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수업 잘 들었습니다. 

아까 제가 말씀드리고 싶었던 것은요. 조금 두서없이 말씀드린 것 같아 다시 카톡에 남깁니다. 어거스틴의 철학을, 플라톤 철학의 영향을 받고 영원한 행복을 추구하기 위해 영생을 믿고 따라서 현실의 삶을 가치 절하하거나 무의미한 것으로 본다면, 그가 인생의 후반부를 굳이 이웃에 봉사하는 것(전쟁 난민들을 돕다가 열병에 걸려 죽었다고 하더라고요)에 헌신하면서 살아갈 필요가 있었을까라는 질문이 들었고, 그렇다면 그의 철학이나 사상에 대해서 조금 더 꼼꼼히 살펴봐야 하지 않을까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것은.. 선생님께서 시간이 없어서 더 자세한 설명은 생략하셨을 가능성도 있는 부분이겠지요. 

 

'본질'은 알 수 없다는 선생님 말씀에 동의합니다. 저 역시 본질을 알 수 없겠으나.. 성경에서 나타나는 예수의 삶과 가르침을 토대로 세워진 교회나 기독교는 무엇보다도 사회적 약자들을 보살피고 연대하며, 힘과 부를 가지고 약자들을 수탈하며 권력을 공고히 하려는 체제에 저항하고, 사랑, 진실, 평화를 중요한 가치로 삼고 살아가는 것을 지향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예수가 인류 역사의 한 복판, 그것도 로마제국의 식민지였던 망해가는 이스라엘에서 그렇게 살았으니깐요. 그러므로 저는 교회나 기독교가 인간의 분투가 가득한 삶의 현장을 무의미한 것으로 보고 "하나님 믿고 천국이나 가자, 천국 가면 장땡이지 이 삶이 무슨 의미가 있냐?"라고 보면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굳이 자신을 신의 아들이라고 말한 예수가 이 세상에 올 필요도 없었을테니깐요. 왔더라도 "이 세상의 삶은, 특히 노예나 여자, 장애인들, 소외당하고 박해받는 사람들에게는 고통일뿐, 살 가치도 없으니 그저 죽길 바라고 천국이나 소망해라"라고 주장했어야 하지 않을까요. 그리고 그렇다면 예수의 아버지이자 예수의 추종자들이 믿는 신 '야웨'는 구약에서 세상을 창조한 신인데, 그 신이 창조한 세상과 인간의 삶은 허무하고 무가치하고 무의미한 일이 되어버리지요. 그렇다면 예언자들이 자기 목숨을 내걸고 사회 약자들의 권리와 이익을 옹호하고 대변하며 왕과 제사장들과 당대 권력자들을 그렇게 비난하고 규탄할 필요도 없고, 그저 죽어서 천국 가기를 기다리며 조용히 살면 그만이었겠지요.       

 

어쨌든 저의 입장은 이러한데, 어거스틴의 철학과 사상이 그랬다면 심히 유감입니다. 그리고 그러한 사상이 고대를 이어 중세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면 더욱 유감이고요. 더불어 어거스틴의 철학과 사상이 실제로 의도했던 바와, 이후의 시대가 그것을 어떻게 받아들였냐(어떤 영향을 끼치도록 이용했느냐)도 분리해서 생각할 필요도 있지 않을까란 생각도 듭니다. 좀 더 자세히 (특히 기독교인인 저로서는 ;;;)더 자세히 공부해야 할 부분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 김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