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 논술 강의 나눔터
1. 나무목걸이 만들기
진행내용
각자 꾸며온 나무 목걸이 팬던트에 대해 꾸민 소감 나누기
나무 팬던트에 초 칠하기
촛불을 켜, 팬던트에 가까이 대고 나무에 촛농이 입혀지는 과정을 관찰하기
촛불을 끌 때에는 한손으로 촛불 바깥쪽을 막고 입으로 불어끄기
매듭을 두 번 지어 끈으로 묶어 완성하기
나무목걸이 만들기의 의미
내가 직접 내 힘으로 만들어 쓰는 것의 중요함과 소비하지 않고 사는 삶에 대해 깨달을 수 있다. 천천히 스케치하고 색칠하는 과정을 통해 예술성을 키울 수 있다. 예술을 따로 교육하는 것이 아니라 교육과 삶이 예술로 융합됨을 알게 된다.
끈을 묶으면서 다양하게 손을 쓰는 법도 배우고 촛불로 코팅하며 다른것과 다른 것이 만나서 변하는 모습을 느낄수 있다. 손을 많이 쓰는 것은 아이들의사고력 발달에도 도움이 많이 된다.
2. 『세계의 교육』 시청 & 시청소감 나누기
3. 다음 주 월요일 숙제
노래하는 나무 다 읽기
『세계의 교육』 영상 끝까지 보기
우리나라 교육과 슈타이너 교육의 차이점 3가지 써우기
나무목걸이 만드는 과정 스토리텔링 만들기
난 단풍나무다.
워낙 단단해서 악기 만드는 곳이나 가구 만드는 곳에 가면 좋은 대접을 받는다. 그런데 이번엔 좀 이상한 곳으로 왔다. 개량 한복을 입고 아침마다 느린 걸음으로 산책을 하는 낯익은 아저씨가 나와 친구들을 한아름 데려가더니 땀을 뻘뻘 흘리며 가래떡 썰듯이 자르는 게 아닌가? 주변을 둘러보니 나와 같은 모양을 하고 있는 소나무들이 인사를 건넨다.
“어이~ 친구! 여기가 좀 낯설지? 우린 나중에 어떤 한 사람의 이름표가 될 거야. 멋진 나무 이름표로 다시 태어나는 거지. 좀 지루하겠지만 어떤 사람이 너를 선택할지 기다려봐~ 그런데 너를 선택하는 사람은 좀 불쌍한걸? 넌 너무 단단해서 모래종이로 갈아도 잘 갈리지도 않고 우리처럼 멋진 나이테를 드러내지도 못하잖아~”
속상하다. 나의 단단함이 악기나 가구 만드는 곳에서는 얼마나 환영을 받는데....
드디어 운명의 날이 왔다. 나의 가치를 아는 사람이 나를 선택해주면 좋겠다.
오! 제법 힘도 세보이고 키도 큰 사람이 나를 데려가네? 나를 유심히 들여다보더니 냄새를 맡는다. 옆에 소나무를 집어든 사람들은 나무 향기가 좋다고 하는데 우리 주인은 별 말이 없네. 그도 그럴것이 난 소나무처럼 좋은 향이 나지는 않으니.... 쩝....괜히 미안해진다. 이번에는 루페라는 것을 들고 나를 유심히 살펴본다.
“우와~ 여기 그랜드캐년이 보여요.”
그랜드캐년이 뭔지는 잘 모르지만 멋있는 것인가 보다. 우리 주인이 나의 가치를 이제 조금씩 알아가는 걸까?
이번에는 종이사포로 내 몸뚱이를 긁는다. 어...시원하다. 몇 년 묵은 때를 벗겨내니 나의 하얀 속살이 드러나네~ 주인이 이제 나를 좀 마음에 들어 할라나? 어! 근데 이상하다. 우리 주인이 자꾸 주변 사람들을 살피면서 고개를 갸우뚱해하네. 아차! 내가 너무 단단해서 사포로 잘 갈리지 않으니 당황했구나. 땀을 뻘뻘 흘리며 더 힘을 주네~ ㅎㅎ 그래도 별 소용 없는데.... 내가 워낙 단단해서 안 갈리는 걸 우리주인이 모르고 있구나. 괜히 또 미안해지네... 말을 할 수도 없고...
다시 루페로 들여다본다.
“아... 그랜드캐년이 사라졌어요. 그런데 왜 저는 아무리 사포로 갈아도 나이테가 잘 나타나지 않죠?”
“아! 선생님 나무는 소나무가 아니라 단풍나무네요~ 단풍나무는 좀 단단해서 잘 갈리지가 않아요.”
그 개량한복 입은 아저씨가 내 대신 시원하게 대답을 해주셨다. 우리 주인도 이제야 모든 의문이 풀렸다는 표정으로 웃는다. 내가 마음에 안들면 어쩌지?
우리 주인이 나를 필통속에 넣더니 자기 집에 데려갔다. 남편에게 180호 모래종이를 사다달라고 하더니 나를 또 하염없이 문지른다.
“나이테는 잘 안 나타나고 여기 잘린 자국은 계속 남아 있어서 속상해요.”라고 남편에게 하소연한다. 나도 속상하다. 타고난 게 이런 걸 어쩌냐.... 그래도 우리 주인은 내가 사랑스러운가보다. 남편이 갈아준다고 해도 끝까지 자기가 간단다. 몸도 아픈 것 같은데.....
몇 번을 반복하더니 나를 쓰다듬고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다. 앞면에 자기 이름을 네임펜으로 쓰더니 왠지 네임펜으로 쓰는게 나에게 미안한 마음이 든다며 다시 색연필로 칠한다. 뒷면에는 나무한그루라는 자신의 닉네임을 쓰더니 색연필로 멋진 나무 한 그루를 그린다. 나를 예쁘게 꾸미더니 이제야 마음에 드나부다.
며칠 후 다시 낯익은 장소로 나를 데려갔다. 이번에는 초로 투박한 옷을 입혀주었다. 혹시 초로 밀봉이라도 하려고 마음먹은 걸까? 아주 두껍게 반복해서 내 몸을 칠한다. 앗! 이제는 나를 촛불 곁으로 데려가네? 그래도 아주 가까이에 데려가지는 않고 1센티미터의 거리를 두고 있어서 내 몸의 촛농이 따뜻하게 스며들기 시작한다. 그을음 묻지 않도록 정성을 들이는 주인의 마음이 느껴진다.
‘우와~ 고급 옷을 입힌 느낌이다.’
이제는 주인의 마음속 외침도 들릴 정도로 우리 마음이 통한다. 갈색 끈을 묶더니 나를 계속 만진다. 자기가 근무하는 학교에 데려가서 만나는 사람들에게 자랑까지~
힘들었던 만큼 나에게 애정이 생겼다보다. 나도 우리 주인이 좋다.
<이해리>
여러개의 나무 조각 중 양보하고 남은 조각으로 내게 왔지만 그것 또한 인연이라 생각한다. 작고 거친 느낌으로 첫 대면을 했었지. 루페로 자세히 들여다보니 여기저기 뜯겨져 있는 모양이 마치 원형 경기장에 수많은 군중들이 제각각의 모습으로 고함치며 응원하는 느낌이 들었지. 그 소란스러운 소리가 귓가에 메아리치듯 했어.
오래 함께하기 위해선 갈고 닦는 수고로움이 있어야해. 사포로 열심히 또 다른 모습을 기대하며 노력했더니 살아온 환경과 나이 등이 들어나기 시작했지.
루페로 들여다보니 그 많던 군중은 어디로 가고 조용한 경기장에 공허만이 남아있는 듯 했어. 수줍은 듯 조용히 얼굴을 들어냈지. 좀 더 의미를 부여하기 위해 그림을 그렸어. 마음속에 아직도 선명히 남아 있어 상처가 되었던 세월호의 아픔을 새겨 넣었더니 더 의미가 있고 소중해지는것 같다. 이제 더 단단히 촛불 의식을 치르니 충분히 의미 있는 목걸이가 되었다.
-- 오효진
내 나무 이름표,
샘들이 작성하신 스토리텔링을 보면서
새삼 서사의 힘이 무엇인지 생각합니다.
재미나기도 하고 신선하기도 합니다!!
나는 소나무다.
내 꿈은 멋들어진 산수화처럼 자라는 것이다. 정겹게, 혹은 고고하게 내가 서있는 자리를 빛내고 싶다.
하지만 어느 날 가을 맞이 가지치기에 기둥에서 잘려나가고 말았다. 내 로망은 이대로 끝나는 것일까? 나는 어떻게 될까?
걱정으로 떨리던 그때 여러 조각으로 잘려 상자에 담겼다. 내 몸은 둥글 납작하게 잘렸고, 거칠어진 면을 통해 가지를 타고 흐르던 물도, 향기도 말라갔다.
한참을 상자에 담겨 긴 잠을 잤다. 자는 동안 어느 아궁이의 불쏘시개가 되는 꿈도 꾸었다.
그러던 어느 날 누군가 날 깨웠다. 갑자기 여러 사람의 손길이 느껴지며 정신이 조금씩 돌아온다. 기대감에 몸이 떨렸다.
나를 손에 쥐고 돋보기로 나를 들여다본다. 왜 나를 이렇게 꼼꼼하게 들여다볼까?
파헤쳐진 속살, 포근하게 감싸주던 껍질, 한 살한살 나이듦에 따라 아름답게 새겨지던 나이테...
문든 나이테를 세는 눈이 가늘어지며, 오랫동안 들여다보는 눈길이 느껴진다.
내 삶의 흔적을 이 사람은 알아봐주는 걸까?
내가 자란 곳은 그늘이 지는 곳이었다. 살기 힘든 곳은 아니었지만, 따사로운 햇님의 미소는 늘 아쉽게 나를 빨리 지나쳐갔다.
내 나이테를 들여다보는 낯설지만 다정한 눈길속에 지난 13여년의 추억들이 스쳐지나간다.
친구 나무들과 함께 싹이 터 자라다가 서로 곳곳으로 팔려가 헤어지고, 어느 아파트의 화단에 심겨져 자랐던 지난 날, 나를 신기한 듯 바라보던 아기들...유난히 개구지던 어떤 꼬맹이 생각이 나 잠깐 웃음이 지어졌다.
내가 물방울 모양처럼 생겼다며 좋아하면서 한참 나를 둘러보던 사람이 나를 거칠 거칠한 사포로 문지르기 시작한다.
한참 문질러지니 거칠던 면이 부드럽고 매끈해진다. 이제는 나를 보더니 수석 같단다.
나를 가지고 목걸이를 만들거라고? 이름도 쓰고, 그림도 그린덴다!! 와~ 신난다~
나를 어디론가 가지고 간다. 이 사람 집인가보다. 자기 이름도 써주고, 무지개도 그려주었다.
꽃 그림은 특히 마음에 든다. 사실 이 사람은 좀 실망한 듯 하지만 색색으로 장식해주니 내 마음은 뿌듯함으로 가득 차 오른다.
또 며칠이 지나, 다시 처음있던 곳으로 되돌아 왔다. 이번엔 초를 칠해준다. 어? 이건 무얼위한 걸까? 난 어떻게 또 변신하게 될까?
초가 덕지덕지 칠해지고, 칠해지다못해 가루가 떨어질 즈음, 이번엔 촛불을 켠다.
환한 불빛이 너무 아름다우면서도 어느 아궁이의 불쏘시개가 되려나 했던 꿈이 생각났다.
나를 불에 갖다 댄다. 앗! 하는 순간 내몸에 칠해진 초가 녹으며 내 몸안으로 스며든다.
아! 스며들며 나를 덮어주는 촛농이 이불처럼, 포근한 담요처럼 느껴진다. 나이테를 타고 물처럼 흐르는 촛농이 반가워, 일순 뿌리에서 빨아올려져 내 몸을 흐르던 달디달고 시원한 물이 생각났다.
가만? 목걸이를 만든다고 했으니 이제 줄을 달아줄까? 맞았다!
까만줄을 구멍에 넣어 이렇게 저렇게 매듭을 지으니 내가 진짜 목걸이가 되었다.
내 새로운 변신이 기쁘다. 나를 아껴주었으면 좋겠다. 내가 누군가의 의미있는 물건이 되었으면 좋겠다.
2016년 11월 6일
지은이: 고 경 숙
세상의 많고많은 나무 중 어떤 작고 보잘 것 없는 나무에 불시착한 나.....,
먼 발치에서 볼때는 아무도 손대지 않은 순수 그 자체로 태곳적 신비를 간직한 것처럼 보였다.
막상 내려와 보니 울퉁불퉁 뾰족뾰족 거칠다.
그래도 작고 보잘 것 없는 나는 이 작은 나무에 의탁해서 잠시 휴식을 취한다.
나무 이곳저곳을 탐색해 보고 나를 편안히 쉬게 만들어준 이 나무에 무언가를 보답하고자 울퉁불퉁 뾰족뾰족 거친부분을 다듬는다.
팔도 아프고 손도 아프고 기침도 나지만 이 나무가 어떻게 변할지 기대를 하며 기분좋은 손님을 맞이하는 기분으로 열심히 다듬고 쓸고 닦는다.
주변이 정돈되자 무언가 허전하다.
나무에게 친구를 선물하고 싶어진다.
나무가 쓸쓸하지 않도록.... 먼저 코스모스를 선물한다.
예쁜 꽃을 감상하라고..... 코스모스 주변을 나비가 날아다니고 나비의 친구인 무당벌레가 코스모스 발등을 간지럽힌다.
나무 구멍을 통해 뒤로 넘어가면 노래하는 새가 필릴리 노래를 한다.
새 노래 소리를 들으며 우람한 나무가 잘 자라고 있다.
앞쪽에서는 나비와 무당벌레가 뒷쪽에서는 새가 나무에 있는 통로를 이용해 서로의 소식을 전해준다.
이 아름답고 평화로운 나무세계를 보존하기 위해 나는 간절히 기도를 드린다.
그러자 하늘에서 투명막을 설치해준다.
이 순수한 세계가 안전하게 보호되도록 ......
나는 또다른 순수한 곳을 찾아 떠난다.
아무리 작고 보잘것 없는 곳일지라도... 누군가가 나를 필요로 한다면 ... 그 곳으로 떠난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