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박형만 선생님과 이번 기수 마지막 수업을 하고 나니 아쉽습니다. 강미화 선생님께서도 후반부 수업을 다른 기수에서 먼저 들어서 다음 수업부터는 참여하시지 않는다고 하시니 아쉽습니다. 

비록 온라인 상에서만 뵈었지만 지난 시간 동안 주고받은 영향이 컸다는 것을 실감하게 됩니다. 

 

모둠과제를 수행하기 위해 지난주 금요일에 한 번, 어젯밤, 두 차례 많은 시간을 모둠 선생님들과 이야기나누었는데 저는 개인적으로 학습에 임하는 선생님들의 태도에 대해 배울점이 많다고 생각했습니다. 가령.. 모둠작업이다 보니 개인작업에 비해 서로에게 누를 끼치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들어 혼자라면 그렇게까진 안했을텐데 더 잘 하려는 책임감, 돌다리도 두드려보자는 꼼꼼함 등이요. 그리고 주어진 수업시간 3시간 내에 나눌 수 없는 생각들을 이야기면서, 생각치 못했던 중요지점들을 알 수 있게 된 것도 좋았습니다. 

 

헬렌 올로이라는 작품에 대해서는, 할 말이 넘나 많은 것 같습니다. 헬렌이 비록 필과 데이브에게 유의미한 존재가 되긴 하였으나 헬렌이 그들에게 보인 사랑과 감정은 주어진 상황과 조건에 대한 자신 안에 축적된 데이터의 발현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것은 자율적인 것도 아니고 고유한 것도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 사랑은 헬렌에겐 의미가 없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헬렌은 애초에 의미를 추구하는 존재가 아니니깐요. 그래서 헬렌에게 과도한 감정을 이입하거나 그 감정표현에 반응하는게 혼돈을 초래한 게 아닐까란 생각이 듭니다. 

 

수업시간에 박형만 선생님께서 성인돌에 대해 잠시 언급하셨는데요. 인간의 쾌락을 충족시키는 인간의 대체품이 되어 범죄율은 줄어들 수 있겠지만, 오히려 역동적이고 복잡한 인간관계로부터 소외시키고 문제를 회피하게 만드는 수단이 되진 않을까 생각이 듭니다. 인간소외가 인간과 사회에 어떤 문제를 일으킬진 잘 모르겠습니다. 자기 욕구를 기계로 충족시키면서, 인간관계였다면 불가능하거나 범죄로 간주될 수 있는 행위를 적절한 수준에서 자율적으로 통제하지 못하게 되는 것은 또 어떤 파급효과가 있을까요?자신이 원하는 모든 것을 충족시키는 헬렌을 가진 데이브는 어땠을까요? 오랜 시간이 지난 후에 필에게 남은 것은 미처 뒤늦게 깨달은 헬렌에 대한 깊은 애정뿐이었을까요? 인간의 자리를 기계나 로봇이 대체함으로써 인간과 인간의 관계가 줄어들고 인간으로부터 소외되면 느낄 수 있을 깊은 허전함과 고독, 허무함은 무엇이 메꿀 수 있을까요?

 

무인가게가 늘어나면서 일상생활에서 사람을 대할 기회가 점점 줄어들고, 사람과 대화하는 것보다 TV나 유투브를 시청하는 일이 더 많아지는 현상이 인간의 인간됨에 어떻게 기여하고 있는지... 불필요한 인간관계를 차단하고 기계에 익숙해지다가 어느날 인간을 그리워하고 그래서 인간이 서로를 소중하게 대할 날이 오지는 않을까란 생각도 듭니다 - 김현*

 

필의 호르몬 요법이 발전하면 위에 소개한 '모두가 원하는 아이'책에 나온 회사가 등장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헬렌 올로이에 드러난 수동적인 여성상이 완전히 지나간 이야기가 아니라고 느끼고 있어서 계속 걸려넘어졌다는걸 아까 수업하면서 알아챘습니다. 

 

이제 막 사회적인 활동을 하려고 하고보니 집안일이나 육아가 흔들리는 것에 대한 스트레스도 만만치 않아서...스스로 크게 한 걸음 내딛지를 못하는 것이...사실은 사회적 인식의 문제가 아니라 내 안에 남은 성역할에 대한 고집/ 업데이트 되지않은 영역...은 아닐까하고 헬렌에 비추어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청소년기 아이들과 이 글을 읽으며 나눌 이야기들을 상상해보니 재미있을 것같아 어서 수업을 해보고 싶은 마음이 생겨서 기쁩니다. 내내 이 실력으로 무슨 아이들을 가르친다고 ㅠㅠ 하면서 쪼그라들었거든요

 

길잡이 선생님께서 계속 생각을 물어주셔서 다른 쌤게 질문이가도 나는 뭐라고 답할까 떠올려보는 게 재미있었습니다. 과제와 조별모임이 힘들지만  틀림없이 배울 것이 있어 기대되고 즐거웠고요. 오늘도 감사합니다^^ - 이영*

 

짧은 시간이었지만 도반쌤들과  박형만선생님덕분에 저에게 너무 의미있고 가슴뛰게 하는시간이였습니다. 정말 오랫만에 깊이있게 생각하고 고민하고 나의생각을 나눠볼수 있어 피하고싶기도하지만 기다려지기도하는 시간이였습니다. 이렇게 마무리한다는것이 엄청 아쉽습니다. 이제 쫌 잘하려고 했는데 ㅎㅎㅎ 모둠활동을 통해 서로에게 배려하고 책임있는 모습에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또한 다양하게 사고하며 더 깊이 책의 내용을 보고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함께 나눈 이야기들을 생각하면 사람은 관계 안에서 소통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헬렌올로이를 읽으면서 사람과의 관계를 극복하지 못해서(??) 내가 원하는대로 반응하고 희생하는 아름다운 로봇에 사랑이 빠진 모습이 먼 미래의 이야기처럼만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사람과 대면하기보단 미디어를 통해 소통하는 것에 익숙해져가는 사람들, 반려견의 단점을 보완하여 로봇반려견을 사주고 키우는 사람들, 인형돌에 위로를 받는 사람들 ...사람의 자리를 기계가 채워간다는 씁쓸한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책 속에 흥미롭고 재미있는 주제가 많아 아이들과 함께 읽으면 좋겠다라는 생각도 들지만 기계와 인간의 관계를 어떻게 풀어가야할지는 조금 더 고민해보고 생각해봐야겠습니다. 오늘도 감사합니다^^ 마지막 차시에 뵙겠습니다^^ - 강미*

 

** 인간의 역사에서 인간의 삶을 역동적으로 만드는 것은 '두려움, 외로움, 질투'다. 제가 이 감정을 가진 것 자체가 찌질하다 생각했는데, 왠지 안도감을 주는 말입니다. 삶의 자세에 대해 생각해보게도 되고요. 

 

** 매 수업 시로 문을 여는 것이 좋았습니다. 젊은 시인들의 시는 너무나 추상적인 언어들로 가득차 있어서 그 흐름을 따라가고, 공감하는 것이 힘듭니다. 그런데 선생님이 제시해 주신 시는 매번 마음을 사로 잡았습니다.  현실적으로 쉽지 않겠지만 한 번씩은 시를 주된 텍스트로 삼아서 수업을 진행해도 좋겠다 싶었습니다. 

 

** 도반 선생님들께서 제출하신 과제를 보고 그동안 모두 과정을 힘들어 하셨지만 그게 큰 힘이 되고, 발전의 밑거름이었음을 새삼 실감했습니다. 저 또한 공개적으로 징징대며  과제를 부담스러워 했지만 그 부담이 저를 움직이는 힘이었습니다. 

 

** 이 수업을 통해서 새로운 책읽기를 경험했습니다. 2독, 3독 등 같은 책을 여러번 읽는 것에 익숙하지 않았습니다. 아무리 정독하여도 1독의 책 읽기는 늘 숭숭 구멍이 나 있었고요. 다독의 중요성, 학습공동체의 중요성! 잊지 않겠습니다.

 

** 마지막 수업 후에는 소박하게 책거리(?)라도 했더라면 좋았을 텐데.. 다음 수업을 위해 훌쩍 자리를 떠나시는 박형만 선생님을 붙들어 놓고 싶은 순간이었네요. 또 뵐 날이 있겠지요^^ 매 수업시간 던져 주신 화두들, 제게는 너무도 새로웠던 독서토론 방법들, 잘 끌어안고 어쭙잖은 걸음으로라도 실천해 보겠습니다. 가르침, 감사합니다! - 이장*

 

나를 돌아보고 이해하고 인정하며 온전한 나를 위한 자기반성의 시간을

오늘 기형도님의 시를 통해 갖게 되었습니다. 돌아보면 길잡이님과의 모든 여정이 그러했던 것 같습니다. 

시의 한행마다 감탄을 자아내며 쿵쿵 마음을 울리는 표현들이 길잡이님과

만나는 시간에도 또다른 표현과 말씀으로 채워졌던 것 같습니다

ㅡ도반으로 명명. 하부르타식 모둠 토론. 구성단계별 독해. 단계별 질문 만들기.책을 만나는 방법.책을 통해

배우고 얻게 되는 것이 무엇인지 삶과 연결하여 책을 다시 만나게 된 것 같습니다. 

박형만 길잡이님 감사합니다♥ - 조진*

 

헬렌 올로이를 읽으면서 인간 스스로가 인간이라는 종을 특별하게 생각하는 까닭이 무엇일까, 그리고 인간 스스로가 인간이 특별하다고 생각하면서 인간과 같은 혹은 인간을 뛰어넘는 기계를 만들려는 이유는 무엇일까 등의 질문이 떠올랐습니다. 

박형만 선생님의 수업에 참여하면서 ‘인간이라는 존재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계속 마주했지만 무어라 답을 해야 할지는 모르겠습니다. 아마도 이 질문을 향한 배움의 연속이 삶의 과정이겠지요.

박형만 선생님의 깊이 있는 길잡이와 함께한 도반님들의 도움 덕분에 중등과정 절반을 잘 지나올 수 있었습니다. 감사한 마음입니다 - 양희*

 

헬렌 올로이를 들어가기 전에 읽은 “질투는 나의 힘”! 시적화자는 질투뿐이었던 나를 돌아보며 스스로를 사랑하지 않았음을 반성하고 스스로를 사랑하겠노라고 다짐합니다. 그를 존재하게 했던 질투는 무엇이었는지, 그에게 어떤 힘을 주었는지가 궁금했습니다. 그리고 과연 나는 ‘스스로를 사랑’하고 있는지를 되돌아보는 하루였죠. 그러면서 이 여는 시가 묻는 것처럼 헬렌에게도 묻고 싶었습니다. 헬렌을 움직이게 하는 힘은 무엇인지, 스스로를 사랑할 수 있는 지도요.

 인류문화를 움직이는 힘으로 두려움과 외로움을 말씀하셨는데 이제는 두려움과 외로움을 극복하기 위해 로봇과 인공지능의 힘을 빌리는 시대가 도래한 것 같습니다. 이 또한 새로운 관계와 연결망을 향한 발전이겠죠. 하지만 두려움과 외로움은 스스로 또는 함께 극복해야 한다고 배운 우리 세대는 신세대의 극복 방법이 생경하고, 그 상황 자체(시대의 속도를 따라잡지 못하는)가 두렵고 외롭게 느껴지네요. 

 헬렌 올로이. 너무도 발달된 과학문명을 비판하는 소설인가 싶었는데 결국은 인간다움에 대해 사랑의 의미에 대해 생각하고 또 생각해 보게 되는 소설이었습니다. 이야기 나누고 읽다 보니 어느 순간에는 로봇과 인간의 구별점을 찾는 행위 자체가 로봇을 인간의 창조물로 규정짓고 로봇보다 우월한 점을 찾는 인간의 오만함(인간중심주의)이 아닌가하는 생각까지 이를 지경이었습니다. 

 

 이 수업을 들으면서 변화된 모습을 찾아본다면 1. 깊이 있는 책 읽기의 즐거움, 같이 읽는 즐거움을 알았다. 2. 궁금한 점이나 좋은 부분을 발췌하는 습관이 생겼다. 3. 수업을 들으며 경청하는 자세가 생겼다. 4. 발표에 대해 달관하는 자세를 가지게 되었다.(발표와 거리가 영~~먼 사람이었는데... 제가 가장 크게 얻어가는 점입니다.)

 

 개인적으로 고민이 많던 시기에 만난 수업이라 책으로 사람을 만나며 힐링이 되었고 나를 성찰하는 시간도 갖게 되었습니다. 편협한 독서를 하고 있었는데 인생 책도 만나게 되었구요. 여러모로 고마운 수업이었습니다. 박형만 선생님, 그리고 도반 선생님들~~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 국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