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 논술 38기 7강은 횡성 살림학교로 떠나는 들공부로 채워졌습니다.

* 아침 8시 30분 - 종합운동장역 2번 출구
: 귀여운 아이들을 데리고 오신 분들이 많았습니다. 차가 막혀 늦으시는 분들을 기다리며 아침 바람도 쏘이고 이야기도 나눴습니다.

* 9시 20분쯤 출발 - 횡성 살림학교로!
: 버스 안에서 한재용 선생님과 함께 봄과 꽃에 관련된 노래를 불렀습니다. 그동안 배웠던 노래들도 있고 새롭게 배운 노래들도 있었습니다. 노래를 인쇄한 종이를 한 장씩 나눠주셨구요. 새로 배운 노래 정리합니다.

피어납니다

피어납니다 우리 예쁜 꽃 하늘 천사가 내려왔어요
피어납니다 너는 예쁜 꽃 하늘 천사가 내려왔어요
피어납니다 나는 예쁜 꽃 하늘 위에서 내려왔어요

별님꽃

예쁜 꽃들 피어나셔요(피어났어요) 여기저기 활짝 피어요(폈어요)
밤하늘 빛나는 별님들처럼 너도 나도 모두 별님꽃

다 봄님이에요

개나리 피고 진달래 피면 봄이 왔어요
짹짹 참새들 뺏종 종달이 다 봄님이에요
바람은 부드럽고요 햇님 따스해
온누리에도 내 마음에도 다 봄님이에요

새들이 노래 부르네

새들이 노래 부르네 아침이 왔다고 삘릴리 삘리 쫑쫑쫑 맑은 새소리
오늘도 노래 부르네 즐거운 하루    음음 음음음 나는 행복해

: 다함께 노래를 부른 후 한 명씩 앞으로 나와 자기 소개를 했습니다. 그동안 얼굴만 뵜던 38기 분들의 이야기를 모두 들을 수 있어 참 좋았습니다. 장기자랑으로 노래를 불러주신 분들도 있었는데 실력이 대단하시더라구요. 자기소개를 마칠 무렵 어느새 횡성에 도착해 구불구불 길을 타고 살림학교로 향하고 있었습니다. 봄을 맞아 졸졸 흐르는 개울과 늠름한 산과 들이 우리를 맞아주었습니다.

* 11시 20분쯤 도착 : 살림학교 돌아보기
: 와아! 아담한 살림학교가 너무나 예뻤습니다. 살림학교 이곳저곳을 둘러보고 학교 뒤 개울과 마당에서도 놀고, 교실과 작업실도 구경하며 감탄했습니다. 개들이 네 마리나 있었는데 아이들이 너무 좋아하더라구요. 강당에 들어가 예쁜 이름표도 달고 난롯불도 쬐다 보니 점심 시간이 됐습니다.

* 신나는 점심 시간
: 맛있는 밥과 반찬을 만들어주신 살림학교 선생님께 감사드립니다! ^^ 한재용 선생님이 식사 때 하는 기도를 알려주셨습니다. 닭볶음과 묵무침, 콩나물무침, 살림학교 학생들이 직접 담근 김장김치, 구수한 된장국, 따끈따끈한 밥을 먹었습니다.

맛있는 음식을 준비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남기지 않고 골고루 잘 먹겠습니다
이 음식 먹고 참되게 살겠습니다

* 1시 - 노래부르기와 재미있는 놀이
: 목소리를 모아 여러 노래를 불렀습니다. 특히 '딩동벨'을 부를 때는 세 겹의 원을 만들고 그 안에 아이들이 들어가 직접 소리를 듣게 했는데요. 아름다운 화음에 감동한 듯 행복한 표정을 지었던 현빈이가 너무너무 사랑스러웠습니다. 새로 배운 노래 정리합니다.(유난히 '돈'이 많이 나왔던 '둠바둠바'와 '띠리디리'의 여운은 돌아가는 버스 안에서도 계속되었습니다.^^)

음악은 영원히

이 세상 모든 것 사라져도
음악은 영원히
음악은 영원히
음악은 영원히 변함없네

둠바둠바(?)

둠바둠바둠바둠바 둠바둠바둠바
돈돈돈 띠리디리돈 띠리리리 돈돈
트랄랄랄라 트랄랄랄라 트랄랄랄라 랄라

띠리디리(?)

띠리디리 띠리디리 띠리디리 돈돈 띠리돈 돈돈 띠리 돈
띠리디리 띠리디리 띠리디리 돈돈 띠리돈 돈돈 띠리 돈
야야 야야야야 띠리돈 돈돈 띠리 돈
야야 야야야야 띠리돈 돈돈 띠리 돈

: 여럿이 함께 할 수 있는 놀이들을 배웠습니다. '도깨비 친구'는 두 사람이 손을 맞잡고 합니다. 한 사람은 도깨비, 한 사람은 철수가 되구요.

도깨비야~ 왜 불러~
어디가니~ 저기~
뭐하러~ 씨름하러~
어떻게~ 이렇게!

이렇게! 하면서 손을 맞잡은 상태에서 빙글 돌구요. 다음엔 팔을 잡고, 다음엔 어깨를 잡고 똑같이 하는 놀이입니다. 처음 만나 서먹한 아이들이 도깨비 친구 놀이를 하면 금세 친해질 수 있다고 해요.

'콩을 심자' 놀이는 여럿이 둥글게 앉고 콩 심는 사람과 까마귀 할 사람을 정합니다. 다른 사람들은 손바닥을 열었다 닫았다 하면서 '콩을 심자~ 콩을 심자~ 콩을 심자~'하구요. 까마귀는 콩 심는 사람을 쫓아다니며 누구한테 콩을 심는지 훔쳐봅니다. 콩을 받은 사람이든 안 받은 사람이든 손을 닫고 흔드는 동안 까마귀가 콩 받은 사람을 세 번의 기회동안 찾아냅니다. 못 찾아내면 누룽지 벌칙을 받고, 찾아내면 발각된 사람이 까마귀가 됩니다.

'쥐와 고양이' 놀이도 했는데요. 세 명씩 세 명씩 짝을 지어 나란히 서서 둥근 원을 만듭니다. 쥐와 고양이를 한 명씩 뽑아 쥐가 고양이를 피해 달아납니다. 쥐가 어느 한 모둠에 붙으면 모둠 맨 끝 사람이 고양이가 되고 원래 고양이는 쥐가 되어 달아납니다. 고양이와 쥐가 계속 바뀌면서 잡고 잡히는 놀이인데 어른들은 물론 아이들도 즐거워하며 땀이 날 정도로 재미있게 했습니다.

* 3시 - 버들피리 만들기, 자연 체험하기
: 마당에 나가 버들피리를 만들었습니다. 버드나무 가지 끝의 껍질을 살짝 찢은 후 돌돌 돌리면 껍질과 몸통이 분리됩니다. 길이를 알맞게 잘라 몸통을 쑥 빼고 버드나무 껍질 한쪽 끝을 칼로 살짝 벗겨냅니다. 침을 묻혀 뿌뿌 불면 재미있는 소리가 납니다. 아이들도 함께 피리를 만들어 뿌뿌 불면서 산으로 올라갔어요.

: 봄을 맞아 새롭게 피어나는 생명들이 많았습니다. 개울가에서 도룡뇽 알도 건져 구경하고 마른 밤 껍질을 나뭇가지에 꽂아 귀여운 숟가락도 만들었습니다. 저마다 계절책상을 꾸밀 나뭇가지와 갈대들을 모아 내려왔습니다. 이름을 모두 알 수는 없었지만 개망초, 괭이밥, 애기똥풀, 갯버들 같은 이름의 식물들을 관찰하며 자연의 소중함을 느꼈습니다.

* 3시 50분 - 계절책상 만들기, 들공부 마무리
: 시간이 부족해 뿌리요정 만들기는 못했지만 산에서 가져온 자연물들로 계절책상을 꾸몄습니다. 촛불을 켜고 경건한 마음으로 '축복송'을 부르고, 한재용 선생님이 들려주시는 시와 '뿌리요정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아이들이 맨 앞으로 모여 앉아 조용히 귀를 기울였습니다.

촛불을 밝히며 읽는 시

촛불을 밝히며 읽는 시
불빛이 밝혀지면
내 안의 영혼과 정신의 힘이 깨어나
나의 말에 힘을 실어 주네
발은 걷기 위한 것
입은 말하기 위한 것
손은 만들고 움직이고 주기 위한 것
살면서 항상 베푸는 손을 사랑합니다

: 계절책상은 아이들에게 어김없이 돌아오는 계절의 위대함을 느끼게 하고, 우리도 자연의 일부임을 깨닫게 해준다고 합니다. 한재용 선생님은 집이나 교실 한쪽에 계절책상을 마련해 두고 아이들과 함께 꾸미고 직접 촛불을 켜게 해보라고 하셨어요.

# '뿌리요정 이야기'가 실린 책은 절판되었다고 합니다. '초등자료실'에 한글파일로 '뿌리요정 이야기'가 올려져 있네요. 필요하신 분들은 다운받아 보세요.

* 4시 10분 - 아쉽지만 떠나야 할 시간
: 어느새 떠날 시간이 되어 아쉬운 마음으로 버스에 올랐습니다. 마지막에 따끈한 매실차까지 나눠주시며 너무도 따뜻하게 대접해주신 박형만 선생님 형제 내외분께 감사드립니다! 언젠가 다시 한번 살림학교에 가보고 싶네요.
  돌아오는 버스 안에서 모두 피곤하셨을 텐데도 새로 배운 노래들을 복습하며 즐거워하셨습니다. 아이들에게 들공부에 다녀온 소감을 물었더니 개들과 논 것이 재미있었다는 의견이 가장 많고 버들피리 만들기, 개울가에서 놀기, 그네 타기가 재미있었다고 하네요.
  한재용 선생님은 어릴 적에 부모님이 그을음이 낀 유리로 일식을 보여주셨던 경험이 지금까지도 벅찬 감동으로 기억되신다고 하셨습니다. 길가의 풀꽃 하나에도 경이로운 세계가 숨겨져 있다는 것을 깨닫게 해주는 것이야말로 우리 어른들이 아이들에게 줄 수 있는 소중한 선물이겠지요?

* 6시 20분 도착 - 즐거웠던 하루
: 차를 타고 오다보니 도로변에 개나리들이 벌써 꽃을 피웠더라구요. 초등 논술 강의를 들으면서 봄이 오는 걸 온몸으로 느낄 수 있게 된 것 같아 행복합니다. 무사히 서울에 도착하여 집으로 향했습니다. 한적하고 평화롭고 즐겁고 활기차던 하루가 아직도 잊혀지지 않네요. 사실 놀이시간에 평소 안 쓰던 근육들을 움직여서인지 몸이 좀 쑤시기도 합니다. 다른 분들 모두 괜찮으신지요? 다음주 월요일에 밝은 얼굴로 다시 뵙겠습니다!