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초등 글쓰기 강의 나눔터
2008.10.31 11:52:18 (*.136.11.164)
2229
부엌창으로 내다보는 아파트 공터의 은행나무가 며칠 사이에 노랗게 물들었네요.
떠날듯 떠나지 못하고 미련을 떨던 여름이 이제사 떠나는가 했더니
어느새 성큼 깊은 가을 속으로 들어서버리고..
멀다는 핑계로 주저하는 내 모습이 싫어서
일단 저지르고 보자는 맘으로 시작한 글쓰기 수업도 벌써 5강이 끝났습니다.
왕비님의 수업이 탄력을 받아 학생들의 기를 하나로 모아들일쯤
눈치 없이 들어서는 학생이 바로 저랍니다.
그렇게 반 도막만 듣는 수업이라서인지 늘 수업 시간이 짧은 듯 아쉽지요.
그래도 뿌듯합니다.
오늘 들은 수업만큼 깊어진 생각으로 아이들의 글을 읽어볼 수 있기 때문이지요.
그런데 아는 게 병이라더니, 수업을 들을 수록 아이들의 글을 첨삭하기 두려워지네요.
괜한 덧칠로 그림을 망치는 게 아닐까 싶어 말을 아끼게 됩니다.
그래서 이젠 아이들의 숙제를 펴면 고쳐야할 곳을 찾기전에 칭찬해주고 싶은 부분을
먼저 꼭 한 군데씩 찾아야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이젠 내가 쓴 글도 자꾸 뒤돌아보게되네요.
어색하게 멋을 부리지는 않았는지, 습관적으로 쓴 일본식 표현은 없는지,
우리말을 두고 한자말을 쓰지는 않았는지...
글쓰기 수업을 들으면서 아는 게 많아져서 생긴 병이랍니다.
용인에서 당산까지.
가벼운 맘으로 오가기엔 먼 거리지만
꿈을 향해 가는 가장 짧은 길이라 생각합니다.
이 수업을 시작한 이유나 목적은 우리 모두 다르겠지만
자신의 꿈을 향해가는 길 위에 서 있는 것만은 모두 같을 거라 생각합니다.
아직 꿈을 꾸고 또 이루기 위해 노력하는 우리 모두 멋있는 사람들입니다.
다음 수업부터는 절대 늦지 않겠다고 다짐합니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