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진보에 따른 노동시장 변화와 대응

이 주제에 따른 논문은

노동연구원의 김세움 연구원이 최근 발표한 논문이다.


요 약

본 연구는 현재 급속한 속도로 이루어지고 있는 기술진보가 향후 우리나라 노동시장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 분석하고, 그에 대한 정책 대응방안을 도출하여 제시하는 데 그 목적을 둔다. 

특히 청년층 근로자, 그리고 조만간 구직활동에 나서게 될 대학생 등의 경우에는 현재의 급속한 기술진보가 일자리 전망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게 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훨씬 높다는 점을 감안하여, 기술진보에 따른 노동시장 변화 양상을 규명하고 대응방안을 식별함에 있어 청년층, 특히 현재 대학에 재학 중인 이들에게 초점을 맞춘다.

이를 위해 우선 노동수요 측면에서는 급속한 기술진보하에서 향후 각 직업의 전망을 감안할 때 어떤 부문에서 일자리가 늘어나야 할지 분석할 필요가 있다. 더불어 노동공급 측면에서는 교육제도가 어떻게 변화하여야 청년층이 기술진보의 영향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을 지 살펴볼 것이다. 

아울러 정부가 제공하는 직업훈련 및 취업알선 제도가, 급속한 기술진보의 노동시장에 대한 영향을 감안할 때 어떤 방향으로 변화해 가야 할지에 대한 시사점도 도출하여 제시할 것이다.


본 보고서의 각 장은 다음의 내용을 제시하고 있다.


먼저 제2장에서는 각 직종 및 산업부문별 노동시장이 기술진보에 대해 얼마나 민감한지 분석하고, 우리나라에서 기술진보에 따른 고용대체 가능성이 높은 일자리의 비중이 얼마나 되는지 파악하였다. 분석 결과 우리나라 노동시장 전체 일자리의 55∼57%가 향후 수십 년 사이에 컴퓨터에 의해 대체될 확률이 0.7 이상인 고위험군에 속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Frey and Osborne(2013)이 미국에서 고용대체 가능성 고위험군으로 상정한 일자리의 비중이 47%였던 것에 비해 유의하게 높은 것이다.


우리나라와 미국 간 차이의 주된 원인은, 우선 대체확률이 높은 영업 및 판매 직종의 일자리 비중이 우리나라에서 더 높다는 것이다. 더불어 우리나라 노동시장에서 법률, 의료, 교육 등 대체 가능성이 낮은

고숙련 서비스 일자리가 차지하는 비중이 미국의 절반 정도에 그치는 것도 심각한 문제로 대두된다. 따라서 해당 부문의 일자리를 늘리기 위한 정책적 대응이 적극적으로 이루어질 필요성이 있다.

2000년대 이후 우리나라 대분류 직종 및 산업부문별 근로자 수, 월급여, 근로시간, 근속연수 등의 추이와 부문별 기술진보 민감도 사이의 관계를 분석한 결과, 다수의 지표에 대해 아직 기술진보에 대한 민

감도와의 상관관계가 명확하게 나타나지 않았다. 이는 Frey and Osborne(2013)이 고려한 기술진보의 노동시장에 대한 영향이 향후 10∼20년 후에 나타나는 것으로 상정되었음을 감안할 때 오히려 당연한 결과이다. 다만 아직까지 별다른 변화가 없었던 부문에서 머지않은 미래에 커다란 충격파가 닥쳐올 가능성에 대한 철저한 정책적 대응이 있어야 할 것이다.


제3장에서는 우리나라 4년제 대학 전공별로 졸업생들이 종사하는 직종의 평균 대체확률을 산정하여 제시하였다. 그 결과 대체확률이 상대적으로 낮은 전공계열은 의약계열, 교육계열, 공학계열 및 예체능계열인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사회계열, 인문계열 및 자연계열에서는 대체확률이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공별로 산정된 대체확률이 전공별 취업률과 유의한 음의 상관관계를 갖긴 하나, 개별 전공별로는 현재 취업률이 낮더라도 기술진보에 따른 미래 전망은 밝은 전공도 적지 않게 있는 것으로 나타난다.

이러한 분석 결과는 대학 전공별 인원 조정 시 현재 취업률 기준으로 일부 전공에 그 부담을 집중시키기보다는 기술진보의 영향까지 고려하여 정원 감축 부담이 고르게 분산된 형태로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함을 시사한다. 더불어 강의 커리큘럼 개선, 부전공 및 복수전공 제도의 활용도 제고, 인문․사회계열 전공과 공학계열 전공을 융합한 새로운 형태의 전공 신설 등이 병행될 필요가 있다.


제4장에서는 4년제 대학에 재학 중인 대학생 1,200명을 대상으로 기술진보가 노동시장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인식을 묻고, 더불어 관련된 정부의 정책대응에 대한 인식과 정책 수요자로서의 요구사항을 파악하는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를 분석하여 제시하였다. 분석 결과, 흥미롭게도 대학생들이 졸업 후 취업을 희망하는 일자리에 대해 기술진보와 관련하여 내리고 있는 주관적 전망이, 실제 해당 일자리의 객관적 전망과 부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기술진보로 인한 미래 전망의 불투명성을 스스로 인지하고 있는 직종 및 업종으로의 취업을 원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 개선되기 위해서는, 고등교육 부문의 제도 변화가 수반되어야 할 것이다.

대학생들이 설문조사에서 밝힌 각 대안별 선호도를 감안할 때, 현재의 취업성과에만 입각한 형태의 전공별 인원 조정을 추진하기보다는, 부전공 및 복수전공 기회 확대와 새로운 융합형 전공학과 신설 등

다양한 방식의 고등교육제도 개선 방안을 병행해나가는 것이 정책 수요자의 요구에 부합하는 것으로 판단된다.


제5장에서는 제시된 정량․정성 분석 결과와 국내외 관련 분야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수행된 인터뷰를 통해 도출된 주요 정책 시사점을 제시하였다. 급속한 기술진보가 미래 노동시장에 미칠 충격파에 효과

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초․중등 정규교육과정 개선, 고등교육제도 개선, 향후 유망 직종 일자리 증대를 위한 정책, 그리고 직업훈련 및 취업알선 제도 개선 등 크게 네 범주에서의 정책적 대응이 필요한

것으로 판단된다.

우선 초․중등 정규교육에 있어서는, Frey and Osborne(2013)이 미래 노동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필요한 요건으로 지목한 창조적 지능(creative intelligence)과 사회적 지능(social intelligence)을 높이기 위한 교육과정 보완이 필요하다.

고등교육제도에 있어서는 향후 기술진보하에서 일자리 비중이 늘어날 직종에 졸업생 진출을 용이하게 해주는 방향으로의 변화가 필요하다. 


본 연구의 핵심 결론 중 하나는 대학 내 전공별 인원 조정을 추진할 때 현재의 취업률만을 기준으로 해서는 안 되고, 기술진보의 미래 일자리에 대한 영향 역시 감안해야 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인문계열 및 일부 사회계열 전공에 모든 인원 감축 부담을 집중시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고, 공학계열처럼 현재의 취업률도 높고 미래 기술진보에 따른 전망 역시 밝은 일부 전공을 제외하고는 가

급적 대다수의 전공에서 학령인구 감소를 반영하여 고르게 인원 감축이 이루어져야 할 필요가 있다. 더불어 인문계열과 공학계열 전공을 융합한 새로운 형태의 전공 신설, 공학계열 학과에 대한 부전공 및 복수전공 기회 확대, 대학 교과과정에 있어 미래 기술진보에 대한 대응능력을 함양하는 강의 커리큘럼 확대 등 질적 개선이 전공별 인원 조정보다 더 중요할 수 있다.

또 하나 중요한 점은, 공학계열 전공자들을 포함하여 전공과 관계없이 모든 학생들에게 인문학적 소양은 창의력 및 사회적 지능 함양을 위해 필수적인 기본 소양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기술진보의 노동

시장에 대한 영향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인문계열 전공 인원은 감축하더라도 학부 교양과정에서 인문계열 필수 수강과목 수를 늘리는 등의 변화가 요구된다. 다만 이를 위해서는, 인문계열 교과목의 강의내용

이 오래 전 축적된 지식을 단순 전달하는 형태에서 벗어나 학생들의 창의력과 사회적 지능 발현에 도움을 주는 형태로 진화해야 한다는 기본 전제가 먼저 충족되어야 할 것이다.

이러한 노동공급 측면에서의 대응방안과 더불어, 본 연구에서 제시된 분석 결과는 노동수요 측면에 관련된 정책 시사점 역시 던져주고 있다. 즉 향후 급속한 기술진보하에서도 인간의 영역으로 오랫동안

남아 있을 가능성이 큰 직종의 일자리를 가능한 한 늘리는 방향으로 정책이 집행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제2장의 분석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 기술진보에 취약한 고위험군 일자리 비율이 미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나는 결정적 원인 중 하나가 고숙련 전문서비스 직종의 일자리 비중이 상대적으로

낮다는 것이었다.

법률, 의료, 교육서비스 등 높은 숙련도를 요구하는 전문직종의 경우 향후 급속한 기술진보하에서도 상당 기간 동안 인간의 영역으로 남아 있을 것으로 예측된다. 따라서 이들 분야의 일자리 수를 늘리는 것이, 기술진보의 노동시장에 대한 충격파에 대응하기 위해 노동수요 측면에서 생각해 볼 수 있는 최선의 방안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고숙련 전문서비스 직종과 더불어, 창의성이 중요하여 미래 기술진보하에서 인간이 비교우위를 누릴 수 있는 분야인 문화예술 분야에서도 일자리 창출을 위한 정책적 배려가 절실하다.

마지막으로 직업훈련 및 취업알선 제도 역시 급속한 기술진보의 노동시장에 대한 영향을 충분히 반영하는 방향으로 개선될 필요가 있다. 정부가 제공하는 직업훈련 및 취업알선의 경우 근로자들의 기술진보에 대한 대응을 돕는 데 있어 결정적인 역할을 하므로, 그 중요성이 점점 커질 것이다.

직업훈련 및 취업알선 제도에 있어 우선 중요한 것은 정책 당국이 장기적 안목을 갖추는 것이다. 즉 미래의 기술진보 양상을 최대한 정확히 예측하는 시스템을 갖추고, 이를 근간으로 10∼20년 후 인력 수요가 많아질 분야에 직업훈련과 취업알선을 집중하는 것이 필요하다.

물론 미래의 기술진보가 어떠한 양상으로 나타나 어떤 직종이 위험에 처하게 되고 어떤 직종이 상대적으로 안전할지 미리 완벽하게 예측하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다. 그럼에도 최대한 정확한 예측이 가능하도록 시스템을 구축하여 구직자들에 대한 서비스에 반영해나가는 것이 바람직할 것으로 판단된다.

물론 이처럼 장기적 안목하에 미래 기술진보 예측 시스템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긴 하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그때그때 인력수요가 많은 분야에 직업훈련과 취업알선을 집중하는 방식의 유연하고 신속한 상시대응 시스템이 중요하지 않다고 말할 수는 없다. 이 두 가지 접근방식이 서로 상충된다기보다, 정책수요자별 요구 사항에 따라 상호 보완적인 형태로 활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현 추세를 바로 잡아낼 수 있는 상시 모니터링 시스템을 장기 예측 시스템과 병행하여 운용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과거의 역사적 경험에 비추어 보면 기술진보가 궁극적으로는 노동시장에 항상 긍정적 영향을 미쳐 왔는데, 이러한 양상이 미래에도 지속되기 위해서는 효과적인 정책 대응이 필수적임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과거의 경험에 안주하지 않고, 위에 제시된 정책방향을 토대로 급속한 기술진보가 미래의 노동시장에 미칠 영향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응해나가는 노력이 절실하다 할 수 있다.



제1장 서 론 ·························································································· 1


제2장 기술진보에 민감한 직종 및 산업부문 ································· 4

제1절 민감 직종 및 산업부문의 식별 ············································ 4

1. 루틴화 가설과 직종별 고용비중 변화 ······································· 5

2. 현재의 기술진보 추세가 향후 노동시장에 미치는 영향 ·········· 8

3. 우리나라 노동시장에서 고위험군에 속하는 일자리 비중 ········ 11

제2절 민감 직종 및 산업부문 노동시장의 특징 ··························· 17

1. 직종별 노동시장 분석 ································································ 19

2. 산업별 노동시장 분석 ································································ 28

제3절 소 결 ························································································ 42


제3장 기술진보와 대학 전공 ···························································· 44

제1절 분석 방법 및 데이터 ····························································· 44

제2절 분석 결과 ················································································ 48

1. 전공학과 및 전공계열별 대체확률 ············································ 48

2. 전공별 대체확률 분석 결과의 함의 ··········································· 69

제3절 소 결 ························································································ 75


제4장 기술진보가 노동시장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대학생들의 인식 ·········· 77

제1절 설문조사 내역 ······································································· 78

제2절 설문조사 결과 ······································································· 80

1. 기술진보가 노동시장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인식 ················· 80

2. 정부 정책대응에 대한 인식과 정책 수요자로서의 요구사항 ··· 94

제3절 소 결 ······················································································ 106


제5장 결 론 ························································································ 107

제1절 분석 결과 요약 ····································································· 107

제2절 정책 시사점 ··········································································· 109

1. 초․중등 정규교육과정에 대한 시사점 ··································· 109

2. 고등교육제도에 대한 시사점 ···················································· 110

3. 향후 유망직종 일자리 증대를 위한 정책 시사점 ··················· 112

4. 직업훈련 및 취업알선 제도에 대한 시사점 ···························· 113

제3절 맺음말 ···················································································· 115


참고문헌······························································································· 117

[부록 1] Frey & Osborne(2013)이 고려한 직종의 컴퓨터 대체확률과 우리나라 기준 직업/산업분류 코드 ············ 119

[부록 2] 전공학과별 대체확률과 취업률 : 4분면 분류 ················· 141

[부록 3] 설문지 ················································································· 1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