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등 논술 강의 나눔터
<우리 안의 파시즘> 수업을 들으며 우리 안에 얼마나 많은 파시즘이 자리하고 있어 왔는지 알게 되어 충격이었습니다. 그동안 생각 없이 받아들였거나, 반발심을 느끼면서도 튀지 않기 위해 넘어갔던 일들이 선생님들의 발표를 들으며 생각났습니다. 깨어 있는 건 고되고 어렵지만, 그래야 함을 느끼게 된 수업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 - 조정*
파시즘이라는 단어를 시대적 역사적으로 읽는 것에 그치지 않고 내 주변에서 혹은 내 안에 내면화된 의식 속에서 찾아 보는 귀한 시간이었습니다.
의식을 전환하는 것이 이렇게 어렵고 힘든 작업이라는 것을 다시금 깨닫습니다. 좋은 교재로 접근하고 함께 나누면서 서로 도움을 받으며 성장하는 것 같습니다. 오늘 수업도 수고 많으셨습니다! - 김미*
5.18 광주학살 사건을 들으며 '바람의 춤꾼, 이삼헌 선생님의 영화가 생각났습니다. 발레리노가 꿈이었던 청년 이삼헌이 목격한 광주사건 현장은 그의 꿈을 박살내었습니다. 그날의 참혹한 기억으로 인한 트라우마는 일상을 살 수 없게 했고 발레리노로써 유학을 포기했었던 그가 억울한 죽음을 위해 춤을 추셨던 인생을 담았던 다큐멘타리 영화였습니다. 그의 초라하고 작은 방에 쓸쓸하고 외롭게 보였던 소주병이 생각납니다. 여중생 미선이와 효순이가 장갑차에 목숨을 잃었을 때 두 소녀의 넋을 기리는 춤을 추셨고 비정규직 노동자 집회, 세월호 희생자 추모 현장에서 약자들을 위해 춤을 추셨습니다.
광화문 촛불 현장에서 뵈었던 이삼헌 선생님의 춤사위는 영혼으로 가는 고요한 기도였습니다. 하얀 민복 사이로 드나드는 바람을 보면서 위로와 자유를 염원했던 기억이 납니다. 사실 풍물패에서 장구를 치면서도
만장에 쓰여있는 '해방'이랑 단어에 대해 무지했었습니다. 이번 ㅡ우리 안의 파시즘ㅡ을 통해 역사를 흐릿하게만 기억하는 감정적으로만 분노하는 제 자신이 부끄러워졌습니다.
선생님들의 발표를 통해 오늘도 성장하는 저를 봅니다. 소중한 시간 정말 고맙습니다! 박형만 선생닝 고맙습니다♡ - 김정*
책을 읽고 과제를 하고 심지어 발표를 하면서도 '이거 왜 이렇게 어렵지?'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제 독법에 문제가 있는지 고민도 했습니다. 다른 선생님들 발표를 보면서 저렇게 정리하면서 읽어보면 괜찮겠다는 생각도 했습니다. 내용도 내용이지만, 글 자체도 어려웠습니다. 꽤 오랫동안 쉽게 술술 읽히는 책만 찾아 읽고 생각하기를 게을리했던 댓가라는 생각이 듭니다. 일상적 파시즘에 갇히지 않으려면, 제 맘처럼 잘 되진 않지만, 더 부지런 부지런히 생각하고 깨어 있어야겠습니다.
오늘도 잘 이끌어주신 박형만 선생님과 도반 선생님들, 감사합니다 - 신유*
커다란 슬픔의 파도가 밀려오면 지독한 수렁에 빠져서 허우적대는 나의 모습을 감당할 수 없어 눈을 감습니다. '조금만 비겁하면..이 순간만 눈 감으면 편할 수 있어' 라고 저에게 되뇌입니다.
그러면 나를 흔드는 분노에서 나를 지킬 수 있고 슬픔과 적당히 거리를 두면 내가 감당할만한 크기의 슬픔이 되니깐요. 수업이 진행 될수록 그런 나의 태도에 대한 사색을 하게 되고 어떤 의식으로 살아갈 것인가? 고민하게 됩니다.
정아샘이 올려주신 음악이 심 너머에 묻어둔 슬픔과 분노를 건드리네요.
세월호를 관통하며 정신적으로 너무나 혼란하고 바닥을 쳤던 마음과 같은 결로 마음에 파도가 치네요.
가슴에 맺혀 울음도 되지못하는 울컥거림이 빈 속에 요동칩니다.
누군가의 삶과 죽음에 예의를 다할수있는 세상이 되기를.
서로의 존재 자체가 돈으로, 인종으로 미안하고 죄스러운 세상이 되지않도록.
적어도 비열하게 비겁하게 돌아서지 않는 단단한 사람이 될 수 있는 제가 될 수 있도록
음악을 통해 생각해봤습니다. 애들 픽업기다리다 울음 삼키며 적어봅니다. 감사합니다 - 남수*
십년 쯤 전의 일이었던 것 같습니다. 작은도서관과 지역아동센터를 운영하며 지역 사회에서 존경받던 어떤 이가 지적장애를 가진 한 소녀를 성적으로 착취했다는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사건의 충격도 충격이었지만 더 놀라운 것은 침묵하던 지역 시민사회 단체와 여성 단체들의 모습이었습니다. 수업 시간 내내 이러한 몇몇 사례가 떠올라 마음이 몹시 불편했습니다.
가장 불편했던 것은 저의 부끄러운 민낯을 마주해야만 했기 때문이었습니다. 동남아시아인들과 러시아인들이 밀집한 지역에서 살던 친구에게 아이 교육이 걱정된다며 이사를 가라고 권했고, ‘남편 잘 만나 편하게 사는 여자들’이 마냥 부러웠던 저의 모습이 참을 수 없이 부끄러웠습니다. 남수진 선생님의 발표문 속에서 “싸우는 사람들은 둘 다 잘못했다”며 선량한 평화주의자인 체 했던 제 모습을 보았습니다. 끊임없이 반성하고 고민하지만 제가 시시때때로 저지르는 이런 잘못된 행동으로 혼란스러울 아이들에게 참 미안합니다.
반성문을 쓰는 심정으로 후기를 씁니다. 들키고 싶지 않은 저의 부끄러운 모습이지만 반복하지 않겠다 다짐하며 후기를 올립니다. 매 순간 순간 자각하고 깨어있어야겠습니다.
이 수업은 저에게 산과 같습니다. 매 시간 숨이 차 헉헉대지만 한 고비, 두 고비 넘을 때마다 마음 가득 벅찬 감동이 차오릅니다. 깨달음을 주시는 선생님과 도반님들께 늘 감사합니다. ^^ - 조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