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궁  만나고 헤어짐이 늘 있는 인간사지만  우린  또 이렇게 헤어짐의 순간 앞에서 아쉬움을  느끼고야 마네요. 그동안   열심히 하시는  효진샘 모습을 보면서  많은걸 느끼고 배웠어요   오철숙샘 말씀처럼  그  모습으로 기억 될거예요. 만나서 반가웠고 함께 공부할 수 있어서  기뻤어요. 항상 건강하시고 잘 지내세요^^ -김효*

 

세 번의 계절이 변하는 동안 고등논술수업을 들었습니다. 처음에는 너무 어려울 것이라는 막연한 두려움에 신청하기를 망설였습니다. 그러나 그 망설임을 뿌리치고 수강신청을 한 것은 탁월한 선택이었습니다.  고등논술수업은 고등학생을 위한 수업에 대한 커리큘럼을 넘어서 제 인생의 전반적인 생각들을 새롭게 돌아보고 바꿀 수 있었던 인생수업이었습니다. 편협했던 지식의 틀을 확장 시켜준 것은 물론이었고, 인생에서 제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보여주었습니다. [성과사회]를 통해 의미 없이 목표만을 쫒아가는 바쁜 삶을 돌아볼 수 있었고, [소비본능]을 통해 소비가 어떻게 우리에게 본능으로 자리 잡고 있는지에 대해서 새로운 관점을 알 수 있었습니다. [짐멜의 모더니티 읽기]는 두고두고 봐야 할 명저인데, 이 책을 통해 현대사회에 대한 이해의 폭을 조금 더 넓힐 수 있었습니다. [사람,장소,환대]는 저에게 어려운 책 중에 하나였는데 우리가 맺는 관계들에 대한 완전히 새로운 시각을 보여주었기 때문이었습니다. 함석헌 선생의 [뜻으로 본 한국역사]에서 민중은 오직 큰 뜻이 있어야 움직인다고 했습니다. 그 뜻은 [사피엔스]에서 말한 인간이 만들어 낸 상상의 질서 중 하나일수도 있겠지요. 개인적인 삶에서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나만의 올바르고 확고한 뜻이 있다면 인생의 방향이 좀 더 명확해지고 삶이 좀 더 단순해 질수 있습니다. 물론 그것은 자기만의 진리를 발견해 가는 길이기에 쉬운 길은 아니겠지요. 이 수업을 들으면서 그 진리를 발견해 나가는 용기와 방법을 배웠던 것 같습니다. [진리의 발견]에 나오는 초월주의자 모임에서는 현실을 떠나서 소로우처럼 월든이라는 호숫가에 사는 사람도 있지만 마거릿 풀러처럼 현실에서 자신의 이상을 끊임없이 추구하며 부딪쳐 나가는 사람도 있습니다. 저는 현실을 떠나는 것도 용기있는 행동이라고 생각하지만 피하지 않고 현실을 살아나가는 것 역시 용기있는 행동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아직 반백년도 살지 못한 인생의 여정 중에 있습니다. 그 여정 안에서 혹은 앞으로의 여정에서 얻은 수많은 앎들을 삶에서 피하지 않고, 조금씩이라도 실천해내는 삶으로 살아가고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학창시절에도 얻지 못했던 제 인생의 생각의 전환점을 만들어주신 박형만 선생님께 감사드리며, 선생님의 깊이 있고 삶이 살아있는 강의를 오래도록 잊지 못할 것 같습니다. -이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