 년 문화, 이것이 바로 한국역사다. 판국이 바뀔 때마다 이전 것을 싹 없애버리는 버릇으로 우리나라는 본래 있던 정신을 잃어버렸다. 문화는 나와 다르더라도, 비록 원수의 것일지라도 보존을 하는 데서 발달함을 명심해야 한다.
이 장 마지막에서 함석헌 선생은 아주 당당한 기세로 만주 벌판을 내달리는 우리 조상을 표현하는데 정말 표현이 탁월합니다. 함석헌 선생이 살았던 그 시대에 선생은 온몸으로 이 땅을 기운을 느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청소년기에 많이 걸어야 한다는 팁도 얻었습니다. ^^
제9장 열국시대의 모판
부족에서 나라로 – 고조선, 부여, 옥저, 졸본, 기자조선, 예·맥, 삼한 등의 나라에 대해 살펴보았습니다. 각 나라에 대한 꼼꼼한 설명은 이옥영 선생님께서 여러 자료를 잘 첨부해주셨습니다. 참조해주셔요~~~
모판(못자리)
단군조선 천 년이 민족문화가 싹트는 시기라면 이후 열국시대 천년은 그 못자리 시기이다. 이 시기엔 특별히 잘난 것을 얻기 위함이다. 단군조선에서 열국시대로 옮겨 온 뜻은 여러 나라로 갈린 것이 약해진 듯하나, 사실은 강해지기 위함이다. 제각기 여러 가지 환경으로 나눠주어, 거기서 위대한 혼의 힘을 발휘하고 나온 것을 골라, 다음에 올 민족통일의 대표자를 만들자는 것이며, 그래서 못자리라는 것이다. 이 시대엔 두 가지의 깊은 뜻이 있는 사실이 있다.
한사군
깊은 뜻의 하나는 한사군이다. 천년을 통해 제일 큰 사건이며, 전한 무제는 위씨 조선을 멸하고 거기에 네 고을을 두어 직접 통치하였는데 그 중 셋은 우리 사람의 반항으로 얼마 못 가서 쫓겨나고 마지막 하나인 낙랑군은 4백여 년 동안 남아있었다. 낙랑군이 이 땅에 죽치고 앉았던 4백여 년 동안에 우리는 한없는 고통을 겪었으며 나라의 심장부를 빼앗기고 남북으로 갈라져 아파했다. 민족의 가슴에 칼이 꽂힌 셈이니 압박과 업신여김, 슬픔과 쓰라림이 얼마나 컸을까. 일제 36년이나 지금의 38선 몇 십 년은 문제도 되지 않으나, 이 역사를 잊지 않고 기억한다면 어찌 상실의 역사가 계속되어 부끄러움과 죄를 되풀이하는지 놀랍다. 그 속에서 죽지 않고 역사를 이루어 오는 것이 더 놀랍다. 우리에게는 이 부끄러운 짐, 가난과 못남이 우리 자신이다. 고난의 역사로 지는 것이 아니라 지면서도 죽지 않고 사는 것이 우리다. 그 4백 년은 한민족에게 없어서는 안 되는 교훈이며 그 쓰라림을 겪은 후에야 비로소 지각이 조금씩 생겨났다.
또 다른 의미는 중국 문화가 들어온 것이다. 기자조선이 중국사람과 문화를 많이 가지고 왔지만 낙랑군으로 인하여 그것은 한층 더 들어왔다. 이때에 유교사상을 받아들인 것은 정신사 위에 큰 의미를 가진다. 우리 혼자도 위대한 사상을 발달시키고 살아갈 수 있었겠지만 역사의 대세를 돌아볼 때 유교의 영향은 중요하며, 4백 년은 무의미한 불행만은 아니다. 우리의 고유한 종교가 윤리적 태도가 모자라는 것임을 생각할 때 더 분명히 할 수 있다.
그때에 왕도주의 정치철학은 고상한 것이며 잘못 받아 사대주의가 된 것은 나쁘나 그렇게 된 것은 그럴만한 세계의 종교적인 통일적인 성격이 있어서 된 것이다. 그와 같이 안으로 밖으로 물질적으로 정신적으로 깊이 들어 있는 것은 뜻이 있어서 모판시대는 마련된 것이다.
모판시대는 역사가 만들어지는 시기였습니다. 본격적인 철기의 등장은 역사가 시작되는 시기의 준비 과정으로 이후 사상과 함께 우리 민족이 고난을 통해서 다져진다고 보고 있습니다. 두 가지 깊은 뜻 가운데서 하나님의 세우심을 볼 수 있는 장이었습니다.
▶ 다음 주 2019년 6월 27일 목요일에는 제10장 풀무 속의 삼국시대(노안나 쌤)부터 진도를 쭈욱~ 뻬겠다고 하셨습니다.
▶ 논어 에세이는 ‘⑪실증과 재현 – 너의 존재는 거짓이 아니다’ 윤현선 쌤께서 맡아서 해제하겠습니다.
▶ 득우 쌤! ‘제7장 한국사람‘ 정리 다 하셔서 다음 주에 발표 시작하면 되겠습니다. ^^
※ 아주 뜻깊은 공부를 도반과 함께 하게 되어 기뻐요~~ 특히 옥영쌤! 공부에 임하는 진지한 자세를 또 한 번 배웁니다. 제가 옛날로 다시 돌아가서 기본기부터 시작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