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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가진 책은 어디로 가져가야 될까요?
『나의 를리외르 아저씨』
대상: 초등 4학년~5학년
수업시간: 1차시 (90분)
함께 읽은 책: 『나의 를리외르 아저씨』(이세 히데코 글·그림 / 백순덕 감수·추 천) / 청어람미디어)
학습목표 :
1. 작품에 대한 배경과 '를리외르'라는 흔하지 않은 일에 대해서 이해한다.
2. 열정을 가진 인물을 관찰하면서 삶의 진지함을 느낄 수 있다.
3. 그림에서 얻는 감성으로 전체 이야기를 글로 써 볼 수 있다.
오늘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삶은 확실히 뭔가 달라도 많이 다르다. 오늘을 잘 사는 사람은 과거를 잘 살아온 사람이자 미래를 잘 살아갈 사람이다. 어떤 열정도 오늘을 위해서 타올라야 하고, 어떤 최선도 이 순간을 위해서 있어야 한다고 본다. 그래야 자기 삶에 진지해지지 않을까.
나는 가끔 미래 불안증에 시달리며 산다. 조급해서 안달이 나고, 부족한 것 같아서 목이 마르고, 불확실해서 무기력해지기도 한다. 누구나 나와 같이 아직 오지 않은 '미래'라는 앞날을 걱정하며 살아갈 것이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은 꿈을 만들어서 그 꿈을 꾸며 살아가는가 보다. 지금 보다 더 나은 미래가 되기를 기도하면서 말이다.
이 그림책은 그런 사람들이 읽으면 좋은 책이다. 망가진 그림책을 안고 그것을 고쳐줄 사람을 찾아가는 소피의 모습. 단조로운 일상 속에서 자신만의 열정을 쏟아 부으며 살아가는 를리외르 아저씨. 그들은 이미 자신의 삶에 날마다 진지한 사람들이다.
미래를 위해 오늘 하루는 어떤 의미여야 할까? 오늘이라는 시간은 오로지 미래를 위해 준비된 시간일까? 거꾸로 미래는 날마다 생기는 오늘이라는 시간을 위해 대기하고 있는 시간은 아닐까? 그렇다면 미래는 특별히 준비된 거창한 시간이 아니다.
아이들은 오늘과 미래를 어떻게 생각할까? 미래의 꿈이 있어 좋기만 할까? 날마다 미래를 준비하는 오늘의 일이 성가시고 피곤하지는 않을까?
아이들이 이 책을 보면 하나같이 소피가 대단하다고 생각할 것이다. 그리고 를리외르 아저씨를 따라 파리의 어느 거리를 걸어 작업실의 문을 열고 들어가 묵묵히 책을 고치는 아저씨를 지켜볼 것이다. 그리고 어린 소피만큼 를리외르 아저씨도 대단하다고 느낄 것이다. 그리고 또 생각할 것이다. 나도 그런 근사한 삶을 살고 싶다고 말이다.
마음열기
▷ 표지 그림 살피기
사람끼리 소개로 만나든, 우연찮게 만나든 만났을 때 '이 사람 참 느낌 좋다'라고 느끼는 경우가 있어요. 우연히 처음 간 학원에서 옆에 앉은 친구와 얘기를 주고받게 되었는데 집에 와 가만히 생각하니 그 친구에 대한 느낌이 참 좋았던 일, 그런 일들 종종 있죠? 선생님도 오늘 그런 책을 한 권 만났어요. '이런 느낌의 사람을 만날 수 있다면 참 좋겠다'하는 생각도 해 보았어요.
·책 날개를 펼치면 파란 바탕에 하얀 파스텔로 그린 그림이 나옵니다. 무엇을 표현한 그림일까요?
- 막대기로 땅에 선을 그리고 있어요.
- 칼로 자르고 있어요.
·두 손으로 뭘 세게 누르고 있어요. 두 손이 무슨 일인가를 하고 있어요. 두 손의 느낌은 어떠한가요?
- 구불구불하고 커요.
- 거칠어서 남자 손 같아요.
- 힘도 셀 것 같고 손이 지저분하고 시커멀 것 같아요.
·이런 손을 가진 사람은 어떤 일을 하는 사람일까요?
- 농사짓는 사람들이나 공장에서 일하는 사람들 손이 이렇잖아요.
- 우리 할아버지 손도 이래요.
- 힘든 일을 많이 하는 사람 손이에요.
·무슨 일엔가 아주 열중하고 있는 손임에 분명한 것 같아요. 한 번 직접 손 모양대로 흉내 내어 보세요.
- 힘이 많이 들어가요.
- 자세하게 뭔가를 잡고 누르는 모양이 돼요.
- 자를 대고 연필로 긋는 것처럼 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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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제목 살피기
·를리외르, 를리외르, 를리외르……. 세상에는 우리가 모르는 말이 참 많아요. '를리외르'도 그 중에 하나예요. 이 낯선 말에서 어떤 맛이 느껴지나요?
'사과' 라는 말의 느낌은 어쩐지 둥글고 빨갛고 달콤하다는 생각을 금방 하게 되지요. 왜냐면 사과가 뭔지 우린 이미 알고 있으니까요. 사실 '사과'라는 글자에 그런 느낌이 있을 리가 없는데 말이에요. 그런데 '를리외르'라는 말은 여러분이나 나나 정말 한 번도 들어보지 못한 말이라서 느낌이 퍼뜩 떠오르지 않아요. 왜 그럴까요? 이 낱말에 대해서 아무런 경험과 아는 게 없어서 그런 게 아닐까요? 우리가 아무것도 모르는 이 낯선 말 '를르외르'에는 어떤 느낌이 드나요?
- 느끼한 느낌이 나요.
- 조용하고 장난기가 많은 말 같아요.
- 나른하고 외로운 느낌이 들어요.
- 꼬불꼬불한 길 같아요.
·'를리외르'라는 말에는 참 여러 가지 독특한 느낌이 있어요. 참 신기하지요? 똑 같은 글자에 대해서 느끼는 느낌이 다 다르다는 게. 어떤 말이든 모든 사람이 다 느낌이 다른 게 정상이에요. 왜냐면 사람마다 다 다르게 보고 느끼고 경험하면서 살기 때문이에요. 그렇다면 '를리외르 아저씨'에 대한 느낌은 또 어떻게 다를까요? 도대체 이 아저씨는 어떻게 생겼을 것 같은가요?
- 자상하고 평범한 할아버지
- 휠체어를 타고 다니는 사람
- 밝고 활발한 사람
- 음악을 연주하는 아저씨
- 키가 크고 부드럽고 자상한 아저씨
- 뚱뚱하고 키가 작고 앞치마를 두른 할아버지
·사실, '를리외르'는 직업 이름이에요. 빵집 아저씨, 군인 아저씨, 경찰 아저씨처럼 직업을 가리키는 이름이에요. 뜻밖이죠? 를리외르 아저씨는 도대체 어떤 일을 하는 사람일까요?
- 칼로 자세하게 나무를 파거나 자르는 사람
- 목공소 아저씨
- 책을 만드는 사람
- 농부아저씨, 장애인, 화가…….
·책 뒤편에 쓰여 있는 글을 읽어 볼게요. 이 안에 힌트가 숨어 있어요.
프랑스 파리의 뒷골목 한 모퉁이, 작은 창이 있는 작업실.
그 창문 안에서 손을 쉬지 않고 일하는 노인.
작은 등불 아래서 규칙적으로 흔들리는 흰 머리칼.
손에는 실과 바늘.
꿰매고 있는 누렇게 바랜 이것.
창가로 등을 보인 채 나란히 꽂혀 있는 크고 작은 갖가지 색깔 이것.
진한 주홍, 초록, 짙푸른 감색, 검정, 갈색 가죽 표지에는
금박으로 새겨진 글자와 아라베스크 장식.
색채와 빛으로 응축된 시간의 흐름.
거기에서 침묵과 기억이라는 음악이 연주되고 있었다.
유리창의 작은 종이 조각에
를리외르 - 금박가
그리고
'나는 를리르외르 - 상업적인 이것은 사지도, 팔지도 않는다.'
- 바느질 하는 사람
- 특별한 옷을 만드는 사람
- 책을 만드는 사람
- 뜨개질을 잘 하는 사람
·그림책 속에 그 답이 나와 있어요. 이 책은 여느 책과 느낌이 좀 다를 거예요. 우선 그림이 참 멋있어요. 그리고 한꺼번에 두 가지 이야기가 만들어져 가는 것도 참 색달라요. 그림책만의 묘미를 느낄 수 있는 특별한 기회가 될 거예요.
2. '를리외르'라는 직업과, 이 책의 작가에 대하여
를리외르(Relieur)란 책을 고치는 직업이에요. 필사본, 낱장의 그림, 이미 인쇄된 책 등을 분해하여 보수한 후 다시 꿰매고 책 내용에 걸맞게 표지를 아름답게 꾸미는 직업이지요. 다시 말해, 좋은 책을 아름답게, 오래 보관할 수 있게 하는 일인 거예요. 중세 유럽에서는 수도승들이, 16세기 이후에는 왕립도서관 소속인 '를리외르'들이 제본을 담당했는데, 예술제본이 발달했던 프랑스에서는 지금도 예술의 한 분야로 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 책은 우선 지은이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넘어가지 않을 수가 없어요. 작가 이야기를 들어보면 이 책이 세상에 나오게 된 사연을 알 수 있어요. 그리고 작가 자신이 '를리외르'라는 직업에 얼마나 감동을 받았는지도 알 수 있어요. 또 이 한 권의 그림책을 만들기 위해 얼마나 몰입했었는지도 짐작할 수 있어요.
를리외르는 유럽에서 인쇄 기술이 발명되어 책의 출판이 쉬워지자 발전한 실용적인 직업인데, 일본에서는 이런 문화가 없다. 요즘에는 '특별한 한 권을 위해 제본하는 수공예적 예술'이라는 아트 장르로 보고 있다.
프랑스에서는 오랫동안 출판업과 제본업을 겸하는 것이 법적으로 금지되었다. 그렇기 때문에 제본을 담당하는 이 직업이 성장할 수 있었다. IT화, 기계화 시대에 접어들자 파리에서도 제본의 60공정을 모두 수작업으로 할 수 있는 제본 직인은 손에 꼽을 정도다.
여행 도중에 그림을 그리도록 날 강하게 끌어당긴 것은 '읽을거리'라는 문화를 미래로 이어 주려는 마지막 아르티장(직인)의 강렬한 긍지와 정열이었다.
수작업 과정 하나하나를 스케치하고 싶어서 파리에 아파트를 빌려 몇 번이나 뒷골목 공방을 찾았다. 그리고 깨달았다. 책은 시대를 넘어 몇 번이라도 생명을 얻어 다시 태어난다는 것을…….
여행이 어떤 만남으로 인해 달라져 버렸다.
이세 히데코
- 그럼 우리 나라에도 를리외르라는 직업이 없어요?
·우리 나라에는 를리외르라는 직업을 가진 사람이 있어요. '예술제본가'라고 부르는데 대표적인 사람이 이 그림책을 감수하고 추천한 백순덕이라는 사람이에요. 이 분은 책 만드는 법을 배우기 위해 프랑스로 유학을 다녀온 후 우리 나라에 예술제본학교를 열었어요.
3. 본문 들어가기
·그림 속에 나오는 소피라는 아이는 그저 자신이 아끼는 도감을 고치기 위해 거리로 나왔어요. 서점 안에는 더 근사한 도감이 많이 있었지만 아랑곳하지 않고 제 도감을 고쳐야겠다고 마음을 먹죠. 한번도 들어보지 못한 를리외르 아저씨를 찾아서 거리를 헤매다가 결국 자신의 도감을 고쳐 줄 를리외르 아저씨를 무사히 찾아갑니다.
자신의 책이 낱장으로 낱낱이 분해되고, 낡은 표지마저 미련 없이 버려지는 모습을 지켜보며 소피는 얼마나 초조했을까요? 다음날 소피는 아카시아 나무가 표지로 새로 태어난 책을 끌어안고 행복에 겨워 어쩔 줄 몰라 하지요.
- 소피는 책을 참 좋아하는 아이인 것 같아요.
- 호기심이 많고 모르는 일에 관심도 많아요.
- 나무에 대해 아는 것도 많아요.
- 적극적인 아이예요.
- 겁이 없고 용감해요.
·여러분에게도 너덜너덜해질 만큼 보고 또 보고 해서 낡아진 책이 있나요? 많이 낡아지지 않았더라도 무척 아끼는 책은 있을 것 같은데요. 그리고 만일 몹시 망가졌을 때 소피처럼 를리외르 아저씨를 찾아 나서고 싶을 만치 소중한 책이 있나요?
- 저는 『키다리 아저씨』라는 책이 있어요. 어릴 적에 언니 오빠가 읽던 책을 우연히 읽게 되었는데 편지 형식으로 씌어진 그 책이 너무 감동이었어요. 그래서 좀 더 커서 다시 읽고, 그 후에 또 읽고, 아마 앞으로도 또 읽게 될 것 같아요. 지금도 그 책 생각만 해면 가슴이 뛰어요, 감동이 밀려와서.
- 만화책이요. 우리 집에 있는 만화책은 거의 다 너덜너덜해졌어요. 엄마는 다른 책을 더 많이 읽으라고 하시는데 저는 만화책이 제일 좋아요. 그렇지만 만화책은 를리외르 아저씨한테 가져갈 만큼 좋은 책은 아닐 것 같아요.
- 『샬롯의 거미줄』이라는 책 알죠? 진짜 재밌는 책이에요. 근데 저는 책을 깨끗하게 보기 때문에 두세 번 읽어도 말짱해요. 하지만 망가지면 소피처럼 고치고 싶어요.
- 엄마가 얼마 전에 사 주신 와이 책이요. 아직 조금 밖에 안 읽어 봤어요. 그래도 지금은 제가 가장 아끼는 책이에요.
- 저는 어릴 때 엄마가 많이 읽어준 책들이 있는데 저희 집에 그 책이 지금도 다 있어요. 『우리 할아버지』, 『팥죽 할머니와 호랑이』, 『검피 아저씨의 뱃놀이』, 『잘 자요 달님』……. 그러고도 많아요. 어른이 되어도 갖고 있게 해준대요.
- 소피가 책을 너무 험하게 보는 거 아니에요? 그래도 그렇지 어떻게 그렇게 책이 너덜너덜해 져요. 아끼는 책일수록 깨끗하게 봐야지. 그래도 소피는 대단해요. 커서 식물학자가 되었다고 했잖아요.
·소피가 를리외르 아저씨를 만날 수 있었던 건 참 운이 좋았던 것 같아요. 덕분에 자기가 좋아하는 책을 두 번 다시 뜯어지지 않게 잘 볼 수 있었잖아요. 소피도 대단하지만 를리외르 아저씨도 참 흔하지 않은 사람 같아요. 희끗희끗한 머리에 모자를 눌러쓰고 아침마다 공방을 향하는 모습, 늘 만나는 이웃사람들과 인사를 나누는 모습, 다 떨어진 책을 안고 들어오는 어린 손님에게 최선을 다하는 모습, 그리고 자신의 아버지를 생각하는 모습, 그런 모습들이 참 인상적이지요.
- 를리외르 아저씨는 조용하고 친절한 분이에요.
- 할아버지라서 이제는 일하기가 힘들어 보이는데도 열심히 사는 것 같아요.
- 어린 아이에게도 참 친절해요.
- 아버지를 존경하는 마음이 커요.
- 아주 어릴 적부터 를리외르 일을 했어요.
·소피가 돌아간 후, 를리외르 아저씨는 아버지를 생각하지요. 똑같이 를리외르였던 아버지, 최고의 를리외르였던 아버지, 그런 아버지가 늘 어린 를리외르 아저씨에게 해 주었던 말들이 있어요.
아들아, 저 나무처럼 크게 되어라.
를리외르의 일은 모조리 손으로 하는 거란다.
실의 당김도, 가죽의 부드러움도, 종이 습도도, 재료 선택도 모두 손으로 기억하거라.
책에는 귀중한 지식과 이야기와 인생과 역사가 빼곡이 들어 있단다.
이것들을 잊지 않도록 미래로 전해 주는 것이 바로 를리외르의 일이란다.
60가지도 넘는 공정을 하나하나 몸으로 익히고,
마지막에는 책등 가죽에 금박으로 제목을 넣지.
여기까지 할 수 있다면 어엿한 를리외르가 된 거야.
이름을 남기지 않아도 좋아.
얘야, 좋은 손을 갖도록 해라.
고치고 다시 튼튼하게 제본할 때마다 책은 새 생명을 얻는 거란다.
·아버지의 말 속에는 많은 뜻이 포함되어 있어요. 한 마디 한 마디가 를리외르에겐 소중한 가치가 있는 말이에요. 할아버지가 되도록 또렷하게 기억하고 있는 아버지의 말 속에는 어떤 의미가 들어 있을까요?
* 저 나무처럼 크게 되어라.
- 훌륭한 를리외르가 되어라. / 아버지 보다 더 멋진 사람이 되어라.
* 모두 손으로 기억하거라.
- 모든 과정을 손으로 익혀라. / 많이 연습해서 손으로 척척 만들어 내어라. / 완벽하게 손으로 만들 수 있어야 한다.
* 이름을 남기지 않아도 좋아.
- 유명해지지 않아도 좋아. / 남이 알아주기를 바라지 마라.
* 얘야, 좋은 손을 갖도록 해라.
- 책을 잘 고치는 진정한 전문가가 되어라. / 60가지 공정을 다 익힌 실력을 가진 손으로 만들어라.
아버지 손도 나무옹이 같았어.
하지만 얼마나 섬세했는지…….
아버지가 얇게 갈아 낸 가죽은 벨벳 같았지.
아버지의 손은 마법의 손이었어.
나도 마법의 손을 가질 수 있을까.
- 를리외르 아저씨는 아버지를 무척 존경했어요.
- 아버지는 세상에서 최고의 를리외르였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 훌륭한 아버지를 본받고 싶어 해요.
·결국, 아버지의 뒤를 이은 를리외르 아저씨는 아버지의 바람대로 훌륭한 를리외르가 되었어요. 그리고 그 를리외르 아저씨에게서 소중한 책을 다시 얻은 소피는 커서 식물학 연구자가 되었어요. 짧은 하루하고도 반나절 되는 시간 동안 있었던 이야기인데 참 긴 이야기를 읽은 느낌이에요. 를리외르 아저씨의 어릴 적 이야기도 나왔고, 어른이 된 소피의 모습도 보았기 때문일 거예요. 영화 한 편을 본 듯하지 않나요? 만일 이 이야기가 영화였다면 여러분은 어떤 장면이 가장 감동적이었을 것 같은가요?
- 소피가 진열장에서 자기 책을 발견하는 모습과 그 책을 안고 좋아하는 장면.
- 를리외르 아저씨와 소피가 공원에서 빵을 먹으며 이야기를 하는 장면.
- 책을 고치는 를리외르 아저씨 모습.
- 어린 를리외르 아저씨가 아버지 일하는 모습을 보고 있는 장면.
- 소피가 아카시아 싹 화분을 들고 뛰어가는 장면.
- 식물학 연구자가 된 소피의 모습.
독후 활동
·사실 이 그림책은 그림에 더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어요. 글은 거의 대부분 대화체로 되어 있어서 각자 자기 말만 하는 것 같지요. 그렇지만 그림에 이미 많은 이야기가 녹아 있기 때문에 전혀 문제되지 않아요. 『나의 를리외르 아저씨』에는 어떤 이야기가 녹아있을까요?
아이글
소피 이야기
_ 강태운(은로초 4학년)
파리의 거리에 아침이 시작되었다. 특별한 하루가 시작되는 아침이었다. 소피는 도감이 찢어져 몹시 속상했다. 소피는 망가진 책을 어디로 가져가야 하는지 몰랐다. 소피는 서점에 갔지만 자신의 식물도감을 고치고 싶어했다. 공원에서 장사하는 어떤 아주머니가 를리외르를 찾아가라고 하였다. 그러나 를리외르가 무엇인지 몰랐다. 소피는 를리외르를 찾아 나섰다.
그때 를리외르 아저씨가 가게문을 여는 것을 보았다. 를르외르 아저씨는 할아버지였다. 소피는 를리외르 아저씨께 들어가도 되냐고 물어보자 친절하게 된다고 하셨다. 소피는 기분이 좋아졌다. 안으로 들어서자 가게는 아주 지저분했다. 아저씨는 소피의 도감을 보고 일을 시작하였다. 아저씨는 일을 아주 능숙하게 하셔서 소피는 좋았다. 작업을 마친 책은 하루를 기다려야 했다. 소피는 초록색 겉 표지를 골라놓았다. 소피는 아저씨와 공원에서 빵을 먹으며 아저씨의 아버지 이야기를 하였다. 얼마 후 아저씨는 일하러 가고 소피는 집으로 돌아왔다. 다음 날 아침 일찍 소피는 새싹이 난 화분을 들고 작업실로 갔다. 진열장 창문에 '소피의 나무들'이란 제목이 붙은 책을 보았다. 소피는 기분이 아주 좋았다. 소피는 아저씨께 싹이 난 화분을 드렸다.
20년 뒤, 그 소피는 식물학 학자가 되었다.
를리외르 아저씨의 삶 이야기
이채원(은로초 5학년)
파리의 거리에 아침이 찾아왔다. 또 다시 하루가 시작되었다. 를리외르 아저씨는 발코니에 나와 꽃들에게 물을 주며 아침을 시작하였다. 아저씨는 날마다 집에서 나와 작업실로 향했다. 오늘은 목재를 사 가는 친구와 인사를 나누었다. 그리고 아저씨는 어느 한 가게에 들어갔다. 카페 주인과 또 한번의 인사를 나누었다. 그리고 다시 작업실로 향하였다. 카페를 지나 골목을 쭉 걸어갔다. 드디어 작업실에 도착했다.
아저씨는 창문에 매달려 있는 한 아이를 보았다. 아저씨는 별 생각 없이 남은 일을 시작했다. 어제 르베르 부인이 맡긴 고고학 책을 마저 고쳐야 했다. 1시간쯤 흘렀을까. 아까 본 그 파란 원피스를 입은 아이가 아직도 창문에 매달려 있었다. 아저씨는 그 아이가 무슨 볼일이 있기에 저렇게 서 있을까 궁금해졌다. 아저씨는 아이에게 , "무슨 볼일이라도 있니?"라고 물어 보았다. 그 아이는 들어가도 되냐고 물었다. 그 아이는 들어왔다. 아저씨는 그 아이가 나무도감이 망가졌다는 것을 알았다. 그 아이는 그 나무도감을 얼마나 많이 봤는지 다 닳아 있었다. 아저씨는 그것을 고쳐주기로 했다. 아이는 호기심이 정말 많았다. 아저씨는 그 아이에게 이 책이 어떤 존재인지 알기 때문에 더 정성스레 일을 했다. 풀칠이 마르기까지 기다려야 하기 때문에 겉표지를 골랐다. 그 아이는 숲 색깔인 초록색 표지를 골랐다.
아저씨는 좀 쉬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들은 공원으로 가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아버지 이야기와 아카시아 나무 이야기를 많이 했다. 그 아이의 이름은 소피였다. 소피는 집으로 돌아가고 아저씨는 작업실에 남았다. 아저씨는 아버지 생각이 났다. 그의 아버지는 늘 '아들아, 저 나무처럼 크게 되어라.' 라고 말씀하셨다. 그리고 좋은 손을 가지라고 하셨다. 그의 아버지는 훌륭한 를리외르였다.
밤이 지나고 다시 아침이 되었다. 소피는 책을 가지러 아저씨의 작업실로 달려왔다. 가게 진열장에는 '소피의 나무들'이라는 책이 꽂혀 있었다. 소피는 그 책을 정말 좋아했다. 아저씨는 흐뭇했다. 아저씨는 소피에게서 싹이 난 화분을 받았다. 아저씨는 어젯밤 소피의 책을 완성하기 위해서 밤을 새웠기 때문에 몹시 피곤했다.
아저씨는 화분을 안고 스르르 잠이 들었다.
를리외르 아저씨의 일기
엄도훈(은로초 5학년)
오늘 한 꼬마 손님을 맞이했다. 그 꼬마는 참 예뻤다. 오늘 난 똑같은 하루가 찾아올 줄 알았다. 하지만 재밌는 일이 찾아올 줄은 꿈에도 몰랐다. 오늘 아침 하늘은 맑고 경쾌했다. 내 작업실로 가고 있는데 나의 친구를 만났다. 그 친구는 나를 보자 "즐거운 하루 되세요."라고 인사했다. 커피 집 내 친구도, 화초 아줌마도 모두 다 행복해 보였다.
나는 내 작업실로 들어갔다. 그런데 한 여자 아이가 나를 보고 있었다. 나는, "왜 그렇게 보고 있니?"라고 묻자 그 아이는 들어가도 되냐고 물었다. 나는 기꺼이 승낙했다. 여자 아이는 책을 들고 있었다. 그 책은 많이 망가져 있었다.
"제 책 좀 고쳐 주세요."라고 여자 아이가 말했다. 그래서 나는 그 아이의 책을 고쳐 주려고 맘을 먹었다. 그리고 곧 일을 시작했다. 그 꼬마 아이가 물었다. "아저씨, 아카시아 나무 좋아해요?" 사실 나도 아카시아 나무를 좋아한다. 아카시아 나무는 향기가 독특해서 참 좋아한다. 나는 계속 일을 했다. 풀칠을 끝내고 좀 쉬려고 하자 여자 아이는, "아저씨, 우리 공원에 가서 빵을 나누어 먹어요." 그래서 나도 좋다고 했다. 공원의 오후는 참 향기로웠다. 하지만 아버지 생각이 났다.
"꼬마야, 우리 아버지도 나랑 똑 같은 를리외르였단다. 아버지는 늘 나한테 말씀하셨지. '아들아, 좋은 손을 가지려무나.' 그 때 나는 훌륭한 를리외르가 되기로 결심했단다."
공원의 나무들은 바람에 흔들렸다. 소피가 돌아간 후 나는 한참 아버지 생각을 더 했다. 나는 그 책을 마무리하고 방금 잠자리에 들었다. 내일 마무리가 다 된 책을 그 소피라는 여자 아이가 보면 어떤 표정을 지을까? 기대가 된다.
마무리
아이들과 수업을 마치고 습관처럼 또 책을 쓰다듬었다.
를리외르, 를리외르…….
왜 갑자기 프랑스 말과 오래도록 사귄 느낌이 드는 걸까?
그림이 좋아서 그림을 놓칠 수도 없고, 글이 좋아서 글도 놓칠 수 없어서 즐거운 수업이었다. 애초에 계획한 90분 수업이 조금 벅찼다. 그래도 아이들은 끝까지 멋진 글을 써 보려고 끙끙거렸다.
이 그림책은 다른 책보다 특히 그림에 움직임이 많이 느껴진다. 주인공이 걸어가고, 말을 걸고, 인사를 나누는 모습이 마치 영화를 보는 듯 하다. 그래서 이야기를 상상해서 글을 쓰기에 참 좋다. 이번에 아이들이 쓴 글은 그림책을 한 장 한 장 넘겨주면서 쓰게 한 글이다. 부분 부분마다 그림을 그린 작가의 의도를 생각해 보기도 하고, 맘껏 부풀려 상상도 해 보았다. 쓰기 활동은 교사가 친절을 베풀어야 좀 더 나은 글이 나오는 것 같다.
연결 수업으로 직접 책을 고치는 수업도 괜찮을 것이다. 우리 모둠은 이미 여러 번 표지를 만들고 공책을 만드는 수업을 해보았기 때문에 굳이 연결 수업을 하지 않았다. 다만 이 수업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내가 먼저 책 표지를 고쳐 보았다. 물론 아끼는 책 중에서 표지가 망가진 책이었다. 모둠 아이들도 변화된 책을 보더니 탄성을 질렀다. 어설픔에도 불구하고 아이들은 돌아가면서 그 책을 어루만졌다.
아이들은 이 수업을 통해서 를리외르라는 낯선 직업도 알게 되고, 책을 대하는 특별한 모습도 보았을 것이다. 하지만 뭐니뭐니해도 자신이 좋아하는 것에 사랑과 열정을 쏟는 소피와 를리외르 아저씨의 모습에서 말할 수 없는 각별한 감동을 받았을 거라고 생각한다.
『나의 를리외르 아저씨』
대상: 초등 4학년~5학년
수업시간: 1차시 (90분)
함께 읽은 책: 『나의 를리외르 아저씨』(이세 히데코 글·그림 / 백순덕 감수·추 천) / 청어람미디어)
학습목표 :
1. 작품에 대한 배경과 '를리외르'라는 흔하지 않은 일에 대해서 이해한다.
2. 열정을 가진 인물을 관찰하면서 삶의 진지함을 느낄 수 있다.
3. 그림에서 얻는 감성으로 전체 이야기를 글로 써 볼 수 있다.
오늘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삶은 확실히 뭔가 달라도 많이 다르다. 오늘을 잘 사는 사람은 과거를 잘 살아온 사람이자 미래를 잘 살아갈 사람이다. 어떤 열정도 오늘을 위해서 타올라야 하고, 어떤 최선도 이 순간을 위해서 있어야 한다고 본다. 그래야 자기 삶에 진지해지지 않을까.
나는 가끔 미래 불안증에 시달리며 산다. 조급해서 안달이 나고, 부족한 것 같아서 목이 마르고, 불확실해서 무기력해지기도 한다. 누구나 나와 같이 아직 오지 않은 '미래'라는 앞날을 걱정하며 살아갈 것이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은 꿈을 만들어서 그 꿈을 꾸며 살아가는가 보다. 지금 보다 더 나은 미래가 되기를 기도하면서 말이다.
이 그림책은 그런 사람들이 읽으면 좋은 책이다. 망가진 그림책을 안고 그것을 고쳐줄 사람을 찾아가는 소피의 모습. 단조로운 일상 속에서 자신만의 열정을 쏟아 부으며 살아가는 를리외르 아저씨. 그들은 이미 자신의 삶에 날마다 진지한 사람들이다.
미래를 위해 오늘 하루는 어떤 의미여야 할까? 오늘이라는 시간은 오로지 미래를 위해 준비된 시간일까? 거꾸로 미래는 날마다 생기는 오늘이라는 시간을 위해 대기하고 있는 시간은 아닐까? 그렇다면 미래는 특별히 준비된 거창한 시간이 아니다.
아이들은 오늘과 미래를 어떻게 생각할까? 미래의 꿈이 있어 좋기만 할까? 날마다 미래를 준비하는 오늘의 일이 성가시고 피곤하지는 않을까?
아이들이 이 책을 보면 하나같이 소피가 대단하다고 생각할 것이다. 그리고 를리외르 아저씨를 따라 파리의 어느 거리를 걸어 작업실의 문을 열고 들어가 묵묵히 책을 고치는 아저씨를 지켜볼 것이다. 그리고 어린 소피만큼 를리외르 아저씨도 대단하다고 느낄 것이다. 그리고 또 생각할 것이다. 나도 그런 근사한 삶을 살고 싶다고 말이다.
마음열기
▷ 표지 그림 살피기
사람끼리 소개로 만나든, 우연찮게 만나든 만났을 때 '이 사람 참 느낌 좋다'라고 느끼는 경우가 있어요. 우연히 처음 간 학원에서 옆에 앉은 친구와 얘기를 주고받게 되었는데 집에 와 가만히 생각하니 그 친구에 대한 느낌이 참 좋았던 일, 그런 일들 종종 있죠? 선생님도 오늘 그런 책을 한 권 만났어요. '이런 느낌의 사람을 만날 수 있다면 참 좋겠다'하는 생각도 해 보았어요.
·책 날개를 펼치면 파란 바탕에 하얀 파스텔로 그린 그림이 나옵니다. 무엇을 표현한 그림일까요?
- 막대기로 땅에 선을 그리고 있어요.
- 칼로 자르고 있어요.
·두 손으로 뭘 세게 누르고 있어요. 두 손이 무슨 일인가를 하고 있어요. 두 손의 느낌은 어떠한가요?
- 구불구불하고 커요.
- 거칠어서 남자 손 같아요.
- 힘도 셀 것 같고 손이 지저분하고 시커멀 것 같아요.
·이런 손을 가진 사람은 어떤 일을 하는 사람일까요?
- 농사짓는 사람들이나 공장에서 일하는 사람들 손이 이렇잖아요.
- 우리 할아버지 손도 이래요.
- 힘든 일을 많이 하는 사람 손이에요.
·무슨 일엔가 아주 열중하고 있는 손임에 분명한 것 같아요. 한 번 직접 손 모양대로 흉내 내어 보세요.
- 힘이 많이 들어가요.
- 자세하게 뭔가를 잡고 누르는 모양이 돼요.
- 자를 대고 연필로 긋는 것처럼 돼요.
펼치기
1. 제목 살피기
·를리외르, 를리외르, 를리외르……. 세상에는 우리가 모르는 말이 참 많아요. '를리외르'도 그 중에 하나예요. 이 낯선 말에서 어떤 맛이 느껴지나요?
'사과' 라는 말의 느낌은 어쩐지 둥글고 빨갛고 달콤하다는 생각을 금방 하게 되지요. 왜냐면 사과가 뭔지 우린 이미 알고 있으니까요. 사실 '사과'라는 글자에 그런 느낌이 있을 리가 없는데 말이에요. 그런데 '를리외르'라는 말은 여러분이나 나나 정말 한 번도 들어보지 못한 말이라서 느낌이 퍼뜩 떠오르지 않아요. 왜 그럴까요? 이 낱말에 대해서 아무런 경험과 아는 게 없어서 그런 게 아닐까요? 우리가 아무것도 모르는 이 낯선 말 '를르외르'에는 어떤 느낌이 드나요?
- 느끼한 느낌이 나요.
- 조용하고 장난기가 많은 말 같아요.
- 나른하고 외로운 느낌이 들어요.
- 꼬불꼬불한 길 같아요.
·'를리외르'라는 말에는 참 여러 가지 독특한 느낌이 있어요. 참 신기하지요? 똑 같은 글자에 대해서 느끼는 느낌이 다 다르다는 게. 어떤 말이든 모든 사람이 다 느낌이 다른 게 정상이에요. 왜냐면 사람마다 다 다르게 보고 느끼고 경험하면서 살기 때문이에요. 그렇다면 '를리외르 아저씨'에 대한 느낌은 또 어떻게 다를까요? 도대체 이 아저씨는 어떻게 생겼을 것 같은가요?
- 자상하고 평범한 할아버지
- 휠체어를 타고 다니는 사람
- 밝고 활발한 사람
- 음악을 연주하는 아저씨
- 키가 크고 부드럽고 자상한 아저씨
- 뚱뚱하고 키가 작고 앞치마를 두른 할아버지
·사실, '를리외르'는 직업 이름이에요. 빵집 아저씨, 군인 아저씨, 경찰 아저씨처럼 직업을 가리키는 이름이에요. 뜻밖이죠? 를리외르 아저씨는 도대체 어떤 일을 하는 사람일까요?
- 칼로 자세하게 나무를 파거나 자르는 사람
- 목공소 아저씨
- 책을 만드는 사람
- 농부아저씨, 장애인, 화가…….
·책 뒤편에 쓰여 있는 글을 읽어 볼게요. 이 안에 힌트가 숨어 있어요.
프랑스 파리의 뒷골목 한 모퉁이, 작은 창이 있는 작업실.
그 창문 안에서 손을 쉬지 않고 일하는 노인.
작은 등불 아래서 규칙적으로 흔들리는 흰 머리칼.
손에는 실과 바늘.
꿰매고 있는 누렇게 바랜 이것.
창가로 등을 보인 채 나란히 꽂혀 있는 크고 작은 갖가지 색깔 이것.
진한 주홍, 초록, 짙푸른 감색, 검정, 갈색 가죽 표지에는
금박으로 새겨진 글자와 아라베스크 장식.
색채와 빛으로 응축된 시간의 흐름.
거기에서 침묵과 기억이라는 음악이 연주되고 있었다.
유리창의 작은 종이 조각에
를리외르 - 금박가
그리고
'나는 를리르외르 - 상업적인 이것은 사지도, 팔지도 않는다.'
- 바느질 하는 사람
- 특별한 옷을 만드는 사람
- 책을 만드는 사람
- 뜨개질을 잘 하는 사람
·그림책 속에 그 답이 나와 있어요. 이 책은 여느 책과 느낌이 좀 다를 거예요. 우선 그림이 참 멋있어요. 그리고 한꺼번에 두 가지 이야기가 만들어져 가는 것도 참 색달라요. 그림책만의 묘미를 느낄 수 있는 특별한 기회가 될 거예요.
2. '를리외르'라는 직업과, 이 책의 작가에 대하여
를리외르(Relieur)란 책을 고치는 직업이에요. 필사본, 낱장의 그림, 이미 인쇄된 책 등을 분해하여 보수한 후 다시 꿰매고 책 내용에 걸맞게 표지를 아름답게 꾸미는 직업이지요. 다시 말해, 좋은 책을 아름답게, 오래 보관할 수 있게 하는 일인 거예요. 중세 유럽에서는 수도승들이, 16세기 이후에는 왕립도서관 소속인 '를리외르'들이 제본을 담당했는데, 예술제본이 발달했던 프랑스에서는 지금도 예술의 한 분야로 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 책은 우선 지은이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넘어가지 않을 수가 없어요. 작가 이야기를 들어보면 이 책이 세상에 나오게 된 사연을 알 수 있어요. 그리고 작가 자신이 '를리외르'라는 직업에 얼마나 감동을 받았는지도 알 수 있어요. 또 이 한 권의 그림책을 만들기 위해 얼마나 몰입했었는지도 짐작할 수 있어요.
를리외르는 유럽에서 인쇄 기술이 발명되어 책의 출판이 쉬워지자 발전한 실용적인 직업인데, 일본에서는 이런 문화가 없다. 요즘에는 '특별한 한 권을 위해 제본하는 수공예적 예술'이라는 아트 장르로 보고 있다.
프랑스에서는 오랫동안 출판업과 제본업을 겸하는 것이 법적으로 금지되었다. 그렇기 때문에 제본을 담당하는 이 직업이 성장할 수 있었다. IT화, 기계화 시대에 접어들자 파리에서도 제본의 60공정을 모두 수작업으로 할 수 있는 제본 직인은 손에 꼽을 정도다.
여행 도중에 그림을 그리도록 날 강하게 끌어당긴 것은 '읽을거리'라는 문화를 미래로 이어 주려는 마지막 아르티장(직인)의 강렬한 긍지와 정열이었다.
수작업 과정 하나하나를 스케치하고 싶어서 파리에 아파트를 빌려 몇 번이나 뒷골목 공방을 찾았다. 그리고 깨달았다. 책은 시대를 넘어 몇 번이라도 생명을 얻어 다시 태어난다는 것을…….
여행이 어떤 만남으로 인해 달라져 버렸다.
이세 히데코
- 그럼 우리 나라에도 를리외르라는 직업이 없어요?
·우리 나라에는 를리외르라는 직업을 가진 사람이 있어요. '예술제본가'라고 부르는데 대표적인 사람이 이 그림책을 감수하고 추천한 백순덕이라는 사람이에요. 이 분은 책 만드는 법을 배우기 위해 프랑스로 유학을 다녀온 후 우리 나라에 예술제본학교를 열었어요.
3. 본문 들어가기
·그림 속에 나오는 소피라는 아이는 그저 자신이 아끼는 도감을 고치기 위해 거리로 나왔어요. 서점 안에는 더 근사한 도감이 많이 있었지만 아랑곳하지 않고 제 도감을 고쳐야겠다고 마음을 먹죠. 한번도 들어보지 못한 를리외르 아저씨를 찾아서 거리를 헤매다가 결국 자신의 도감을 고쳐 줄 를리외르 아저씨를 무사히 찾아갑니다.
자신의 책이 낱장으로 낱낱이 분해되고, 낡은 표지마저 미련 없이 버려지는 모습을 지켜보며 소피는 얼마나 초조했을까요? 다음날 소피는 아카시아 나무가 표지로 새로 태어난 책을 끌어안고 행복에 겨워 어쩔 줄 몰라 하지요.
- 소피는 책을 참 좋아하는 아이인 것 같아요.
- 호기심이 많고 모르는 일에 관심도 많아요.
- 나무에 대해 아는 것도 많아요.
- 적극적인 아이예요.
- 겁이 없고 용감해요.
·여러분에게도 너덜너덜해질 만큼 보고 또 보고 해서 낡아진 책이 있나요? 많이 낡아지지 않았더라도 무척 아끼는 책은 있을 것 같은데요. 그리고 만일 몹시 망가졌을 때 소피처럼 를리외르 아저씨를 찾아 나서고 싶을 만치 소중한 책이 있나요?
- 저는 『키다리 아저씨』라는 책이 있어요. 어릴 적에 언니 오빠가 읽던 책을 우연히 읽게 되었는데 편지 형식으로 씌어진 그 책이 너무 감동이었어요. 그래서 좀 더 커서 다시 읽고, 그 후에 또 읽고, 아마 앞으로도 또 읽게 될 것 같아요. 지금도 그 책 생각만 해면 가슴이 뛰어요, 감동이 밀려와서.
- 만화책이요. 우리 집에 있는 만화책은 거의 다 너덜너덜해졌어요. 엄마는 다른 책을 더 많이 읽으라고 하시는데 저는 만화책이 제일 좋아요. 그렇지만 만화책은 를리외르 아저씨한테 가져갈 만큼 좋은 책은 아닐 것 같아요.
- 『샬롯의 거미줄』이라는 책 알죠? 진짜 재밌는 책이에요. 근데 저는 책을 깨끗하게 보기 때문에 두세 번 읽어도 말짱해요. 하지만 망가지면 소피처럼 고치고 싶어요.
- 엄마가 얼마 전에 사 주신 와이 책이요. 아직 조금 밖에 안 읽어 봤어요. 그래도 지금은 제가 가장 아끼는 책이에요.
- 저는 어릴 때 엄마가 많이 읽어준 책들이 있는데 저희 집에 그 책이 지금도 다 있어요. 『우리 할아버지』, 『팥죽 할머니와 호랑이』, 『검피 아저씨의 뱃놀이』, 『잘 자요 달님』……. 그러고도 많아요. 어른이 되어도 갖고 있게 해준대요.
- 소피가 책을 너무 험하게 보는 거 아니에요? 그래도 그렇지 어떻게 그렇게 책이 너덜너덜해 져요. 아끼는 책일수록 깨끗하게 봐야지. 그래도 소피는 대단해요. 커서 식물학자가 되었다고 했잖아요.
·소피가 를리외르 아저씨를 만날 수 있었던 건 참 운이 좋았던 것 같아요. 덕분에 자기가 좋아하는 책을 두 번 다시 뜯어지지 않게 잘 볼 수 있었잖아요. 소피도 대단하지만 를리외르 아저씨도 참 흔하지 않은 사람 같아요. 희끗희끗한 머리에 모자를 눌러쓰고 아침마다 공방을 향하는 모습, 늘 만나는 이웃사람들과 인사를 나누는 모습, 다 떨어진 책을 안고 들어오는 어린 손님에게 최선을 다하는 모습, 그리고 자신의 아버지를 생각하는 모습, 그런 모습들이 참 인상적이지요.
- 를리외르 아저씨는 조용하고 친절한 분이에요.
- 할아버지라서 이제는 일하기가 힘들어 보이는데도 열심히 사는 것 같아요.
- 어린 아이에게도 참 친절해요.
- 아버지를 존경하는 마음이 커요.
- 아주 어릴 적부터 를리외르 일을 했어요.
·소피가 돌아간 후, 를리외르 아저씨는 아버지를 생각하지요. 똑같이 를리외르였던 아버지, 최고의 를리외르였던 아버지, 그런 아버지가 늘 어린 를리외르 아저씨에게 해 주었던 말들이 있어요.
아들아, 저 나무처럼 크게 되어라.
를리외르의 일은 모조리 손으로 하는 거란다.
실의 당김도, 가죽의 부드러움도, 종이 습도도, 재료 선택도 모두 손으로 기억하거라.
책에는 귀중한 지식과 이야기와 인생과 역사가 빼곡이 들어 있단다.
이것들을 잊지 않도록 미래로 전해 주는 것이 바로 를리외르의 일이란다.
60가지도 넘는 공정을 하나하나 몸으로 익히고,
마지막에는 책등 가죽에 금박으로 제목을 넣지.
여기까지 할 수 있다면 어엿한 를리외르가 된 거야.
이름을 남기지 않아도 좋아.
얘야, 좋은 손을 갖도록 해라.
고치고 다시 튼튼하게 제본할 때마다 책은 새 생명을 얻는 거란다.
·아버지의 말 속에는 많은 뜻이 포함되어 있어요. 한 마디 한 마디가 를리외르에겐 소중한 가치가 있는 말이에요. 할아버지가 되도록 또렷하게 기억하고 있는 아버지의 말 속에는 어떤 의미가 들어 있을까요?
* 저 나무처럼 크게 되어라.
- 훌륭한 를리외르가 되어라. / 아버지 보다 더 멋진 사람이 되어라.
* 모두 손으로 기억하거라.
- 모든 과정을 손으로 익혀라. / 많이 연습해서 손으로 척척 만들어 내어라. / 완벽하게 손으로 만들 수 있어야 한다.
* 이름을 남기지 않아도 좋아.
- 유명해지지 않아도 좋아. / 남이 알아주기를 바라지 마라.
* 얘야, 좋은 손을 갖도록 해라.
- 책을 잘 고치는 진정한 전문가가 되어라. / 60가지 공정을 다 익힌 실력을 가진 손으로 만들어라.
아버지 손도 나무옹이 같았어.
하지만 얼마나 섬세했는지…….
아버지가 얇게 갈아 낸 가죽은 벨벳 같았지.
아버지의 손은 마법의 손이었어.
나도 마법의 손을 가질 수 있을까.
- 를리외르 아저씨는 아버지를 무척 존경했어요.
- 아버지는 세상에서 최고의 를리외르였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 훌륭한 아버지를 본받고 싶어 해요.
·결국, 아버지의 뒤를 이은 를리외르 아저씨는 아버지의 바람대로 훌륭한 를리외르가 되었어요. 그리고 그 를리외르 아저씨에게서 소중한 책을 다시 얻은 소피는 커서 식물학 연구자가 되었어요. 짧은 하루하고도 반나절 되는 시간 동안 있었던 이야기인데 참 긴 이야기를 읽은 느낌이에요. 를리외르 아저씨의 어릴 적 이야기도 나왔고, 어른이 된 소피의 모습도 보았기 때문일 거예요. 영화 한 편을 본 듯하지 않나요? 만일 이 이야기가 영화였다면 여러분은 어떤 장면이 가장 감동적이었을 것 같은가요?
- 소피가 진열장에서 자기 책을 발견하는 모습과 그 책을 안고 좋아하는 장면.
- 를리외르 아저씨와 소피가 공원에서 빵을 먹으며 이야기를 하는 장면.
- 책을 고치는 를리외르 아저씨 모습.
- 어린 를리외르 아저씨가 아버지 일하는 모습을 보고 있는 장면.
- 소피가 아카시아 싹 화분을 들고 뛰어가는 장면.
- 식물학 연구자가 된 소피의 모습.
독후 활동
·사실 이 그림책은 그림에 더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어요. 글은 거의 대부분 대화체로 되어 있어서 각자 자기 말만 하는 것 같지요. 그렇지만 그림에 이미 많은 이야기가 녹아 있기 때문에 전혀 문제되지 않아요. 『나의 를리외르 아저씨』에는 어떤 이야기가 녹아있을까요?
아이글
소피 이야기
_ 강태운(은로초 4학년)
파리의 거리에 아침이 시작되었다. 특별한 하루가 시작되는 아침이었다. 소피는 도감이 찢어져 몹시 속상했다. 소피는 망가진 책을 어디로 가져가야 하는지 몰랐다. 소피는 서점에 갔지만 자신의 식물도감을 고치고 싶어했다. 공원에서 장사하는 어떤 아주머니가 를리외르를 찾아가라고 하였다. 그러나 를리외르가 무엇인지 몰랐다. 소피는 를리외르를 찾아 나섰다.
그때 를리외르 아저씨가 가게문을 여는 것을 보았다. 를르외르 아저씨는 할아버지였다. 소피는 를리외르 아저씨께 들어가도 되냐고 물어보자 친절하게 된다고 하셨다. 소피는 기분이 좋아졌다. 안으로 들어서자 가게는 아주 지저분했다. 아저씨는 소피의 도감을 보고 일을 시작하였다. 아저씨는 일을 아주 능숙하게 하셔서 소피는 좋았다. 작업을 마친 책은 하루를 기다려야 했다. 소피는 초록색 겉 표지를 골라놓았다. 소피는 아저씨와 공원에서 빵을 먹으며 아저씨의 아버지 이야기를 하였다. 얼마 후 아저씨는 일하러 가고 소피는 집으로 돌아왔다. 다음 날 아침 일찍 소피는 새싹이 난 화분을 들고 작업실로 갔다. 진열장 창문에 '소피의 나무들'이란 제목이 붙은 책을 보았다. 소피는 기분이 아주 좋았다. 소피는 아저씨께 싹이 난 화분을 드렸다.
20년 뒤, 그 소피는 식물학 학자가 되었다.
를리외르 아저씨의 삶 이야기
이채원(은로초 5학년)
파리의 거리에 아침이 찾아왔다. 또 다시 하루가 시작되었다. 를리외르 아저씨는 발코니에 나와 꽃들에게 물을 주며 아침을 시작하였다. 아저씨는 날마다 집에서 나와 작업실로 향했다. 오늘은 목재를 사 가는 친구와 인사를 나누었다. 그리고 아저씨는 어느 한 가게에 들어갔다. 카페 주인과 또 한번의 인사를 나누었다. 그리고 다시 작업실로 향하였다. 카페를 지나 골목을 쭉 걸어갔다. 드디어 작업실에 도착했다.
아저씨는 창문에 매달려 있는 한 아이를 보았다. 아저씨는 별 생각 없이 남은 일을 시작했다. 어제 르베르 부인이 맡긴 고고학 책을 마저 고쳐야 했다. 1시간쯤 흘렀을까. 아까 본 그 파란 원피스를 입은 아이가 아직도 창문에 매달려 있었다. 아저씨는 그 아이가 무슨 볼일이 있기에 저렇게 서 있을까 궁금해졌다. 아저씨는 아이에게 , "무슨 볼일이라도 있니?"라고 물어 보았다. 그 아이는 들어가도 되냐고 물었다. 그 아이는 들어왔다. 아저씨는 그 아이가 나무도감이 망가졌다는 것을 알았다. 그 아이는 그 나무도감을 얼마나 많이 봤는지 다 닳아 있었다. 아저씨는 그것을 고쳐주기로 했다. 아이는 호기심이 정말 많았다. 아저씨는 그 아이에게 이 책이 어떤 존재인지 알기 때문에 더 정성스레 일을 했다. 풀칠이 마르기까지 기다려야 하기 때문에 겉표지를 골랐다. 그 아이는 숲 색깔인 초록색 표지를 골랐다.
아저씨는 좀 쉬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들은 공원으로 가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아버지 이야기와 아카시아 나무 이야기를 많이 했다. 그 아이의 이름은 소피였다. 소피는 집으로 돌아가고 아저씨는 작업실에 남았다. 아저씨는 아버지 생각이 났다. 그의 아버지는 늘 '아들아, 저 나무처럼 크게 되어라.' 라고 말씀하셨다. 그리고 좋은 손을 가지라고 하셨다. 그의 아버지는 훌륭한 를리외르였다.
밤이 지나고 다시 아침이 되었다. 소피는 책을 가지러 아저씨의 작업실로 달려왔다. 가게 진열장에는 '소피의 나무들'이라는 책이 꽂혀 있었다. 소피는 그 책을 정말 좋아했다. 아저씨는 흐뭇했다. 아저씨는 소피에게서 싹이 난 화분을 받았다. 아저씨는 어젯밤 소피의 책을 완성하기 위해서 밤을 새웠기 때문에 몹시 피곤했다.
아저씨는 화분을 안고 스르르 잠이 들었다.
를리외르 아저씨의 일기
엄도훈(은로초 5학년)
오늘 한 꼬마 손님을 맞이했다. 그 꼬마는 참 예뻤다. 오늘 난 똑같은 하루가 찾아올 줄 알았다. 하지만 재밌는 일이 찾아올 줄은 꿈에도 몰랐다. 오늘 아침 하늘은 맑고 경쾌했다. 내 작업실로 가고 있는데 나의 친구를 만났다. 그 친구는 나를 보자 "즐거운 하루 되세요."라고 인사했다. 커피 집 내 친구도, 화초 아줌마도 모두 다 행복해 보였다.
나는 내 작업실로 들어갔다. 그런데 한 여자 아이가 나를 보고 있었다. 나는, "왜 그렇게 보고 있니?"라고 묻자 그 아이는 들어가도 되냐고 물었다. 나는 기꺼이 승낙했다. 여자 아이는 책을 들고 있었다. 그 책은 많이 망가져 있었다.
"제 책 좀 고쳐 주세요."라고 여자 아이가 말했다. 그래서 나는 그 아이의 책을 고쳐 주려고 맘을 먹었다. 그리고 곧 일을 시작했다. 그 꼬마 아이가 물었다. "아저씨, 아카시아 나무 좋아해요?" 사실 나도 아카시아 나무를 좋아한다. 아카시아 나무는 향기가 독특해서 참 좋아한다. 나는 계속 일을 했다. 풀칠을 끝내고 좀 쉬려고 하자 여자 아이는, "아저씨, 우리 공원에 가서 빵을 나누어 먹어요." 그래서 나도 좋다고 했다. 공원의 오후는 참 향기로웠다. 하지만 아버지 생각이 났다.
"꼬마야, 우리 아버지도 나랑 똑 같은 를리외르였단다. 아버지는 늘 나한테 말씀하셨지. '아들아, 좋은 손을 가지려무나.' 그 때 나는 훌륭한 를리외르가 되기로 결심했단다."
공원의 나무들은 바람에 흔들렸다. 소피가 돌아간 후 나는 한참 아버지 생각을 더 했다. 나는 그 책을 마무리하고 방금 잠자리에 들었다. 내일 마무리가 다 된 책을 그 소피라는 여자 아이가 보면 어떤 표정을 지을까? 기대가 된다.
마무리
아이들과 수업을 마치고 습관처럼 또 책을 쓰다듬었다.
를리외르, 를리외르…….
왜 갑자기 프랑스 말과 오래도록 사귄 느낌이 드는 걸까?
그림이 좋아서 그림을 놓칠 수도 없고, 글이 좋아서 글도 놓칠 수 없어서 즐거운 수업이었다. 애초에 계획한 90분 수업이 조금 벅찼다. 그래도 아이들은 끝까지 멋진 글을 써 보려고 끙끙거렸다.
이 그림책은 다른 책보다 특히 그림에 움직임이 많이 느껴진다. 주인공이 걸어가고, 말을 걸고, 인사를 나누는 모습이 마치 영화를 보는 듯 하다. 그래서 이야기를 상상해서 글을 쓰기에 참 좋다. 이번에 아이들이 쓴 글은 그림책을 한 장 한 장 넘겨주면서 쓰게 한 글이다. 부분 부분마다 그림을 그린 작가의 의도를 생각해 보기도 하고, 맘껏 부풀려 상상도 해 보았다. 쓰기 활동은 교사가 친절을 베풀어야 좀 더 나은 글이 나오는 것 같다.
연결 수업으로 직접 책을 고치는 수업도 괜찮을 것이다. 우리 모둠은 이미 여러 번 표지를 만들고 공책을 만드는 수업을 해보았기 때문에 굳이 연결 수업을 하지 않았다. 다만 이 수업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내가 먼저 책 표지를 고쳐 보았다. 물론 아끼는 책 중에서 표지가 망가진 책이었다. 모둠 아이들도 변화된 책을 보더니 탄성을 질렀다. 어설픔에도 불구하고 아이들은 돌아가면서 그 책을 어루만졌다.
아이들은 이 수업을 통해서 를리외르라는 낯선 직업도 알게 되고, 책을 대하는 특별한 모습도 보았을 것이다. 하지만 뭐니뭐니해도 자신이 좋아하는 것에 사랑과 열정을 쏟는 소피와 를리외르 아저씨의 모습에서 말할 수 없는 각별한 감동을 받았을 거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