갯벌에 뭐가 사나 볼래?
- 해오름 어린이 살림학교 들공부

이연희 해오름 어린이 살림학교 교사


지난 6월 29일, 강화도 장화리 갯벌에 다녀왔습니다. 장마가 시작되어 가는 길에 부슬부슬 비가 내리다가 마침 갯벌에 도착하니 비가 그칩니다. 아이들의 하루를 책임지겠다는 듯이 덥지도 춥지도 않은 날, 바다는 그렇게 우리를 맞아주었습니다.
갯벌은 바다에서 살아가는 생물의 산란장소이며 보육장소입니다. 바다의 연장선상에서 우리에게 수없이 많은 자원과 식량을 제공하며 도움을 주는 말없는 공간인 갯벌이 점점 사람들로부터 계속 위협을 받고 있습니다. 관광유치경쟁의 한 방안인 급속한 해안도로 개설과 공업단지 조성, 택지개발 등 매립을 통한 갯벌의 잠식, 그리고 각종 오염물질의 무분별한 방류로 인해 방어능력이 없는 생물들이 죽음을 당하는 모습을 우리는 종종 봅니다. 갯벌의 생물이 살아가는데 꼭 필요한 공간을 인간의 근시안적인 경제논리에 의해서 없애버리고 마는 것입니다.
갯벌은 육지에서 흘러 들어온 오염물질을 정화시키고 왕성한 생물활동으로 많은 것을 생산해내며, 태풍이나 해일의 피해를 줄여줍니다. 이런 갯벌의 중요성을 아는지 모르는지 매립은 늘어만 가고 있습니다. 인천국제공항 근처에 길을 만들고 다리를 만들기 위해 무분별한 매립을 단행하면서 해안선이 바뀌고 살길이 없어진 생물들은 그 자리에서 죽음을 당하고 많은 생명이 사라지고 있다는 뉴스를 봅니다. 새만금을 살리기 위해 삼보일배를 하며 기원을 하는 사람들의 몸부림을 뒤로 하고 매립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한 쪽에선 개발 반대 시위를 하고 한 쪽에선 개발 촉구 시위를 하고… 아이들의 눈에 새만금은 어떻게 보일까? 갯벌이 어떤 존재로 느껴질까? 답답한 심정을 안고 들공부를 다녀오게 되었습니다.

백 가지 무늬의 조개를 가진 백합 조개로 유명한 새만금은 이제 얼마 후면 우리의 기억에서 사라져 갈 지도 모릅입니다. 버스 안에서 아이들과 『갯벌은 살아있다』라는 불과 몇 년 전에 나온 비디오를 보면서, 이제 현실로 다가온 갯벌의 위기 앞에 무슨 얘기를 할지 고민이 되었습니다. 아이들에게 갯벌에 왜 가냐고 물어보았더니 신이 나서 게 잡으러 간다고 합니다. 과연 한 바구니씩 담아갈 게가 있을까? 그렇다면 얼마나 좋을까? 이미 답사 왔을 때 이전의 모습과 사뭇 다른 갯벌을 보며 많은 갯벌 생물이 줄어들고 있는지 실감했던 터라 아이들에게 꼭 죄를 짓는 것만 같아 마음이 무거웠습니다.
몇 년 전만 해도 칠게들을 흔히 볼 수 있었는데 이번에는 밤게만 눈에 띄일 뿐 다른 게들은 잘 보이지 않았습니다. 비가 온 뒤라 잘 보지 못한 탓도 있지만 현지 어민의 말에 의하면 계속되는 개발 공사로 게들이 점점 더 없어져 더 멀리 들어가야 볼 수 있다고 합니다. 갯벌에 머리를 대고 멀리 보면 게들의 빠른 걸음걸이에 푹 빠져 바삐 움직이는 게들에게서 눈을 못 떼었던 일이 이젠 옛날 얘기가 되어 버린 것 같습니다.

아이들에게 조심조심 걸어가라고 주의를 주고 신발을 벗어 가지런히 놓고 갯벌에 발을 댔습니다. 처음에는 돌이 많고 펄이 팍팍한 느낌이었는데 조금씩 들어가니 질척이면서도 부드러운 펄갯벌이 나오고 작은 게 구멍도 많이 볼 수 있었습니다. 또 게들이 먹고 토해낸 동글동글한 흙덩어리, 펄털콩게가 집을 지은 것처럼 작은 탑 같은 집도 보았습니다. 좀체 게들이 눈에 뜨지 않아 안타까운 마음으로 한참을 들어가다 보니 칠게도 나오고 민챙이도 보이고 망둥어도 보입니다. 밤게의 산란철인지 여기저기 짝짓기하는 밤게를 쉽게 불수 있었습니다.
순간 재미있는 생각이 들더군요.
"개는 갠데 옆으로 가는 것은?"
"바다에 사는 게."
맞춤법 불문하고 역사가 깊은 이 넌센스는 맞춤법만 틀린 게 아니고 사실적으로도 맞지 않는 것으로 증명되었습니다. 바로 밤게 때문이지요. 모양도 밤 같이 생겨서 전혀 게 같지 않은데 걷는 것도 집게발을 쳐들고 앞으로 똑바로 걷다니!
게는 모두 꽃게처럼 생겨야 하고 옆으로 걸어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왕창 깨주는 밤게는 아이들에게 최고 인기였습니다. 다른 게들이 많이 모습을 드러내 주면 좋으련만 한발을 옮길 적마다 밤게만 발에 걸릴 정도로 많았습니다. 천천히 자세히 관찰하면서 가라고 그래도 '바다가 부른다'며 성큼성큼 앞으로만  는 아이들이 밤게를 발견하고서는 걸음을 멈춥니다. 밤게는 다른 게들처럼 집을 짓지 않고 온 갯벌을 누비고 다니는 방랑자 같습니다. 암컷과 수컷의 모양도 자세히 보았습니다. 잡으려고 건드리니 꼼짝 않고 죽은 척 합니다. 살아가는 자기만의 방법인 것 같습니다.  
좀 더 가다보니 이제야 우리가 아는 칠게가 나옵니다. 앞은 조금 넓은 사다리꼴이고 몸은 짙은 녹색이고 눈자루가 길어 안테나처럼 보입니다. 많지는 않지만 길게도 보고 농게도 볼 수 있었습니다.

아이들은 갯벌을 걸으며 갯벌엔 게만 있는 줄 알았는데 다른 생물들도 많이 산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고 합니다. 갯우렁이와 고둥이나 지렁이, 민챙이, 망둥어 등이 그렇지요.
민챙이와 비슷하게 생겨서 손으로 잡으려고 하니 스폰지처럼 물을 뱉어내며 껍질 속으로 쏙 들어가 버리는 갯우렁을 만납니다. 갯우렁이는 물이 빠지면 기어다니며 조개나 굴을 잡아 먹습니다. 연한 고동색을 띄며 원뿔이 높지 않고 베이지색의 속살이 매우 넓게 퍼져 나옵니다.

또 원래는 고둥의 한 종이었으나 껍질이 퇴화되어 퇴화된 껍질이 뒤쪽 살 속에 조금 남아 있는 민챙이도 보았습니다. 아주 천천히 기어다니다가 햇빛이 강하면 펄 속으로 파고 들어갑니다. 6월초 답사를 갔을 때 민챙이 알집을 많이 봤는데 아이들과 들공부를 갔을 때는 알에서 나왔는지 알집 대신 작은 민챙이들을 많이 볼 수 있었습니다.

갯벌의 청소원이라 부르는 왕좁쌀무늬 고둥은 처음엔 눈에 들어오지 않더니 그 모습을 확인하자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습니다. 왕좁쌀무늬 고둥은 1cm 작은 고둥으로 검은색에 좁쌀 모양의 돌기가 많아 붙여진 이름입니다. 갯벌에 살면서 죽은 생물에 집단으로 먹으며 생물을 분해하는 역할을 합니다.  

갯벌을 살아있는 땅으로 만드는데 가장 큰 역할을 하는 갯지렁이는 대부분 동작이 빨라 거의 볼 수가 없었는데 실갯지렁이와 미갑갯지렁이류를 볼 수 있었습니다. 갯지렁이는 종류에 따라 길이가 30cm에서 2cm나 됩니다. 이런 긴 지렁이들이 펄 속을 해 집고 다니니 펄 속에 공기가 순환되고 퇴적물도 분해될 수 있는 거겠죠. 조개껍질과 마른 잎들이 뭉쳐있는 것을 보았는데 처음엔 그저 '쓰레기가 뭉쳐 있나보다' 하다가 자세히 보니 그런 모양이 자꾸 나타나 이상했습니다. 잘 파서 들고 와 도감을 찾아보니 집갯지렁이의 집이었습니다. 갯지렁이 중 집을 짓고 산다는 놈이 있었는데 바로 그 집이었습니다.

◆ 갯벌이란?
말 그대로 바닷가에 펼쳐진 벌판이다. 하루에 두 번 나타났다가 사라지는 현상이 있는 곳, 육지와 바다라는 환경이 전혀 다른 두 세계의 중간에 위치에 있으면서 완충작용을 하는 곳을 말한다. 그러나 갯벌은 어느 바닷가에나 있는 벌판은 아니다. 외국의 경우 해변가로 이름난 해안은 많이 있으나 우리처럼 생산력이 뛰어나고 바다생물의 산란장소이면서 휴식장소가 되는 갯벌은 별로 없다. 그래서 우리의 갯벌을 세계 5대 갯벌이라고 하는 것이다.

◆ 갯벌이 만들어지는 조건
① 강이나 하천이 바다로 흐르면서 육지로부터 끊임없이 퇴적물을 날라다 주어야 한다.
② 경사가 완만하여 퇴적물이 가라앉아 뻘이 형성될 수 있는 시간적 여유가 있어야 한다.
③ 조석간만의 차이가 커서 퇴적층 형성에 도움이 되어야 한다.

◆ 여러 가지 갯벌
갯벌은 퇴적물의 성분에 따라 세 가지로 구분한다.
① 펄갯벌: 개흙질 성분이 많이 있는 찐득찐득한 갯벌. 흐름이 완만한 내만이나 강 하구의 후미진 곳에 많다. 갯지렁이류와 게 종류가 많다.
② 모래갯벌: 모래 성분이 많은 갯벌. 물의 흐름이 빠른 수로 주변이나 해변에 많다. 바지락, 동죽, 서해비단고둥, 갯고둥이 많다.
③ 혼합갯벌: 펄이나 모래, 잔돌 등이 섞여 있는 곳. 해안의 특성에 따라 환경이나 지형 변화가 많은 곳에 잘 나타난다. 상부에는 칠게, 중부에는 동죽이나 맛조개, 하부에는 가시닻해삼이 많다.

◆ 갯벌에서 지켜야 할 일
① 갯벌은 새나 저서생물들의 먹이 활동장소이며 휴식장소이므로 생물들의 활동에 해가 되지 않도록 조용히 한다.
② 갯벌들의 생물들은 그 자리에서 관찰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잡아가지 않는다.
③ 펄 갯벌의 경우 골이 많이 있고 깊이 빠지므로 멀리 나가면 체력이 달려 위험하다. 돌아오는 것을 생각하고 들어가야 한다.

◆ 갯벌에 사는 생물

1. 식물

갯벌에서 태양에너지를 이용하여 유기물을 만드는 일차생산자, 즉 식물로는 크게 미세조류와 염생식물을 꼽을 수 있다. 대형 해조류의 경우 뿌리를 부착할 수 있는 단단한 기질이 없는 갯벌에서는 살 수 없다.
·미세조류(microalgae)의 대부분은 돌말류(규조류)이며, 남조류나 편모조류가 일부 포함되는데 이들에 의해 생성되는 유기물은 게나 갯지렁이, 민챙이 등 퇴적물을 먹고 사는 생물들의 주요한 먹이로 이용된다.
·염생식물(halophyte)은 갯벌에서 육지 가까운 쪽, 즉 소금기가 있는 땅에서 사는 갈대, 칠면초, 나문재, 천일사초, 갯잔디, 퉁퉁마디 등을 말한다. 우리나라에서 염생식물을 관찰할 수 있는 곳은 많지 않다. 일제시대에 이미 논으로 대부분 간척해 버렸기 때문이다. 인천 영종도의 대규모 염생식물(칠면초) 지대도 신공항 건설로 인해 곧 사라질 운명이다.

2. 동물

·연체동물 - 흔히 보는 조개나 고둥, 낙지 등이 포함된다. 동죽, 바지락, 백합, 가무락, 맛조개 등 갯벌의 조개들은 모래가 많이 섞인 갯벌에서 산다. 흙 속에 몸을 파묻고 사는 이들은 바닷물이 들어오면 수관이라 불리는 긴 주둥이를 표면으로 내어 물 속에 떠 있는 유기물을 걸러서 먹이로 취한다(여과식자).
조개류와는 달리 대부분의 고둥류는 퇴적물내의 유기물을 골라먹는다(퇴적물식자). 민챙이, 비틀이고둥 등이 여기에 포함된다. 그러나 일부 고둥은 죽은 동물을 먹거나(왕좁쌀무늬고둥, 부식자), 조개류를 잡아먹는 종류(큰구슬우렁이, 포식자)도 있다.
·절지동물 - 칠게, 길게, 밤게, 콩게, 농게, 방게, 보리새우, 갯가재 등이 포함된다. 갯벌의 게들은 구멍을 파서 생활하는데, 물이 빠지면 구멍에서 나와 먹이를 섭취하다가 물이 들어오면 구멍 속으로 들어간 후 입구를 막아 바다생물들로부터 자신을 보호하는 행동특성을 보인다. 게들은 대부분 유기물이 많은 퇴적물 표면을 긁어 먹는 퇴적물식자이다. 따라서 모래 갯벌보다는 상대적으로 유기물이 많은 진흙 갯벌에서 게들이 많이 산다.
·환형동물 - 갯벌에서 사는 환형동물은 모두 몸에 가시가 나 있는 갯지렁이류이다. 몸에 가시가 없는 육상의 지렁이와는 달리 형태가 다양하다. 환형동물은 갯벌에서 종류와 양이 가장 많은 생물군이다. 주요 종류로는 참갯지렁이, 두토막눈썹참갯지렁이, 버들갯지렁이, 집갯지렁이, 바위털갯지렁이 등이 있다. 이들은 굴이나 관을 만들어 살기도 하고, 일부는 물 속에서 헤엄을 치기도 한다.
·기타동물 - 연체동물, 환형동물, 절지동물 이외에 갯벌에서 볼 수 있는 동물들은 많다. 대표적인 생물로는 불가사리류, 거미불가사리류, 가시닻해삼 등과 과거 캠브리아기 이후로 그 형태가 변화지 않고 계속 유지되어 온 개맛 등을 꼽을 수 있다. 특히 맨눈으로는 보이지 않지만, 모래나 개흙속에는 많은 종류의 크기 1mm 미만의 중, 소형 저서동물이 살고 있다.

3. 물새

·물떼새류 - 물떼새는 도요새에 비해 부리가 짧고 눈이 큰 편에 속한다. 도요새들이 부리를 땅속에 집어넣어 먹이를 찾지만 물떼새는 시각에 의해 먹이를 찾는 종류이다. 큰 종류를 제외하고 물떼새는 짧고 튼튼한 부리를 가지고 있으며 가만히 서 있다가 먹이가 갯벌 위로 기어 나오는 것을 보면 재빨리 뛰어가서 잡아먹는다. 우리나라에는 물떼새의 이름이 붙은 종류가 14종 있으며, 대부분이 갯벌에서 관찰된다.
·도요새류 - 우리나라에서 기록된 도요새들은 42종이며 그 중에서 절반 이상이 갯벌에서 관찰되는 종류로 대부분 시베리아에서 번식하고 겨울에는 호주나 뉴질랜드까지 이동하는 장거리 여행가들이며 나머지는 주로 담수습지에서 관찰되는 종류들이다. 도요새들은 대부분 부리를 땅속에 집어넣어 먹이를 잡는다. 도요새의 부리 끝은 작은 갯벌생물들의 움직이는 진동을 느낄 수 있는 감각이 있으며, 부리를 어느 정도까지는 휠 수 있다. 도요새들마다 독특한 방법으로 먹이는 잡기 때문에 그들간에 경쟁을 피하고 있다.  예를 들어 부리가 작고 몸집이 작은 좀도요는 얕은 갯벌 밑에 사는 소형동물을 잡아먹으며, 크기가 커야 5mm 내외인 동물을 잡아먹는다. 몸집이 큰 민물도요는 부리를 보다 깊이 집어넣어 먹이를 찾는다. 큰뒷부리도요는 민물도요보다 더 깊숙하게 부리를 집어넣고, 마도요는 긴 부리를 게 구멍에 집어넣어 게를 잡는다.
·갈매기류 - 우리나라에는 19종의 갈매기가 기록되어 있으며 일반적으로 물위에 떠다니는 고기나 죽은 고기, 혹은 내장 따위를 먹는다. 하지만 갯벌을 찾는 갈매기들은 다양한 종류의 갯벌생물들을 잡아먹는다. 갯벌에서는 여름철에 괭이갈매기가 흔하게 발견되고, 봄과 가을이면 쇠제비갈매기와 제비갈매기가 물위를 날아다니면서 고기를 잡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겨울이 되면 재갈매기가 흔하게 보이며, 붉은부리갈매기와 검은머리갈매기가 눈에 띈다.
·백로류와 저어새류 - 우리나라에는 6종의 백로류와 왜가리류 2종, 그리고 8종의 해오라기류가 기록되어있다. 해오라기나 백로 모두 긴 목과 긴 부리를 이용하여 물고기나 개구리, 곤충 따위를 잡아먹는 새들이다. 갯벌에서는 중대백로와 노랑부리백로, 쇠백로, 왜가리, 해오라기의 5종이 주로 관찰된다. 대개는 수로 근처를 걸어다니거나 움직이지 않고 가만히 있다가 지나가는 물고기를 잡아먹는다. 저어새류는 2종이 기록되어있는데 갯벌에는 주로 저어새가 관찰된다. 저어새는 물 속에 부리를 벌려 넣고, 휘저으면서 걸어가다가 걸려드는 고기를 재빨리 부리로 집어서 먹는다.
·오리류 - 고니류, 기러기류, 오리류는 모두 오리과에 포함되는 종류이며 공통적으로 넓적한 부리와 긴 목, 물갈퀴가 달린 짧은 다리를 가지고 있다. 이 중에서 고니류는 몸집이 가장 크며 목도 가장 긴 종류에 속한다. 우리나라에는 3종이 기록되어 있는 데 이중에서 큰고니가 갯벌에서 눈에 자주 띈다. 기러기류는 고니류와 오리류의 중간 크기로 땅 위를 걸어다니면서 먹이를 찾는다. 한국에 8종이 기록되어 있으며, 이중에서 갯벌에 의존성이 강한 종은 흑기러기이다. 그러나 흑기러기는 개체수가 적어 관찰하기가 어렵고 남해안쪽에서 주로 관찰된다. 갯벌에서 관찰할 수 있는 종류는 주로 큰기러기나 쇠기러기 등이다. 오리류는 위 종류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목이 짧고 몸집도 작다. 먹이를 구하는 방법에 따라 편의상 수면성과 잠수성 오리로 구분한다.

갯벌에 흠뻑 빠져 있는 것 같더니 아이들이 터벅터벅 걸어 나옵니다. 힘들어서 못 보겠다고 합니다. 언제는 신이 나서 한없이 가더니 돌아갈 생각을 하니 막막한가 봅니다. 분명 주의를 주었건만 아이들은 꼭 직접 해봐야 느끼나 봅니다. 그래도 먼 곳까지 간 덕에 많은 생물들을 볼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아는 만큼 보인다'고 했나요? 허나 우리 살림학교 선생님 중 한 분은 더 나아가 '보인 만큼 사랑할 수 있게 되었다'고 합니다. 내가 살아가는데 없어서는 안 되는 많은 생물들이 내 곁에 와 있는 느낌입니다. 사람이 살기 위해 개발은 필요하지요. 하지만 모든 생명체가 같이 공존하기 위한 최소한의 개발로 방향을 바꾸면 안 될까요?  
갯벌을 걸으며 조개 껍질과 작은 게들을 보면서 이 갯벌에는 사는 이름 모르는 생물들을 생각합니다. 새삼 그들의 삶의 터전을 하루아침에 바꾸어 놓는다면 이들은 어디로 갈까 하는 생각에 가슴이 답답해집니다. 내년에 와도 또 이들을 볼 수 있을까? 컴퓨터의 프로그램처럼 재생시키거나 비디오테이프처럼 되돌릴 수 없는 자연을 우리는 지금 어떻게 대하고 있나 착잡합니다. 앞으로는 도감에서만 볼 수 있는 생물들이 점점 더 많아질 거라고 합니다. 오늘은 잘 몰라서 갯벌을 뛰어다녔지만 다음에 다시 와서는 갯벌에 사는 생물들의 이름을 조심스럽게 불러 주는 아이들이 되기를 바랍니다.

괭이갈매기를 조금 더 가까이서 보려고 살며시 가니 갈매기는 놀리는 듯 주위를 휙 돌며 다시 그 옆에 앉습니다. 이제 막 물이 빠진 펄에서 맛나는 식사를 하는 괭이갈매기의 식사를 방해한 것 같아 괜시리 미안해집니다. 괭이갈매기의 울음소리를 뒤로 하고, 내년에도 그 모습으로 다시 만나길 기약하며 갯벌에서 나왔습니다. 열심히 갯벌 생물을 관찰한 친구들과 모둠 선생님과 함께 한 도우미 선생님들, 모두 수고하셨습니다.

앞으로 가는 밤게
안재현(3학년)
강화도 갯벌에 갔다. 거기는 섬이다. 섬이기 때문에 갯벌이 있다. 거기 갈 때 식사 중인 두루미 같은 새를 보았다. 집에 와서 엄마한테 말했더니 엄마는 "거기가 두루미 레스토랑인가 보다"라고 말했다.
갯벌에 도착해 신발을 벗고 들어갔다. 갯벌은 물컹물컹했고 미끄러웠다. 계속 갔는데 내가 움직이자 갑자기 내 발목이 푹 들어갔다. 그래서 발을 빼려고 할 때 안 빠져서 동생에게 부탁해 겨우 뺐다.
밤게는 앞으로 간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난 게들은 모두 옆으로만 가는 줄 알았는데 밤게는 신기했다. 또 왕갯지렁이는 물에 들어가면 납작해지고 물에서 빼면 지렁이같이 된다. 민챙이는 등에 집이 있는데 집이 너무 작아서 못 들어간다. 들어가지도 못할 집을 들고 다니는 민챙이가 미련해 보였다. 칠게는 옆으로 가고 배 모양은 네모다. 난 암컷과 수컷을 구별하는 법을 안다. 암컷은 배가 툭 튀어나왔고 수컷은 배가 들어갔다. 또 밤게끼리 짝짓기하는 것도 많이 보았다. 떼어 놓으려고 잡아당겨 봤는데 수컷이 암컷 목을 꽉 잡아서 안 떼어졌다.

진흙탕에 빠진 나
안재완(1학년)
형이랑 진흙 싸움을 했는데 귓구멍에 흙이 들어가고 내가 자꾸만 진흙탕에 빠졌다. 그래서 계속 형이랑 손을 잡고 갔다. 근데 맨 마지막에 또 귓구멍에 흙이 들어갔을 때는 벌을 받은 것 같았다. 우리가 진흙 장난을 너무 많이 해서다. 아빠 차를 타고 집에 오는데 자꾸 "딱지 따먹기" 노래가 나왔다. 근데 형아가 "딱지 따먹기" 노래를 이상하게 불러서 많이 웃었다. 형아는 자꾸 "내가 넘어가는 것 같다"를 "내가 넘어 간다"라고 하며 진짜로 몸을 넘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