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5일, 진로전략지도사 4기의 마지막 이론 강의가 진행되었습니다. 

교재 229쪽~ 부터 있는 진로수업 계획서와 프로그램을 중심으로, 

'앞으로 현장에 나갔을 때 어떻게 할까'를 생각해보고, 

그동안 아이들을 만나며 느껴왔던 고민과 좌절들을 

함께 이야기 나누는 방식으로 수업이 이루어졌습니다. 


'진로교육'이라는 목적으로 아이들을 만나는 것은

다양한 형태, 다양한 기간으로 이루어집니다.

한 학기, 1년 등 학교의 상황에 따라 다르며 

현재 대부분의 경우는 일회적, 이벤트성이라는 문제가 있습니다. 

지원사업을 실시하는 각 지역 교육청이나 행정 기관들이 교육 사업 시행 후,

프로그램의 운영이나 평가에 대해서는 책임을 지지 않고, 

단순히 시행 그 자체에만 관심이 있는 것도 문제입니다. 

즉 이는 진로교육에 대한 철학이 부재하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진로교육의 중요성은 점점 부각되고 있고, 

미래교육에 대한 관심으로 교육의 변화가 점차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점은 긍정적입니다.

교육은 이제 교과목 중심의 지식을 습득하는 방식이 아닌 

주제 중심의 융합수업으로 변화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학생의 자율권이 강화되는 프로젝트성 수업, 플립러닝이 확대될 것입니다. 

하나의 가치가 절대적으로 삶을 지배했던 주지주의의 시대가 저물고, 

각자가 원하는 삶의 가치가 모두 존중 받는 다원주의의 시대가 도래하였습니다. 


이에 따라 변화하는 시대에 맞춰 진로교육의 방향도 새롭게 정의되어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우리와 같은 교육자들의 역할이 중요합니다


 하지만 지금 학교의 현실은 보면 암울하기 그지 없습니다. 

대학입시에서 부모의 사회경제적 지위가 대물림되며 

엄마가 전업주부인지 아닌지가 아이가 상위권 대학에 진출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고 합니다

그야말로 특정계급이 우리 사회의 엘리트 요직을 모두 차지하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나아가 특정 등급 내에 속하는 아이들에게만 학생부의 '세부특기사항'란을 작성해주는 등 

학교가 나서서 성적으로 아이의 미래를 제한하는 행태를 일삼고 있습니다.


교육의 새로운 흐름들이 보다 더 사회의 깊숙한 곳까지 퍼져서 

더 이상 교육이 부와 출세를 위한 수단으로 이용되는 폐해를 막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와 같은 주입식 교육이 지배했던 이웃나라 일본도 

스위스의 인터내셔널 바칼로레아(IB)*프로그램을 도입하며 

고등학교 개혁에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제 우리도 폐쇄적인 학교 문화에 머물 것이 아니라  

외부 프로그램을 적극 도입하여 

아이들이 성장하고 행복해질 수 있는 교육문화를 만들어 가야 하지 않을까요? 


이에 따라 진로교육의 일환으로, 중고등학교 시절에 

다양한 외부 프로그램에 참여해 보는 것이 많은 도움이 될 것입니다. 

각종 여성,인권 영화제와 같은 독립 영화제(축제)들은 

중고등학생에게도 자원봉사의 기회를 열어놓고 있으며 

토론대회 참여와 같은 사회적 활동은 학생부에 기재 가능한지의 여부를 떠나서 

학생들을 성장시킬 수 있는 좋은 기회입니다.  


이에 앞으로 진행될 연구모임에서 중고등학생들이 참여할 수 있는 사회참여활동은 

어떤 것들이 있을지 함께 고민해보면 좋은 것 같다는 원장님의 말씀이 있으셨습니다. 

요즘은 지자체에서 일정 인원 수 이상의 학습 공동체, 독서모임이 형성되면 강의비를 지원해주거나 장소를 제공해주는 등의 사업을 많이하는데 이를 적절히 활용하여 학생들이 '커뮤니티'를 조직해 보는 경험을 갖게 하는 것도 좋을 것입니다. 학교 내에서도 자율동아리를 만들 수 있는 기회가 열려 있는데 이를 잘 활용할 수 있는 길을 안내해주는 것도 필요해보입니다.  


실제 현장에서 진로 지도를 해보면 아이들은 자신의 미래에 대한 막연한 환상을 갖고 있으며 

대학 학과에 관해서도 제대로 알고 있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해오름에서는 '진로독서'를 중심으로 한 진로지도활동을 지향합니다.

인문학적 사고를 키우지 않으면 그 어떤 것도 가능하지 않으며 

인문학적 사고를 키우면 그 어떤 것도 가능하다는 것이 진로독서지도의 출발점입니다.

 저 역시 20살에 대학에 입학하여 유흥과 소비 문화의 밀집 지역에 위치한 학교에 다니며 

스스로의 존재성에 대해 많은 의문을 갖고 방황 하였던 기억이 납니다. 

만약 이런 시기에 인문학 독서를 통해 자아존중감을 키울 수 있었다면 

보다 자신감을 갖고 미래를 준비해 나갈 수 있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 인상적인 말씀이였습니다.


선생님들 모두 머릿 속의 이상과는 다르게, 

현실에서 만나게 되는 무기력한 아이들에 대한 좌절감을 토로하셨습니다. 

이에 대해 박형만 선생님께서는 아이들과의 '관계맺기' 과정을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고 조언해주셨습니다. 나아가 실질적인 팁으로는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오라는 막연한 과제를 주기 보다는 

구체적인 미션을 주어 이를 수행할 수 있게 역할을 부여할 필요가 있다는 말씀도 해주셨습니다. 


무더운 여름 날, 모두에게 어렵기도 유익하기도 했던  한 차례의 강의가 마무리 되어 

시원섭섭한 마음이 듭니다. 앞으로의 연구모임을 통해 더 많은 공부와 고민이 이어져야 하겠지만

모두 그동안 고생하셨고, 

박형만 선생님께도 이런 자리를 만들어 주셔서 감사드리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남은 실습 강의도 지치지 말고 모두 끝까지 완주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IB프로그램은 스위스 제네바에 적을 둔 비영리 단체 International Baccalaureate Organization(인터내셔널바칼로레아협회)에서 운영하는 세계적인 교육프로그램으로, 본부에서 인증을 받은 학교에서 2년간 수업을 받은 후 공통으로 실시하는 입학시험에 합격되면 국제 공통 대학의 입학 자격이 주어진다. 흔히 생각하는 힘을 평가하는 시험이라고 알려져 있다. 

"IB는 하나의 교과과정 안에 수능, 내신, 논술, 비교과활동 등이 융합되어 있으며, 이 모든 교육 과정이 <생각하는 힘>을 키운다는 목표에 수렴되어 있다."(교육과혁신연구소 이혜정 소장 인터뷰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